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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재앙급 플레이어가 빌런을 다 죽임-134화 (134/206)

제134화

이곳에 있는 자들.

이유야 어찌 되었든, 대한민국 내외서 강자들이라 할 수 있었다.

“……어?”

“으음…….”

“뭐지?”

기운을 느끼는 기감이 다른 자들보다 특출날 수밖에 없다.

‘나보다야 느리다만.’

시간이 지나자, 몸을 움찔거리는 자들이 속출했다.

바깥에서부터 느껴지는 거대한 기운.

그 기운이 느껴지니 움찔하는 거다.

분명 몬스터 따위가 내는 기운은 아니었다.

몬스터의 기운은 거대한 살기를 동반하는 법인데, 현재 이곳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 기운은 그러한 살기가 전혀 없었으니까.

되려 이 기운은 극한의 정제를 이룬 기운이었다.

살기가 날리는 어지러운 몬스터 따위의 기운과는 상반되는 것이었다.

그런 기운이 다가온다.

회의실 내부가 소란스러워졌다.

서로 눈치를 보기 바빴다.

대체 저게 뭔지.

뭐가 다가오는 건지 알 수 없으니까.

새로운 강자라도 출현하는 걸까. 아니면 또 다른 무엇?

철컥.

일부는 긴장을 느끼는지, 어느새 무기를 꺼내든 자도 있었다. 대다수는 최소한 무기를 향해 손을 얹고 있었다.

스스스슷-

그런 가운데 다가오는 기운은 점차 커졌다.

갈수록 가까워졌다.

고오오!

“흣…….”

“뭐냐, 대체.”

얼마 가지 않아, 그 거대한 기운에 주눅이 들거나 움츠러드는 자들도 속출했다.

그만큼 거대한 기운의 출현이었다.

기운은 순식간에 가까워졌다!

쑤욱-!

그러고 나온 허깨비 같은 존재.

-지서방! 내가 왔다!

도깨비 장인 학동이었다.

* * *

-커졌구나.

‘내가 보기에도 그래.’

어린아이 크기였던 도깨비 학동이. 잘해봐야 유치원생만 했던 녀석은 이젠 10살은 돼 보였다.

내가 던전에서 다녀온 지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 정도로 극적인 성장을 하다니.

그사이 극적인 변화를 얻은 게 분명하다.

도깨비 장인인 녀석에게 크기는 곧 권력이자 지위.

덕분인지 녀석의 콧대는 한껏 올라가 있었다.

-흐흐. 지서방. 덕분에 이만큼이나 커졌다고.

“한 건 했나 봐?”

-당연하지! 가져다준 다른 것들이야 별거 없었지만, 이게 진짜라고.

후우우웅-!

그 콧대가 오르게 한 물건은 딱 하나였다.

“으음…….”

“저게 기운의 주인이었나.”

이곳에 있는 모든 헌터들을 움찔 떨게 만들 만큼 거대한 기운을 지닌 무기.

사슬이 달린 낫이었다.

낫의 크기는 한껏 몸이 자란 학동이가 다시 작아 보일 만큼, 거대했다.

그 아래 달린 사슬은 한껏 몸을 부풀린 듯 길었다.

저 거대한 무기가 막사 안으로 들어오면서, 막사를 부수지 않은 게 용할 정도였다.

그만큼 거대한 저 사슬 달린 낫.

그걸 보자마자 나는 저것의 정체를 바로 깨달았다.

저것은 내가 학동이에게 맡긴 하데스의 사슬과 사신의 낫이 합쳐진 것이다.

즉, 신기다.

정말로 저것을 완성할 줄이야.

나는 빙긋 웃으며 물었다.

“완성했구나?”

-덕분에! 후후. 몇 번이나 목숨이 위험했는지 모를 거야.

학동은 그 물음에 꽤 오버스럽게 답했다.

망치질에 목숨이라니?

그럼 수많은 장인들이 장비를 만들 때마다 목숨을 건다는 건가.

혼이 실린 무기를 만들어 내는 자들도 있긴 하다만.

무기를 만들 때마다 혼을 실었더라면, 이 세계엔 장인 이란 게 없을 거다.

다 죽었을 거니까.

나는 그에 어이가 없었기에 다시 물었다.

“망치질하는데 목숨이 왔다 갔다 한다고?”

-어허. 한번 쥐어 보면 알 걸세. 내 목숨을 위험하게 한 것이 무엇인지 말일세!

그런데도 학동이는 여전히 당당했다.

손에 쥐면 알 거라는 듯이, 내게 거대한 사슬낫을 가져다 댔다.

후우웅-!

사슬낫은 조금 움직였을 뿐인데도, 그 기운이 제법 크게 흔들렸다.

휘둘러지지도 않은, 단순히 움직일 뿐인데도 이 정도라니.

대단하다.

나는 그에 크게 감탄하며 학동이 내민 사슬낫을 손에 쥐었다.

“뭐, 보자고.”

낫을 쥐는 순간 나는 크게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미친.”

그만큼 대단하였으니까.

* * *

사슬낫을 손에 쥐는 순간.

주변이 검게 변하였다.

현실이 검게 변하여서가 아니었다.

사슬낫에 있는 거대한 기운이 나를 휘감았기에 그리 느꼈을 뿐이었다.

마치 검은 우주 안에 들어가 있기라도 한 듯한 황홀경이, 이어서 느껴졌다. 사슬낫이 흩뿌리던 거대한 기운들이 나를 향해 휘몰아쳤기 때문이었다.

이 거대한 기운들의 향연이란!

‘대단하다…….’

그 기운을 이겨내지 못한 자에게는, 재앙과도 같을 터였다.

기운에 잡아먹힐지도 모르니까.

그러나 그 기운을 능히 잡아낼 수 있는 나로서는, 생각지 못한 거대한 선물이 주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생각지도 못한 거대한 기운을 내가 부릴 수 있게 되는 셈이니까.

그런데 웃긴 것은.

‘……뭔가 있는데?’

그 안에 담긴 무언가.

이물질과 같은 것이 하나 있다는 거다.

대체 뭐지.

학동이는 도깨비 장인이다.

장인인 그가 자신이 만들어내는 무구에 완전무결을 추구하는 건 당연한 이야기.

그런 그가 겉이 아닌 내부라고 신경을 안 쓸 리가 있겠는가.

그 안조차도 제대로 만들고자 신경을 썼을 거였다.

그런데 이물질과 같은 것이 있다니?

이해가 되지 않는 바였다.

‘뭐냐, 대체.’

그것에 대해 내가 자세히 느껴보려 하는 때였다.

내가 미처 그것을 느끼기도 전에, 뒤이어 다른 현상들이 일어났다.

그것은 체계의 개입이었다.

[당신은 신기 : 죽음을 부르는 사슬낫을 얻었다.]

[당신은 신기 : 죽음을 부르는 사슬낫에게 인정받았다.]

[당신은 신기 : 죽음을 부르는 사슬낫의 주인이 되었다.]

체계는 내가 신기의 주인이 되었음을 선언했다.

체계가 말하는 모든 것이 공유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것들은 쉽게 공유가 되곤 했다. 적어도 이곳에 있는 자들 모두에게 내가 신기의 주인이 되었음은 충분히 알려졌을 거라 이 말이다.

‘쓸데없는 짓을…….’

나로선 그 알림이 그리 반가운 것은 아니었다.

어쨌거나, 내가 신기를 갖게 된 걸 이곳에 있는 자들 모두가 알았다는 거니까. 달리 이야기하면 신기 따위를 노리는 자들의 타깃이 된 걸 의미하기도 했다.

해서 어지간해선 신기는 숨길 수 있으면 숨기는 게 맞았고.

얻었다 하더라도, 자주 쓰지 않는 게 나았다.

그게 당연한 것인데,

‘이번은 막을 새도 없었네.’

학동이가 이리 신기를 가지고 온 순간부터, 숨기는 건 사실 실패나 다름없는 이야기긴 했다. 해서 이 상황이 한편으로 아쉬울 수밖에 없는데.

주변인들은 그런 내 심기에 상관없이, 각기 다른 반응을 터트려냈다.

“새로운 신기의 출현이라니.”

“그럼 지한휘 저자가 한층, 아니 몇 배는 더 강해진 거 아니요?”

“죽음을 부르는 거면…… 죽음의 신과 관련이 있는 건가? 어서 은밀히 알아봐.”

“오오오…… 역시 지한휘요.”

“저걸…… 흐음…….”

순수하게 신기의 출현에 반가워하거나.

내가 신기를 가지게 되었음에 호의를 보이는 자들도 몇 보였다. 내가 강해지는 게 곧 이번 상태를 처리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된다는 거겠지.

일부는 분석을 하려 했고.

또 일부는 신기의 이름을 힌트 삼아서, 그에 대한 조사를 은밀히 명하는 자도 있었다.

여러 반응이 나오는 가운데 공통적인 감정들이 있다면. 그건.

부러움, 질시, 감탄 등이었다.

과정이 어찌 되었든 간에, 새로운 신기의 출현이자 그 주인의 탄생은 놀라운 일이었으니까.

회귀 전이라면 몰라도 지금은 신기 자체가 전 세계를 놓고 보아도 그리 많이 밝혀지진 않은 상태였으니, 놀라울 수밖에 없을 거다.

그렇게 모두가 놀라는 가운데,

나는 이 뒤로 오로지 나만을 위해 체계가 띄운 글귀들을 읽었다.

[당신은 신기 : 죽음을 부르는 사슬낫을 얻음으로써 영력의 크게 증가하였다.]

[당신은 신기를 통해 저주 기술 : 죽은 망자의 넋을 행할 수 있다.]

[당신은 신기를 통해 기술 : 망자의 터를 사용할 수 있다.]

[당신은 신기를 통해 한 달에 한 번 기술 : 죽음 부르기를 행할 수 있다.]

[당신은 신기 : 죽음을 부르는 사슬낫에 종속된 영혼을 부릴 수 있다.]

과연 신기인가.

길게 이어지고 있는 그것은, 신기를 얻음으로써 내게 주어지는 권능들이었다.

모든 이들을 놀라게 했던 거대한 기운들이 내게 담기었다.

아직까지 신기 안에 담겨 있는 기운들도, 언제든 내가 명령을 내린다면 그에 따를 준비가 되어 있는 게 느껴졌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신기를 얻음으로 생긴 기술만 당장 셋이었다.

죽은 망자의 넋.

망자의 터.

죽음 부르기.

총 세 가지. 저주이자 기술인 저것들을 사용하는 방법이 내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담겼다.

죽은 망자의 넋.

그것은 내가 지닌 영혼들의 원한을 대상에게 쏟아붓는 저주였다.

원한과 원망.

그러한 음적 에너지는 그 자체로 상대의 정신을 잡아먹는다.

단순히 우울하다는 수준을 넘어선다.

삶의 의지를 꺾어 버린다.

바로 앞에 공격이 쏟아지는 데도 저항 행위를 하지 않게 만든다.

단순 무기력 수준이 아닌, 의지 자체를 꺾어 버리는 게 저주다.

죽은 망자의 넋은 그러한 저주 중에서도 꽤 상위의 것이었다.

제아무리 대단한 자라도, 혼령이 지닌 넋. 그것을 순식간에 풀어내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한 저주를 얻은 것도 대단한데, 죽음의 터는 그보다 더 강렬했다.

저것은 말 그대로 내가 서 있는 환경 자체를 바꾸는 것이었다.

산 자보다 죽은 자가 어울리는 환경.

산자의 생명력은 크게 갈취하고, 죽은 자의 힘을 강력하게 하는 터를 만들어 내는 게 ‘기술 : 죽음의 터’가 지닌 힘이었다.

말 그대로 전장 자체를 내게 유리하게 만들 수 있게 된다.

나는 영력으로 나와 아군을 보호할 수 있을 테지만, 대다수는 그게 불가능할 테니. 저것은 말 그대로 막기가 거의 힘든 기술이다.

설사 오러나 마력을 사용해서 제 몸을 보호한다고 해도 상관없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소모되는 힘도 상당할 테니까.’

말 그대로 전장 단위 디버프 능력을 얻은 것이다.

이것으로도 놀라운데,

마지막 죽음 부르기는 정말 상상도 못 한 것이다.

그야말로 이름 그대로다.

그것은 말 그대로 죽음을 부른다.

한 달에 한 번.

그 대상이 무엇이든, 일정한 조건만 맞춰내면 말 그대로 죽음을 맞이하게 할 수 있다.

‘……너무 사기잖아?’

회귀 전부터 온갖 기술을 다 가져왔다고 자부한 나로서도 처음 보는 기술이었다.

그러한 기술들을 얻을 줄이야.

전생에 수많은 신기를 얻어봤지만, 이건 정말 격이 달랐다.

신기를 쥐더라도 끽해야 기술 1-2개를 얻고.

그조차도 대단한 기술이라기보다는, 유용하다 할 수 있는 수준이었는데.

이건 달랐다.

‘이거 다른 신기들이랑 차원을 달리 하는 거 같은데…….’

말 그대로 신기 위에 신기랄까.

그런 말도 안 되는 것을, 학동이가 가져와 버렸다.

-어떤가, 지서방? 만족스럽지?

“미쳤네. 미쳤어. 인정하지. 진짜 대단한 걸 만들어 버렸어.”

-흐흐흐.

녀석이 망치질을 하는 데 목숨을 걸었으니, 마느니 하는 말을 할 법한 대단한 신기였다.

그런데 더 대단한 것은 말이다.

바로 마지막에 숨겨져 있었다.

마지막에 숨겨진 그것이, 이 재앙의 바람이 일어난 사태를 해결할 최고의 실마리였다.

그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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