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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재앙급 플레이어가 빌런을 다 죽임-112화 (112/206)

제112화

[……사신의 낫을 선물하였다.]

투우욱.

내 키만큼 기다란 낫이 아래로 떨어져 내린다.

얇디얇은 날은 시릴 듯 투명하였다.

그러나 쉽게 볼 무기는 아니었다.

이 무기는 나로서도 기억에 있는 것 중 하나니까.

“……이걸 준다고?”

사신의 낫.

이건 전생에도 꽤 유명한 무기였다.

전생에 중2병 빌런이 사용한 무기 중 하나.

낫을 휘두르면서 사람을 목을 추수하겠다고 하는 미친 자식이었다.

그때 꽤 많은 자들이 죽었다고 들었었다.

그 빌런을 상대한 게 내가 아니고, 건맨이었거든.

후에 건맨은 이 사신의 낫을 리바이에게 준다.

리바이는 그걸 날만 살려서 검으로 개조해 사용했다.

일명 투명검으로 불리며, 그의 애병 중 하나가 됐었다.

꽤 많은 활약을 한 걸 봤기에 무기의 위력은 말할 것도 없었다.

이게 여기서 나올 줄이야.

‘대체 왜……?’

의문이 들었다.

이게 시험 던전에서 나오는 거라면.

그때 그 빌런도 시험 던전을 다녀간 건가?

그렇지 않고서야, 시험 던전 안에 있는 사신의 낫을 얻을 수 없을 테니까.

그럼 그 빌런도 시험 던전을 오갈 만큼 이름 모를 신좌의 총애를 받았을 수 있단 건데.

“흐음…….”

전생의 빌런과 이름 모를 신좌라.

뭔가 의심스러웠다.

뭐지?

이 신좌는 분명, 우리가 회귀한 걸 어느 정도 눈치채고 있을 거다.

마리라는 성녀를 통해서 우리를 지켜보니까.

그런데도 사신의 낫을 대놓고 줬다.

성질은 더러워도 머리가 나쁘진 않은 성좌.

그럼 이게 의미하는 바는 하나다.

‘……힌트인가? 뭐에 대한 힌트?’

내게 뭔가를 알아채라고 보내준 거다.

그게 뭘까. 아직은 알 수 없다.

다만 이 의문은 꼭 기억하고 있을 예정이다.

언제고 풀어야만 할 문제란 생각이 들었으니까.

“이유야 어떻든 간에 잘 써먹어 주지.”

스스슷-

대답이 만족스러웠다.

보상의 공간은 허무하도록 쉽게 무너져갔다.

그리고 다시금 공간이 옮겨져 있을 때.

나는 던전 바깥으로 이동되어 있었다.

‘이제 어떻게 탈출을 하나.’

나오면서 나는 이 뒤는 프랑스 헌터들과 일전을 벌여야 한다 여겼다.

어쨌거나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던전을 우리 멋대로 들어간 셈이 되어버리니까.

그런데 웬걸?

콰아앙-! 쾅!

내가 생각한 것과 정반대의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냐?”

* * *

사방이 난장판이 돼 있었다.

하기사, 폭음이 이렇게 울려 퍼지는데 루브르 박물관이라 해서 멀쩡할 리가 없다.

그러한 폭음 가운데서.

내 예상이 완전히 깨지는 광경이 눈에 들이찼다.

‘뭐냐, 이게?’

프랑스 헌터와 이쪽이 부딪치는 일은 없었다.

되려 우리가 게이트에 들어갈 당시, 들이닥쳤던 프랑스 헌터는 우리 가까이 있었다.

그들은 우리를 잡으려 하지도 않았다.

되려 같은 편이 되어서, 전투를 벌이고 있을 뿐이었다.

다소 충돌이 예상된 자들이 아군이 돼 있다니.

그럼 더 큰 적이 있다는 건데.

미처 내가 적의 정확한 정체를 파악하기도 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나왔으면 도와요!”

이진아였다.

이미 그녀는 상당히 오래 전투를 치렀는지, 곳곳에 생채기가 나 있었다.

암살자인 그녀가 이런 식으로 상처가 난 건 좋지 못한 신호였다.

그녀가 제대로 활약할 판을 아군이 깔아 주지 못했단 거니까.

나는 그녀의 곁으로 이동하면서, 동시에 다른 자들이 깔아 주지 못한 판을 깔아 줬다.

“그림자 짐승 소환! 영혼 병사 소환!”

[당신은 기술 : 그림자 짐승 소환을 사용하였다.]

[당신은 기술 : 영혼 병사 소환을 사용하였다.]

영혼 병사가 100여 기.

그림자 짐승이 30기가 소환된다.

이젠 익숙해진 그림자 짐승과 영혼 병사를 소환했다.

-키이이이!

-…….

그리하여 짠 병사가 순식간에 130여 기.

특성 : 전투 지능으로 강화된 병사들은 내가 상상한 일을 그대로 행해주었다.

처어억. 척.

빈자리로 가서 방어진을 짰고.

일부 병사는 그림자 짐승을 타고 올라갔다.

기병처럼 전방을 향해 돌진하는 병사들의 기세는 매서웠다.

달려드는 적을 막아설 수 있는 틈을 만들었다.

이것으로 잠시간 여유는 가질 수 있을 정도.

나는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서며, 물었다.

“이게 무슨 일이야?”

“저희가 나오자마자 이 꼴이었어요.”

“알아보니, 이 던전에 들어가자마자 거대한 힘의 파장이 있었답니다.”

답은 김민아와 박동길로부터 나왔다.

“파장?”

“신성력 파장이었답니다. 파장이 쭉 하니 퍼져나가면서 수많은 병자를 치료했다더군요.”

시험 던전이 만들어지며 힘의 파장이 일어난 건가.

보통 던전이 만들어 내는 파장은 주변의 몬스터를 흥분으로 들끓게 하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이번은 경우가 달랐다.

무려 성녀 마리를 지원해 주는 성좌가 만들어 낸 시험 던전이니까.

해서 들끓게 하는 대신 그 반대로 신성력이 뻗어 나간 거 같다.

신성력이 뻗어 나가고, 뒤이어 오는 적들이라.

이 패턴.

내게는 익숙했다.

“웬 듣도 보도 못한 몬스터 떼가 왜 왔나 했더만, 광신도들이네!”

저것들.

-키이이이!

-케케켁!

광신도들이다.

이미 인간 형태는 잃어버린 지 오래.

괴성을 내지르는 건 몬스터와 같은 데다가, 피도 붉지 않고 검은 존재들.

이전에 인간이었다고는 전혀 상상도 못 할 모습이지만.

나는 안다.

“저게 광신도라고요!?”

“어, 광신도야.”

저것들은 확실히 광신도다.

“과, 광신도도 인간이지 않습니까.”

“아니. 일정 단계 이상으로 가면 더 이상 인간이 아니지. 동길이 너는 겪었잖아.”

“……아. 지독했죠.”

인간의 탈은 이미 벗어던진 지 오래다.

사실 광신도들도 되도록 인간의 탈을 오래 쓰고 싶었을 거다.

그게 저들 활동에 편하니까.

하지만, 지금과 같은 변수가 생기면 그게 어려워진다.

“그래. 그거야. 광신도는 강력한 신성력에 노출되면, 그나마 갖고 있던 인간의 거죽이 벗겨지거든. 그 뒤로는 저리 이성을 잃고.”

“오우…… 미친 새끼들이네요.”

“안 미치고서야 광신도가 되겠나.”

그 변수는 바로 신성력.

강력한 신성력에 노출된 광신도들의 거죽은 생각보다 쉽게 벗겨진다.

가진바 등급이 높으면 버티기야 하겠다만.

‘그 미친 성좌가 성질이 더러운 만큼 능력도 좋지.’

자그마치 최후의 칠 인 중 하나인 마리를 지원하던 성좌의 신성력이다.

마리 한정이긴 하다만.

현 세계에 그리 깊게 관여하고도, 체계에 제제를 이겨내는 성좌는 내가 알기로 그 녀석뿐이었다.

그만큼 강력하단 이야기.

그러한 신성력이었으니, 광신도들에겐 오죽했을까.

신성력이 뻗어 나가자마자 가면이 벗겨지고, 이성을 잃었겠지.

참고로 이성을 잃은 광신도는 강력하다.

저들.

내가 던전에서 상대했던, 광전사의 속성도 대다수 지니고 있으니까.

지금만 해도 내가 만들어낸 영혼 병사 중 상당수가 벌써 형태를 잃었다.

[당신의 영혼 병사가 영력을 소모하고 있다.]

[당신의 영혼 병사가 재생된다.]

그만큼 적이 강력하단 반증이었다.

내가 지닌 그림자와 영력의 가호 등급이 꽤 상승됐음에도, 죽어 나간단 소리니까.

그만큼 놈들은 강력하다.

웃긴 건 이성을 잃은 가운데서도 하는 행동이다.

저들은 미쳐있는 와중에도 신성력을 탐한다.

그 이유는 하나다.

“근데 그럼 튀어야지 왜 여기로 오는 겁니까. 저것들! 큿…….”

“좋은 신성력은 좋은 제물이기도 하니까.”

“이왕 들킨 거 자기들이 모시는 신한테 제물이라도 바친다 이겁니까?”

“뭐, 복잡하긴 한데. 간단하게 말하면 그런 거지?”

“젠장. 된통 걸렸네요.”

저들이 모시는 외신들에게 신성력을 받치기 위해서다.

신성력은 곧 세상에 끼치는 영향력이요.

이러한 영향력을 흡수하면, 외신에게도 꽤 큰 힘이 되니까.

덕분에 나오자마자 광신도들을 상대하고 있는 지금이다.

“하, 씨. 어쩐지 시험 던전에서 가호도 올려주고 운수가 좋더라니. 제대로 거머리들이 들러붙은 거로군요.”

“그치. 우리로선 된통 걸린 거야.”

“크흐…… 또 옵니다!”

어느새, 사방에서 광신도가 달려 들어오고 있었다.

* * *

인간의 탈을 벗어던지고 달려드는 광신도.

그 곁엔 조련된 몬스터들이 있었다.

그 종류도 다양했고, 강력함은 일반 몬스터보다 더 했다.

광신도로부터 뻗어 나오는 기이한 기운이 몬스터들을 강화시키고 있었다.

반대로 몬스터로부터는 짙은 생명력이 광신도를 향해 뻗어 나갔다.

광신도들은 그 생명력을 품으며, 제힘을 증가시켰다.

겉으론 서로 힘을 더하며 상부상조하는 듯하지만 정반대.

몬스터들은 착취당하고 있었고.

광신도들은 그 힘을 바탕으로 강화되고 있었다.

죽은 몬스터라 해도 예외는 없었다.

스스스슷-

그들이 죽으면 사라져야 할 생명력이, 광신도들에게 재차 뻗어나갔으니까.

몬스터가 죽으면 죽을수록 몬스터는 더 강력해져 갔다.

이러한 방식.

이미 과거 몇 차례 겪은 것들이다.

‘외신 레문트의 광신도들이네.’

외신 레문트.

몬스터를 조련하게 하고.

조련한 몬스터를 인간이 잡아먹게 하는 역전의 외신.

그 지독함이 이루 말할 수 없어, 공허가 뻗어 나오기 직전까지도 활동하던 외신이었다.

마지막까지 제 광신도들을 수확해 나가며 힘을 얻어 갔더랬지.

안 그래도 슬슬 유럽서 활동할 거라 여겼는데.

여기서 딱 나올 줄이야.

‘바퀴벌레 같은 자식들.’

저런 바퀴벌레들은 화염방사기로다가 다 지져줘야 하는 게 답인데.

-키키키키!

-케켁!

달려드는 녀석들을 상대로, 그걸 해낼 자가 없었다.

거기다 이쪽은 전력도 약한 상황이다.

김민하, 이진성, 이진아, 방동길. 이 넷이 고군분투해 주고 있긴 하다만.

다들 한 방이라 할 수 있는 강력함이 없었다.

투와아앙-!

개중에 김민하의 경우가 그나마 발군이긴 하다.

그러나 한계가 있었다.

김민하가 지닌 활 솜씨 자체는 강력하다만. 그녀가 활대에 걸어 쓰는 화살이 문제다.

그녀는 아직 강력한 공격력을 지닌 화살통을 얻지 못했다.

때문에 공격력이 약할 수밖에 없었다.

여태까지는 그 약한 공격력을 마리의 버프나 이사야의 사령이 깃든 화살로 버텨왔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불가능하다.

김민하의 화력을 보충해 줄 두 명은 이곳에 없었다.

‘내가 나가서 날뛰려고 해도, 방어가 문제고. 그나저나 이사야랑 마리는 대체 왜 안 나오는 거야. 설마 시험이 실패한 건가?’

나보다도 나오는 게 늦었다.

덕분에 나로선 꽤 고군분투해야 했다.

“왼편은 내가 맡을 테니. 다들 오른편 맡아줘. 프랑스 머저리들은…… 뭐, 자기들이 알아서 하겠지?!”

콰아앙! 쾅!

한편을 맡아서 끊임없이 처리를 해줘야 했다.

말은 프랑스 헌터들을 버리겠다고 말했다만.

“이크…… 영혼 폭발!”

[당신은 영혼 마법 : 영혼 폭발을 사용하였다!]

때때로, 그들을 보조해주며 균형을 맞춰줘야 했다.

지금 상태에서 한쪽이 뚫리면, 겨우 잡은 균형이 무너질 테니까!

‘뭐라는 거냐.’

그때마다 프랑스 헌터들이 뭐라 뭐라 말을 해대는데, 내가 알아들을 수가 있나.

칭찬이고 뭐고 간에 급하게 계속 움직여줘야 했다.

대체 여기는 광신도 관리를 어떻게 하는 건지.

콰즈즈즉-

광신도 무리를 사신의 낫으로 베어 넘기고.

사슬로 꽁꽁 옭아매 납작하게 만들어 죽여가도 끝이 없다.

죽인 수가 백을 넘어가면서부터 그들의 수를 세는 걸 멈췄다.

“언제 끝나는 거냐아아아!”

“크흐…… 여기도 보조 좀!”

“간다!”

“큭…… 감사합니다.”

그렇게 지독하고도 지루한 전투를 벌여가고 있던 때.

반전은 의외의 곳에서 찾아오고 있었다.

“한휘!”

그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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