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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재앙급 플레이어가 빌런을 다 죽임-48화 (48/206)

제48화

“언제 나올 줄 알고 가 보시라고 하시는 건지.”

김필서와 더불어 김시연의 보좌역을 맡고 있는 한시영.

김시연과 떨어질 일이 없었던 그녀는 오랜만에 홀로 나와 있었다.

던전 감옥 앞이었다.

정확히 ‘특별 던전’의 앞.

게이트의 붉은 색이 일렁일 때마다 그녀는 눈살을 찌푸렸다.

“으…… 저건 언제 봐도 소름 돋는다니까.”

소름이 돋는 듯, 몸을 떨기도 했다.

“느끼시는 게 많아서 그러시겠죠.”

“그러니까요. 이런 능력은 영 갖고 싶지 않았는데 말이에요.”

그녀가 게이트의 마력에 반응하는 것.

이는 그녀가 가진 각성 능력 때문이었다.

그녀의 능력은 탐지와 분석.

그녀는 남들에게 보이는 것 이상의 것들이 보이고, 느껴졌다.

지금만 하더라도 그녀의 눈엔 알림음이 가득했다.

[특별 던전 게이트의 영력 총량 : 6000]

[특별 던전 게이트의 영력 총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특별 던전 게이트의 영력 총량이 빠른 속도로…….]

그것은 게이트에 대한 실시간 정보였다.

오로지 그녀에게만 보이는 정보.

그러한 정보들을 보고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특별 던전이 마력이 아니라 영력으로 구성된 거야 이해는 가는데, 어떻게 총량이 저렇게 되는 거지……?’

그녀가 알기로 특별 던전의 힘의 총량은 잘 쳐 줘야 2천 정도였다.

이러한 총량은 시험의 난이도에 대한 정보와도 같았다.

같은 직업을 지닌 자의 던전 시험이라도, 들어가는 자에 따라 힘의 총량이 미묘하게 달랐다.

일반적인 헌터는 그 총량이 약하고.

뛰어난 헌터는 그 총량이 강한 편이었다.

이건 체계가 지닌 일종의 난이도 조정 같은 거였다.

다른 자들은 모르지만, 그녀에게만은 그러한 난이도 조절이 분명 보였다.

그리고 그러한 총량을 바탕으로 그녀는 분석을 하곤 했다.

총량은 곧 던전에 들어간 헌터의 성장 가능성이었으니까.

무조건은 아니더라도, 총량이 높으면 높을수록 더 강한 헌터가 되곤 했다.

그런 그녀가 지금까지 본 자 중에 가장 높은 자는 그녀의 상사기도 했다.

‘……김시연 실장님의 총량이 2800 정도였는데.’

불퇴권사 김시연.

엔터의 실장 역을 자처하는 동시에, 헌터로서도 빠른 성장을 해내고 있는 그녀의 총량이 가장 높았다.

그런데 그게 눈앞에서 깨어져 나갔다.

‘6000은 턱없이 높잖아? 대체 뭐지.’

잘못 본 건가 싶어 몇 번을 확인했지만, 이 총량은 결코 달라지지 않았었다.

달라지는 건, 얼마 뒤부터였다.

[특별 던전 게이트의 영력 총량 : 3200]

[특별 던전 게이트의 영력 총량 : 2900]

…….

요란한 알림음이 한 줄씩 새겨질 때마다, 영력의 총량이 줄어들었다.

“뭐 좀 보이십니까?”

“변화가 꽤 극적이에요. 이거 봐요. 태블릿에 입력하는 수치 자체가 미쳤잖아요.”

“와…….”

그 총량이 줄어드는 걸 볼 때마다 둘은 놀란 눈을 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덧 그녀가 기록하는 영력의 총량은 1900.

2천 아래로 떨어지고부터는 그 속도가 더 빨라지기 시작했다.

“미쳤네요. 대체 안에서 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는데요.”

“실시간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네요. 쉬는 틈도 없이요.”

“학살인가…….”

어느덧 그 수치가 1000.

던전의 절반 이상을 돌파했단 의미였다.

‘들어간 지 이제 4시간밖에 안 지나지 않았나.’

홀로 들어간 특별 던전에서 4시간 만에 절반 이상이라.

이는 말도 안 되는 수치였다.

보통은 며칠씩 걸리는 게 특별 던전 탐사였으니까.

홀로 들어갔으니만큼,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어서다. 조심스레 움직이다 보면, 탐사 기간이 길어지니까.

한데, 지금 그 기록 자체가 깨져 나가고 있었다.

“와. 유망주는 유망주라 이건가요.”

“여기서 나오면 이젠 더 유망주라고 못 부르겠죠. 수준 자체가 다르니까요.”

“그거도 그렇겠네요.”

“어?! 이게 대체…….”

100!

900을 가리키던 수치가 갑작스레 100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얼마 후.

스스스스-

붉은 색의 게이트가 일렁이기 시작했다.

* * *

투욱. 툭.

완료된 특별 던전 게이트. 그 안으로부터 물품들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마, 마석?”

“영혼 술사의 특별 던전에 마석이 나온다는 건 미리 듣긴 했는데…….”

후두두둑-

하나둘씩 쏟아지던 마석은 이내 대량으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 정도는 아니지 않아요?”

“와. 끝이 없네요.”

마석.

몬스터를 잡으면 백에 하나꼴로 나오는 진귀한 보상 중 하나.

마법사 계열 헌터들에겐 마법 재료로 쓰이기도 하고, 연금술에선 기본 재료로 들어가는 것이기도 했다.

그 크기치고 과한 에너지를 뿜어내기에, 이는 발전소의 연료로 쓰이기도 하는 게 마석이었다.

그러한 마석이 계속해 쏟아지고 있었다.

“백…… 아니 그건 훨씬 넘는 거 같은데, 대체 몇 마리나 잡은 걸까요?”

“와 씨. 원래 영혼 술사 던전이 이런 건지…… 아님, 지한휘 헌터 특별 던전이 진짜로 특별한 건지를 모르겠는데요.”

투우웅.

대미를 장식하는 건, 주먹만 한 마석이 떨어져 내렸을 때였다.

“엇! 저건…… 최소 상급 이상이에요!”

“……!!”

순도도 중요하지만, 크기도 중요한 게 마석.

그러한 마석이 주먹만 하다면, 그 가치가 얼마나 될지는 쉽게 가늠되지 않았다. 사용하기에 따라서 그 가치가 달라졌으니까.

그러한 마석의 출현에 직원들 모두가 놀라고 있는 사이.

“후…….”

깊은 한숨 소리와 함께, 지한휘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 지한휘를 보고 모두는 의외라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한숨이라고?’

‘어?’

던전을 완료하고 나오는 지한휘가 저리 표정이 안 좋을 때는 단 한 번도 없었으니까.

같이 들어간 동료가 극심한 피로를 호소할 때도 언제나 웃기만 한 지한휘였다.

그에 대한 소문을 모두 들어 알고 있는 직원들로선, 그의 한숨이 새삼 이상해 보일 수밖에.

“지한휘 헌터님. 곧바로 보고를 드릴까요?”

“뭐, 그러세요.”

대답하는 목소리조차도 고저가 낮았다.

“마석들의 처리는 어떻게 할까요?”

“알아서 처리…… 아, 저 큰 건 하나 남겨두세요. 따로 쓸 곳이 있으니까.”

“예.”

저만 한 마석들이면 수익도 엄청날 터.

그에 대한 기쁨을 표출할 법도 한데, 그는 여전히 인상이 구겨져 있었다.

그의 표정으로 봐선 당장 떠나가도 이상하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보고를 위해선 그녀도 해야 하는 게 있었다.

‘혹시…… 그건가?’

내심 짐작 가는 바가 있는 한시영.

그녀는 최악을 생각하고서, 지한휘에게 물었다.

“들어가셔서 나온 보상이 안 좋으신 건가요?”

“……하. 보상이라.”

그녀의 질문에 지한휘는 거듭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 * *

‘나쁘진 않았지. 보상 자체는…….’

특별 던전마저도 내가 한 일에 대한 인정은 확실히 했다.

[당신은 특별한 미궁 답파를 완료했다.]

[당신은 특별한 미궁을 완전 정복하는 데 성공했다.]

[당신은 최초로 존재 : 천사의 영혼 조각을 조우했다.]

[당신은 최초로 존재 : 천사의 사역을 저항하는 데 성공했다.]

[당신은 최초로 존재 : 천사를 사역하는 데 성공했다.]

[당신은 존재 : 악마, 마족, 천사의 영혼 조각을 흡수했다.]

[당신은 가호 : 영력을 D등급으로 만들었다.]

[당신은 상급 존재를 사역하고 봉하며 멸하는 데 성공했다.]

…….

완전 정복은 기본이었다.

상급 존재를 상대하고 흡수하는 것을 업적이라 칭할 만큼 확실히 인정했다.

안에서 이뤄진 내 행동에 대한 정리를 확실히 해줬고.

[영혼 술사를 위한 특별한 미궁 답파 완료에 따른 보상이 정산되었다.]

그에 따른 보상은 내가 망겜이라 칭하는 거 치고는 확실히 이어졌다.

[당신의 등급이 7단계 상승하였다.]

[당신의 가호 : 영력이 한 등급 상승하여 D에서 C급으로 상승하였다.]

[당신의 가호 : 위압이 단번에 D등급으로 상승하였다.]

[당신의 가호 : 살인의 등급이 E등급으로 상승하였다.]

[당신의 가호 : 포식의 등급이 단번에 D등급으로 상승하였다.]

[당신의 가호 : 악마의 등급이 E등급으로 상승하였다.]

[당신의 가호 : 마족의 등급이 E등급으로 상승하였다.]

[당신은 가호 : 천사를 얻었다.]

[당신은 가호 : 상급 저항을 얻었다.]

등급과 가호들의 대폭 상승.

가호 : 천사야 얻을 걸 예상했다만, 가호 : 저항은 내 예상보다 빠른 습득이었다.

‘단순 저항도 사기에 가까운데 상급이라…… 세뇌를 이겨낸 걸 크게 쳐준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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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호 : 상급 저항 F]

상급 존재의 사역을 저항하는 데 성공하여 얻은 가호.

E등급 이하의 모든 저주와 정신계 공격에 면역된다.

당신을 향한 물리적 공격에 일부 저항한다.

이 가호는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성장하지 않는다.

-저항은 존재의 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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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호 : 상급 저항은 후반에 가서도 사기에 가까운 능력이었다.

모든 저주와 정신계 공격에 면역은, 세상이 공허에 가까워질수록 날뛰는 여러 빌런 조직에 대응할 수 있단 의미니까.

전생에도 이 저항 가호를 통해서 꽤 많은 공격을 막았더랬다.

그런데 이번은 보통 저항도 아닌 상급 저항을 얻어냈다.

‘이건 존재만 알았는데 말이야. 상급이라 그런가, 자기 등급 이상의 걸 막아내는 건가.’

F등급이 E등급을 막아내고 시작할 줄이야.

B등급만 가도 A등급을 막아낼 수 있다는 건데.

‘사기다.’

가는 족족 가호를 올리고 있는 내가 할 말은 아니다만.

가호의 등급을 워낙 올리기 힘든 걸 생각하면, 이는 생각도 하지 못한 이점 중 하나다.

이 외에도 많은 것들을 얻었다.

뒤이어 체계는 지니고 있는 기술들의 숙련도가 대폭 상승했음을 알려왔다.

영기 구체화, 영기 폭발, 영혼 감지, 영혼 병사…….

영기에 관련된 모든 기술들에 보상을 더해줬다.

특히 영기 구체화는 단번에 상승하여 F등급이 C등급으로까지 올라갔다.

“와. 영기 관련 모든 스킬이 숙련도가 올랐다고요? 이건, 예상도 못한 일이네요.”

“대단하신데요?”

그에 대한 내 이야기를 들은 한시연이나 직원은 크게 감탄을 해왔다.

그들이 보기에 지금 내 성장은 예상을 뛰어넘는 범위여서 일 거다.

‘전부를 알려준 건 아니어도, 일부만 들어도 놀라는 게 당연하기는 하지.’

하지만 진짜 보상, 아니 나조차도 놀라게 한 건 고작해야 기술이나 등급의 상승 따위가 아니었다.

등급, 기술, 가호.

그 모든 것들은 시간이 걸릴 뿐 언제고 상승시킬 수 있는 거였으니까.

가장 놀라운 건 분명 그 뒤였다.

[당신은 자신의 근원 중 일부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당신의 근원 일부가 당신의 존재와 함께한다.]

내가 찾아냈다는 근원의 일부.

-아까부터 왜 그런 짜게 식은 눈으로 여를 보는 것이더냐?

-왜 대답을 안 하는 거지?

-여를 무시하기로 결정한 건가?

-이 녀석이……?

“하 씨…… 대체 뭐지.”

그게 문제가 너무 많았다.

이 녀석.

아무리 봐도 마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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