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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재앙급 플레이어가 빌런을 다 죽임-81화 (81/206)

제81화

랴오닝 몬스터 사태 토벌전.

리바이가 생각하기에 이건 최고의 기회였다.

중국의 소수민족인 그다.

당은 겉으로야 평등을 이야기하지만, 그 안에 있는 차별을 겪고 자라왔다.

그런 그가 특무 부대에 들어설 수 있게 된 건 각성 덕이다.

만무검왕(萬武劍王).

중국에서 만은 무한의 상징.

만개의 무공은 무한의 무공을 뜻했다.

그중 으뜸이라 칭해지는 검왕의 칭호가 붙어 있지 않은가.

가히 이능력 중에선 최상의 것이라 칭할 만한 능력이었다.

‘근래엔 창이 최고라 하는 녀석들이 있지만, 진짜는 검이지.’

리바이는 제가 가진 능력이 제법 흡족했다.

그 기대만큼 능력은 뛰어났다.

금방 등급이 올라갔다.

자신보다 더 높은 등급의 헌터들을 쉽게 이겨낼 수 있었다.

헌터를 상대하면 할수록 그 위력은 더 빠르게 올라갔다.

머릿속에 새로운 검술들에 대한 영감이 가득 차올랐다.

그에 중독됐다.

온 곳곳에 비무를 걸고 다녔다.

말이 비무.

쉽게 말해 시비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그가 가는 곳곳에서 소란이 일어났다.

그런 그의 행위를 수습해 준 곳이 바로 특무 부대였다.

그의 이능력을 좋게 본 덕분이었다.

특무 부대.

나쁘지 않았다.

당장 소수민족인 그다. 그가 가만 있어서 당직을 가질 수 있을 리가 없다.

특무 부대는 아니었다. 특무 부대에서 높이 올라가면 당직도 가질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특무 부대를 선택한 거였다.

그렇게 선택한 특무 부대 또한 그를 꽤 아끼는 편이었다.

만무검왕이란 능력은 희귀하여서다.

때문에 그는 이번도 기회라는 착각을 했다.

자신을 아끼는 특무 부대 아닌가.

이번 몬스터 사태에 작전을 지휘하게 하는 건, 승진을 위한 기회를 주는 거라 봤다.

시행해야 할 작전이 어렵긴 하다.

그렇다 해도, 해낼 자신이 있었다.

실제로 처음 작전은 수월했다.

“조장! 몬스터가 넘칩니다!”

“내가 선봉을 지킬 테니, 뒤를 따라오기만 해.”

“예!”

-크르륵…….

검왕인 자신이 선두를 지키는 것으로, 도시 단둥 중심가의 몬스터를 쓸어버릴 수 있었다.

아직까지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생존자도 구해 냈다.

“사, 살았다!”

그중엔 단둥의 핵심 인물들도 있었다.

이들에게 빚을 얹혀 놓은 건 결코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그렇게 생존자들을 최대한 살려서 보내고.

점차, 점차 안을 향해 들어갔다.

그때까진 자신이 있었다.

“조장…… 이건 너무 심한데요?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난 게 한두 곳이 아닌가 봅니다.”

“으음…….”

“변형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자신감이 깨어지는 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크르르.

-케켁!

던전 브레이크로 터져 나온 몬스터.

그 수가 너무 많았다.

전력도 심상치 않았다.

하나같이 무언가에 오염된 듯, 변형이 이뤄져 있었다.

제각기 다른 곳에 비늘이 자라나 있었다.

비늘은 단단한 방어구가 돼 있었고.

몬스터들은 본능적으로 그 비늘을 활용했다.

몬스터가 강해져 있었다.

그때 처음 리바이는 작전에 의문이 들었다.

‘이런 몬스터들을 상대로 토벌을 하라고?’

이 전력으로 저들을 상대하는 건 무리였다.

때문에 지원 요청을 했다.

하지만 답은 없었다.

몇 번은 통신이 되지 않은 적도 있었다.

전시 상황이나 다름없으니 이해는 했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의문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작전대로면 더 들어가야 해.”

“이러다, 다 죽습니다, 조장! 이 작전 이상하다니까요? 생각해 봐요. 우리…… 아무래도 출신들이…….”

“시끄러운 소리 하지 마라. 다른 녀석들 앞에서도 그런 말 말도록 하고. 그러다 사기만 깎여나가!”

“그래도!”

“됐어. 더 이상의 반발은 조장으로서 용납하지 않는다.”

“…….”

그럼에도 리바이는 전진을 선택했다.

설마 귀한 각성을 한 자신을 버리겠느냐 하는 믿음.

전투가 벌어질수록 점차 강해져 가는 자신의 강함.

그러한 것들이 그를 더 앞으로 나아가게 만들고 있었다.

그러나 작전이 수행될수록 그 방향이 점차 이상했다.

통신이 잘 진행되지 않는 가운데, 잘도 작전 시행 방안에 대한 통신은 때맞춰 넘어왔다.

한데, 그 작전의 방향이 꺼림칙했다.

“이건…….”

“러시아나 저 남한 녀석들이 막을 곳입니다. 경계로 가란 건데요.”

그 방향.

이대로 갈 수는 있었다.

그러나 다시 돌아올 수는 없었다.

이 경계망에 들어가고 어떻게 다시 귀환을 한단 말인가.

“다 뒤지라는 겁니다, 이거!”

“…….”

그제야 리바이는 자신이 버림받았음을 직감했다.

수십의 조원 중 몇이 탈주했다.

그중 가장 충성스러웠던 조원은 그에게 탈영을 종용했다.

“튑시다. 이대로 튀는 게 차라리 살 수 있습니다.”

“……가족은?”

“…….”

그러나 끝끝내 발목을 붙잡는 게 있었다.

자신들이 탈영을 하면 그 뒤는?

남은 가족들은 어쩐단 말인가.

명령 불복종을 이유로 본격적인 탄압이 있을 거였다.

“죽자. 우리가 죽어야지 끝나.”

“개X끼들이!”

어쩌면.

처음부터 선택권은 없었다.

그렇게 점차, 점차 리바이를 포함한 조원들은 안으로 들어갔다.

의외로 안으로 들어갈수록 몬스터들의 저항은 거세지 않았다.

되레 처음 전선에서 맞부딪쳤던 전력이 더 강했다.

‘더 이상한데…….’

그에 의문을 느꼈지만, 이미 죽으러 가는 참이었다.

걸음을 멈출 이유가 없었다.

작전 수행지를 향해서 나아갈 뿐.

이 뒤에 남은 결과는 몬스터의 토벌은커녕, 유인밖에는 되지 않겠지만 어쩌겠는가.

그들은 생존자를 하나둘 잃어가면서도 전진해 갔다.

그러다 어느 순간.

“조, 조장…… 저거 뭡니까?”

“뭐?”

몬스터가 날뛰는 이곳에 있지 말아야 할 인공적인 무언가를 보았다.

-끼에에엑!

-끼웩!

몬스터가 날뛰기는커녕, 되레 고통스러워하는 비명만이 안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순간 리바이는 직감했다.

‘저거다!’

저것들이 이번 몬스터 사태를 일으킨 주범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상부에서도 모르고 있을 원인이다.

‘천운이다.’

이걸 발견했다는 거만으로, 그는 없던 희망이 생기는 듯했다.

“촬영 장비 가진 녀석들 있지? 찍어.”

“찍어서 뭘 하자는 겁니까?”

“찍어서 돌아가야지. 그럼 상부서도 이해해 줄 거다. 사태 원인을 파악해서 온 거 아니냐. 이번 사태가 인공적이라는 걸 알면, 이야기가 달라질 거야.”

“아! 그거라면 되겠습니다. 바로 찍겠습니다!”

공을 세우면 벌을 없앨 수 있다.

이번 사태. 무언가의 손길이 들어가 있다.

보아하니 미쳐 버린 광신도거나, 근래 중국 내에서 날뛰는 빌런 조직일 수도 있었다.

아무렴 어떤가.

누가 되던 간에 그 증거를 찍어가면 될 일이다.

그럼 당도 이해를 해 주겠지.

그러한 희망으로 그들은 죽어라 증거들을 수집해 갔다.

일부 몬스터를 잡아 표본도 구해 냈을 정도였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희망에 너무도 오래 이곳에 머물렀던 것일까.

어느샌가.

그들 뒤에 존재감을 드러내는 자들이 있었다.

-키킥. 재밌는 것들이 여기 있었구나?

“어, 언제……!”

리바이조차 뒤늦게 그들 존재를 깨달았다. 조장인 그보다 강자란 의미.

그들을 보자마자 리바이는 도주를 명했다.

“다들 튀어!”

-그게 될까. 흐흐. 좋은 제물이다. 아주 좋아. 특히 저 녀석은 최고라고! 잡아!

그러나 그들이 가만히 두고 보고 있을 리가.

새로히 모습을 드러낸 대장으로 추정되는 자.

그가 리바이를 지목함과 동시, 치열한 추격전이 시작되었다.

“캬아아악!”

“대장!”

“켁!”

추격전이 시작되고, 얼마 가지 않아 숲 안에 비명이 울려 퍼졌다.

전우라 생각할 자들이 전부 죽어감을 리바이는 직감했다.

그러다 결국.

-키킥. 꽤 멀리도 오는구나.

“……아.”

자신도 같은 운명에 처할 것임을 그는 뒤늦게 깨달았다.

최후의 칠 인이었던, 리바이.

사망……?

* * *

중국이 경계선을 향해 몬스터들을 유인하는 사이.

연해주 부근을 경계선으로 지키고 있는 러시아에서도 난리가 났다.

갑작스러운 던전 브레이크로 인한 몬스터 사태는 그들도 예외는 아니었으니까.

꽤 많은 헌터들을 연해주 부근에 투입해야 했다.

도시 우스리스크를 중심으로 방어선을 짜냈다.

그 뒤는 중국과 다를 게 없었다.

상대편 국가를 향해서 몬스터를 보내는 작전을 입안했다.

자신들이 감당하지 못할 재앙을 떠밀려 보내는 식이었다.

차이점이 있다면, 하나다.

“우리는 중국처럼 미친 짓을 벌여선 안 돼. 사람이 부족하다고!”

“최소의 희생만 그릴 수 있게 만들어 보겠습니다.”

희생자를 최소화하려 했다는 거.

중국보다 러시아가 선해서가 아니다.

“안 그래도 지난 전쟁으로 잃은 자가 많아. 이대로는 겨우 버티던 중앙 정부도 힘들어진다.”

“차라리 그게 국장님한테는 나은 거 아닙니까?”

“아직. 아직은 아니지. 그러니 제대로 작전을 짜.”

“명대로 하죠.”

러시아는 사람이 부족했다.

여기서 잔뜩 소모시켰다가는 뒷일이 감당이 되지 않았다.

그러니 최대한 전력을 보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작전을 짜갈 뿐이다.

그런 한편으로 그들도 하나는 잊지 않고 있었다.

“사람이 부족해. 부족해도 너무 부족하다고. 뭐라도 하나 데려와야 할 거 아냐?”

“안 그래도 영입하기 위해 움직이곤 있습니다.”

인재를 영입하려 계속해 시도했다.

사태가 터지고 예전보단 못하단 러시아다만.

그래도 괜찮은 랭커들을 데려올 정도의 여력은 남아 있었다.

해서 여러 영입 작전이 펼쳐지기 마련이었다.

그중 정보국 국장이 신경 쓰는 몇 개 중 하나가 있었다.

“나헤나 요원은 어떻게 됐어? 그, 동양 녀석. 그래, 한휘라 했나? 본토서 난리 치고 간 그 녀석을 데려오는 건, 아직도 소식이 없나?”

“나헤나의 전 작전이 끝나자마자 투입은 시도하고 있지만…… 미래 그룹이 정부와 협조해서 막는 형편입니다.”

바로 지한휘에 대한 영입전이었다.

러시아는 지한휘를 잊은 게 아니었다.

가능성을 지닌 그에 대해 계속해 주시했다.

쉼 없이 그의 근황을 수집했다.

갈수록 가치가 올라가는 그를 영입하고자 갖은 노력을 하고 있었다.

문제는 언제나 막힌다는 거.

지한휘가 모르는 가운데서도, 그를 영입한 미래 엔터는 온 힘을 다해 외부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었다.

러시아의 요원이 그에게 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기도 했다.

미래 길드가 사력을 다하고 있는 그곳을 뚫을 자는 많지 않았으니까.

“허…… 그걸 못 뚫나? 그 나헤나가?”

“몇 번은 찾아가서 최대한 시도는 하고 있답니다. 실패해서 복귀했지만요.”

“후…… 그래서?”

“안 그래도, 이번에 새로운 작전으로 나선다더군요. 지금 몬스터 사태로 한국도 문제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때의 틈을 노리자더군요.”

“그건 가능성이 있군.”

그런데 이젠 그 틈이 보였다.

“문제는 나헤나가 그런 식으로 움직이면 외교 문제가 발생할 수가…….”

“그건 내가 책임질 테니, 그대로 시행하라고 해!”

“예!”

새롭게 생긴 틈을 놓칠 국장이 아니지 않은가.

국장 자리는 도박판 따위에서 따온 게 아니었으니까.

빠른 계산을 마친 그는, 몬스터 사태를 막는 와중에 지한휘에게 요원을 투입하는 작전을 시행했다.

그 작전을 시행하게 된 나헤나. 그녀는.

“재밌는 일이 되겠네요. 바로 움직일게요.”

묘한 미소를 지은 채로, 한국행을 향한 배편에 몸을 싣고 있었다.

* * *

그렇게 몬스터 사태로 말미암아 많은 자들이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정작 작전의 대상이 되어 버린 지한휘.

한창 던전을 돌아다니며 고군분투를 벌이고 있던 그에게 생각지 못한 소집령이 내려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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