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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
왕일은 전진의 제자가 아니었다. 전진심법을 익히고 있지만 그것도 이벤트 성으로 받은 전진심법이었다. 왕일은 전진심법을 선천지기를 증가시키기 위해 배웠다. 그런데 여기서 곤혹스러운 일을 만나게 된것이다.
"자네는 전진심법을 어디서 익혔나."
"제가 전진심법을 익힌 것을 어떻게 아십니까?"
"자네의 호흡은 전진심법을 익힌 사람 특유의 향기가 나. 게다가 상단전의 파장까지 일치하는 것을 보면 알수가 있지."
왕일은 오랜시간 동안 시간이 날때마다 선천지기를 늘리기 위해 전진심법을 익혔다. 그 덕분에 수련하던 흔적이 남은듯 했다.
"......예. 저는 전진심법을 익혔습니다."
안익혔다고 말할 필요도 없었다. 손각이 왕일에게 불리하게 행동할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자네에게 멸천비도를 알려주겠네. 그것을 익히면 누구도 자네를 우습게 보지 못할 거야."
왕일은 입을 벌렸다. 왕일이 본 멸천비도는 최강의 비도술이었다. 게임으로 치면 유니크나 레전드급 무공비급인데 이토록 쉽게 알려주겠다고 하니 믿을수 없었다.
게다가 이벤트로 몇백만개나 뿌려진 전진심법을 익혔다는 걸로 선택되어질 줄은생각도 못했다.
이곳에서는 어떤지 몰라도 게임상에서는 상당히 인기있는 무공이 바로 전진심법이었다. 전진교는 과거에 맥이 끊기고 후예는 무당파나 다른 도가 문파로 흡수되었다고 한다. 원래의 전진교는 상당히 괜찮은 문파였지만 마교와의 전쟁에서 제자를 대부분 잃는 바람에 멸문할수 밖에 없었다. 물론 전진교만이 마교에 멸문한 것은 아니었다. 그당시 현문에 해당하는 문파들 대부분이 마교나 혈교에 의해 멸문을 하였다. 그들은 대부분 도문으로 흡수가 되었는데 가끔씩 전진교의 무공을 익힌 절대고수가 나타나 세상의 평화를 지키는 경우가 많았다.
멸문했지만 강력한 무공을 가진 문파라는 인식이 있는 전진교였는데 남은 흔적은 전진심법이 다였다.
하지만 그런 무공이지만 그 속에 담긴 이야기가 유저들의 마음을 끌었기에 많은 유저들이 전진심법을 익힐려고 했다. 거기다 마공을 쓰는 유저라면 필수적으로 필요한 심법이였기에 개나소나 다 익히는 국민심법이 되었다. 그런데 그런 심법을 익혔다고 선택이 되다니 믿기 힘든 일이었다.
"..... 제가, 제가.... 제자가 되라는 말씀입니까?"
손각은 고개를 흔들었다.
"전진교는 이미 망한 문파 그런 문파의 제자가 되라고 할수는 없는 노릇이지. 게다가 자네는 세상에 익히는자가 많지 않은 전진심법을 익혔어. 물론 원래 이름은 전진심법이 아니야. 천지조화음양혼원기공 이라고 불렸지만 이제는 전진심법이라불리네."
왕일은 전진심법의 원래 이름을 알수 있었다 하긴 전진교의 남은 심법이라 해서 전진심법이였지만 원래부터 전진심법이라 불리지는 않았을 거다.
"그럼.... 무공을 가르쳐 준다는 말씀은 무엇입니까?"
"왜 가르쳐 주긴. 사실 멸천비도는 문제가 많은 무공이야. 자신의 생명력을 깍아서 펼쳐야 하는 무공이지. 그러니 그것을 자네에게 가르쳐 준다는 것도 사실 죄를 짓는 거야. 나에게 무공을 가르쳐 주신 진인은 나와 사제 관계를 맺는 것을 거부하셨다네. 그냥 무림을 지켜달라는 말씀을 하셨을 뿐이야. 그분이 평생을 지키고 전진교가 평생을 바쳐 지키려 한 무림을 지키는 것 그것만 해주면 되네."
"무림을 지킨다고요?"
"그래."
"....."
왕일은 사실 할말이 없었다. 왕일은 이곳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니 언젠가는 돌아 갈 사람이다. 그런 왕일에게 무림을 지키라는 말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사실 왕일은 멸천비도를 가르쳐 준다고 했을때 들은 생각은 폭렙이었다. 이런 유니크스킬을 익히고 있으면 폭렙을 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초절정고수만 되면 사실 게임만 해도 충분히 먹고 살수 있었다.
초절정고수가 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었다. 현질도 많이 해야 했고 빕스도 올려야 했고 전용캡슐도 사야 했다. 하지만 멸천비도 스킬을 익히면 그런 자질구레한 일은 할필요도 없었따. 화경의 고수도 한번에 죽일수 있는 스킬인데 뭐가 무섭겠나? 네임드 몬스터만 사냥해도 손쉽게 돈과 경험치를 얻을것이다. 그리고 네임드 몬스터를 잡으면 나오는 아이템과 돈이라면 현질을 해서 평생을 먹고 살수 있을터였다.
그런 생각을 하는 왕일에게 이곳 무림에 대한 책임감이 있을리 없었다.
"왜 힘든가? 물론 강제 사항은 아니야. 멸천비도를 펼치는 것은 자신의 생명을 날리는 것이니 억지로 하게 할수는 없지. 하지만 정의감이 강한 사람에게 무공을 전수해 주기만 해도 되네."
"대협이 하시면 되지 않습니까?"
"형이라 하래도. 후.... 자네도 보지 않았나? 나는 일년도 살기가 힘들어. 지금은 전진심법 덕분에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고 있지만 그것도 얼마 가지 못할거 같아. 십마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지금 상태라면 사실 나는 언제 죽을지 모르는 몸이야. 십마중 한둘을 죽여야 하지만 그렇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 이런 상황이면 멸천비도를 다른 사람에게 전해주고 마음 편히 십마를 상대하고 싶어."
손각은 목이 타는지 호로병의 술을 마셨다.
사실 손각의 상태는 생각하는 것보다 더 좋지 않았다. 하단전은 거의 제구실을하지 못하고 있었다. 마치 깨진 항아리 처럼 기운이 세고 있었다. 물론 그정도라 해도 어느 정도 무공을 펼칠수 있지만 강력한 무공은 펼치기 힘들었다.
게다가 잔병이 있었고 손각이 말대로라면 선천지기는 거의 없는듯 했다.
선천지기는 양초의 촛농과도 같았다. 양초는 촛농이 다 닿으면 수명이 다하듯 사람도 선천지기가 다하면 목숨을 잃게 된다.
몸 상태도 좋지 않고 선천지기 역시 얼마 되지 않으니 손각은 이미 죽은 사람이라 할수 있었다.
".... 원하시는게 멸천비도의 전승입니까?"
"그것과 전진심법 두가지를 한명에게 가르쳐 주는것 그리고 그가 멸천비도를 익힐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네. 그것이면 나도 진인에게 받은 은혜를 갚은 셈이네."
손각에게는 스승으로 모시는 진인이 있는듯 했다. 그런데 진인의 이름을 말하지 않는 것을 보면 사승관계를 맺을 생각이 없는듯 했다.
왕일은 갈등이 생겼다. 평생 무림을 지키라는 말은 수행할수 없는 말이었다. 하지만 제자를 들이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자질이 있는 자를 선택해 무공을 전수한다. 그것은 충분히 할수 있는 일이었다.
성격을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대충 자질이 맞는 사람에게 전하면 되는 일이었다. 만약 그렇게만 하면 평생을 먹고 살수 있게 해줄 보물 같은 스킬을 얻게 되는 것이다.
'가만.... 근데 내가 멸천비도를 익힐수 있을까?'
왕일의 몸은 게임 케릭터였다. 아무리 현실의 몸과도 같다고 하지만 왕일의 몸으로 현실의 멸천비도를 익히는것은 무리일수도 있었다.
'만약 못익히면 개뿔인데....'
익히지도 못할 무공을 배우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었다. 만약 왕일이 멸천비도를 익히지 못한다면 다른 사람에게 전수하는 것도 불가능 했다.
'가만 생각해 보니까 무공을 전수하는 것도 불가능 하잖아.'
무공을 전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물론 게임상에는 자신의 무공을 복사하거나 자신의 무공을 사라지게 하고 책으로 남기게 하는 방법도 있었다. 그런 방법을 쓰면 유니크무공이라고 해도 다른사람에게 전수가 가능하다. 하지만 그건 게임상의 시스템이였고 현재로서는 그런 시스템을 이용할수가 없었다.
'이거 곤란한데.... 가만.... 카메라를 이용해 동영상을 찍으면 될거 같은데? 어차피 손각에게 무공을 배울때 그걸 녹화하고 나서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 주면 되잖아.'
생각해보니 녹화를 하면 될듯 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왕일은 케릭터 안에 있는 기본 설정인 녹화와 메모 기능이 있었다. 그걸 이용한다면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 주는게 문제는 아니었다.
'가만 생각해 보니 전진심법은 수련을 하는게 힘든데.... 최소한 몇십년 동안 익혀도 제대로 익히기 힘든데.... 그걸 어떻게 전수하라는 거지?'
생각해 보면 다른 사람에게 무공을 가르쳐 주는 것도 쉬운일이 아니었다. 전진심법으로 어느정도 성취를 볼려면 몇십년이 걸린다. 그럼 그때까지 옆에서 돌봐주라는 말이었다.
'아... 몰라 그냥 어디서 폐관수련이나 시키자.'
어려운 문제였지만 왕일은 단순하게 생각했다.
사실 전진심법이 최고의 심법으로 불릴만 했지만 익히는 사람이 적은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전진심법은 정순하며 사기를 예방해 주고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 주지만 수련의 성과가 적은게 큰 문제였다. 전진심법으로 어느정도 성과를 볼려면 몇십년 동안 고련을 해야 했다.
만약 그런 문제만 없었다면 전진심법은 최고의 심법으로 불리며 많은 사람들이 익혔을 것이다. 물론 그런 방식으로 익히기 때문에 선천지기도 쌓을수 있지만 그 양이 미약했기에 전진심법이 사장되어졌다.
왕일은 고민을 했지만 우선은 받아들일 생각을 했다. 우선 사승관계가 없고 비교적 조건이 까다롭지 않았다. 그리고 유니크스킬이라 할수 있는 멸천비도를 익히면 평생밥벌이가 된다는게 만족스러웠다.
익힐수 있든 없든 배울 생각이었다.
"..... 제가 익힐수 있을지 모르게습니다."
"익힐수 있어. 사실 멸천비도 자체는 크게 어려운게 아니야. 문제는 멸천비도를 펼칠때 상당한 양의 선천지기가 소모된다는 거지."
'음? 완전 마공이랑 똑같네.'
정파 최고의 무공이 사실 마공이랑 비슷하다는 것은 웃기는 일이었다. 마공은 체내의 선천지기를 이용해 펼친다. 선천진기는 보통의 기운보다 몇배나 강하기에 순간적으로 자신의 내공보다 많은 내공을 펼칠수 있다. 그러니 무공의 위력이 강해지는데 멸천비도도 같은 방식이었다.
"멸천비도가 어렵지 않나요?"
왕일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래. 물론 익히는데 십년은 걸리지. 하지만 그정도만 해도 다른 무공을 대성하는 것보다 짧은 시간이지."
"십년이요?"
"그래. 멸천비도를 대성하는데 그정도 걸려. 그정도면 짧은거 아닌가?"
"....."
왕일은 할말이 없었다. 무슨 10년동안 무공을 수련한단 말인가? 지겨워서 라도 못할듯 해다. 왕일은 할말이 없었다. 하긴 화경의 고수를 상대할수 있는 무공을 십년의 수련만에 얻을수 있다면 남는 장사라 할수도 있었다.
'현실로 돌아가도 크게 소용이 없을거 같은데....'
"물론 중요한 것은 전진심법이네. 전진심법에 어느정도 성취가 없다면 멸천비도를 펼치는 것은 어려워."
"그렇습니까?"
왕일은 머리가 복잡했다. 세상에 이처럼 익히기 힘든 무공이 어디있단 말인가? 전진심법은 성취가 극도로 어려운 심법이다. 물론 어렵기 때문에 선천지기를 모을수 있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전진심법을 익히기 힘들었다. 그런데 그 어려운 전진심법을 어느 경지까지 익히는것도 어렵지만 멸천비도를 익히는 것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니 왕일로서는 황당할수 밖에 없었다.
'이러니 익히는 사람이 없었구나.'
무슨 무공이든 사장된 이유가 있었다. 이런 무공이라면 사장 될수 밖에 없었다. 무공을 익히고 몇십년이 지나야 쓸수 있는 무공이라니? 누가 익히겠는가?
"그래. 어쨋든 이제 자네가 익혀야 하는 무공이야."
"..... 그런데 대협께서는 어떻게 익히셨습니까? 익히는 기간이 길다고 하지 않으셨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휴.... 내나이를 보게. 젋음을 무공에 모두 바쳤지. 그나마 나는 다른 방법을 통해 내공도 익힐수 있었네."
"다른 방법이요?"
"그래."
왕일은 방법이 궁금했다.
"어떤 방법입니까?"
손각은 잠시 생각을 하는듯 했다.
"사실 이제는 할수 없는 방법이네. 걸개와 대결을 하다 하단전에 내상을 입었거든. 그 방법은 양의심법에 있네."
"양의심법이요?"
왕일도 양의심법을 익히고 있었다. 그러니 손각의 말에 관심이 갈수 밖에 없었다.
"그래. 양의심법으로 전진심법과 다른 심법을 동시에 익히면 그나마 내공에 있어서 어느정도 감당할수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