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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
이제는 강시생산시설이 문제가 아니었다. 목숨이 위험한 상황이었으니 말그대로 도망을 쳐야 했다.
"멈춰라! 네녀석이 남자라면 멈춰서 나와 싸우자."
왕일은 귀로 들리는 소리를 무시할려고 했다. 하지만 목청이 워낙 컸기에 왕일이 귀에 그대로 들렸다. 게다가 소리의 무서움은 그게 다가 아니었다. 초절정고수가 지른 소리 때문에 주변에서도 왕일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서장은 혈교의 영역이었다. 그러니 곳곳에 혈교의 마인들과 무사들이 있었기에 조심히 움직여야 했다. 그런데 초절정고수 때문에 조심히 움직이기는 커녕 다 들키게 움직이고 있었으니 문제였다.
어디를 가든 소용이 없었다. 게다가 혈교의 초절정고수는 추적술 실력도 대단했기에 그만큼 도망가는 것도 힘들었다.
"싸울까?"
왕일은 잠시 생각을 했지만 이내 포기했다. 멸천비도라면 녀석을 골로 보낼수 있겠지만 최후의 순간이 아니라면 쓰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왕일은 좀더 속력을 낼려고 했다. 하지만 한계가 있었다. 미세하지만 녀석이 왕일보다 조금 빨랐다. 약간이기는 해도 거리가 길어질수록 녀석과의 거리는 짧아질게 분명했다.
왕일은 녀석을 떨어뜨리게 할려고 별짓을 다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내가 왜 이짓을 하고 있지?"
왕일은 후회가 생겼다. 괜히 무림으로 왔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현실이었다면 편하게 누워서 잠을 자거나 캡슐게임을 했을 텐데 괜히 무리한 짓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뒤에서 초절정고수가 뒤 쫓고 있었다. 한순간이라도 방심하고 있다가는 목숨이 날라갈게 뻔했다. 그러니 긴장이 될수 밖에 없었다.
등줄기에서는 식은땀이 흘러 내렸다. 그리고 아무생각도 들지 않았다.
바로 뒤에서 악마가 쫓아 온다고 생각해 봐라? 무슨 생각을 할수 있겠는가?
그냥 무의식 적으로 달리는 것 밖에는 할수가 없었다. 게다가 잊지 말고 주술도 펼쳐 줘야 했다.
주술이 없으면 왕일은 진작에 잡혔을 것이다. 그러니 주술이 끝날때 쯤 되면 한번씩 주술을 다시 걸어 줘야 했다.
주술을 거는 것도 쉬운일은 아니었다. 게다가 한번만 실수 하면 죽을수 밖에 없으니 더욱 신중해 져야 했다.
여유가 없으니 뒤를 쫓는 초절정고수를 견제할 방법도 없었다. 견제도 여유가 있어야 할수 있는 일이었다. 여유가 없으니 닥치고 달릴수 밖에 없었다.
만약 여유가 있었다면 주술을 펼쳤을 거다. 주술이라면 거리를 격하고 공격을 할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왕일은 그정도의 여유도 없었다.
추격이 벌어진지 하루가 지났다.
왕일은 소리만으로 녀석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었다. 뒤를 돌아볼 여유 따위는 없었다. 달리고 또 달려야 했다.
왕일은 달리다가 거리가 가까워지면 도구창에서 강시를 꺼냈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기 위해서 였다.
물론 강시의 역할은 크지 않았다.
처음에는 혈교의 초절정고수도 강시를 상대하느라 약간의 시간을 허비했지만 나중에는 강시를 무시하고 왕일을 쫓았다.
강시가 빠르다고 해도 초절정고수를 따라 잡을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게다가 강시는 지적능력이 있는게 아니었고 명령에 따를 뿐인데 눈앞에 대상이 사라지면 곧 다른 대상을 찾거나 멈추는게 보통이었다.
상황이 그러니 왕일로서는 잠시의 시간을 벌고자 아까운 강시를 낭비한 꼴이 되는 셈이었다.
"어떻게든 거리를 벌려야 하는데...."
이제 남은 방법은 두가지였다. 멸천비도를 쓰던지 아니면 지긋지긋한 무림을 떠나는 방법이었다.
발바닥에 땀띠가 나도록 뛰어서 인지 다시는 이곳에 오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혈교는 왕일을 죽일려고 드니 이곳에 있다가는 제명에 죽기 힘들었다. 그러니 아예 이곳을 떠나고 싶었다.
멸천비도를 쓰는 것은 아직도 망설여 졌다.
게임처럼 단순히 선천지기가 소모되는게 아니라 죽을수도 있었기에 쉽게 선택할수 없었다.
그러니 할수 있는 방법은 도망치는 방법 뿐이었다.
"18 여기 다시는 오지 않는다."
뭘 먹지도 못하고 이게 무슨 짓인가? 게임과 현실은 틀린 법이었다. 게다가 실제로 죽을지도 모르니 망설여 질수 밖에 없었다.
"여긴 내가 없어도 잘 돌아갈 거야."
현실로 돌아갈 방법은 한곳 뿐이었다. 그 장소가 들킨다고 해도 이제는 상관이 없었다. 어차피 더이상 돌아올 생각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뒤에서 쫓아오는 초절정고수 때문에 이런 일을 하는게 힘들었다.
"진짜 다시는 안돌아 온다."
이런일이 한두번이 아니었지만 바로 뒤에 까지 초절정고수가 따라 붙으니 그런 마음이 더욱 강해졌다.
왕일은 사력을 다해 달렸다. 시간이 없었다.
뒤에 따라 붙은 초절정고수도 문제였지만 언제 혈교의 마인들이 따라 올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러니 어떻게든 도망쳐야 했다.
어느새 현실로 갈수 있는 입구 근처 까지 왔다.
이곳에서 주술진을 설치하면 바로 도망칠수 있었다.
왕일은 작정을 하고 혈교의 기지로 들어갔다.
이곳에는 원래 존재하던 혈교의 기지가 있었다. 주술사들이 연구를 하던 곳이였는데 경계가 삼엄했지만 그런걸 신경 쓸데가 아니었다.
왕일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만악이 얼굴이 밝아 졌다.
"네녀석이 죽을라고 작정을 했구나."
혈교의 영역이었다. 그러니 녀석을 잡는게 한결 쉬워졌다. 만악도 사람이었기에 왕일을 쫓느라 내공소모와 체력소모가 상당했다. 그리고 정신력도 고갈되었기에 어떻게든 잡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뭐야?"
"잡아라!"
만악은 비명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달려 갔다. 하지만 만악이 원하던 자가 아니라 엉뚱하게 강시가 소란을 일으키고 있었다.
"뭐야?"
만악으로서는 황당할 따름이었다.
강시가 갑자기 나타났으니 황당할수 밖에 없었다.
"이녀석이 수를 썻군."
녀석이 소매에서 강시를 꺼낼때도 신기하게 생각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강시 따위는 피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밀집한 공간에서 강시가 모습을 들어내서 혼란이 일어나니 왕일을 찾는게 더 어려워 졌다.
게다가 강시는 한구가 아니었다.
왕일은 자신이 조종할수 있는 강시를 모두 꺼냈다. 한번에 여덜구를 던진 것이다.
게다가 주술로 화구를 펼쳐서 기지에 던졌다.
덕분에 기지에 불이 붙었다.
다음에 다시 이곳을 사용할려면 조심스럽게 움직여야 했다. 하지만 왕일은 다시 올 생각이 없었기에 아예 작정을 하고 일을 벌인 셈이다. 아마 다음에 다시 이곳에 오면 상당한 전력을 상대해야 할듯 했다.
기지에 강시가 날뛰고 불이 나니 당연히 혼란스러워졌다. 기지 안에는 원래 사람들도 많았으니 그만큼 더 복잡해 졌다.
왕일로서는 지금이 기회였다.
왕일은 은신술을 펼쳤다.
보고 있을때는 은신술을 펼쳐 봤자 였고 그런 여유도 없었지만 지금은 여유가 있었다. 은신술을 펼치자 왕일이 몸은 마치 사라진 것처럼 보여 졌다.
왕일은 이어서 기지에서 최대한 멀어진 다음에 주술을 외우기 시작했다.
중요한 것은 주술진이었다.
녀석이 나타나기 전에 최대한 많은 주술진을 만들어야 했다.
주술진을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자주 하는 일이었고 경험이 쌓여서 더욱 빠르게 만들었다. 하지만 숫자가 숫자였으니 그만큼 오래 걸렸다.
왕일은 쉬지도 않고 계속해서 주술진을 만들었다. 전에는 주술력이 모잘라서 쉬어 주어야 했지만 이제는 쉬지 않아도 주술력이 모자르지 않았다. 그렇게 주술진이 끝나자 남은 것은 기운을 끌어오는 것이었다.
어딘지 위치는 알아도 왕일은 서둘러 준비를 하려고 했다.
"이제 다 됏다."
여러차례 했기에 왕일은 능숙하게 일을 끝냈따. 이제 가기만 하면 된다.
왕일은 발동을 시킬려고 했다. 그순간 고함소리가 들렸다.
"이놈 꼼짝마라."
혈교의 초절정고수였다. 만악은 처음에 기지 내부를 뒤지다가 왕일이 도망을 친거라 생각하고 주변을 뒤졌다. 하지만 흔적이 나오지 않자 영역을 넓히는 중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기운이 모이는 곳을 느끼자 그곳으로 달려 왔다.
덕분에 왕일이 주술진을 발동하는 것을 볼수 있었다.
만악은 미친듯이 달렸다. 하지만 입보다 빠를수는 없었다. 왕일은 미친듯이 주술을 완성시켰다.
"됐다!"
주술이 완성되자마자 왕일은 안도의 표정을 지 었다. 그순간 만악이 왕일에게 달려 들었다.
그와 함께 번개가 쳤고 둘이 몸은 사라지고 말았다.
"뭐야?"
불을 끄던 마인은 갑자기 마른 하늘에 번개가 치자 당황했지만 이내 불을 끄는 것에 집중을 했다. 지금으로서는 불을 끄는게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왕일은 간발의 차이로 하늘로 솟구쳤다.
만약 일초만 늦었어도 왕일의 게임케릭터는 죽었을 지도 모른다.
왕일의 몸은 빠르게 움직여 지고 있었다.
문제는 혈교의 초절정고수였다. 그는 왕일의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
"어떻게 된거야?"
주술진을 이용해 여러사람이 같이 움직일수 있다는 것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주술진을 이용할수 있는 것은 왕일 혼자라 생각했는데 틀린 것이다.
주술진은 가까이 있는 사람은 모두 데려가는듯 했다.
지금은 움직일수 없는 상태였지만 도착하고 나면 상황이 틀려 진다. 바로 곁에 있으니 단숨에 죽을게 분명했다.
왕일은 어떻게든 움직일려고 했지만 그럴수 없었다.
엄청난 속도로 움직였기에 움직이는게 불가능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변의 사물이 너무 빨리 움직였다. 그러니 어떤 틈을 발견하더라도 들어갈 기회를 놓쳤다.
왕일은 긴장한채 뒤를 돌아봤다. 혈교의 초절정고수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살기 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마 몸이 자유롭게 되면 왕일부터 죽일려고 할듯 했다.
"멸천비도를 써야 겠다."
어느정도 거리가 있었지만 초절정고수에게 이정도 거리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에 비해 왕일은 새롭게 주술도 걸어야 하니 초절정고수를 따돌리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럴줄 알았으면 진작 쓸걸."
멸천비도를 써야 한다면 진작 쓰는게 나을듯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기에 이렇게 손해를 보는 상황이 왔다.
죽지 않을려면 멸천비도를 써야 할듯 했다. 멸천비도가 아니라면 초절정고수를 죽일 수가 없었다.
"도착하면 바로 비도를 꺼낸후 던져야 겠다."
멸천비도의 구결을 펼치면서 비도를 꺼내는데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는 모르지만 살기위해서는 해야 하는 일이었다.
현실에 도착하면 어떻게든 멸천비도를 펼쳐야 했다.
"그나저나 저자식은 어떻게 나를 따라올수 있는거야. 참나...."
왕일로서는 어이없는 일이었다. 일이 이렇게 진행될지는 생각도 못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안심이 되는 것은 현실에 도착하는 순간 녀석이 당황해 할게 분명하다는 것이다. 처음 차원을 이동하게 되면 어지럽기 때문에 움직이기가 힘들다. 그에 비해 왕일은 경험이 많으니 움직이기 쉬울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