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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지금 남은 환자들은 사실 치료보다는 친목상 운동치료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수업이 끝나고 노인정 처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그러니 산을 오른다고 하면 좋아할것도 같았다.
"예. ..... 그리고 원장님"
"응?"
"저 부원장실이요."
차차한의원은 규모가 상당히 컸다. 원장실과 부원장실 외에도 안쓰는 방이 세개 정도 있었다.
원래는 규모를 크게 해서 여러가지 시설을 넣을려고 했지만 생각처럼 운영이 쉽지 않았기에 포기한 것들이였는데 덕분에 지금은 물건을 쌓아놓는 창고처럼 쓰고 있었다.
"왜? 부원장실 쓸려고? 쓸려면 써."
부원장실이 있었지만 부원장은 없었다. 그랬기에 각종 자제를 넣는 창고가 된지 오래였다.
"원장님은 캡슐 안하세요?"
왕일이 말에 명진은 웃었다.
"나? 나는 할시간이 없어. 치료하기도 바쁘고 캡슐 처럼 덩치가 큰 것은 넣을 곳도 없어."
명진으로서는 당연한 말이었다. 명진은 하루 종일 환자들을 치료하는 것처럼 보였다. 아침 9시 부터 저녁 9시까지 치료를 하는게 보통이였고 장부 정리까지 하면 11시에 퇴근하기도 했다.
그러니 캡슐을 할시간이 있을리 없었다.
"부원장실에 캡슐을 설치해서 제가 사용하면 안될까요?"
이제 집에서 캡슐을 하는 것도 힘들었다. 그리고 전용캡슐을 사면 당장 쫓겨날거 같았다. 그러니 한의원에서 설치할 생각을 했다.
"캡슐?"
"예."
명진은 잠시 생각을 했다.
"그래? 의료용으로 전부터 사라고 하는데가 있었거든. 그렇게 사면 정부지원금도 나오고 여러가지 도움이 되기는 한데 나는 사실 필요가 없어서 안샀거든."
"지원금이요?"
명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사실 캡슐을 사용하면 여러가지 면에서 도움이 되거든. 정부정책상 캡슐이용을 장려하기도 하고 그렇게 하면 싸지기는 하지만..... 그런데 캡슐은 왜?"
"만약 캡슐이 있으면 여기서 생활을 하면서 캡슐을 이용할려고요."
"아... 게임할려고 하는구나."
명진은 한눈에 상황을 파악했다.
명진도 한의대를 나올 정도면 머리가 어느정도 좋았다. 그러니 몇마디 말로도 상황을 파악해 버렸다.
"게임도 하고 공부도 할려고요. 그리고 좀 본격적으로 운동치료를 할려고요."
"그래? 괜찮은데.... 나는 안쓰니까 만약 너가 쓸려면 내 명의로 하나 사줄게. 의사가 사면 할부가 되거든. 그리고 의료용으로 가정용보다 좀더 최신형 캡슐이 와."
"그래요?"
왕일로서는 좋은 일이었다. 가정용과 의료용이 차이가 있는지도 몰랐다.
"그래."
"근데 저 전용캡슐을 살려고 하는데요."
"전용 캡슐? 그게 뭐지?"
"게임에 특화된 캡슐이요."
"아.... 전에 들은거 같다. 전용캡슐도 당연히 있어. 캡슐 회사가 여러개라서 경쟁이 있거든. 그리고 전용캡슐로도 의료용캡슐이 나와. 그러니 걱정하지마. 무슨 전용캡슐인데."
"환생고수요."
"아... 들은거 같다. 얼마전에 캡슐을 사라고 했던 판매자가 환생고수 전용캡슐이라고 설명을 한거 같은데.... 그래. 내가 우선 지불할게. 왕일이는 천천히 갚아."
"진짜요?"
"그래.대신 돈을 정확히 지불해야 한다."
왕일로서는 기쁠수밖에 없었다. 조건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하긴 의료용으로 나온게 성능이 더 좋을 거다. 그리고 정부에서 지원까지 된다면 왕일로서는 큰 혜택을 받은 셈이다.
"예. 알겠어요."
"그래. 그럼 자주 오겠네."
"매일 와야죠."
"그럼 운동치료 시간도 좀 떨어뜨리자. 괜히 한번에 가르칠 필요 없잖아."
"그렇긴 그렇죠."
"그래. 그럼 하루 네시간씩 수업을 해봐. 근데 새로 만든 수업에는 처음부터 사람이 없을수도 있으니 명심해."
"예. 알겠습니다."
왕일도 각오하고 있었다. 새로 수업을 열면 사람이 많을리가 없었다. 한명씩 사람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초조한 마음이 들수 있었다. 하지만 왕일은 돈을 벌려고 하는게 아니라 캡슐을 이용하려고 하는 거니 크게 상관이 없었다.
집으로 돌아간 왕일은 부모님에게 한의원에 취직 했다고 말을 했다.
운동치료를 할거고 사대보험도 된다는 말에 부모님은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왕일의 고집을 꺽을수는 없었다.
환생고수 전용캡슐은 일주일 뒤에 도착을 했다. 원래 부원장실에 있던 것은 모두 빼서 다른 곳으로 보냈고 전용캡슐이 한곳을 차지했다.
전용캡슐은 일반 캡슐에 비해 조금더 컸는데 그만큼 일반 캡슐보다 뛰어난 성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왕일은 설치가 되기도 전에 미리 와서 캡슐 설치를 지켜 봤는데 캡슐이 설치되자 가장 먼저 캡슐에 들어갔다.
"우와 이게 전용캡슐이구나."
전용캡슐로 들어간 가상 캡슐은 차원이 틀렸다. 일반 캡슐도 그래픽이 화려 했지만 전용캡슐은 그것을 뛰어 넘었다. 게다가 움직임도 부드러웠으며 동작인식이나 음성인식이 거의 실시간이나 마찬가지였다. 가상현실에서는 느끼기 힘들었지만 본체는 전용캡술에 의해 자연스럽게 치료를 받는것과 같은 상태가 된다. 그러니 더 오랜시간동안 가상현실을 즐길수 있으며 접속을 끊었을때도 좀더 쾌적한 상태에서 깨어날수 있었다.
전용캡슐은 환자를 위한 캡슐로 거동이 불편한 환자에게 좀더 편하게 게임을 즐길수 있는 용도로도 만들어졌다.
"이건 동화율을 200퍼센트 까지 올릴수 있지."
기계상 200퍼센트이고 실제로 200퍼센트 까지 올릴지는 않는다. 죽지 않는 게임을 할때나 동화율 200퍼센트로 할수 있지 죽는 게임은 200퍼센트의 동화율을 적용하면 실제로 심장이 멎어서 죽을수도 있었기에 제한을 둔다. 실제로 올릴수 있는 것은 100퍼센트 미만이었다.
그것도 한번에 올리지 못한다. 안전장치가 있기 때문에 동화율을 내리는 것은 한번에 내릴수 있지만 올리는 것은 시간 제한을 두고 올릴수 있었다. 특히 높은 숫자의 동화율은 대기시간이 그만큼 컸다.
또 동화율이 높아질때마다 충격을 한번씩 느끼게 해준다. 마치 저주파치료기를 할때 전기 충격을 줘서 자신이 몸에 맞추는 것과도 같았는데 이정도의 안전장치를 하는 것은 그만큼 동화율이 높으면 위험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화율이 높다고 충격을 받아도 실제 신체는 아무런 충격을 받지 않는다. 단지 가상으로 받는 충격이지만 심하면 죽을수도 있다는 연구결과와 실험 데이터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왕일로서는 상당히 귀찮은 일이었다. 어서 빨리 동화율을 높이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하니 답답했다.
30퍼센트까지는 쉽게 올렸다. 하지만 40퍼센트 부터는 올리는 것도 일이었다.
"사냥을 가자."
움직임이 너무 부드러웠다. 일반 캡슐일때도 자연스러웠지만 지금은 몸에 딱맞는 옷을 입은 느낌이었다.
걷는게 아니라 마치 나는 거 같았다. 그리고 왕일의 경지도 적용이 되었다.
왕일은 절정고수였지만 일반캡슐로는 절정고수의 움직임을 모두 적용시키기 어려웠다.
그래서 가끔씩 렉이 걸리는 거 같은 기분을 느꼈다.
몸이 반응 속도를 일반캡슐이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전용캡슐은 틀렸다. 비싼 만큼 돈값을 했다.
왕일은 약간은 버거운 60렙 사냥터에 가서 검기를 펼친후 학살을 하기 시작했다. 몸이 반응속도가 틀리니까 그만큼 피해가 적었다.
적의 공격을 맞는 대신에 피한후 오히려 공격을 하니 더 쉽게 학살이 가능했다.
왕일은 몹들을 죽이고 또 죽였다.
"이 개러레이야. 썩 꺼져."
"고렙이 왜 여기서 지랄이야."
절정고수의 숫자가 많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절정에 못다다른 플레이어가 훨씬 많았다. 그러니 민폐 소리를 들었다.
왕일은 상관하지 않고 사냥에 매진했다. 이대로라면 메인퀘스트를 할 필요 없이 70 렙 까지는 찍을수 있을거 같았다.
왕일은 레벨업을 하면 체력에 몰빵을 했다.
원래는 민첩을 높이는데 주력했지만 한방을 버틸정도의 체력을 만들지 못하면 죽을수 밖에 없었기에 어느정도 체력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주술중 보호막을 샀는데 주술력 소비가 많지만 마치 호신강기 처럼 적의 공격을 막아줄수 있었다. 물론 아직은 스킬레벨이 낮았기에 막는데 한계가 있었지만 왕일로서는 큰 도움이 되었다.
또 보호막은 다중 케스팅이 가능하다. 능력만 되면 10중보호막을 펼치는것도 가능했다.
물론 속도가 빠르지 않으면 먼저 펼친 보호막은 사라지겠지만 이론상으로는 10중보호막도 가능했다.
사냥을 하는데 빨간불이 들어왔다.
왕일은 시간을 봤다.
"이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운동치료를 할 시간이 되었다.
왕일은 아이템을 줏은후 안전한 장소로 이동을 했다.
안전한 장소로 이동한후 왕일은 케릭터에게 운기를 하라고 시킨후 밖으로 나갔다.
"이야. 대단한데."
명진은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설마 두시간 동안 연속으로 게임을 할줄은 생각도 못했기 때문이다.
"죄송합니다."
"아니야. 캡슐인데 뭐 문제 있겠어? 시간 되면 깨우면 되니까 큰 문제는 아니야."
집에서 지금 일어났다면 문제였다. 하지만 한의원에서 캡슐을 했으니 큰 문제가 아니었다.
왕일은 고개를 숙인후 금방 운동치료를 할 준비를 했다.
그리고 수업을 시작했다.
이미 사개월 동안 운동치료를 했기에 수업을 하는 것은 어려울게 없었다. 자세만 봐주면 되기 때문이다.
왕일은 수업을 하면서 말을 했다.
"어르신들 이번주 부터는 새로운 운동치료를 할게요."
"음? 무슨 치료를 하게?"
대부분 60대 이상이었기에 왕일에게 반말을 했다.
"왕일심법이라는 호흡법을 가르쳐 드릴려고요."
"왕일 심법이라고?"
"예. 근데 이게 처음에 배우는게 어려워서 아무레도 한분씩 가르쳐 드려야 할거 같거든요. 그러니 수업은 기존대로 하고 한분씩 심법을 알려드릴게요."
전진심법이라 말할수는 없었다. 이름이 낯설었고 나중에 문제가 생길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왕일은 아예 자신의 이름을 따 심법이름을 만들었다.
"그래?"
"예. 우선 할아버지 부터 할게요."
왕일은 가장 상태가 좋은 할아버지에게 가서 호흡법을 알려 주었다.
우선은 초반의 구결을 알려준다음에 양반다리를 하고 호흡을 하라고 했다.
전진심법은 도인법에서 출발을 했기에 초반에는 누구나 익힐수 있었다.
물론 전진심법을 통해 무공을 펼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무공을 펼칠 생각이 없으면 다른 어떤 심법보다 안전하며 불노장생을 할수 있는 심법이었다.
할아버지는 심법에 대한 이해가 없었기에 익히는게 어려웠다. 그리고 왕일 역시 운동치료만 하다가 전진심법을 알려주려고 하니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포기할수는 없었다.
운동치료보다는 전진심법이 훨씬 효과가 좋다. 그러니 어떻게 해서든 가르쳐 줄 생각이었다.
한시간 수업에 한명을 제대로 가르치지도 못했다.
왕일이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할아버지도 어느정도 만족을 했는데 왕일이 가르쳐 준 심법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몸으로 느낀듯 했다.
구결을 외우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맑아 졌다. 전진심법이 워낙 심묘한 심법이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무림이라면 줘도 안배울 정도로 나약한 심법이였지만 노인들이 익히기에는 적당한 심법이었다.
"나도 가르쳐주게."
"선생 나도."
"예."
수업이 끝났는데도 할아버지들은 배우겠다고 난리였다. 뭔가가 있어보였기 때문이다. 이름은 유치했지만 구결이 있고 왕일이 말을 하는데 어느때보다 진지했기에 노인들도 배울생각이 들었다.
사실 노인들이 왕일의 수업을 듣는 것은 왕일이 수업이 괜찮다고 보다는 왕일이 분위기 때문이었다.
왕일은 도경과 불경공부를 하면서 말에서 현기가 흘러 나왔다. 보통때는 나오지 않았지만 노인들과 말을 할때는 도경이나 불경에 관한 내용을 얘기 해주었기에 노인들로서는 놀랄수 밖에 없었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