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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명진은 왕일이 캡슐을 이용한 가상현실게임을 하는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왕일은 직원이니까 좀더 한의원에 집중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였기 때문이다.
물론 왕일 덕분에 환자가 늘어났기에 별말을 하지 않지만 운동치료시간을 좀더 늘려 줬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예. 줄이도록 할게요.”
왕일도 이번일 때문에 게임을 줄여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까 전에 느꼈던 통증은 기대 이상이었다. 지금도 온몸이 저리거나 가려웠기에 당분간은 가상현실에 접속하고 싶은 마음이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보통때 죽는것도 제법 고통을 느낀다. 하지만 멸천비도로 선천지기가 바닥이 난상태에서 죽으니 그 고통이 평소보다 월등히 강했다. 게다가 왕일은 그냥 죽은 것도 아니고 선천지기가 바닥이 난상태에서 다시 멸천비도를 사용하다 죽었기에 그 고통이 더욱 컸다.
‘멸천비도를 사용하다 죽지 말아야 겠다.’
차라리 깔끔하게 죽는게 나을듯 했다. 어쨌든 왕일로서는 고통보다 궁금한게 있었다.
자유게시판에 올라왔을 혈마 일행에 관한 이야기가 궁금했다.
분명 혈마는 주변을 살피다 유저들과 싸움이 일어나고 운영자들이 해결을 하면서 문제가 되었을게 분명했다.
왕일은 아직 움직일 상태가 아니지만 억지로 몸을 일으킬려고 했다.
하지만 간호사가 왕일의 몸을 눌렀다.
“움직이지 마세요.”
“지금... 중요한 일이 있어서요.”
“무슨일인데요?”
“잠깐 컴퓨터를 해야해요.”
“컴퓨터요? 컴퓨터로 뭐하게요?”
“기사좀 읽어야 하는데요....”
얼핏 듣기에는 뉴스기사로 들리겠지만 왕일이 한 말은 환생고수에서 자유게시판을 보고 싶다는 말이었다. 그걸 제대로 말하기 어려워서 대충 흘려 말을 했다.
“그건 스마트폰으로 보면 되죠.”
“아....”
생각해 보니 스마트폰이 있었다. 간호사는 급히 왕일의 핸드폰을 가지고 왔다.
왕일은 떨리는 몸으로 급히 환생고수에 접속해서 확인을 했지만 생각처럼 혈마의 기사가 뜨지는 않았다.
“뭐야? 이상하네...”
왕일은 병색이 완연한 몸으로 이상해 하니 명진이 물었다.
“왜그래?”
“그게... 아... 아니에요.”
“그나저나 이따 수업은 어떻게 할건가?”
몸상태가 좋지 않지만 수업은 해야 했다. 이건 약속이라 할수 있었기에 무조건 해야 하는 일이었다. 만약 왕일이 못하면 다른 사람을 써야 하지만 현재 왕일 대신 수업을 할 사람은 없었다. 명진이 할수도 있지만 명진은 업무가 끝나면 차트정리를 해야 했다.
“그게.... 해야죠.”
“휴.... 그래야지. 가까운 병원에서 수액이라도 맞을텐가? 그럼 몸이 좀 나아질 텐데...”
“아뇨.. 괜찮아요.”
“그래? 그럼 약침이라도 맞을 텐가?”
“.... 예.”
명진은 고개를 끄덕인후 왕일의 몸에 약침을 놓기 시작했다.
그렇게 누운후 휴식을 취하다가 왕일은 운동치료를 가르친후 몸을 뉘였다.
생각할것은 많았지만 몸상태가 좋지 않았기에 휴식을 취해야 했다.
5일 동안 왕일은 아무것도 못하고 잠만 자다가 간신히 운동치료를 가르치며 시간을 보냈다.
그동안 생각을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저 시간이 날때마다 잠을 자는게 최선이었다.
그렇게 몸 상태가 어느정도 회복이 되자 왕일은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대체 어떻게 된거지?”
지금까지 일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생각보다 차원이동을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그리고 아직도 차원이동에 관한것중에 정리가 되지 않은게 많았다.
“우선 혈마는 어떻게 된거지? 잡혔다는 기사가 왜 안떠?”
놀랍게도 오일동안 혈마는 잡히지 않았다. 만약 잡혔다면 해킹으로 유저들이 대량학살을 당했다는 기사가 먼저 떠야 했는데 그런 기사가 뜨지 않았다. 그걸 보면 혈마가 은신한채 숨어 사는 것이 분명했다.
“혈마는 가상현실 게임에서도 적응을 한 건가?”
믿기지 않는 일이었지만 무협시대에 살던 자가 게임에서 사는 것을 적응한듯 했다. 게다가 혈마는 혼자가 아니었다. 백여명에 가까운 부하들과 함께 움직이는데도 운영자가 눈치를 못챈듯 하니 대단한 능력이라 할수 있었다.
“멸천비도도 문제가 있어. 세 번이 한계 인가? 세 번을 쓰면 몸이 못 버티는 모양이야. 네 번째는 아예 안나갔으니까? 이것도 확인을 해봐야 하는데.... 하긴 전에 흑룡을 상대로 두 번을 썻으니 죽고 나면 어느정도 보충이 되는거 같은데... 화경의 경지에 올라도 선천지기의 양은 증가하지 않는 모양이구나.”
왕일은 사기 케릭이었다. 게임케릭터였기에 어느정도 사기에 가까운 일이 가능했다. 특히 죽어도 다시 살아나는 것은 진정한 사기였다. 천하에 누가 있어서 죽었다 다시 부활이 가능하겠는가? 이건 오로지 왕일만이 가능한 일이었다.
“손각형님이 죽음도 확인을 해야 하는데....”
광마에게서 이외의 말을 들었다. 왕일에게 전진심법과 멸천비도를 전수해준 멸천비도 손각이 죽었다는 말을 들었으니 그의 죽음에 대해서도 확인을 해봐야 했다.
“확인할게 정말 많구나. 그나 저나 차원이동은 어떤 비밀이 있는건가?”
왕일은 차원이동에 대해서 좀더 생각을 했다. 차원이동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왕일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차원에는 무협 세계만 있는게 아니라 판타지와 이차세계대전중인 차원이 있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왕일이 들어가면 시간이 흐르고 왕일이 그세계에 없으면 그 차원은 시간이 멈추는듯 했다. 그리고 차원에서 차원으로 다른 존재를 데려갈수 있는데 그 존재 역시 왕일이 없으면 멈춘채 움직이지 않는듯 했다.
시간이 흐르는 것은 오직 왕일에게만 적용되는 일인듯 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죽음 역시 왕일에게만 유리하게 되는데 왕일이 다른 차원에서 죽으면 어떻게 되는지 모르지만 죽을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게임 세상이라면 부활을 할수 있었다. 그리고 다른 존재는 원래세상에서도 죽으면 끝이지만 이세상에 와서도 죽으면 끝이었다.
또 하나 신기한 것은 차원마다 기운이 양이 틀린데 판타지 세계에서 수련을 하면 다른 차원보다 월등히 많은 양의 기운을 모을수 있었다. 그리고 판타지 세계에서는 골렘이라는 게 있는데 사람이 타고 다니면서 조정을 할수 있는 기계가 존재했다.
“진짜 다른 차원도 일일이 다 다니고싶구나.”
차원마다 어떤게 존재할지 몰랐다. 이차세계대전을 봤으니 일차세계대전을 볼수 있었다. 그리고 그보다 과거인 조선이 한반도를 통치하거나 아니면 신라나 백제가 존재하던 삼국시대도 갈수 있을지 몰랐다.
“잘하면 대체역사물을 쓸수 있겠는데?”
역사물에 미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조선이나 고려의 왕이 천하를 통치하는 그런 소설을 쓰기도 하는데 왕일은 실제로 그런 일을 할수도 있었다.
“마법도 배울수 있고 말이야....”
판타지세계에서는 마법이라는게 존재했다. 그리고 용도 있기에 용을 테이머 할수도 있을듯 했다.
가상현실의 케릭터였기에 용을 타면 그 맛이 보통이 아니었다. 그러니 왕일로서는 기대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현실에서는 한계가 있는건가?”
왕일은 화경의 경지에 오른 초인이었다. 화경의경지란 단순히 내공만 많다고 되는게 아니라 정신력도 어느정도 있어야 했고 깨달음도 있어야 했다.
그러니 화경의 경지에 이른 왕일이라면 현실에서도 화경의 경지에 올라야 했다.
하지만 게임케릭터와 현실의 몸은 차이가 많이 났다. 그리고 기운이 차이도 있었기에 경지에 오르는 것이 불가능했다.
“휴... 그나저나 적응 진짜 안되네.....”
왕일은 시간이 갈수록 이곳 차원과 적응이 되지 않는 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레도 판타지 세계에서 삼십년동안 지낸게 큰듯 했다.
삼십년이라는 시간 덕분에 깨달음을 얻고 화경의 경지에 올랐지만 현실에 적응하는 것도 힘들었고 다른 사람들도 낯설었다.
그리고 몸도 무거웠기에 더욱 많이 쉬어야 했다.
전에는 이곳에 오자마자 가족들을 만나려고 했지만 그런 생각도 엷어진 상태였다.
“휴.... 내일은 집에 갔다 오자.”
토요일은 업무가 일찍 끝나지만 좀 쉬고 싶었다. 그러니 일요일에 가족을 만나러 갔다 올 생각이었다.
왕일은 놀랍게도 그동안 캡슐에 접속하지 않았다.
실제로는 몇시간 되지 않지만 차원이동을 하면서 삼십년동안 캡슐에 있었던 느낌이 들었기에 당분간은 캡슐이라면 지긋지긋 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내 나이는 이제 몇 살이지?”
왕일은 갑자기 혼란이 왔다. 왕일의 나이는 이제 오십이 훌쩍 넘었다. 여러차원을 돌아다니면서 그만큼 나이를 먹은 셈이었다. 하지만 왕일은 다른 사람을 만나는 등의 사회생활을 하지 않았고 수행만 했기에 정신연령은 그렇게 높은게 아니었다. 그리고 외모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다른 차원에서의 시간과 지금이 시간에서 오는 모순을 느껴야 했다.
이건 정신적인 부분으로 아무리 왕일이 화경에 이르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도 쉽게 해결될수 있는 부분은 아니었다.
“정말 어렵구나.”
왕일은 머리가 계속해서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이건 쉽게 해결될 일이 아닌듯 했다.
가족들과 만나고 나서도 왕일은 캡슐에 접속하는 것을 하지 않았다.
캡슐에 접속하면 시간의 흐름이 세배였다. 그만큼 두뇌 활동이 많은듯 했다. 그리고 다른 차원에서 쉴새 없이 지냈기에 휴식을 취할 시간이 필요했다.
“당분간은 가지말자”
몸을 정상으로 만들때 까지는 갈생각이 없었다. 그동안의 고생 때문인지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그리고 정신적으로나 영혼적으로 힘이 들었기에 캡슐에는 가면 안될듯 했다.
한달이라는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
왕일은 한달동안 몸을 정상으로 만드는데 주력했다. 그리고 휴식을 많이 취하고 전진심법으로 몸을 추스르는데 주력했다.
그렇게 한달을 보내니 몸은 좋아졌지만 손이 떨렸다. 금단증세였다.
강한 자극을 주는 가상현실 게임을 하지 못하니 몸이 반응을 하는듯 했다.
“휴.... 이게 한계인가?”
경지에 오른 왕일이였지만 게임에 대한 자제심만은 높지 않았다. 그랬기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게임에 접속해야 했다.
물론 바로 환생고수를 하지는 않았다. 다른 가상현실 게임을 하면서 적응기간을 갇기 시작했다.
아무레도 환생고수를 바로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참동안 다른 게임을 하고 나서야 왕일은 환생고수에 접속을 했다.
“아.... 이런.....”
왕일은 접속하고 나서야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원래 경험치를 복구할수 있는데 너무 늦게 접속을 해서 경험치를 복구하지 못하게 되었다.
돈으로 복구하는게 시간상 훨씬 나았다. 그런데 그렇지 못하니 손해를 본셈이었다.
“그냥 접속해서 복구를 할걸.....”
왕일은 인상을 구겼지만 이미 늦은 셈이었다.
왕일은 안타까움을 느꼈다. 이건 게이머라면 당연히 느껴야 하는 안타까움이었다.
경험치는 매우 중요했다. 그걸 그냥 날려 버렸으니 아까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미 지난 일이니 잊어야 했다.
“다음에는 이런 실수를 하지 말아야지.”
이런 실수를 하면 안되는 일이었다. 왕일로서는 다시는 이런 실수를 할 생각이 없었다.
응급실에 실려가더라도 게임에 접속해 복구를 하는게 당연했다. 그건 죽는 한이 있어도 지켜야 하는 일이었다.
왕일은 안타까움을 느끼면서 도구창을 살폈다. 게이머라면 접속해서 도구창을 살피는게 당연했다.
죽을때 일정확률로 물건을 드랍할때가 있다. 그러니 혹시라도 떨어진 물건이 있는지 확인을 해야 했다.
그런데 왕일이 눈에 이채가 떳다.
“이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