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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게임-34화 (34/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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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

황우강은 형님이라고 했지만 얼굴표정은 썩 좋지 않았다.

호로병을 내민 사람은 지금까지 바닥에 누워 있던 멸천비도였다. 그는 황우강을 아는듯 했다.

"그래. 오랫만이야."

멸천비도 역시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둘은 서로 아는 사이이데 뭔가 껄끄러운 사이인듯 했다.

검마를 상대로는 여유가 넘쳤지만 왕일이 근처로 온 멸천비도는 생각보다 허약해 보였다. 그리고 호로병을 내민 손은 끝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마치 수전증이 있는듯 했다.

황우강은 호로병을 잡아서는 그대로 마시기 시작했다. 황우강이 술을 마시자 멸천비도는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며 입술을 축냈다.

멸천비도 역시 술생각이 간절한듯 했다.

황우강이 호로병을 건내주자 멸천비도는 술을 쫒기듯 급하게 마셨다. 그렇게 몇번 마시니 호로병에는 남은 술이 없었다. 멸천비도는 호로병을 뒤집어 한방울 술까지 혀에 턴 후에야 한숨을 내쉬었다.

"아쉽군."

"나중에 술집에서 술을 사겠습니다."

"좋지. 여아홍으로 사주게."

"어렵습니다. 그냥 죽엽청이나 마시죠."

"그것도 좋지."

황우강의 표정은 어색했지만 하는 말은 부드러웠다. 아마 멸천비도와 상당히 친했던 사이인듯 했다.

왕일은 둘의 대화를 지켜보았다.

황우강은 멸천비도에게 고개를 숙였다.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뭘. 우리 사이에 감사까지.... 검마가 나타났다는 말을 듯고 부지런히 다리를 놀렸는데 늦은게 잘못이지."

아까의 신위와는 다르게 멸천비도의 두 다리는 떨고 있었다. 저런 몸으로 무공을 쓴다는게 신기했다.

"그래도 형님이 아니었다면 죽었을게 분명합니다."

"사람이 그렇게 쉽게 죽지는 않아. 사실 황룡걸개도 숨겨둔 수를 썻다면 검마가 달아났을 거야."

"....."

"어쨋든 오랫만에 만나서 반갑군. 몸은 괜찮나?"

"예."

멸천비도는 왕일을 한번 본후 황우강을 바라보았다.

"솜씨있는 의원을 친구로 둔듯 하군."

"...... 운이 좋았습니다."

"운이 좋다라. 그래."

그때 황룡걸개가 멸천비도에게 다가왔다.

"대협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슨 말씀을.... 서로 돕고 사는거지요."

둘은 지나치게 예의를 갖추었다. 그리고 서로 어색하게 바라보았다.

"신세는 다음에 반드시 갚겠습니다."

"잊으셔도 됩니다. 저도 대협께 신세를 많이 지지 않았습니까?"

"아닙니다. 개방은 은혜를 절대 잊지 않습니다. 그럼 먼저 가보겠습니다."

황룡걸개는 인사치레만 하고 돌아갈 생각인듯 했다. 몸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아까 검마의 말처럼 멸천비도와 사이가 좋지 않은듯 했다.

"살펴가십시요."

멸천비도도 고개를 숙였다.

"예."

황룡걸개는 고개를 숙인후 왕일을 보며 말을 했다.

"혹시라도 마음이 변하면 개방을 찾아오거라."

"......"

황룡걸개는 천천히 몸을 움직였다. 상처 때문에 빠르게 움직일수 없었다. 그리고 그 뒤를 모인 사람들이 호위하듯이 따라갔다.

사람들이 떠나가자 남은 사람은 멸천비도와 황우강 왕일이었다.

멸천비도는 웃으며 황우강을 바라보았다.

"오랫만에 만났는데 술집이나 가지. 술벌레가 목구멍까지 올라와서 죽겠어."

방금 술을 마셨는데도 불구하고 다시 술타령이었다.

방금전의 신위와는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었기에 왕일은 혼란스러웠다. 대체 이런 자가 뭐가 무서워서 검마는 도망갔단 말인가?

"예. 형님"

황우강은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근처 술집을 향해 움직였다.

셋은 말이 없었고 분위기는 무거웠다. 그렇게 인근의 주점에 도착하고 죽엽청을 한잔 마시고 나자 대화가 시작되었다.

멸천비도는 급히 술을 마셨다. 그리고 황우강 역시 따라마셨다.

"캬... 좋다. 내가 이맛에 술을 마신다니까."

아까는 여아홍을 찾더니 싸구려 죽엽청에도 만족하는듯 했다.

황우강도 급하게 술을 마셨다.

왕일은 죽엽청을 마시자 진한 느낌이 들었다. 죽엽청 때문인지 시원하면서도 맛이 있었다.

게다가 취기가 느껴졌다. 게임을 할때는 취기를 느끼기 힘들었다. 취한 맛과 비슷한 느낌을 받기는 했지만 실제로 취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죽엽청을 마시니 취한 느낌이 들었다.

상당히 독했다. 게다가 죽엽청은 매우 싼 술이였기에 그만큼 독하면서도 취기가 강했다.

왕일은 독해서 급히 마시지 못하겠는데 멸천비도는 뭐가 좋다고 빠르게 술을 마셨다.

저렇게 허약해 보이는 자가 술을 많이 마시니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전증이 있는듯 했는데 말로만 듣던 알콜중독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황우강도 묵묵히 술을 마셨다.

그렇게 셋은 죽엽청을 안주삼아 죽엽청을 계속 마셨다.

술이 술을 마시는 셈이다.

왕일은 값싼 소면과 만두를 추가로 시킨후 마셨는데 안주를 먹는 사람은 왕일 뿐이었다.

소면은 맛있었고 만두는 푸짐했다.

음식으로 유명한 사천지역이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맛있었다. 물론 소면에도 양념이 진한건 적응이 되지 않았다.

술이 어느정도 들어가자 멸천비도가 먼저 말을 꺼냈다.

"상처도 있는데 그만 마시지."

왕일이 봤을때 멸천비도가 그런 말을 할 상황은 아닌듯 했다. 부상은 황우강이 심했지만 멸천비도의 상태도 썩 좋지 않았다.

"술이 들어가야 몸이 회복됩니다."

황우강은 되도 않는 말을 하더니 죽엽청을 마셨다. 물론 한번에 마시지 않고 조금만 마셨다. 아마 반발심 때문에 그런듯 했다.

왕일은 황우강이 걱정이 되었다.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에서 술을 마시니 제정신이 아닌것으로 보였다.

"후.... 그래? 뭐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 그런데 자네는 이름이 뭔가?"

멸천비도의 말에 왕일은 고개를 숙였다.

"왕일이라 합니다."

"음... 왕일이라. 나는 손각이라 하네. 편하게 형이라 부르게."

"....."

왕일은 놀랬다. 멸천비도는 매우 존경받는 협객이었다. 황우강이 말이 아니더라도 십마중 한명인 검마를 물러나게 할 정도면 그 위상이 보통이 아니었다. 그런데 처음보는 왕일에게 형이라 부르라고 하니 왕일로서는 당황스러울수 밖에 없었다.

손각의 말에 왕일은 고개를 저었다.

"제가... 어떻게...."

"왜? 폐인이라 형이라 부르기도 싫다는 건가?"

".... 그게... 아니라."

"편하게 부르게. 내 이름에 기죽을 필요 없어. 나도 사람이고 아무것도 아닌자야."

"....."

손각은 왕일을 보며 물었다.

"그런데 아까 걸개가 한말을 왜 받아 들이지 않았나?"

"..... 그.... 그게..."

"말해 보게."

"거지가 되기 싫어서요."

"뭐? 거지가 되기 싫다고? 하하하 정말 웃기는군.... 하하하 걸개가 이말을 들었어야 했는데...."

"......"

"아..... 잠시만 기다리게. 너무 웃겨서 배가 땡기는군."

손각은 입이 땡기는지 손으로 턱을 맞추었다.

"개방의 방주자리를 거지라고 거부하는 자는 자네 뿐일거야."

"......""

왕일은 깊이 생각하지 않았지만 개방의 방주가 된다고 해도 거지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냄새나는 거지가 되서 뭘 하겠는가?

방주라는 말에도 아무 반응이 없자 손각은 웃었다.

"자네 마음에 드는군. 개방의 무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가? 개방의 무공은 정순하기 이를데 없지. 게다가 변화가 심오하고 그속의 무리는 깊고도 깊어 마공을 상대로 훌륭하게 대응할수 있지."

"괜찮습니다."

"그래.좋아. 그나저나 참 재미있군. 내 동생이 같이 다닐만 해."

"형님"

황우강이 말에 손각은 고개를 끄덕였다.

"미안하네. 내가 너무 말이 많았군."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

"어떻게 지내긴. 자네도 잘 알지 않은가? 부족한 실력이지만 마인들을 상대하느라 분주하게 돌아다녔네."

"..... 고생이 많으십니다."

"뭐... 별거 있나. 병들어 죽기 전까지는 최선을 다해야지. 크크크 쿨럭"

손각은 말을 하다가 선혈을 내뱉었다. 심각한 병을 가진듯 했다.

손각은 손으로 피를 쓰윽 닦더니 대충 옷에 문지른후 술을 마셨다.

"크크크 속에서 나왔으니 그만큼 짚어넣어야 겠어."

손각의 말에 황우강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형님"

"왜그래? 아직 안죽었어. 죽기 전까지 십마놈들을 때려 잡고 나서 죽을 거다."

"요양을 하십시요."

"자네가 그런 말을 할때인가? 지금 자네 몸상태로도 요양을 할생각은 없지 않은가?

왕일이 봤을때는 둘다 상태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그런 상태에서 술을 마시는 것을 보니 한숨이 나왔다.

'내가 뭐하는 짓이지.'

처음에는 게임에 갇혔다고 생각을 했다. 그러니 로그아웃만 하면 빌어먹을 게임은 때려친다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로그아웃을 하기 위해 별의별 짓을 다 했다. 그런데 그게 현실이란다.

사실 현실이라는걸 알게 되면 당연히 집에 갈 생각을 해야 한다. 이곳에 어떻게 왔던지 간에 돌아갈 방법은 분명히 있을거다.

왕일에게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었고 문화생활을 즐길 권리가 있었다. 이곳은 더럽고 지저분하고 살기가 너무 힘든 곳이었다. 이런 곳에서는 사는거 자체가 고문이었다.

눈앞에 있는 멸천비도 손각도 문제였다.

손각은 게임상에서 보면 상위 20위 안에 드는 랭커였다. 게다가 화경의 고수인 검마를 도망가게 만들정도의 실력을 가졌으니 어떻게 보면 비공식 넘버 원인 존재였다. 그런 존재라면 게임속에서는 스타나 마찬가지였다. 왕일 정도 되는 저렙은 인사를 건내도 무시를 당할 정도로 차이가 많이 나는 자였다. 그런 존재랑 같이 술을 마신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영광이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 에서 술을 마시는 것은 문제였다.

'난 왜 황우강이랑 같이 다니지?'

왕일은 이곳에 와서 계속 어리버리한 상태였다. 현실이라는게 믿기지 않았다. 그런 상태에서 조언을 해주는 황우강에게 의지를 했고 그의 말을 따랐다. 하지만 사실 그의 말을 따를 필요는 없었다. 이곳이 현실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러니 더이상 황우강이랑 얽히는 것도 문제였다. 황우강은 문제를 일으키는 성격인듯 했다. 협을 논한다고 하지만 왕일이 협객놀이를 할필요는 없었다. 이곳은 왕일의 고향이 아니었고 타향 사람들이었다.

'헤어져야 겠어.'

황우강은 다쳤지만 왕일이 치료를 해준 상태였다. 사실 검마를 만나러 오는 것도 미친짓이었다. 화경의 고수를 만난다는 설렘과 따라가고 싶다는 호기심 때문에 황우강을 따랐지만 잘못하면 죽을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러니 다시는 그런 일에 끼어들면 안되는 일이었다.

'그나저나 저들은 무슨 사이지?'

우연히 만난 절정고수가 강호에 이름 높은 초절정고수를 안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었다. 눈치를 보니 황룡걸개와 멸천비도 두명이랑 친한것 처럼 보였다.

왕일은 궁금했지만 물어볼수가 없었다. 둘은 술만 마시고 어색한 눈짓만 했기에 보기도 거북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무공수련을 해야 겠다. 잘못하다가는 집에도 못돌아가고 죽겠다.'

만나는 사람들의 무공은 상상할수 없을 정도로 고강했다. 그러니 왕일로서는 죽기 싫으면 무공을 수련해서 경지를 높여야 할듯 했다. 다행이 이곳에는 기가 풍부했기에 열심히만 하면 초절정의 경지까지는 무난하게 오를수 있어 보였다.

'하단전에는 혈사기공을 펼치고 심장에는 명상을 하고 상단전에는 전진심법을 통해서 한번에 세개의 심법을 운기해야해. 그렇게 하면 빠르게 경지에 오를수 있어.'

이곳에서 수련을 하면 열배나 빠르게 경지를 올릴수 있었다. 게다가 한번에 세가지를 동시에 운기를 하면 사기캐를 만들수도 있었다.

'가만 주술진도 있잖아. 원래 주술진으로 주변의 기를 모을수가 있어. 전에는 스킬렙이 안올라서 안썻는데 지금은 스킬렙 제한이 풀렸으니 주술진을 쓰자.'

주술진 중에는 주변의 기를 모으는 주술진도 있었다. 주술사들은 기본적으로 쓰는 주술진인데 주변의 기를 모을수 있으니 심장에 더많은 주술력을 모을수 있게 된다. 하지만 효율이 썩좋지 않기 때문에 주술진의 렙이 높지 않으면 크게 효과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왕일은 잘 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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