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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작가 망나니가 천재임-57화 (57/200)

7장 소환 : 찾아낸 망나니

얼마 전까지 시온은 지독한 슬럼프를 겪고 있었다. 매일 같이 기술을 연마하고 체력을 단련해도 실력이 제자리였다. 그녀는 아버지 세바스찬과 헤논 도련님이 누누이 말해왔던 “벽”이 왔음을 깨달았다.

처음에는 벽이 반가웠다. 여기만 넘으면 익스퍼트의 경지를 밟을 수 있었으니까. 그녀는 후작성 안팎에서만 평생 살았지만 자신의 나이에 익스퍼트에 올라가는 경우는 굉장히 희귀하다는 걸 어렴풋이 깨닫고 있었다.

그러나 기대감이 지옥 같은 기다림으로 변한 건 금방이었다. 벽을 넘기 위해서 잠도 줄이고 공부량도 늘리면서 박차를 가했으나 변화는 개미손톱만큼도 없었다. 그런 와중에 하녀로서의 본분도 다해야 했으니 그녀의 정신력은 나날이 고갈되었다.

그러던 차에 결국 늦잠을 자 버렸다. 그것도 도련님이 보는 앞에서. 많이 수치스러웠다. ‘내가 언제 여기까지 추락했지?’ - 라는 생각이 들며 자괴감까지 들었다.

“지나치게 게으르군. 외출금지다. 이거나 먹고 반성해라.”

그런 도련님이 그녀에게 내려준 벌은 바로 다음 벽을 넘기 위한 사다리였다. 헤논 도련님은 자신이 제일 모자란 점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해서 가장 필요한 영초를 건네주었다.

내뱉는 단어와 행동 하나하나가 겉으로 보기엔 차갑기 그지없다. 그래도 그녀는 그 안에 담긴 따스한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그녀는 도련님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세계를 경험했다.

익스퍼트에 오르고 나서는 거칠 것이 없었다. 암살자 필수 스킬인 보호색까지 자연스레 익히면서 자신감은 배가 되었다.

이제야 헤논 도련님께 도움이 되겠다고 느꼈다. 그전까지는 그의 엄청난 성장 속도에 과연 발맞출 수 있을까 걱정하는 나날이 계속되었는데, 이제는 옆에 당당히 설 수 있겠다 싶었다.

“완전히 착각했어.”

오늘에서야 시온은 그 속마음이 얼마나 부질없었는지 절절히 실감했다.

악마를 보았을 때만 해도 할만하다 느꼈다. 이야기로만 전해지던 악마를 만나서 몸이 무거웠던 것도 도련님의 힘찬 기합 한 방에 사라졌다.

돼지처럼 먹성이 좋고 그녀의 이름도 못 외우지만 힘 하나만큼은 확실한 캠벨과 최근에 암살자로서의 소양이 크게 향상된 자신이라면 도련님이 악마와 싸우는 동안 적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줄 알았다.

머릿속에서는 벌써 악마를 처치하고 도련님께 칭찬받는 모습이 상상되어서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가 삐죽 올라왔다.

옆구리에 격렬한 통증이 엄습하기 전까진 말이다.

촤아악!!

의식이 혼미해질 정도의 고통이 몰아쳤고, 붉은 생명수가 비처럼 쏟아지며 바닥에 작은 웅덩이를 만든다. 치명상을 입고 나서야 시온은 악마를 너무 쉽게 봤음을 인정했다.

옆을 보니 캠벨도 허벅지가 크게 베여서 기동을 못하고 있었다. 역시 악마는 악마다. 헤논 도련님이 강해서 수월하게 상대하는 것처럼 보였을 뿐, 가벼이 여길만한 상대가 전혀 아니었다.

-크핫하하하!!! 이 단탈레온 님의 몸은 오러블레이드나 신성력 아니고서는 상처조차 낼 수 없다.

악마는 진실을 말하고 있었다. 저 말대로라면 여기 있는 사람 중에서 단탈레온에게 유의미한 타격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의미다.

‘아···도련님을 말릴걸. 조금 안타깝더라도 악마에게 영지민이 희생되는 동안 몸을 피신하고 후작님을 기다렸어야 했는데.’

비록 비정하고 인정머리 없는 결정이더라도 헤논의 최측근으로서 올바른 조언을 했어야 했다. 그녀에게는 영지민들보다 영주의 안전이 훨씬 중요했으니까.

그러나 후회조차 늦었다. 꽉 누른 옆구리로는 피가 스멀스멀 새어나왔다. 맞은편에는 캠벨이 의식을 잃은 상태. 남은 건 홀로 외롭게 고군분투하는 주군이 결국 악마에게 마무리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뿐이었다.

‘여기까지구나.’

그동안 기대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헤논의 행보는 그만큼 파격적이었다. 무엇하나 평범하게 하는 법이 없었다. 한 번 움직일 때마다 언제나 몇 배의 수확을 거두었다.

그래서일까. 어느 순간부터 헤논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이 생겼다. 그래. 아마도 케이브 장원에서 사령술사 라울을 잡았을 때부터다.

도련님이라면 해주겠지. 아무리 어려운 문제가 닥쳐와도 해결하시겠지. 헤논님이니까. 평범함을 벗어난 망나니니까.

그 안일한 마음이 결국 여기까지 사달을 만들었다. 아니,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헤논 도련님이 악마 단탈레온을 몰아붙이기 전까지는 말이다.

“단탈레온, 네 오만함이 패배의 원인이다. 이만 끝은 내마.”

헤논이 쇄도한다. 이에 발맞추어 주변의 모든 환경이 그를 보조한다. 그 모습은 너무나 경이로웠기에 시온은 눈도 깜빡 안 하고 모든 장면을 생생히 머릿속에 담았다.

결국 둘의 전투는 하늘에서까지 이어졌다. 눈부신 빛이 명멸한다. 내성의 성문이 열리고 로이드 후작님이 오신 것도 그때쯤이었다.

“시온! 이런! 부상이 심각하군.”

세바스찬이 황급히 붕대로 그녀의 복부를 감아서 출혈을 지연시켰다. 로이드 후작은 검을 빼들며 헤논을 지원할 준비를 했다. 그런 후작에게 시온이 말했다.

“후작님···”

“말하지 마라. 피를 많이 흘렸다.

“도와주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무슨 뜻이지?”

“도련님 말입니다. 가만히 지켜봐주세요. 반드시 승리하실 겁니다.”

번쩍!!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하늘이 떨렸다. 눈부신 빛이 어둠을 몰아내며 주위를 환하게 밝혔다. 시온만 이 장면을 본 게 아니다. 로이드 후작, 세바스찬, 그리고 후작성의 모든 거주민이 목격했다.

시야가 트이고.

모두의 앞에 하늘에 당당히 떠있는 헤논과 검에 몸이 뚫린 채 죽어있는 악마의 모습이 드러났다.

누구의 승리인지는 명백했다.

“도대체···”

과거 마왕으로부터 대륙을 구하는데 일조했던 로이드 후작마저 아들의 무위를 보고 할 말을 잃었다.

시온이 느끼기에도 그럴만했다.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무슨 수를 써서 악마를 저렇게 몰아붙이다가 결국엔 소멸시켰는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그러나 그녀는 굳이 그 방법을 파헤치고 싶진 않았다.

묘지에서 살아난 이후로 완전히 바뀐 헤논 도련님.

그를 가장 측근에서 지켜보며 판단한 바로는 성정이 다소 괴팍하기는 해도 항상 올곧은 방향으로 나아갔으니 말이다.

이제 헤논 도련님은 영웅이 되시겠지.

악마를 처치하는 모습을 수많은 영지민들이 지켜봤으니 말이다.

모두가 그를 주목하고 찬양할 것이다.

하지만 시온은 영웅도 좋지만 다른 표현을 써주고 싶었다. 왠지 그 단어가 헤논 도련님에게 더 잘 어울렸다.

“마치 이 세상의 주인공 같아.”

주인공.

이유는 모르겠지만 시온은 이 단어가 헤논에게 찰떡같이 들어맞는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치면 자신은 주인공 옆에 있는 하녀. 그저 별볼일 없는 조연일까···아니면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는 걸까···

“어지러워.”

피가 너무 많이 흘렸나 보다.

멀어지는 의식 속에서 시온은 더욱 강해지기로 결심했다.

자신이 모시는 주인은 앞으로 더 화려하게 비상할 터. 그와 보조를 맞추려면 지금으로는 부족하다. 훨씬 더 발전해야 한다.

갈 길이 더욱 멀어진 느낌이었지만 그럴수록 시온의 심장은 기대감에 벅차서 두근거렸다.

결국 시온은 출혈 때문에 기절했다.

정신을 잃은 그녀의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걸려있었다.

* * *

단탈레온의 시체를 어깨에 걸치고 지면에 착지했다.

내 예상보다 악마는 강했고 그러다 보니 전투 스케일이 상당히 커졌다.

내성 동쪽 구역은 나와 단탈레온의 충돌로 인해 그야말로 초토화가 되어있었다.

그리고 무너진 건물 잔해 한가운데에 로이드 후작이 우두커니 서 있었다.

“후작님을 뵙습니다.”

언제 온 걸까.

왔으면 진작에 좀 도와주지.

어쨌든 후작이 왔으니 뒤처리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듯했다.

부상당한 시온과 캠벨이 보이지 않는 걸 보니 벌써 세바스찬이 옮겨서 치료 중임이 분명했다.

“어찌된 일이냐? 대충은 들었다만 네 입으로 다시 듣고 싶구나.”

약 5분 동안 자초지종을 고했다.

사실 말할 것도 많이 없었다.

로잘린이 황혼에게 깜빡 속아서 악마를 소환했고 냄새를 맡고 뒤쫓다가 적을 퇴치했다. — 이게 끝이었다.

후작은 묵묵히 경청했다.

내 이야기가 끝나자 그는 천천히 나를 살펴보았다.

엉망이 되고 찢어진 상의.

걸레짝이 된 하의.

검댕 묻은 얼굴.

온몸에 난 찰과상.

내 꼴이 말이 아니어서였을까.

그는 나를 덥석 안아주었다.

“고생했다. 네가 자랑스럽구나.”

아버지의 포옹이라니.

격한 애정표현이 낯설다.

한편으로는 예전부터 로이드 후작은 헤논과 이런 관계를 쌓고 싶어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다만 주변 환경의 방해와 자신의 지위, 헤논의 망나니짓, 이 밖에도 여러 변수가 끼어들어 부자 사이를 멀어지게 만들었겠지.

헤논도 그렇고, 후작도 그렇고.

여러모로 안타까운 관계였다.

“아닙니다. 어머니를 구하지 못했습니다. 악마를 처음 봤을 때 입에 팔을 물고 있더군요. 늦어서 죄송합니다.”

로잘린이 나에게는 원수였지만 로이드 후작에게는 아내였으니 정신적 충격이 크겠지.

“그녀는 잘못된 선택을 했고 그 대가를 치렀을 뿐이야. 게다가 너와 그 여자는 양립할 수 없는 사이였잖나. 괜히 내 기분 배려할 것 없다.”

안쪽으로 깊게 들어오는 돌직구에 순간 당황했다. 앞으로 로이드 후작은 내게 솔직한 태도를 보이려나 보다.

“아무튼 이렇게 젊은 나이에 악마를 퇴치하다니. 나조차도 못했던 일이다. 오늘 너는 스스로 로이드 가문의 정당한 후계자임을 넘치도록 입증했다. 아니지, 좀 과장하면 지금 당장 후작위를 물려받아도 모자라지 않을 자질임을 보였다.”

후작이 이렇게 말하는 걸 보니 내가 정말로 큰 일을 해냈다는 게 실감 난다.

“조만간 너에게 따로 줄 게 있으니 그때까지 몸조리 잘하고 있어라.”

몸을 돌린 후작.

그가 잠시 멈추더니 말을 덧붙인다.

“휴식도 좋지만, 그전에 내성문 근처로 가보거라. 그곳에 너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많은 것 같더구나.”

이 말을 마지막으로 후작은 멀어졌다.

후작의 말대로 내성문 근처로 향했다.

그곳에는 내가 명령을 내려서 몸을 피한 기사들과 병사들이 있었다.

나를 발견한 수염 덥수룩하고 덩치 큰 사내들이 눈물을 글썽이며 우르르 몰려든다.

‘왜 이래. 부담스럽게시리.’

“공자님을 뵙습니다!”

“공자님을 뵙습니다!!!”

절도있는 인사과 함께 한쪽 무릎을 꿇는 부하들. 내가 악마를 퇴치한 그 짧은 시간에 논산훈련소라도 갔다 왔나. 갑자기 군기 수준이 신병 저리 가라다.

“공자님, 저희를 죽여주십시오.”

“그렇습니다. 공자님을 지켜야 하는 의무를 저버리고 오히려 공자님에게 보호를 받았습니다. 죄를 지었으니 벌을 내려주십시오.”

영지전 이후에 기사들이 어느 정도 날 존중해주긴 했지만 이 정도로 맹목적인 충성을 바치진 않았다.

아무래도 악마 단탈레온을 눈앞에서 해치운 일이 녀석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된 모양이다.

“벌을 받고 싶다고 했나. 원한다면 벌을 내려주지.”

스르릉

허리춤에서 검을 뽑았다.

그러자 내가 정말로 행동을 취할 줄 몰랐는지 기사들이 당황했다.

“왜 그러지? 벌을 내려달라고 해서 내려주려 하는데. 무슨 문제 있나?”

“아, 아닙니다.”

이것들이 아주 액션만 헐리웃이지.

책임자 목을 진짜로 베려다 말았다.

대신에 검을 들어 초토화된 동쪽 구역을 가리켰다.

“보다시피 악마와의 전투로 내성이 엉망이 되었다. 너희가 이번 전투에 참여하지 못해 죄책감을 느낀다면 내성 구역 보수에 일손을 보태라. 흘린 땀만큼 속죄해라.”

이 정도면 합리적인 명령이다.

기사들과 병사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인다.

“명을 받듭니다!”

그렇게 뒤처리를 끝마치고.

내성문을 향하니 예상치 못한 광경이 펼쳐져 있다.

평상시에 한산하던 이곳이 도떼기시장처럼 붐비며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저기다! 저기 오신다!”

“헤논 공자님이다!!”

“와아아아!!!”

사람들이 나를 보자 연예인을 본 것처럼 환호한다.

그제야 나는 이들이 한참 단탈리온과 하늘에서 싸울 때 땅에서 지켜보던 군중임을 알았다.

나야 싸우던 당사자였으니 정신없었으나, 이들은 아래에서 엄청난 격돌을 생생히 목격해서인지 흠모와 존경, 경탄과 추앙의 시선으로 나를 우러러본다.

그 중 나이가 많아 보이는 촌로 한 명이 대표로 나와서 내게 말했다.

“공자님, 혹시 악마는 어찌 되었습니까?”

모두가 숨죽이며 내 입술만 바라본다.

그런 이들에게 나는 원하는 대답을 내려주었다.

“악마는 퇴치되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퇴치될 예정이다. 어둠에서 비롯된 잡스러운 것들은 로이드 가문이 존재하는 한 절대 이 땅에 발디딜 수 없음을 선언한다.”

“와아아아!!!”

미칠듯한 환호성이 끝없이 이어지고.

순간적으로 내성문은 열광의 도가니가 되었다.

들뜬 분위기는 내가 손을 들어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계속되었다.

“그러니 너희는 나와 후작님을 믿고 온전히 생업에 종사하라. 이만 해산한다.”

그 말을 끝으로 등을 돌렸다.

그러고도 한참이나 뒤에서 군중이 목청이 터져라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정말로 악마를 퇴치하시다니!”

“아아, 헤논님은 대단해.”

“악마 살해자! 로이드 영지에 악마 살해자가 탄생했다!”

“악마 살해자! 악마 살해자!”

“영지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공자님은 저희 모두의 영웅이십니다!”

영지민들이 모두 영웅으로 떠받들어준다. 그렇다고 나는 우쭐하거나 붕 뜬 기분에 취하진 않았다. 정확히는 그러지 못했다.

‘황혼이 예상보다 빨리 움직였어. 이번에 제대로 실패했으니 다음에는 더 치밀하게 준비해서 들이닥칠 거야.’

이 세계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고 메인 스트림이 다가오는 속도가 내 예상보다 빠르다.

대륙의 운명을 알고 있는 나로서는 지금 당장 악마를 처치했다는 위업마저 다음을 대비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할 일이 많어.’

이번 일을 통해 사실상 정식 후계자로 굳어졌다지만 남은 필립과의 문제도 매듭지어서 완벽하게 후작가를 내 영향권 안에 두어야 했다.

한편 천마의 가르침을 받아 검술로는 마스터의 경지에 이르러야 했으며 황금가지를 찾아 더 높은 등급의 드루이드가 되어야 했다.

그리고···

지금 내 앞에는 악마 단탈레온의 시체가 있다. 악마의 시체는 인간과 달리 썩지 않는다. 그래서 일단은 관에 넣어 내성 지하에 보관해 둘 계획이었다.

그랬는데 갑자기 허리춤에 매달린 아공간 호리병이 격하게 흔들렸다.

덜컥! 덜컥!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어서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갑자기 호리병의 뚜껑이 뽕 열리는 게 아닌가!

뚜껑 열린 아공간 호리병에서 모습을 보인 건 뜻밖에도 드래곤 에그였다.

“네가 왜 나오냐?”

북부에서 처음 만난 이후로 쭉 잠잠했던 드래곤 에그였건만, 스스로 의지를 가지고 행동을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드래곤 에그는 자기 혼자서 데굴데굴 구르더니 악마시체 옆으로 갔다.

다음에 벌어진 일은 나도 많이 놀랐다.

갑자기 악마 시체에서 강제로 기운을 뽑아내더니 모조리 흡수하기 시작했다.

쪼옥! 쪽!

마치 쭈쭈바를 쪽쪽 빨아먹는 아이를 연상케 했다.

가만히 기다려주었다.

그 사이에 기운이 완전히 빨려버린 단탈리온의 시체는 가루가 되어 천천히 공기 중에 휘발되었다.

이어서 떠오르는 시스템창 메시지.

[드래곤 에그 부화도 2% -> 30%]

아무래도 헤츨링을 일찍 깨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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