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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상여관「WISH」] 외전. (34/49)
  • [ 환상여관「WISH」] 외전.

    Guest.Supplementary story Postscript: 신입.

    아우레스력 1875년, 안스란력 435년 15월 1일.

    오디의 불길함은 보기 좋게 적중했다. 본인은 별로 보기 좋아하지 않았지만.

    “뭐야앗?! 돈이 없다고옷?!”

    “저기… 그게, 저….”

    “독립할 때 받은 자금은 다 어디 갔어?!”

    “그런 거 안 받았는데요….”

    “자랑이냐앗!”

    “죄, 죄송합니다!”

    오디의 예상대로, 브란디에고는 돈의 가치를 모르고 있었다. 10만 펜이라는 가치가 가져다주는 느낌에 무감각했던 것은 그가 돈의 가치를 모를 뿐만 아니라 가진 돈이 없었기 때문이다. 왠지 플로어 직원들이 특별 객실의 손님으로부터 팁이 없는 것에 불만을 터뜨렸는지 이해할 것도 같은 그녀였다. 그 이해와는 별개로, 그녀는 브란디에고에게 나미아가 화내는 것을 같이 하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며 번민하는 중이었다.

    나미아는 3일 동안 브란디에고가 슬퍼하게 내버려 두었다. 알아서 진정되면 올라오는 소리를 남기고서 나미아는 예전과 같은 업무의 일과를 시작했고, 제국의 황제로부터 여러 가지 의미로 고맙다는 편지도 받았다.

    오늘 브란디에고는 깨끗하게 생각을 정리한 산뜻한 표정으로 올라와서는 나미아를 만났고, 10분 뒤에 그녀의 분노와 직면하게 되었다.

    나미아는 사실 10만 펜이 좀 너무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가 진심으로 받아들인 장난을 보며 어른들이 죄스러워하는 느낌이었기에 그녀는 조심스럽게 오디와 상의해서 의뢰가격을 1만 펜으로 맞추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고, 오디는 나미아가 그랜드 크로스에서 보여준 행동을 상기하고서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이면에는 브란디에고에 대한 불길한 예감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오디는 10만 펜을 고스란히 받아내고서 숙박비까지 모두 받아내도 모자를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느낌 또한 보기 좋게 적중했다.

    “캬아악! 지금 죄송하단 말로 해결 될 것 같아?! 의뢰비 10만 펜에 27일 동안의 숙박비 405펜이 어린애 사탕 값인 줄 알아앗?! 내 막냇동생도 그만큼은 안 먹어!”

    “그, 저, 어떻게든 해결을….”

    브란디에고의 미래 긍정적 발언은 불 위에 끼얹는 석유와도 같았다. 나미아는 아주 활활 잘 타올랐다.

    “땡전 한 푼도 없는 녀석이 어떻게 해결 해?! 네가 입은 거, 가진 거 전부 팔아봤자 1펜도 안 나오겠다! 빈털터리 주제에 돈 가치도 모르고 사람 고생하게 만들어?! 정신 어따 두고 있는 거야! 네가 그러고도 금딱지 드래곤이냐?! 엉?!”

    “저… 골드 드래곤인….”

    “입 다물어엇!”

    “예엡!”

    나미아는 완전한 차렷 자세로 식은땀을 줄줄 흘리는 1001살짜리 어린애를 보면서 이를 바득바득 갈고 있었다. 측은한 것과 드래곤이라는 점은 둘째 치고서 그는 손님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 나미아의 사상이라면 당장에 펜스텐 호수로 던져버린 다음 물속에서 먼지 피어날 때까지 흠씬 두들겨주고 싶었지만 종족의 문제 때문에 차마 그러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현상황에서 그녀가 꺼낼 수 있는 유일한 무기는 붉은 혀였다.

    “넌 대체 정신을 어따 두고 사는 거야! 독립한다는 놈이 당연히 받아야 할 독립자금도 안 받았냐!”

    “안 받았는데요….”

    “끝까지 말꼬리 잡을래?! 지금 네가 어디서 고개 빳빳이 들고 이야기 할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해?! 꼴에 골드 드래곤이다 이거지? 요즘 골드 드래곤들은 뻔뻔하게 무전취식에 무료봉사 받는 걸 기본으로 알고 있냐?!”

    “그건 아닌….”

    “말꼬리 잡지 말랬지이잇!”

    브란디에고는 입을 다물었다. 그는 아직 상대방이 정당한 이유로 화를 내고 있을 때는 아무 말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 그나마 그는 그걸 지금에야 배울 수 있었다. 어렴풋이었다는 것이 문제지만.

    “돈 없으면 네녀석 비늘이라도 뜯어! 아니면 이빨이나 뽑던지! 드래곤의 몸이 현물화 될 수 있는지 없는지 한 번 자세히 해부라도 해 볼까?! 앙?! 내 차마 배 아파서 낳은 네 어머니를 봐서라도 그 짓은 못하겠다. 해츨링이면 채무를 부모에게 이행할 수도 있겠지만 성룡한테 어떻게 그 돈을 받아내라는 건지! 아악! 내가 헤르키엘과 안스란의 이름을 걸고 공정하게 받아내지 않으면 밤에 잠도 못 자겠다!”

    “정말 밤에 안 주무실 겁니까?”

    “낮에 자면 되지! 그리고 말꼬리는 왜 자꾸 잡는 거야! 너 그렇게 둔해서 어떻게 살 거야!”

    따악!

    경국 브란디에고는 얻어맞은 정수리를 잡고는 신음을 흘리게 되었다. 오디는 설레설레 고개를 저으며 나미아의 양 어깨를 잡았다.

    “나미아 님. 참으세요. 아무 것도 몰랐다고 하잖아요.”

    “그렇다고 그냥 두니?! 몰랐다고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 줄 알아?!”

    “버, 범죄라뇨?!”

    골드 드래곤으로써 범죄는 죽음이라는 명제를 가진 브란디에고는 기겁하면서 말했다. 나미아는 ‘너 참 잘 걸렸다’는 표정으로 윽박질렀다.

    “이게 범죄가 아니고 뭐야?! 돈 없이 먹고 자고, 돈 없이 사람 부리고서 뻔뻔하게 돈 없다고 말하는 게 범죄지! 나가서 100명 잡고 물어봐! 이건 엄밀하게 사기라고! 사! 기! 알겠어? 야! 너 어디 가는 거야?!”

    “저기… 100명 잡고 물어보려….”

    “캬앗! 그 얼빠진 짓 당장 그만두지 못할까?!”

    왠지 점점 분위기가 만담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걸 느낀 오디는 이것이 나미아의 기본 패턴인가 싶은 암울함 마저 느꼈다. 나미아와 브란디에고의 콤비는 너무나 완벽하지 않는가. 문제는 브란디에고가 이걸 너무 솔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지만. 오디는 슬쩍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었다.

    “자, 나미아 님은 일단 진정하시고, 브란디에고 님도 스스로를 반성하세요. 일단 앉아요. 서서 하기엔 긴 이야기 같네요.”

    오디는 나미아를 추슬러서 자리에 앉게 했고, 브란디에고도 쭈뼛하면서 자리에 앉았다. 사람이 너무 순진해도 문제가 많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의 순진함은 더욱 그런 것이다. 어떻게 1000년 동안 해츨링으로 살면서 돈의 가치에 대해 배운 게 없을까 싶은 생각이 오디의 머릿속에서 울렸다.

    사실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1000년 사이에 물가는 상당히 많이 바뀌기 때문에 가르쳐봤자 성룡이 될 때 쯤이면 물가는 천정부지로 오른다. 하지만 돈의 개념 정도는 가르쳐 둬도 좋지 않은가? 이 정도쯤 되면 그건 가르친 부모의 교육 부족으로 봐야 한다. 일단 오디는 그 점을 명확히 확인하기로 했다.

    “브란디에고 님.”

    “예.”

    “묻겠으니, 해츨링 시절에 경제관에 대해서 배우셨나요?”

    “그… 배우기로 되어 있었는데… 베니슬라와 헤어지고 나서 곧장 잠들었던 터라서….”

    오디는-일단 나미아가 발작하려는 걸 진정시키고는-말했다.

    “배울 수 있는데 배우지 않았다는 건 본인의 과실이네요. 인정하세요?”

    “이, 인정합니다.”

    “솔직해서 좋네요. 과실로 인해서 일어난 일이지만 엄연한 범법행위입니다. 알기 쉽게 설명하면 다른 사람에게 뭔가를 부탁 혹은 의뢰를 하기 위해선 상응하는 대가가 필요하지요. 왜냐면 다른 사람은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자신에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을 하니까요. 대가는 일을 수월하게 만드는 수단이지만 가치와 가치의 교환이라는 점에서 반드시 알아두어야 합니다.”

    “예. 이해했습니다.”

    자세하게 설명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을 제외하자면 브란디에고의 학습능력은 다른 드래곤과 같았다. 오디는 두 번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상당한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 한 번에 알아듣지 못하면 그거야 말로 드래곤 실격이다. 오디는 계속 말했다.

    “인간 사회에서 가장 보편적인 가치는 화폐입니다. 아는 사람끼리면 서로의 의리로 가치를 대신할 수 있겠지만 모르는 사람들끼리는 제일 일반적인 수단으로 화폐와 노동력이라는 가치를 상호교환하는 걸로 ‘거래’를 합니다. 브란디에고 님과 나미아 님 사이에 있었던 것 또한 거래지요. 나미아 님은 노동력을 제공해서 흡족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성공적으로요. 여기서 나미아와 일면식이 없던 브란디에고 님이 노동력의 대가로 나미아 님께 드려야 할 교환물이 뭐가 될 수 있을까요?”

    “화폐… 돈이군요.”

    “돈, 있으십니까?”

    “없습니다.”

    브란디에고의 태도는 당당했다. 오디는 여기서 당당하면 안 된다고 말해주고 싶은 큰 충동을 느꼈지만 이 이상 골치 아파지고 싶지 않았기에 그냥 넘기기로 했다. 오디는 한숨을 쉬고는 이야기를 결론지었다.

    “그래서 나미아 님이 화내시는 겁니다. 사람들은 어찌되었든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고 싶어 하거든요. 그것은 당연한 일이고요. 당연한 일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사람들은 화를 낸답니다. 화내는 요인이야 달리 여러 가지 있지만 현재 나미아 님은 그것 때문에 화를 내는 겁니다.”

    “그것 외에도 저 녀석이….”

    “그렇죠? 나미아 님.”

    오디는 확고한 미소로 나미아를 직시했고, 나미아는 오디의 미소를 보면서 고개를 저으면 왠지 앞으로의 식사가 상당한 부실함을 동반할 것 같다는 예감을 느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그래. 그것 때문이야. 정당하지 못하잖아.”

    “그런 이유로, 본의가 아니지만 브란디에고 님은 부당한 일을 하셨습니다. 인정하시기 힘드시겠지만 인정하셔야 합니다. 현실이니까요.”

    브란디에고는 어렵사리 고개를 끄덕였다. 본의가 아니지만 자신이 부당한 드래곤이 되고 말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다른 드래곤들에게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린 드래곤이라면 무한한 토론으로 빛을 차감할 것이고, 레드 드래곤이라면 상대를 부수는 것으로 거래를 종료할 것이며, 블랙 드래곤이라면 당연하다는 태도로 거래가 있었다는 것 자체를 무시할 것이다. 하지만 골드 드래곤은 달랐다. 그 일족의 그 후예인 브란디에고는 말했다.

    “저기, 그 부당함을 어떻게 씻을 수 있을까요? 이대로라면 레어에도 못 돌아갑니다. 일족의 수치고, 저 자신의 수치입니다. 어떻게 기회라도 마련해 주심이….”

    “그건 나미아 님이 판단하셔야 할 일이군요. 그렇죠? 나미아 님.”

    나미아는 예전부터 ‘그렇죠? 나미아 님.’이라는 말을 들으면 묘하게 인정하는 버릇이 있었다. 오디의 확고한 태도와 표정에서 느껴지는 압박감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인정하게 만들었다. 나미아는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으응. 그래. 내 일이지….”

    “그러니까 두 분은 천천히 상의해 보세요. 나미아 님도 너무 화내시지 마세요. 브란디에고 님도 저렇게 인정하고 있잖아요? 인정하는 사람에게 화를 내는 건 나미아 님 답지 않아요. 그리고 브란디에고 님은 나미아 님의 말이 끝난 다음에 이야기를 해주세요. 대화의 기본입니다. 그럼, 두 분은 ‘대화’를 나누세요. 마실 거라도 준비할게요.”

    오디는 간단하게 상황을 정리하고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물러났고, 나미아와 브란디에고는 서로를 보며 어디서 대화를 시작해야 할지에 대해 말없이 궁리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도 나미아는 다른 생각 하나를 저버릴 수 없었다.

    ‘오디가 제일 강해….’

    그 생각 그대로였다.

    그 날 저녁, 지배인인 아이덴은 나미아의 집무실로 불려왔다. 넉 달 전의 ‘동태눈’과 ‘옹이구멍’은 그에게 꽤나 충격적이었기에 그는 그때부터 다시금 지배인으로써의 초심으로 돌아가 있었고, 여관의 전반적 운영에 훌륭하다고 표현해도 모자를 자세로 임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나미아의 집무실로 가는 동안 지금까지의 일에 대한 재점검을 했고, 다소의 안도감을 가진 채 문을 열 수 있었다. 그리고 당혹했다.

    “이 애, 신입이야.”

    “예?”

    나미아가 다짜고짜 소개한 금발의 청년은 다부진 체격에 훌륭한 용모를 지니고 있었다. 외양으로 보기에는 어느 곳에서 일을 해도 좋은 평가를 들을 사람 같았기에 아이덴의 당혹은 그리 크지 않았다. 적어도 그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나미아의 막무가내에 많이 적응한 사람 중 하나였다.

    “신입 직원이야. 바쁘겠지만 제대로 교육시켜서 직원으로 만들고 적당하다 싶은 곳에 배치해. 정 안 되면 힘쓰는 일이라도 맡겨. 그런 거 꽤 잘하거든.”

    아이덴은 자신의 업무를 나미아가 인정하고 있다는 뜻에서 바쁘겠다는 말을 하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능력을 믿으며 제대로 교육하는 거라 이해했다. 은근한 찬사가 곁들여진 말이었고, 근 네 달 사이에 들었던 최고의 인정이었다. 그렇지만 그는 그 인정에 들뜨는 대신 갑자기 신입 직원을 받아야 한다는 것에 의아해했다. 인력이 부족하진 않은데? 그는 질문했다.

    “마스터. 갑자기 무슨 이유입니까? 여관의 가용인원이 부족하진 않는데요.”

    “으음…. 오늘 산책을 하고 있었는데, 얘가 갑자기 자길 직원으로 써달라고 사정하는 거야. 그런 사람은 많았는데, 얘는 느낌이 좀 틀렸어. 척 봐도 성실해 보이잖아? 쓸 만한 인재 같아서 키워보려고. 잘 교육해 봐. 피곤하겠지만 보람은 있을 거라고 생각해.”

    아이덴은 나미아의 평가를 그대로 느끼고 있었다. 용모나 몸가짐에서 성실을 드러내고 있었다. 나미아의 사람 보는 눈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건 그 역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이덴은 고개를 끄덕였다. 인원이 부족하진 않지만 넉넉하다고 보기도 어려운 실정이었다. 겨울이 되면 사람의 손이 좀 많이 필요하다.

    “예. 알겠습니다. 교육시키도록 하지요.”

    “고마워. 받아줘서. 그럼 각자 인사해. 이쪽은 우리 여관의 지배인 아이덴 아이넨드야. 여관 경영의 실세를 쥐고 있는 사람이니까 밉보이지 말도록 해. 그리고 이쪽은 ‘디에고 세칸‘이라고 해. 21세. 서열이나 나이나 여관에서 제일 막내가 되겠네.”

    브란디에고는 자신의 애칭이자 가명으로 소개되는 건 좋았지만 성이 축약되는 것엔 거부감이 있었다. 하지만 그걸 드러낼 수 없는 것이 그의 안타까움이었다.

    아이덴은 손을 내밀면서 말했다.

    “반갑네. 디에고 군. 아이덴이네.”

    “디에고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지배인님.”

    나미아와 브란디에고의 대화에서 결정 난 것은 브란디에고가 가진 빚인 10만 405펜이 탕감되는 날까지 여관에서 일해 갚는다는 것이었다. 브란디에고는 결정권한이 나미아에게 있다는 걸 알고는 승낙했고, 몇 가지 지시사항도 들었다. 그 중 하나는 인간처럼 행동할 것이며, 여관에 모든 사람이 그의 선배니 선배로서 존중하고 대우하라는 것이었다.

    보통의 성룡들이 몇 번의 유희를 거치면 대접받는 것에 익숙해지지만 브란디에고는 그럴 틈도 없었기에 그런 지시도 잘 받아들이게 되었다. 나미아는 유사시에 매우 쓸 만한 인재를 얻었다고 좋아하는 중이었다.

    여관의 정직원들이 받는 봉급은 연봉으로 따져서 640펜이었다. 그가 가진 빚으로 나누면 수습기간에 받는 박봉까지 합쳐서 157년에 달하는 근속계약이다. 나미아는 아주 뼛속까지 푸욱 고아내 우려먹을 작정인 것이다. 그녀는 그럴 생각으로 아이덴에게 말했다.

    “아, 이 애 봉급은 내가 줄게. 내가 데려왔으니 내가 책임져야지. 그래도 될까?”

    마지막 말은 아이덴에 대한 나미아의 신뢰를 단적으로 드러내 보이는 말임과 동시에 아이덴의 마음을 너그럽게 만드는 마력이 있었다.

    “물론이죠. 그럼 그렇게 알고 확실하게 교육시키겠습니다. 아, 디에고 군. 날 따라오게. 일단 자네의 방으로 안내시켜주지.”

    “예. 알겠습니다.”

    나미아는 생글생글 미소를 지었다. 봉급이야 물가에 따라 오르겠지만 그 점을 감안해도 향후 100년은 굴려먹을 드래곤이 생기는 일이었다. 이것 모두 그녀의 불타는 상혼이 이루어낸 결과였다. 그녀는 기쁜 마음으로 브란디에고에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그럼, 디에고. 앞으로 수고해.”

    “예. 에… 오너(Owner).”

    브란디에고는 드래곤 역사상 유례없는 근속계약을 맺었다는 것도 모른 채 자신의 불명예를 청산하기 위한 첫발을 내딛었다. 그는 아이덴을 따라가며 그가 해주는 설명을 귀담아 듣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생각 하에.

    브란디에고가 나간 뒤, 나미아는 배를 잡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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