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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재앙급 플레이어가 빌런을 다 죽임-74화 (74/206)

제74화

[당신은 외신의 아이를 처리했다.]

“이거 이 새끼들이 여기 왜 있어?”

잡아먹는 자.

신좌에 오르지 못한 외신.

통칭, 게걸스러운 자가 만들어 내는 형태 중 하나다.

신좌에 오르지 못한 외신의 아이라 해서 우습게 볼 건 아니었다.

잡아먹고 또 잡아먹어 제 몸을 키우는 이것들은 분명 강력하다.

겉으로 보기엔 사령술로 소환한 것들과 비슷하나 큰 차이도 있었다.

집어먹는 자는 이름 그대로다.

집어먹을 먹이만 있다면 쉼 없이 몸을 부풀릴 수 있었다.

그렇게 강해진다.

만만치 않은 무력을 지녔다.

회귀 전엔 건물만 한 녀석도 봤을 정도다.

‘마을 하나를 그대로 집어삼켰었지. 얼기설기 기어오는 시체 주문의 모태가 잡아먹는 자기도 하고.’

제 몸을 제대로 다루지도 못해 기고, 굴러다니는 그것은 움직이는 악몽이었다.

“이것들. 어떻게 아시는 거예요?”

“광신도는 좀 공부했거든.”

“네? 무슨 광신도를 공부를…….”

“됐고. 어쨌건 뭐든 냅다 집어먹는 녀석들이야. 결국 뒤지면 자기들이 모시는 녀석한테 잡아먹히는지도 모르고 말이야.”

현재로서는 광신도를 제외하고 오로지 나만 아는 존재들이다.

그러다 보니 보다시피 공포의 대상이 돼 있었다.

“으아아아!”

“사, 살려 줘서 감사합니다!”

이 봐라.

한 마리 반으로 갈라 죽였더니, 그 틈바구니로 도망치는 모습을.

감사 인사를 하고 도망가는 게 신기할 정도다.

그 뒤로 드러난 처참한 모습을 보고 있자면, 여기가 지옥인가 싶었다.

‘잠식도 슬슬 이뤄지고 있는가 본데.’

하기야 무리도 아니긴 했다.

집어먹는 자의 방어막은 뚫어 내기도 힘들다.

그걸 뚫어도 재생 능력 하나는 탁월한 게 집어먹는 자들이다.

지금 시기엔 도망 말고 다른 상대 방법은 거의 없었다.

압도적인 화력을 갖출 자들이 없는 건 아니다만.

랭커급이 여기 달려오기엔 시간도 걸릴 테니까.

이 상황이 이해는 간다.

그런데 말이다.

나로선 이 공포스러운 상황을 달리 이야기할 수 있었다.

어떻게 이야기가 다르냐 하면.

“그런 걸 어떻게 죽인 거예요?”

“바로 이렇게지.”

투아아아앙-!

지금처럼.

약점만 찔러 버리면 일은 쉬워졌으니까.

그 약점을 나는 정확히 알았다.

‘결국 이 게걸스러운 자의 아이들은 어디든 표식이 약점이었지.’

놈들 어딘가에 있는 표식.

보호막에도 있고, 몸에도 있는 표식을 정확히 찌르면 됐다.

그리하면.

놈들을 보호하는 막은 쉽게 깨어진다.

그 뒤에 드러나는 속살들.

이도 마찬가지였다.

이것들은 내게 있어 찌르기 쉬운 표적일 뿐이다.

그 표적의 중심.

배에 새겨져 있는 작은 점 하나를 발견하면 끝이다.

후우웅-!

게걸스러운 자의 표식에 나는 손에 쥐고 있던 검을 냅다 내질렀다.

-커…… 커거거거걱!? 먹이…… 가…….

“뭘 눈을 뒤룩 굴려. 뒤져, 걍. 인간이길 포기한 새끼야.”

-헤에에엑!?

투우우욱. 투둑.

잘해 놓은 바느질도 그 끝을 잘라내면 금방 풀어지듯이.

내가 검을 내리 찌른 채로 위로 올리자, 놈의 거대한 살은 그대로 녹듯 갈라져 간다.

그러곤 온몸 전체가 금이 가기 시작했다.

“뒤져라. 가서는 잘 잡아먹히고.”

-켁!

그리고 그 상태로 이어지는 건 결국 폭발!

콰아아앙-!

조각조각 나 터져 버린 놈들의 사체.

[당신은 외신의 아이를 처리했다.]

[당신의 공적이 체계에 기록되었다.]

그를 보면서도 죄책감 따윈 들지 않았다.

이미 인간이길 포기한 것들인데, 들 이유가 없지 않나.

되레 내가 드는 감정은 혐오뿐이었다.

그에 더불어서 한 가지 더 두자면.

“으아아아!”

“살았어…… 살아…….”

살아남은 사람들 사이 보이는 참혹한 광경.

그 광경을 나로서도 막아내지 못했다는 약간의 죄책감 정도였다.

세상 모든 걸 다 내가 끌어안고 지킬 생각은 없다만.

적어도 내가 있는 곳에서 사람들이 잡아먹히는 거 따위를 보는 취미는 없거든.

저 인간 같지도 않은 배신자들 때문에 사람이 죽는 건 더더욱 싫었고 말이지.

그래서일까.

앞에 보이는 집어먹는 자들을 향해 걷는 내 걸음은 점차 빨라지고 있었다.

보폭이 빨라져 간다.

-키이이……!?

“뒤졌다고들 복창해라.”

저 망할 놈들을 어서 죽여야 했으니까.

* * *

[당신의 외신의 아이를 처리하는 데 성공했다.]

[당신은 외신의 아이를…….]

콰즈즈즈즉-

오랜만에 검을 썼고. 쉼 없이 휘둘렀다.

이 검.

사슬은 차에 두고 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든 거였다.

검의 출처는 죽어 버린 이름 모를 헌터의 손이었다.

주워 온 대신, 그를 죽인 광신도를 죽여 줬으니 검 값은 치른 셈 쳐도 되겠지.

그런 검을 들고 건물 안을 헤집고 다녔다.

-케에엑!

[당신의 외신의 아이 집어먹는 자를 처리했다.]

보이는 족족 표식들을 찔러댔다.

그러며 들어가다 보니 어느새 검은 손에 익어가는 듯했다.

하기야.

내게 검은 익숙했다.

검왕 리바이의 가르침을 받기도 했고.

전생에서도 검은 꽤 자주 애용하던 병기 중 하나니까.

뭐, 사실 살려고 발악하다 보니 이것저것 쓸 줄 아는 거기도 하다.

그러니 검 자체를 휘두르는 건 지금에 와서도 금방 적응을 하겠는데.

“감사합니다.”

“아래로 피하기부터 해.”

“네, 넵!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커흠…….”

구출 받은 사람들이 감사 인사를 하는 걸 보면 영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목숨을 구해 준 게 맞기는 한데 말이야.

워낙 막장의 세계를 살아와서 그런가.

그때는 구해 주면 다들 튀기 바빴으니까.

이해 못 할 것도 아닌 게 생존 본능 상 그게 맞았다.

우선 냅다 튀고 보는 게 살 확률이 높았으니까.

인사야 나중에 지나가다 봐서, 배양식 하나 나눠 받으면 그게 끝이었다.

그런 세계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저 부분은 영 적응이 안 됐다.

뭐, 그래도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더니.

“살려 주세요!”

-켁……!

사람 하나 살려 줄 때마다, 받는 인사 덕분인가.

세상 구하기에 현타를 가져다주는 광신도들 덕에 아래로 처박힌 내 기분이 조금은 구원받는 듯했다.

저기 아래, 지저로 처박혔던 기분이 지하로 올라오는 정도.

그렇게 조금 정화가 되려나 싶었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인 듯하다.

-키히…… 누가 왔나 봤더니 너로구나!?

“어쭈?”

[당신은 외신의 새로운 아이를 발견했다.]

새로운 외신의 아이를 발견한 나는 인상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 * *

“까다로운 자……?”

-네가 어찌 우리를 알지?

달려들던 놈이 내 말에 멈칫한다.

[외신의 아이가 지닌 이름을 당신은 최초로 알아냈다.]

제 이름을 내가 알고 있었으니까.

까다로운 자.

이름이 왜 이러냐 하면 내가 지은 건 아니었다.

외신이 명명한 이름이었다.

정확히는 그들의 개념으로 명명하면, 이 세계의 체계가 치환한 이름이었다.

이름하야 진명.

꼭 악마만 진명을 가지는 것은 아니니 이상할 건 없다.

어찌 아는지에 대한 설명? 그런 걸 해 줄 리가.

나는 저놈의 존재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말하지 않았나.

저들의 전 단계, 집어먹는 자가 같은 광신도를 잡아먹어 태어난 거라고.

그럼 다음 단계를 가기 위해선 얼마나 많은 것들을 잡아먹었겠나.

인상이 찌푸려질 수밖에.

그러기에 나는 설명 대신에 조롱부터 박았다.

“나는 너 같은 머저리가 아니라서 말이야. 멍청한 게걸스러운 자의 비루한 종놈아. 아아. 모시는 놈도 비루하니, 너는 미천하다 해 줘야 하나?”

-가, 감히!

피식 웃으며 조롱해 줄 뿐이었다.

눈앞에 녀석이나, 그 신마저도 같이.

그 반응은 바로 돌아왔다.

[아이를 거느린 외신의 이름을 당신은 최초로 알아낸다.]

[아이를 거느린 외신 게걸스러운 자가 당신을 주시한다.]

[외신 게걸스러운 자가 당신에게 분노한다.]

“실없는 소리에 분노하기는.”

-네게 벌을 내주겠노라!

신은 분노하였고. 그의 아이란 까다로운 자는 땅을 부수며 내게 달려들고 있었다.

놈을 조롱하였지만, 이쪽도 대충할 생각은 없었다.

‘이번은 제대로 가야겠지.’

까다로운 자.

녀석의 전투력은 발군이다.

무려 집어먹는 자의 다음 단계 중 하나가 저것이었으니까.

쉽게 풀자면 까다롭단 소리는 취향이 있단 소리지 않나.

취향이 있단 소리는 호불호를 판별할 뇌가 있다는 소리.

즉, 공격 패턴이 다양해진다는 거다.

뻐어억- 뻐억-

당장 제 온몸으로 쉼없이 날 타격하는 이놈만 봐도 상당히 강력했다.

무기는 없지만, 제 몸에 지니고 있는 보호막을 역으로 이용했다.

표식만 터지지 않으면 단단하기만 한 보호막이었다.

그 어떠한 무기보다 단단하고 강력했다.

그걸로 벌써 수십 번은 휘둘러 왔다.

그 휘두름을 나는 손수 검을 휘둘러 막아야 했다.

-흐흐. 무슨 말이라도 해 보지 그러느냐?!

놈은 그 상황이 자신에게 유리하다 생각하는지 조롱해 왔다.

“하찮은 먹이가 악마라도 되는 양 씨부렁거리기는.”

-이 자식이!

“그따위로 입을 놀리고 오려면, 천사라도 찍먹은 해 보고 와라. 머저리야.”

그래봐야 도발은 이쪽에서 이미 만렙을 찍어서 말이지.

하찮은 도발 따위 역으로 돌려줄 뿐이었다.

놈도 그것을 느꼈다.

쒜에엑-!

주먹을 내지르는 속도가 더 빨라졌다.

동시에 수작도 부렸다.

[외신 게걸스러운 자가 자신의 아이를 손수 사육하였다.]

“얼씨구?”

분노한 외신의 수작이었다.

게걸스러운 자의 사육은 결국 제 먹잇감인 신도를 살찌우는 것.

결국은 자신이 잡아먹기 위함이지만, 그 결과는 무시무시했다.

고오오-

까다로운 자의 공세가 더 거세졌다.

-흐흐…… 흐흐흐흐…… 힘이 넘치는구나!

“안 되니까 엄마한테 이르고 오셨어요? 우쭈쭈?”

그를 통해 놈은 다시 입을 놀려본다만.

어째.

신의 분노가 혀 스킬엔 도움이 안 되는 거 같아서 말이지.

결국은 조롱이요.

-……크아아아!

“새끼. 눈 돌아가기는.”

남는 것은 까다로운 자의 분노뿐이었다.

덕분인지 갈수록 공격의 맹렬함은 끝을 모르고 치솟아 올라갔다.

그 공격을 찌르고, 베며 막아갔다.

타아앙. 탕.

단단한 보호막과 검의 난투.

흡사 서로 춤이라도 추는 듯했으나, 그 끝은 분명 다가오고 있었다.

‘……슬슬 한계인데.’

우연히 주워 온 헌터의 검.

그 검이 슬슬 금이 가고 있었다.

지금은 잔 실금이라지만, 여기서 더 간다면 그 뒤는 뻔하였다.

깨져나가겠지.

그때는 제아무리 나라도 힘겨운 싸움이 될 수밖에 없었다.

영력을 총동원하고, 기술들을 난무시켜야겠지.

이기기는 하겠으나 비효율적일 것이며.

나를 주시하고 있는 외신에게 보여주어야 훗날 대비를 할 터였다.

저 자식들도 지능이란 걸 지녀 그에 맞춘 아이들을 보내곤 하니까.

‘여기가 던전 안이었다면 차라리 공허가 외신의 시선을 막아줬을 건데 말이지.’

그러기에 검을 들고 날뛰고 있는 거였다.

그러나, 이쪽도 가만 어울려 주고만 있는 건 아녔다.

슬슬 보이기 시작했다.

까다로운 자의 숨겨진 표식!

집어먹는 자와 다르게 계속해 보호막과 몸 여기저기를 이동해 돌아다니는 표식을 찾아 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내 움직임의 규칙성을 찾아냈다.

왼팔 다음에, 다시 가슴!

‘바로 지금!’

기회를 찾은 순간, 나는 망설임 없이 검을 꽂아 넣었다.

-그런다고 깨질 거 같으냐. 허튼짓은…… 커어억!?

“되는데?”

-……컥!

파사사사삭-

놈이 자랑하던 보호막이 깨져나간다.

연이어 휘둘러지는 검에 그 살이 베여 나간다.

두 개의 표식이 사라지고 남은 놈의 몸체.

슬슬 금이 가기 시작하는 녀석을 향해 나는 더 가까이 다가갔다.

“곱게는 못 보내 주지.”

외신에게 불려갈 놈.

놈에게 마지막 한 방을 수놓아 주기 위해서였다.

콰즈즉-

열려 있는 놈의 가슴팍에 박힌 검신. 다 부스러져가는 검날을 좌우로 비틀었다.

그렇게 열려져 보이는 놈의 심장 한쪽.

“잘 가고.”

저 멀리서 바라보는 외신도 파악하기 힘들 한 수를 숨겨 넣었다.

[당신은 영혼 마법 : 저주받은 영혼을 불어넣었다.]

[당신은 상대의 영혼에 저주를 불어넣었다.]

그 한 수는 저주였다.

결과는.

‘……성공!’

저주를 불어넣는 데 성공했다.

[당신은 외신의 아이 까다로운 자를 사살했다.]

콰아아앙-!

저주를 불어넣기가 무섭게 이어지는 폭발.

입을 놀리던 까다로운 자는 사라져 버렸다.

겉으로 봐선 내가 던진 마지막 한 발은 오발이었다.

내가 저리 저주를 심어 봐야 상대는 유언도 못 남기고 죽었으니까.

저주를 느낄 새도 없다 이거지.

그렇지만 말이다.

처음부터 내가 노린 건 곧 죽을 녀석 따위가 아니었다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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