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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재앙급 플레이어가 빌런을 다 죽임-5화 (5/206)

제5화

-찍찍!

-찌이익!

“얼 타지 말고 마법 써서 죽여야지 뭐 하는 거야! 냥곰이 만큼은 하란 말야 새꺄!”

“죄, 죄송합니다아! 마력 화살!”

거대 쥐.

도베르만 한 크기의 쥐가 이빨을 내밀고 미친 듯이 달려든다.

그러나, 기괴하게도 그 거대한 쥐는 후줄근한 아저씨만을 노리며 앞발을 휘두르며 물어뜯으려고 했다.

어그로 스킬.

정식 명칭은 정신계 간섭 기술.

몬스터의 정신에 간섭하여 최면 비슷한 효과를 낸다.

지금 두 마리의 거대 쥐는 그 최면 효과에 취해서 방패를 든 후줄근한 차림의 아저씨만을 죽이려고 하고 있다.

주변에는 이미 바싹 마른 랫맨-보통 쥐쟁이라고 부르는- 다섯이 몸 여기저기에 화살을 꽃은 채로 쓰러져 부르르 떨거나 사체가 되어 있었다.

거대 쥐 세 마리와 쥐쟁이 노예 다섯.

그런데도 이 방패를 든 아저씨는 놀랍게도 하나도 다치지 않았다.

“찌익!”

거대 쥐 하나가 뛰어오른다.

그러나 그걸 본 아저씨는 방패를 들어 뛰어오른 거대 쥐의 머리를 후려쳤다.

퍽!

“키익!”

소리를 내면서 거대 쥐 하나가 나가떨어진다.

그사이 다른 두 마리 거대 쥐가 발아래로 달려와 물어뜯으려 한다. 하지만 그 타이밍에 맞춰서 아저씨는 훌쩍 뒤로 뛰었다.

딱! 딱!

두 마리의 아가리가 닫히는 순간.

화살이 날아와 거대 쥐 하나의 눈을 뚫고 들어갔다.

“키이이이익!”

녀석이 비명과 함께 자지러지는 순간.

뒤에서 마력으로 이루어진 화살 3개가 날아와, 눈에 화살을 맞은 거대 쥐의 몸을 꿰뚫는다.

그러자.

아무런 피해를 받지 않았던 한 마리가 계속 달려와 그대로 아저씨를 향해 뛰었다.

휘익!

퍽!

그사이에 이미 다시금 방패를 잡고 자세를 잡은 아저씨가 방패로 녀석을 후려쳤다.

그리고 그사이 화살 한 대가 다시 날아가, 최초에 나가 떨어트렸던 거대 쥐의 목에 박혀 들었다.

이제 남은 건 방금 방패를 맞아서 넘어진 녀석 하나.

이번에는 아저씨가 먼저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러며 거대한 방패를 높이 들었다. 자신의 발이 훤히 보일 정도로.

발은 미끼 역할 이었다.

쥐가 헐레벌떡 뛰어들게 하는 미끼.

역시!

그러자 거대 쥐는 벌떡 일어나 그대로 다시 덤벼들었다.

오로지 이것밖에 모른다는 듯 정면으로 덤벼들어서 이번에는 뛰지 않고 발을 물려고 들었다.

그럴 것이다.

발이 보이니까.

그걸 물어뜯고 싶으니까.

그게 정신계 간섭 기술의 힘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렇게 발을 노리고 덤벼든 쥐새끼의 머리가 방패 아래를 통과할 적에, 아저씨 <최강방패맨>은 그대로 방패를 내리찍었다.

콰직!

거대 쥐의 목이 반쯤 잘리며 부들거린다.

아저씨는 그걸 보고서는 퉤! 하고 침을 내뱉었다.

그리고 따뜻한 조언을 던져준다.

“야 이 개X야! 아무리 실전이 처음이라고 해도 그렇지 그렇게 얼 타냐? 여기 이 처자처럼 못해?”

“죄, 죄송합니다. 이게…… 실습 때보다 위협적이라서…….”

“당연하지 새꺄. 이건 그건 어쨌든 고렙들이 쩔해 주는 거고. 이게 실전이야. 실수하지 마라. 내가 아무리 베테랑이라지만, 네놈 새끼가 실수하면 죽을 수도 있어요.”

알뜰살뜰 파티원들부터 챙겨 준 아저씨는 건들거리면서 방패 끝을 바닥에 대고 비볐다.

피를 대충 닦아 내려는 행동.

쥐쟁이 사체 사이에서, 아저씨는 거침이 없다.

슈트의 여성은 헬멧 때문에 표정이 안 보이지만, 몸짓만 봐도 별다른 충격을 받은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안경을 쓴 마법사 사내는 표정이 좋지 않았다.

사체들을 보면서 머뭇거리는 태도에서부터 공포심이 읽혔다.

“네네. 그런데…… 정말 강하시네요. 전투도 잘하시고…….”

“햐…… 뭘 이 정도 가지고. 전사계들은 다들 나 정도는 해요. 못하면 애초에 이 생활 때려 쳐야지. 그나저나. 마력은 어때?”

“절반 정도 남았는데요…….”

“딱 적당하구먼……. 그러면 좀 쉬었다가 가자고. 이제부터 1시간 정도만 더 가면 되니까 힘내고.”

“네. 네. 어…… 그런데 여기서 쉬시려고요?”

“익숙해져. 이거 익숙해지지 않으면 못 해 먹으니까.”

아저씨는 사체 중 하나를 깔고 앉았다. 안경 쓴 마법사는 그걸 보고 어색하게 웃으며 뒤로 물러섰다.

“아직은…… 좀 힘드네요. 하하.”

“뭐…… 그럴 때도 있는 거지. 나중에는 괜찮아질 거야. 게다가 오늘은 평소보다 쥐새끼들도 많지 않아.”

“이게요?”

“그래. 본래면 다섯 번 정도는 더 마주쳐서 싸워야 했는데…… 오늘 무슨 날인가? 하긴. 그나저나 회귀 그 새끼만 제대로 된 놈이었으면 더 수월하게 오는 건데…….”

혀를 차는 아저씨. 어색하게 웃는 안경 쓴 마법사. 그리고 표정을 알 수 없는 궁수.

세 명은 잠시 그렇게 휴식을 보냈다.

그리고 그들은, 그들이 지나온 길 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 * *

“어이쿠. 어서 옵쇼.”

-찍! 찍!

거대 쥐.

녀석이 전력으로 달려오는 걸 보면서 왼팔을 흔들었다.

촤르르륵!

소리와 함게 흑염룡이 날뛰기 시작한다.

재빠르게 날아간 검은 사슬은 그대로 거대 쥐 녀석의 진로를 가로막았다.

거대 쥐는 당연히 그걸 피하려고 점프를 한다.

줄을 뛰어넘는 그 순간!

나는 즉시 팔을 잡아당기는 시늉을 하며 사슬을 조종했다. 검은 사슬은 궤도를 바꾸며 살아 있는 문어 발처럼 거대 쥐의 목을 휘감아 버렸다.

얼쑤. 월척입니다.

-끼이익!

녀석이 버둥거린다.

그사이. 사슬은 그대로 녀석의 목을 가열하게 조여 버렸다.

차르륵.

-끼익! 끼이이. 끼…….

살고 싶어서 버둥거리지만, 목이 휘감긴 순간부터 이미 녀석은 벗어날 도리가 없다.

그 사슬. 파괴 불가거든.

그리고 버둥거리던 녀석은 그대로 추욱 늘어진다.

사인은 질식사.

사아아아.

그리고.

죽은 거대 쥐의 영혼을 사슬이 빨아들인다.

[원령이 당신을 인지한다.]

[원령이 당신을 저주한다.]

[당신은 저주받았다.]

“진짜 성능 확실하구먼. 영혼 포식.”

[당신은 기술 : 영혼 포식을 사용했다.]

[당신은 영력이 차오르는 것을 느낀다.]

[당신을 위협하던 저주가 사그라든다.]

“좋았어.”

영력.

그것이야말로 영혼 술사의 모든 것. 영혼을 계속해서 포식하다 보면 영력의 가호가 상승한다.

영력이 증가할수록 영혼 술사는 할 수 있는 게 많아진다.

그런 영혼들이 자연스레 내게 스며들고 있었다.

그럴 수 있는 이유?

내가 바라보고 있는 바로 옆에 이유가 있었다.

내 옆에는 야생의 토끼가 흥건하게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다.

왜 이러고 있는 거고, 저 토끼는 또 뭐냐고?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보면 궁금해하는 게 인지상정.

이건 무려, <몰이 사냥>의 방법 중 하나다.

던전은 조각난 차원 같은 거라서, 그 안에 생태계가 존재한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

옛날에 한 괴짜 녀석이 조사해 본 바에 의하면, 최저 등급의 던전의 경우 지름 3km 정도 크기의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했다.

즉. 쥐의 소굴은 쥐쟁이 놈들이 살고 있는 동궁을 중심으로 지름 3km 인근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

그 밖의 풍경은 존재하지만, 3km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보이지 않는 벽이 있는 것처럼.

하여튼 그런 공간이지만, 생태계는 존재한다.

쥐새끼들은 어디선가 나오는 야생짐승들을 사냥해서 먹고살고 있다.

그리고 이놈들은 후각이 좋아서, 피 냄새를 기가 막히게 잘 맡고 몰려들기도 한다.

‘동족 피 냄새는 신경도 안 쓰는데 말이지.’

먹이의 피 냄새 읽는 건 아주 그냥 개코를 능가할 정도다.

그 결과가 이거다.

토끼를 잡아서 일부러 피를 흥건하게 흘리게 해서 방치.

그리고 여기서 기다리면 쥐쟁이 새끼들이 줄줄이 덤벼든다.

지금 방금 하데스의 사슬에 목 졸려서 저승 가 버린 녀석이 그랬듯이 말이다.

참 쉽지.

그나저나.

끼리릭-

하데스의 사슬을 제어해서 보니…….

“아직 생각보다 힘은 떨어지네?”

거대 쥐를 들어 올리지는 못하고 있다.

즉. 사슬의 힘이 저 녀석을 집어던질 정도는 아니라는 것.

그나마 속도는 빨랐다.

아까도 점프하던 거대 쥐 녀석을 한 번에 휘감았잖나.

물론 내가 타이밍 오지게 잘 잡아서 그런 거긴 해도 기본 속도가 안 받쳐 줬음 힘들었다.

그렇다면 결론은 뭐냐.

쥐가 떼거리로 몰려오기라도 하면 이대로는 조금 위험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자.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곧 있으면 한참 뒤에서부터 달려오던 쥐쟁이 녀석들이 올 텐데 말이야.

튀는 건 영 아니다.

도망은 하수고, 치열한 전투는 중수나 벌이는 거다.

나 같은 고수는.

“물론. 이 몸에게는 다 계획이 있지. 빅-플랜.”

계획으로 상대한다.

차르르르륵-

사슬이 뽑혀 나온다.

그것은 순식간에 나를 중심으로 소용돌이 형태로 뻗어나갔다.

뻗어나간 대로 땅에 깔리기 시작했다.

나를 중심으로 땅에는 나선 형태의 소용돌이가 생긴다.

검은 사슬로 만들어진 소용돌이. 순식간에 만들어진 사슬의 나선 문양의 중심에서 털썩 주저앉았다.

이것으로 계획의 준비는 끝.

그리고 마침내.

-찌이익!

-키이익!

손님들이 달려오는 게 보였다.

“좋아. 광렙. 그리고 돈 벌기. 시작해 볼까나.”

내가 깔아 놓은 사슬의 밭 위로 놈들이 뛰어들었다.

* * *

쥐쟁이들이 사슬 밭으로 달려드는 이다음은.

“이거지!”

손목의 스냅을 만들어 내며, 쇠사슬에 의념을 던졌다.

촤악!

의념을 받은 쇠사슬이 땅에서 일어나서 그대로 거대 쥐쟁이 노예의 몸에 얽혀 들어간다.

달려들던 녀석들은 그대로 사슬에 진로를 방 받아서 쓰러지고, 넘어진다.

차악-

어느샌가 넘어진 쥐쟁이의 목을 검은 사슬이 휘감았다.

이게 이 단계.

그다음은?

“끝이지.”

-끼엑!

-끅…….

사이좋게 목이 졸린다.

한 번에 열 마리가 넘는 거대 쥐와 쥐쟁이 노예가 땅에서 바둥거리면서 벗어나려고 했다.

비엔나소시지 꼴이 된 채로 서로 바둥거리자, 서로 당기는 힘 때문에 더욱 더 목이 조여진다.

서로가 서로를 조이는 형태!

그리고 하나둘 부르르 떨다가 죽어 버린다.

어이쿠. 대풍이네요, 대풍. 풍어예요.

[원령이 당신을 인지한다.]

[원령이 당신을 저주한다.]

[당신은 저주받았다.]

“영혼 포식.”

[당신은 기술 : 영혼 포식을 사용했다.]

[당신은 영력이 차오르는 것을 느낀다.]

[당신을 위협하던 저주가 사그라든다.]

영혼이 사슬에 빨려들어 오자마자 영혼 포식으로 먹어 치운다.

영력이 차오르고, 동시에 내 힘이 점점 증가하는 것을 느낀다. 당연하지만, 이 사슬을 조종하기 위해 소모되는 힘도 다시 채워진다.

“후우…….”

그제야 숨이 한결 쉽게 쉬어진다.

사실 이 사슬 조종도 결코 쉬운 일이 아녔다.

무려, 영력을 소모해서 조종하는 거니까.

생각보다 어렵단 말이다.

그래도 쓰는 영력보다, 얻는 영력이 더 많으니 남는 장사란 말씀!

“자, 이제 다음 판을…….”

그때였다.

쐐에엑!

나를 향해 무언가 날아왔다.

* * *

화살이다.

캉!

화살이 날아왔다가, 내 몸을 둘러싸고서 꿈틀거리는 사슬에 맞고 튕겨 나갔다.

“어이쿠, 벌써 활쟁이?”

지금 나는 앉은 채이지만, 내 몸 주변에서 사슬 일부가 나를 휘감아서 보호하고 있다. 당연히 화살 공격이 올 걸 아니까 이러고 있는 거였다.

내가 놈들을 알 듯, 놈들도 방금 전 나에 대해 깨달았다.

뭔 소리냐고.

좋다고 내게 달려들었다가 열 마리가 목 졸려 죽은 걸 봤단 이야기다.

덕분에 이놈들이 덤벼들지를 않는다.

하기야.

이놈들 저래 봬도 지성 종족이다.

검은 사슬의 나선진에 들어 왔다가 목 졸려 죽는 걸 봤으니 무서워서라도 덤비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동족 죽는 건 상관없어도 제 목숨은 소중하니까.

쐐에엑. 쐐에엑.

캉! 카캉!

그렇다고 날 두고 볼 수도 없으니, 계속해 화살을 날려댄다.

화살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슬쩍 주변을 보니 숫자가 많다.

거대 쥐만 해도 서른 마리에, 그걸 부리는 노예 놈들이 스물.

그리고 궁수가 다섯에 전사가 둘.

총 57마리인가.

제법 많이들 오셨군요.

그렇다면.

“다음 계획으로 가 볼까나?”

척.

바로 손을 들었다. 사실 이런 행동을 할 필요 없이 조종이 가능하지만, 기분을 내기 위해서다.

기분 좋게…….

대학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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