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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그때 느낌이 왔다. 이미 여러차례 공간을 이동해 봤기에 느끼는 감이 있었다. 이제 거의 도착했다.
한순간 시야가 밝아졌다. 그와 함께 왕일은 어지러움을 느꼈다.
짧은 순간 왕일은 정신을 잃었지만 이내 정신을 차렸다. 보통때라면 어지러움이 좀더 가겠지만 지금은 여유를 부릴 시간이 없었다.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진짜 죽음이었다. 그러니 당장이라도 달려야 했다.
왕일은 한순간 멸천비도를 펼칠지 경공을 펼칠지 고민을 했다. 하지만 녀석이 어디있는지 모르는 이상은 거리를 벌려야 하는게 먼저였다.
왕일은 내공을 운기한후 미친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왕일의 입에서는 주문이 흘러나왔고 동시에 주술이 완성되어 가고 있었다.
거리를 벌릴려는 생각은 좋은듯 했다.
하지만 왕일이 미쳐 생각하지 못한게있었다. 혈교의 초절정고수는 이미 정신을 차린 상태였다.
왕일은 절정고수였고 만악은 초절정고수였다. 초절정고수였기에 그만큼 정신력이 강했고 내공 또한 고강했기에 도착한 충격을 빠르게 흐트러 뜨릴수 있었다.
게다가 왕일이 눈에 보이자 약하게 역혈대법을 펼쳤다. 약하게 했다고 해도 늘어난 기운은 대단했다. 만악은 미친듯한 속도로 왕일에게 따라 붙었다.
왕일은 한순간 만악에 의해 잡히게 되었다.
"뭐... 뭐야?"
뭘 할수가 없었다. 분명 경공을 펼쳐서 도망가는 중에 잡혔으니 황당할수 밖에 없었다.
"크크크 잘 도망가더니 여기가 끝이구나. 네녀석은 이제 죽었다고 생각해라"
만악의 웃음소리는 공포스러웠다. 게다가 살기가 짙었다. 만악이 혈교의 장로를 하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여 봤겠는가? 그런 만악이 작정을 하고 살기를 뛰면 공포에 질릴수 밖에 없었다.
왕일은 대항을 할려고 했지만 상대가 되지 않았다. 확실한 실력차이가 있었기에 저항을 해봐야 무의미 할 뿐이었다.
"얌전히 있어라. 네녀석을 산채로 잡아가야 하니 말이다. 다행이 본교가 이곳에서 멀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라."
만악은 공간을 넘었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단지 왕일이 펼친 주술이라 생각을 했다.
그럴수 밖에 없는게 공간을 뛰어넘는다는게 쉽게 생각할수 없는 일이었다. 지구가 둥글고 지구는 태양계에 속해 있으며 우주에는 수많은 별이 있으며 또다른 차원이 존재하고 차원에는 또다른 지구가 존재한다는 개념을 어떻게 무식한 마인이 생각할수 있겠는가? 그러니 자신이 아는 범위 내에서만 생각할려고 했다.
그는 단순하게 혈교로 갈생각이었다. 다행이 혈교는 그리 멀지 않았다.
왕일이 혈도를 점한 만악은 빠르게 혈교가 있는 쪽으로 움직였다. 만악은 잡기만 하면 되었고 고문은 다른 기술자가 할터였다.
고생은 했지만 해결을 했으니 만악으로서는 가벼운 마음으로 움직였다.
그런데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뭐지 이건?"
길을 가는데 이상한 자들이 보였다. 복장이 너무 화려했다. 서장에 사는 자들의 복색을 만악이 모를리 없었다. 그러니 그들의 옷차림이 이상해 보일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화려한 옷 위에 글자가 써 있었다.
무슨 글자인지 알아보기 힘들었는데 만악으로서는 모든게 이상할수 밖에 없었다.
"주술사들인가?"
머리 위에 글자가 있으니 만악으로서는 주술사라는 생각밖에는 할수가 없었다. 주술사가 아니면 누구란 말인가?
주술사라면 기이한 행동을 할수 있었다.
문제는 주술사가 너무 많다는데 있었다. 만나는 자들마다 머리위에 글자가 써 있었다. 게다가 복장도 무사인듯 했다.
보통 녀석이 아닌듯 했는데 혈교의 장로인 자신이 모른다는게 말이 되지 않았다.
몸놀림만 봐도 고수였는데 그런 자들이 점점 모여 들고 있었다.
"뭐야? 엔피씨잖아? 근데 왜 유저를 잡고 있지?"
"이벤트 몹인가? 보기에도 세 보여."
유저들은 이벤트를 기다린다. 이벤트는 지엠이 공지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렇게 공지 없이 생기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보스 몹이나 네임드몹 같은 경우에는 필드를 자유롭게 돌아다닐때도 있었다.
만악은 머리위에 글자가 안뜨니 유저는 아니었다. 게다가 생김새만 봐도 일반적인 유저가 아니였으니 흥미가 갈수 밖에 없었다.
엔피씨 인듯 했는데 유저를 잡아가고 있으니 흥미가 동했다.
"퀘스트몹인가? 야! 퀘스트 내놔"
숫자가 모이자 나서는 자들도 있었다. 퀘스트를 달라고 하는데 만악으로서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다.
만악은 혈교의 장로였다. 혈교의 장로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 말그대로 상위서열의 장로나 교주만 아니면 어떤자라 해도 생사여탈권을 마음껏 행사할수 있었다.
죽이는 것은 물론이고 흡성대법으로 체내의 진기도 마음껏 뽑아 갈수 있었다.
물론 몇가지 제약이 있기는 하지만 이런식으로 건방지게 구는 자들이라면 제약도 문제될게 없었다.
장로의 권한을 알기 때문에 혈교의 영역인 서장에서 장로에게 이런식으로 행동하는 자들은 없었다. 그러니 만악으로서는 화가 날수 밖에 없었다.
"죽고 싶지 않으면 꺼저라!"
마인인 만악이었다. 게다가 혈교의 장로였고 이곳은 혈교의 영역이었다. 이곳에서 이런 대우를 받을줄은 생각도 못했다. 그런 만악이었기에 유저들이 이런 행동을 하는게 적응이 되지 않았다.
"뭐야? 잡는 퀘인가?"
"네임드몬스터라니까?"
"잡고 보자."
몹이 있는데 그냥 놔둘 유저들이 아니었다. 만약 퀘를 주는 엔피씨라면 하얀색으로 이름이 써져 있어야 했다. 그런데 그런게 없는 것을 보면 새로 생긴 몹이라는 생각을 했다.
유저중 성질 급한 자가 먼저 선공했다.
하지만 초절정고수인 만악에게 그런 공격이 통할리가 없었다.
만악은 주먹을 뻗어 유저의 머리를 박살 냈다.
"뭐야? 강하다."
죽은 유저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어차피 진짜 죽은게 아니고 부활을 할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눈앞의 몹이 얼마나 강하냐 였다.
순식간에 싸움이 벌어졌다.
원래 네임드몬스터는 공격에 참가한 것만으로도 경험치를 먹는다. 물론 막방을 때린 자가 가장 많은 경험치를 먹지만 때리기만 해도 쏠쏠한 경험치를 먹는다.
만악은 어처구니 없어 하면서도 공격을 피했다.
하룻강아지 범무서워 할줄 모른다더니 그게 지금 통하는 말이었다. 초절정고수인 만악으로서는 눈앞의 녀석들이 우스울수 밖에 없었다.
이런 자들은 아무리 많아도 만악이 상대가 되지 않았다.
만악은 왕일을 팽개친후 도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학살을 하기 시작했다.
초절정고수와 일반 유저와의 싸움은 상대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유저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죽는다고 해도 이런 이벤트를 포기할리가 없었다. 어차피 몹은 어떻게든 잡을수 있었다. 그리고 잡기만 하면 충분한 보상이 나올 터였다.
그게 경험치가 되었던 비급이 되었던 아이템이 되었던 만족할 만할 테니 어떻게든 잡아야 했다.
한명이 동영상과 함께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 네임드몬스터가 떳다.
정확한 위치와 함께 글이 올라오자 마자 유저들은 만악이 있는 곳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원래 네임드몬스터가 나타나면 벌어지는 일이었다. 만악에 의해 죽은 자들도 부활을 하자마자 다시 만악이 있는 곳으로 달려 가고 있었다.
"뭐야?"
만악으로서는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었다.
분명 이곳은 혈교였다. 그러니 소동이 일어나면 혈교의 전투부대가 오는게 정상이었다. 그리고 자신에게 겁도 없이 대든 자들을 죽여야 했다. 그런데 전투부대는 오지 않고 머리위에 글자가 써있는 이상한 놈들만 더 몰려오고 있었다.
"뭐? 천하 무적? 불패신마?"
만악은 다른 글자는 못읽어도 한자는 읽을수 있었다. 그러니 글자의 뜻을 어느정도 이해할수 있었다. 하지만 그 의미는 만악이 봤을때 터무니 없는 것들이었다. 세상에 누가 천하무적을 논할수있단 말인가? 세상에는 십마와 삼성이 있었다. 화경의 고수인 그들 조차도 천하무적이라 칭할수 없는데 만악이 상대도 되지 않는 자들이 감히 천하제일을 논하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게다가 감히 만악에게 욕을 하는것은 뭐란 말인가? 그리고 저들은 죽음이 무섭지도 않단 말인가? 아무리 미친 마인들이라고 해도 학살이 벌어지면 공포에 두려움을 떨어야 했다. 하지만 이들은 그렇지 않았다. 마치 죽음이 장난이라도 되는듯 웃으면서 만악에게 달려 들었다.
만악과 이들이 대화가 통하는 것은 통역시스템 때문이었다. 국적이 다른 자들이 있기 때문에 자동통역 기능이 있어서 대화를 하는데 불편함이 없었다. 그랬기에 중국말을 하는 만악과 한국 유저들이 대화가 통하고 있었다.
만악은 미친듯이 유저들을 학살했다. 그 숫자는 오백이 가뿐히 넘었다.
초절정고수인 만악으로서는 같은 초절정고수가 아니라면 쉽게 죽일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었다. 아무리 만악이라고 해도 내공이 무한정있는게 아니었다.
왕일은 인상을 쓰다 눈앞의 유저를 잡았다. 그리고 흡성대법을 펼쳤다.
이렇게 흡성대법을 펼치면 부작용이 있었다. 흡성대법 자체가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었기 때문에 어느정도 격식을 가쳐야 했다. 하지만 전장에서 격식을 따질 여유가 없었다.
급한 상태였기에 억지로 기를 빨았다.
"뭐야? 흡성대법이잖아?"
"말도 안되 어떻게 저렇게 흡성대법을 펼치지?"
유저들도 흡성대법을 안다. 그리고 써본적도 있었다. 하지만 흡성대법은 어디까지나 무공중 하나로서 많은 제약이 존재했다. 그러니 다른 내공심법을 익히는 거랑 큰 차이가 없었다.
단순히 흥미로만 쓰이는 흡성대법을 전투중에 쓸줄은 몰랐다.
한순간 유저의 몸이 목내이가 되버렸다.
그와 함께 만악은 기력을 되찾은듯 했다.
"말도 안돼. 사기야? 이러면 어떻게 잡으라고?"
"이거 잡으라는 몹이 맞아?"
체력이나 내공을 회복하는 몹을 상대하는 방법은 회복을 할 여유를 주지 말던가 아니면 회복하는 것보다 더 많은 데미지를 줘야 했다.
하지만 만악을 상대로는 두가지 방법 다 통하지 않고 있었다.
어떻게 한건지 모르겠지만 흡성대법을 펼치는 속도가 놀라울 정도였기 때문이다.
"이거 랭커만 잡으라는 몹인가?"
"졸라 짜증나. 운영자들 뭐야?"
"영자 새끼 재수없어. 이겜 접어 버린다."
여기저기서 운영자를 욕했다. 하지만 한명도 전장을 빠져나가지는 않았다.
욕을 한지언정 눈앞의 몹은 잡고 싶었다.
그때 한명이 유저가 보였다.
알록달록한 이름으로 도배를 한그는 여러가지 이름이 붙어 있었는데 소속 군단과 별호 와 칭호등이 있었다. 하지만 그를 칭하는 말은 단 하나였다.
"맙소사 랭커 해골님이시다."
"해골님이야."
해골은 랭커중에 한명이었다. 해골이라는 아이디는 인기있는 아이디 중에하나로서 해골도 천만원을 주고 아이디를 직접 샀다.
아이디 하나에 천만원이라고 하면 놀라워 하겠지만 해골이라는 아이디는 그정도의 값어치를 했다.
해골은 무사로서 초절정고수였는데 30위권 안에 드는 랭커였다.
30위라면 대단한 수준이었다. 그가 마침 혈교에 올일이 있어서 왔다가 자유게시판 글을 보고 여기까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