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5화 〉 만수절(萬??)
* * *
만수절.
그것은 황제의 생일을 이르는 말이다.
11월 23일.
그날이 바로 만수절이자... 현황제인 진위의 생일이었다.
황제는 자기 생일까지 어느새 사흘 남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
그냥 민간에 고기와 술을 좀 풀고, 가벼운 행사 정도로 마무리를 지을 생각이었다.
선제께서는 아주 화려한 연회와 무희들의 춤으로 흥을 돋우며 만수절을 보냈다지만... 황제는 그런 향락을 즐길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무엇보다도 시간이 아까웠다.
그럴 시간에 검을 더 휘두르겠거늘.
"묘호에 대해서 기탄없이 의견을 제시해 보도록."
아무튼 오늘은 고관들과 함께 선제의 묘호를 정하기로 한 날이었다.
황제의 말에 가장 먼저 손을 든 것은 이번에 형부 상서로 임명된 인물로 투르크족의 인물이었다.
"그래, 형부 상서의 의견은 어떤가?"
"선제 폐하의 치세는 참으로 평화롭지 않았습니까. 세상은 평화롭고, 곳곳에 노래가 흘러나왔으니... 요(?)자를 써서 요문제가 어떠한지요."
"...가무를 즐기긴 하셨지."
황제는 그리 나쁘진 않다 여겼으나 재상은 바로 반대했다.
"노래 요 같은 급이 낮은 단어는 황제의 묘호로는 적합하지 않사옵니다."
"그렇다면 재상의 뜻은 어떠한가?"
재상은 그 말에 잠시 고민해 보더니 대답했다.
"아무런 문제도 없었으니 없을 무(無)자를 사용하며 무문제 정도가 적합하지 않겠사옵니까?"
"...놀랍구나."
그 의견에 황제는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그 뜻은 다르긴 하나 재상의 입에서 황제가 생각했던 묘호와 똑같은 묘호가 튀어나왔으니까.
황제는 웃음이 튀어나올 뻔한 걸 참으면서 재상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나쁘지 않구나. 다른 의견은 있는가?"
"문제란 표현이 적합하지 않다 여겨집니다. 분명 선제 폐하의 치세 동안 큰 전쟁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나 선제께선 수차례 야만족의 침입을 막으셨지 않습니까? 그 군사적 업적을 생각해서라도 무제를 쓰는 것이 적합하다 생각합니다만..."
그때 호부 상서가 조심스럽게 의견을 제시했다.
물론 그 침입을 막은 것은 태자의 공이었긴 하지만 분명 선제 치세 동안 있던 일이긴 했다.
황제는 그 말이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 여겼다.
"허나 선제께서 이룬 치적은 아무리 보아도 무보단 문에 더 적합하다 여겨집니다."
가만히 있던 병부 상서가 의견을 제시하자 대장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도 일리가 있습니다. 제가 볼 때 문제가 맞다 여겨집니다."
"그래, 짐의 생각 역시 그러하다. 선제께선 무에 그리 신경을 쓰시는 분이 아니었지. 선제의 치세 동안엔 군비도 착실하게 줄이고 있지 않았던가? 그러니 그 문제는 두고 앞에 단어에 집중하는 편이 좋겠구나."
무제라 붙이려면 붙일 수 있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선제와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렇기에 황제는 일단 그렇게 정리하고는 여러 의견을 들었다.
다양한 의견이 나왔고 황제는 그 의견을 모두 듣고 결론을 내렸다.
"묘호에 대해선 좀 더 생각해 보도록 하고 오늘 회의는 마치도록 하자꾸나."
황제는 시계를 확인하고는 말했고, 고관들은 그 말에 고개를 숙여 조정을 떠났다.
"꽤 좋은 의견이 많구나."
오늘 나온 묘호들을 대충 정리하며 황제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런 게 집단지성이라는 것이겠지.
생각보다 훨씬 괜찮은 후보들이 많이 나왔다.
예를 들면 조용한 시절이었다 하여, 고요할 적(?)자를 써서 적문제라 하자는 의견도 있었고, 야만족. 즉 오랑캐와 자주 다투긴 하였으니 오랑캐 이(?)자를 써서 이문제라 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둘 다 괜찮긴 하였으나 다른 것도 아니고 선제의 묘호를 정하는 일이니 좀 더 신중하게 결정하기로 했다.
"만수절 행사에 준비는 차질이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렇겠지."
별로 흥미로운 내용은 아니다.
"만수절엔 나르타 비 전하도 돌아오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
황제가 고개를 갸웃하며 묻자 재상의 표정이 굳었고 황제는 그 반응에 피식 웃고는 대답했다.
"안다. 알아. 짐의 아이를 회임하였다는데 만나 보아야지. 그보다 콰이콴이란 자는?"
"사람을 보내서 궁으로 데려오라 전했습니다만... 워낙 신출귀몰한 자라서 시일이 걸릴 듯합니다."
재상의 말에 황제는 그 콰이콴이란 남자에 더욱 관심이 갔다.
분명 새로운 주술부대 편성과 그 대장에 대해서는 전국에 방을 붙여두었거늘.
그런데도 모습을 감추었다는 건가?
"더욱 탐이 나는군."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그 모습이 황제의 마음에 더욱 들었다.
그 남자가 아니면 안 된다.
어느새 황제는 그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자를 반드시 찾아서 데려와라."
"...사람을 더욱 풀겠습니다."
재상의 대답에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인 황제는 재상도 사라지자 마지막으로 조정을 나섰다.
"아! 폐하!"
저 공손한 건지 불순한 건지 헷갈리는 호칭에 황제는 고개를 홱 돌렸다.
역시나 오르테가가 환하게 웃으면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뭐 하는 거지?"
황제는 입가에 웃음을 지우지 못한 채 오르테가에게 다가가 물었다.
그녀는 혼자가 아니었다.
"쌍둥이들이구나."
오르테가와 같이 있는 건 쌍둥이들이었다.
"폐, 폐하!"
리사는 당황하더니 곧 오르테가를 잡고는 소곤거렸다.
"폐하를 데려오시면 어떻게 해요!"
"응? 그런 건 본인한테 물어보는 게 확실하지 않아?"
'...전부 들리는데 말이다.'
나름 소리를 죽인다고 죽인 모양이다만... 황제에겐 솔직히 선명하게 들렸다.
아무튼, 저 셋이 왜 모여 있는지는 알 수 있었다.
'만수절 때문이구나.'
황제는 그녀들을 위해서라도 자리를 비워주기로 결심하고는 연무장으로 향했다.
원래라면 여화와 레오니가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어야 했으나 오늘은 아무도 없었다.
달리아와 같이 사냥하러 멀리 떠났으니까.
'혼자서 단련하는 건 오랜 만이군.'
황제는 가볍게 검을 휘둘러보고는 조금 허전하다 생각했다.
있다가 없으니까... 참으로 공허한 느낌이 들었으니까.
'그렇군... 이게 외롭다는 거구나.'
황제는 그제야 나르타가 말한 자신이 외로워 보인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은 외로웠다.
다만 그 외로움이 익숙해져서, 스스로가 체감하지 못했을 뿐.
그걸 이렇게 같이 있던 그녀들이 없으니까 깨달을 수 있었다.
과거의 자신은 참으로 이렇게 외롭게 검을 단련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폐하, 그러고 있으면 안 외로우십니까?]
'...모용진.'
그리고 황제는 그제야 그 녀석이 했던 말도 이해가 되었다.
그때 자신은 뭐라고 대답했더라?
황제는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보았다.
분명... '검이 있는데 왜 외로워야 하지?' 였던가?
참으로 어리석은 대답이었다.
왜 모용진이 그 대답에 한숨을 쉬었는지... 황제는 이제는 확실히 알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래... 짐은 변했구나.'
그리고 황제는 자신이 무엇이 변했는지도 알 수 있었다.
그때와 비교하면 자신은...
확실히 자신의 감정을 더 잘 알게 되었으니까.
"그, 그렇구나.... 그래서."
별궁에서의 유폐가 끝나고, 원래 자신이 사용하던 친왕궁으로 복귀한 미친왕 진민은 갑작스러운 손님의 방문에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시선을 피했다.
"그런 것도 있고... 아우가 잘 지내는지 확인하고 싶더구나."
친왕궁을 찾은 사람은 다름 아닌 아침 단련을 끝내고 온 황제였으니까.
황제의 말에 진민은 덜덜 떨면서 웃었다.
"너무 그렇게 떨지 마라. 죄가 없다면 동생을 벌할 이유는 없으니까."
황제는 식사하면서 말했다.
"자 먹자. 이 형님이 특별히 신경 써서 하라 했으니."
"...고마워."
짐이 아닌 형이라는 호칭을 들은 진민은 덜덜 떨면서도 말을 편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그러고 보니 너와 식사는 오랜 만이구나. 네가 나한테 독을 타고 난 뒤로는 한 적이 없었지."
멈칫!
그 말에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진민이 식사를 뱉으려고 하자 황제는 느긋한 어조로 말했다.
"독은 안 탔으니 걱정하지 말고 먹거라. 애초에 내가 널 죽일 생각이었다면 몇 번이나 널 살려둘 이유가 없겠지."
"그, 그렇지. 난 형을 믿고 있다고."
진민은 그 말에 안도하고는 다시 식사를 시작했다.
형이 자신에게 부탁할 거라는 건 대체 뭘까?
그는 빠르게 머리를 굴리고는 질문했다.
"아무튼 형이 나한테 부탁이라니 별일이네. 무슨 일이야.?"
'저런 태도를 원하긴 했지만... 덜덜 떨면서도 내가 원하는 대로 편하게 말하는 저 눈치는 칭찬해주고 싶군.'
애초에 이 정도 눈치도 없었으면 친동생이라도 이렇게 몇 번이나 봐주진 않았을 거다.
황제는 그리 생각하면서도 말했다.
"일단 조사다. 쿠류로 가서 대모와 이야기를 나눠보고, 비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내라."
"비라면... 아, 요번에 새로 들어온 세이나라는 비? 그다음엔?"
이 머저리도 귀는 열고 사는지 정보는 대충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황제는 그 모습에 조금 안심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 비다. 아무튼 네가 판단하기에 대모가 그녀에게 너무 심한 짓을 했다 싶으면 그 대모의 목을 가져와라."
"!"
덤덤하게 한 민족의 지도자 목을 가져오라는 황제의 말에 진민은 눈을 크게 떴다.
그게 말이 쉽지 가능할까?
진민은 자신이 아무런 힘도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이게 단순한 부탁인지, 아니면 부탁을 가장한 자신 보고 그곳에 가서 죽으라는 명령인지 그 의미를 파악하려고 애썼다.
"나 혼자서?"
"...백부장 둘과 이동을 도와줄 마법사 셋 정도면 되겠지."
황제가 백부장 둘과 마법사 셋을 붙여주겠다고 말하자 진민은 안도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약소 부족 따위, 백부장이 둘이면 뭐, 충분했으니까.
아무래도 진짜 부탁인 거 같았기에 진민은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는 당당하게 말했다.
"좋아. 그것만 하면 되는 거야? 쉽네? 맞다. 대모면 여자지? 상황에 따라서 죽이기 전에 내가 좀 가지고 놀아도 괜찮아?"
하여간 여성 취향이 나쁜 녀석이다.
황제는 그리 생각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뭐, 굳이 죽이지 않고 네가 쓰겠다면 써도 좋지. 물론 그녀가 무슨 짓을 했는지는 나도 백부장들에게 따로 보고를 받을 거다. 그 말의 의미를 모르진 않겠지?"
"알지. 죄가 없는데 있다고 거짓 보고 하고 멋대로 하지 말라는 거잖아. 이젠 그런 짓은 안 해."
'진심이군.'
역시 몸이 좀 아파야 철이 드는 건가?
하는 말은 전혀 철이 안 든 거 같다만... 그래도 전에 비하면 괄목상대라 할 수 있었다.
황제는 그리 생각하면서 고개를 끄덕였고, 진민은 이젠 완전히 편해졌다.
그는 자신에게 황제가 일을 맡긴다는 거 자체가 자신을 용서한 거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물론 그건 틀렸다.
황제는 이미 그가 벌을 받았을 때 그를 용서한 지 오래였으니까.
"또? 고작 이거 시키려고 나한테 찾아온 건 아닐 텐데."
"흠... 네가 여색을 탐하는 실력이 대단하다는 건 이미 알고 있다."
"...그거 칭찬이야?"
진민은 황제의 말에 어이없어 했으나 황제는 진심으로 그를 칭찬하는 거였다.
그야말로 많은 궁녀들을 품에 안으며 주색잡기에 혈안인 녀석은 아예 자주 부르는 궁녀로 목록까지 만들어두었다고 한다.
뭐, 애초에 궁녀의 역할에는 그런 것도 있으니 황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칭찬이다. 잘하는 게 있다는 게 다행인 일이지."
뭐 하나라도 잘 하는 게 있다는 게 참으로 다행스러운 동생을 칭찬하며 황제가 웃자 진민은 씁쓸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아무리 들어도 칭찬 같지는 않은데?"
"...아무튼 네가 정력을 챙기기 위해서 먹는 것들을 좀 듣고 싶구나."
"아하, 형도 밤일의 중요성을 깨달았구나. 좋아. 좋아. 그럼 내가 형을 위해서 특별히 원래 내가 먹으려던 걸 넘겨줄게."
금세 신이 난 녀석은 뒤에서 얌전히 서 있던 궁녀에게 손짓했고, 궁녀는 잠시 안으로 들어가더니 고급스러운 상자를 들고 나왔다.
"이건 무엇이냐?"
황제의 질문에 진민은 직접 보라는 듯이 상자를 열었다.
그곳에는 사람처럼 생긴 괴상한 약초가 얌전히 자리 잡고 있었다.
"맨드레이크. 아, 이름이 똑같은 동종의 식물과는 다른 거야. 이건 마법 식물이거든."
진민의 설명에 황제는 맨드레이크를 보았다.
과연... 마법 식물인가?
그 효능이 어떨지 황제는 궁금했다.
"...흐음. 그래서 효능은?"
진민은 씨익 웃으면서 말했다.
"몸에 안 받으면 죽을 수도 있긴 한데... 정력 강화에 좋아. 그 죽을 수도 있다는 것 때문에 나는 먹을까 말까 고민 중이긴 했는데... 형은 뭐... 이런 식물에 죽을 거 같진 않잖아?"
"생으로 먹으면 되나?"
그 말대로 황제는 자신이 이걸 먹고 죽을 거란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그게 제일 효과가 좋다더라."
우적.
황제는 그 말에 망설임 없이 맨드레이크를 먹어 치웠다.
순식간에 화끈한 열기가 황제의 몸속에서 치솟았으나 황제는 그 기운으로 오히려 자신의 기운으로 제압했다.
'과연... 보통은 먹으면 안 될 거 같은 물건이긴 하군.'
엄청나게 독한 열기다.
보통의 사람이 먹었다면 내장이 녹아내렸으리라.
"...변화가 있어?"
오히려 진민이 더 기대하는 얼굴로 황제를 보며 물었다.
변화라... 황제는 자기 몸을 점검해 보았다.
"넌 먹지 마라. 어지간한 이는 내장이 녹아내리겠구나."
일단 이걸 저 녀석이 먹었다간 동생의 장례식을 치를 판이었기에 황제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충고했고 진민은 눈을 크게 떴다.
"아, 그, 그래?"
진민은 그 말에 안 먹길 잘했다고 중얼거리면서도 황제의 대답을 기다렸다.
"흐음..."
황제는 차분하게 자신의 몸을 계속 점검해보았다.
변화가 있는 건가?
변화라고 하면 자신의 내부에 얌전히 자리 잡게 된 이 열기 뿐이었다.
"뭔가가 내 안에 자리 잡긴 했는데..."
"그거야. 아무튼 좋은 밤 보내."
그 말에 진민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자 황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 백부장이 오는 대로 넌 출발이나 하거라."
황제의 말에 진민은 씨익 웃었다.
대모라... 비의 얼굴을 생각하면 나이가 조금 있어도 굉장한 미인이겠지. 진민은 벌써부터 흥분되는 기분이었다.
"맡겨두라고. 그 대모인지 뭔지 보란 듯이 따먹고 올 테니까."
"..."
그런 걸 시킨 게 아닌데?
황제는 그리 생각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뭐, 그녀가 정말 지은 죄가 있다면 처분은 저 녀석이 결정하기로 했으니 마음대로 하겠지.
그 부분에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었기에 황제는 친왕궁을 나섰다.
"아비, 대흘. 너희는 마법사 셋을 데리고 미친왕과 함께 쿠류로 다녀오거라. 기본적인 판단은 미친왕에게 맡기겠지만... 딱 두 가지의 경우에만 너희들이 알아서 판단을 하거라."
"네."
황제가 부른 두 명의 백부장은 황제의 말에 고개를 숙였다.
"하나는 미친왕의 판결이 너희들이 보기에 부적합하다 생각되면 판결을 무르고 너희들이 판결을 내려라. 물론 이는 죄에 대한 판결을 말하는 것이지 처벌에 대한 것이 아니다. 죄가 있는 게 확실하다면 조금 과한 처벌이라고 해도 넘어가도록."
"알겠습니다."
백부장 둘의 대답에 황제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들이 너희들 대하는 것이 불순하다면... 너희의 재량대로 처벌해라."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일 그들이 황명을 받고 온 자들을 보고 그 태도가 불순하다면, 황제는 반역의 죄를 물어도 상관이 없다 여겼다.
"명을 받습니다."
그리고 백부장들은 그런 황제의 뜻을 헤아리고는 고개를 숙였다.
"그럼 출발하거라."
"존명."
백부장 둘이 빠르게 사라지자 황제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이걸로 되었겠지.'
새로운 비에 관한 문제는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황제는 그리 생각하며 걸음을 옮겼다.
식사를 끝냈으니 그는 다시 집무실에서 정무를 볼 생각이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