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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
머리는 깨질것 처럼 아팠다. 술이 부드러운 것도 아니고 싸구려 죽엽청이였으니 머리가 아프고 속이 울렁 거렸다. 하지만 그런 것을 일일이 말할수는 없었다.
"술이 약한거 같군. 남자라면 술도 강해야 하네. 물론 술보다는 하체가 더 단단해야 하지만 말이야. 하체가 단단해야 여자들이 좋아하지. 술은 그다음이야. 남자가 잘해야 하는 것은 여자와 술 그리고 무공이지. 이 세가지만 잘해도 남자 구실을 못하지는 않아."
"술 여자 무공이요?"
"여자 술 무공. 이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여자지. 여자를 위해서 라면 난 모든 것을 잃어도 좋아."
손각은 여자를 좋아하는듯 했다. 왕일로서는 이외의 모습이었다. 하긴 술을 좋아하는 것부터가 깨는 행동이지만 말이다.
"여자요?"
"그래. 내 몸이 이렇게 된것도 여자 때문이지만 그래도 나는 여자 자체를 미워하지는 않는다네."
"결혼은 하셨습니까?"
"이런 생활을 하는데 어떻게 결혼을 했겠는가? 그냥 스쳐지나가는 인연이 많았지."
"......"
"물론 한여자에게 마음을 빼았겼지만 결혼을 하기에는 애매했지. 사실 모든 여자를 포기하고 한여자만을 선택하는 것은 잔인한 일이거든."
손각은 당당하게 말을 했다. 사실 손각 정도의 명성이라면 손만 뻗으면 여자를 취할수 있었다.
왕일은 여자라면 말도 잘 못하는 쑥맥이었다. 여동생이 있으면 여자 향기는 많이 맡았고 이야기도 했지만 여동생과 여자는 틀렸다.
대학교 졸업하고 나서도 변변한 여자친구 하나 없던 왕일이었기에 여자얘기가 나오면 잘 말을 하기 힘들었다. 물론 들은 지식은 상당했다. 지금 도 원하면 노모 동영상을 얼마든지 볼수 있고 양동 야사 야설등이 빼곡히 차있었다.
하지만 보는 것과 실제로 하는 것은 틀렸다. 물론 왕일이 동정을 지킨건 아니었다. 용주골에 가서 몇번의 관계를 했지만 아직도 여자에 대해 잘 알지는 못했다. 그런데 손각이 여자에 대해 말을 하니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네는 여자를 많이 취해 봤는가?"
".... 아뇨."
"꽃에는 물을 주는거야. 남자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의무의자 권리이지."
"결혼도 안하셨는데요."
"사랑하면 뭐를 못하겠는가?"
'천하의 대협이지만 사랑에 있어서 만은 범죄자 구나.'
손각 때문에 눈물 흘린 남자가 한둘이 아닐 듯 했다. 손각이 손을 뻗으면 유부녀라고 해도 쉽게 함락할거 같았다. 그럼 남편은 얼마나 슬플까.
"왜 그런 표정을 짓는가? 아직 어려서 그래. 나이가 들면 내 말을 이해할거야."
"예. 알겠습니다요."
"그래. 자네이야기는 들었네."
"예?"
"아....너무 긴장하지는 말아. 내가 자네에게 해를 끼칠려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야.나는 단지 자네의 진심을 알고 싶네."
"....."
손각은 왕일의 눈을 보며 말을 했다.
"자네는 나와 한 약속을 잊지 않았겠지."
"그... 그렇습니다."
"좋아. 그럼 앞으로 나와 한가지 약속을 하지. 무슨 짓을 했든 좋아. 난 자네가 천마의 제자나 혈마의 제자라고 해도 상관이 없네. 단지 나한테는 거짓말만 하지 않으면 되는 거야. 알았지."
"..... 알겠습니다."
"그래. 자네는 주술을 익혔나?"
".....익혔습니다."
"좋아. 어떻게 익혔냐고 묻지는 않을거야. 단지 그것을 다른 사람들을 위해 쓰겠다고 약속해 주겠나."
"예."
손각은 한숨을 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내가 들으니 자네는 마공을 익혔다는거 같은데 사실인가?"
"사실입니다."
"그래. 마공이나 주술을 익힌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아. 중요한 것은 그것을 쓰는 사람의 마음이지. 나는 자네를 믿네. 그리고 그 믿음이 영원했으면 해."
"......"
손각은 잠시 천장을 보더니 말을 했다.
"사실 자네에 대해 알면 알수록 놀라워 했네. 무공도 그렇지만 마공에 주술에 의술에 자네는 자네 나이에 비해 못하는게 너무 없어. 거기다 검마의 공격을 피하면서 사람을 구한 것을 보면 자네는 타고난 자인거 같아."
"과찬이십니다."
"내말은 진심이야. 나는 자네같은 인재를 본적이 없어. 사실 과거 였다면 마공을 쓰는 자라면 생각도 안하고 죽였겠지만 지금의 나는 틀리네. 오히려 자네를 보니 생각나는게 있어."
"생각이요?"
"그래. 내가 전에 얘기 하지 않았나? 양의심법이라고."
"예. 얘기 하셨습니다."
"자네에게 그것을 전수해 주겠네."
"....?"
왕일도 어떻게 하면 양의심법을 전수받을까 했다. 그런데 손각이 선뜻 양의심법을 전수해 주겠다고 하니 놀랄수밖에 없었다.
"그런 표정을 짓지 말게. 뭐라고 하든 자네는 무공이 너무 약해. 그러니 지금보다 빠르게 성장해야해. 나같으면 그냥 폐관수련을 십년정도 하라고 권하고 싶지만 황우강이랑 같이 다니니 그러지는 못할거 같고.... 그러니 자네 무공성취를 늘리는 수밖에 답이 없어. 그렇지 않으면 자네는 1년도 살기 힘들어."
왕일도 절실히 느끼는 바였다. 황우강은 나쁜사람이 아니지만 무모한 점이 있었다. 적의 전력은 생각도 안하고 악이라면 무조건 돌격하고 보는 성격이었다. 그러니 같이 있는 사람이 힘들어졌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좋아. 그럼 자네 실력을 빨리 올리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들어. 그러니 양의심법을 수련해야해. 사실 전진심법을 수련하고 나서 양의심법을 수련하는게 낫지만 시간이 없어. 그러니 동시에 수련을 하세."
"예. 가르쳐 주시면 감사합니다."
"쫗아. 자네는 양의심법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양의심법이요?"
왕일도 양의심법을 익히고 있었다. 단지 성취가 낮을 뿐이었다. 그리고 어느정도 배경을 알고 있었지만 그것에 대해 깊이 생각한 적은 없었다.
"무공이라는게 단순히 익히고 구결을 안다고 해서 다가 아니네. 그속에 담긴 참뜻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무공을 제대로 발휘할수 있어."
"....... 생각해 본적이 없습니다."
스킬을 익히는데 무슨 진의를 따지고 참뜻을 따지겠는가? 그런걸 생각하면서 스킬을 익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왕일에게 양의심법이란 수많은 스킬중에 하나일 뿐이었다.
"그래. 양의심법이라는 것은 도가수행자들이 홀로 수련을 하면서 만들어진 심법이네. 그게 창안한 무공을 시험해 보기 위해 양손을 이용해 펼치는 무공으로 발전이 되어졌지. 자네는 그런 것들을 생각해 보았나? 어떻게 발전이 되고 어떻게 전승이 되었는지 말이야."
"...... 앞으로는 명심하겠습니다."
"그래. 어느날 한 고수는 두손으로 무공을 펼치면 두배로 강해질수 있다는 것을 알고 전승에 제한을 두었네. 너무 강한 무공이라 함부로 전승을 하면 위험해 질수 있다고 판단을 해서였지.
"두배나 강해진다고요?"
"그래. 실제로 그 고수는 당대에 무수히 많은 전설을 남겼지. 그 이후로 많은 사람들이 양의심법을 익혔지만 그 고수와 같은 경지에 오르는 것은 어려운일이 되어졌어. 즉 양의심법이 진수가 담긴 심법은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다는 말이야."
"그럼 스승님께서는 진의를 익히셨습니까?"
왕일이 말에 손각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글쎄. 어떤거 같나?"
"잘모르겠습니다."
"나 역시 진의를 얻지는 못했네. 하지만 생각을 정리하다보니 그 고수의 마음을 이해할수 있더군."
"......"
왕일은 무슨말인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얻었다는 건지 못얻었다는 건지 이해할수 없었다. 하지만 왕일로서는 양의심법을 익혀야 했다.
"가르침을 주십시요."
"뭐 대단한 가르침은 아니야. 자네가 두가지 심법을 동시에 익힐수 있도록 도와주겠네. 하지만 위험하니 내가 옆에 있을때만 하도록 하게."
"예. 알겠습니다."
"평소에는 멸천비도와 전진심법을 알려주겠네. 이건 어차피 다른 사람이 들어도 상관이 없거든. 하지만 양의심법은 틀려. 양의심법의 구결을 얻는것은 어려운일이 아니야. 그러니 내가 하는 말을 듣고 시험할려고 하는 사람이 있을수도 있어. 하지만 그렇게 되면 주화입마에 빠지게 되니 그렇게 하면 안되네."
손각이 말을 하는 사람은 황우강인듯 했다. 손각은 황우강이 듣지 못하게 황우강이 나간 사이에 일부러 말을 한 듯했다.
".... 명심하겠습니다."
"사람은 욕심이 없어도 무공에는 욕심을 내는게 사람의 본성이네. 자네는 행여나 나한테 들은 가르침을 제대로 이해하기 전에 남에게 전수해 주면 안되네."
"예."
"그래. 자네 혹시 양의심법도 알고 있는가?"
".......그렇습니다."
손각은 뭐든 다 알고 있는거 같았기에 거짓말을 할수가 없었다.
"그래. 그럴거라 생각을 했네. 양의심법도 도가계열의 공부로 상당히 어려운 내용인데 용케 익혔군. 그래. 자네는 양의심법을 익힐때 도가의 가르침을 보았나?"
"아... 아뇨."
양의심법을 익혔다고 해서 도가 공부를 했을리가 없었다. 왕일은 대학교 다닐때 교양수업으로 노자에 대한 설명과 도덕경이 존재한다는 정도만 배웠다. 도덕경을 한번 보기는 했지만 한자로 되어 있었고 복잡했기에 무슨 뜻인지는 알지 못했다.
사실 도가 공부는 중국의 역사와도 같았다. 많은 선인들이 도가에 대한 가르침을 베풀었기에 그에 대한 공부가 상당히 많았다. 그리고 한국은 유교국가라 불릴 정도로 도가의 색채를 많이 뛰고 있었지만 그 가르침은 전해지지 않거나 종교집단으로 매도당하기 일수였다. 왕일역시 도가 공부를 하지 않았다. 단순히 스킬을 쓰기 위해 도가 공부를 하는 것은 사실 웃기는 일이었다.
"양의심법은 물론이고 불교계열이나 다른쪽 계열 무공을 익힐때는 그에 합당하는 공부를 하는게 정석이네. 그러니 자네는 도가공부를 하는 것을 잊지 말게."
"예."
게임상에는 그런 공부가 없어도 성취만 잘 오르지만 현실에서는 그런 공부가 상당히 중요한듯 했다.
'가만 도가경전이 있나?'
왕일이 따로 모으지는 않았지만 기본적인 것은 케릭터 자체 적으로 저장되어 있기에 왕일은 한번 살펴봤다. 다행이 경전이 존재했다. 물론 그 숫자는 많지 않았는데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경전인듯 했다.
'20권 정도 되네. 많다고 할수 있지만 우선은 이걸 보고 다른 경전도 보자.'
내용은 중국어로 되어 있지만 자동번역이 되기 때문에 보는것은 어렵지 않았다. 단지 이해하기가 힘들 뿐이었다. 내용이 어려운것은 아니지만 그시대 사상이나 작가의 생각이 현대인과는 맞지 않았기에 왕일로서는 이해하는게 힘들었다.
"자네 무슨 생각을 그리 하는가?"
"예 형님이 말씀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왕일도 손각에게 형님이라 불렀다. 같이 생활한지 몇일이나 지났고 도움을 많이 받았기에 손각이 원하는데로 불러줄생각이었다.
"그래. 내가 한말은 명심하도록 하게."
"예."
왕일은 손각이 하는 말은 모두 메모를 하고 있었다. 검마가 겁나서 도망간 모습을 본 후로는 손각이 대단한 사람처럼 보였기에 사소한 행동 하나라도 저장을 해둔 상태였다.
손각은 자신이 사소한 말도 저장할줄은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그럼 구결을 알려주겠네. 우선 구결을 비교해 보게."
같은 이름의 무공이라고 해도 구결이 틀린부분이 있었다. 전체를 전수 받느냐? 아니면 운기가 가능한 일부만 전해 받느냐에 따라 그 위력이 달라진다. 또 주석이라 해서 후인이 따로 해석을 달거나 개량을 하는 경우도 있었기에 양의심공이라고 해서 다 똑같은 것은 아니었다.
왕일은 손각이 불러주는 구결을 그대로 메모했다. 음성이나 동영상 기능까지 켰는데 매우 중요한 일이었기에 비디오 녹화 기능까지 킨 것이다.
구결은 상당히 길었다. 왕일이 아는 양의심법보다 세배 이상 길었고 주석까지 달아서 설명을 해주는데 그시간이 상당히 길었다.
무려 한시진 동안이나 구결을 알려주었다.
왕일은 질린다는 표정으로 손각을 바라보았다. 한시진 동안 말을 한것도 대단하지만 그것을 외운것은 더 대단한 일이었다. 어떻게 저렇게 머리가 좋을수 있단 말인가?
손각은 모두 말하고 나서 왕일을 쳐다보았다.
"한번에 못외웠겠지. 그럼 일부만 알려줄테니 다시 한번 외우게."
외웠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어떻게 이렇게 긴 구결을 한번에 외울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왕일은 메모장 기능이 있었기에 외운게 아니라 저장을 해둔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