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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게임-32화 (3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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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림

    왕일은 검마가 손을 들어 검을 날리기 전에 상황을 예측했다. 그리고 무엇을 할지도 어느정도 짐작했다. 이기어검술은 환생고수 게임에서 자주 보던 거다.

    왕일은 할수 있는게 아니지만 천마와 혈마 성승이 싸울때 가끔가다 이기어검술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니 익숙할만큼 익숙했다.

    왕일은 그순간 주변이 느리게 움직이는듯 했다. 왕일의 정신은 캡슐에 들어가 4배 이상 빠른 세상을 살았다. 그러니 왕일이 원하면 4배 빠른 흐름에서도 생각을 할수 있는 능력이 있었따.

    검마의 이기어검술은 빛처럼 빨랐지만 왕일의 생각 역시 그보다 빠르면 빨랐지 느리지는 않았다.

    검마의 손이 어디를 향하는지는 보이지 않았지만 누구한테 날라갈지는 예측할수 있었다. 바로 황우강이었다.

    왕일은 순간적으로 역혈대법을 펼쳤다. 역혈대법은 이름높은 마공중 하나였다. 선천지기를 소모하지만 일시적으로 자신의 내공의 세배 에서 다섯배까지 증폭할수 있기 때문에 마도의 무사들이 자주쓰는 수법이었다.

    왕일은 역혈대법을 최대한으로 펼쳤다. 왕일의 경지로 펼칠수 있는 것은 다섯배 까지였다. 역혈대법은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성취가 낮을수록 더많은 내공을 증폭시킬수 있었다. 그러니 절정이 아닐때는 열 다섯배까지도 증폭시키는게 가능했다.

    하지만 역혈대법에 대한 이해가 그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은 이론적으로만 가능한 일이었다.

    왕일의 몸은 순간적으로 다섯배 가까이 강해졌다.

    이어서 왕일은 본능적으로 스킬을 터치해 무형잔형신법을 클릭했다. 그러자 왕일의 몸은 전과는 비교도 할수 없게 빨라졌따.

    빨라진 왕일은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황우강에게 달려가 두다리를 잡아 땡겼다.

    순간 황우강의 몸은 그대로 어퍼졌다.

    마치 번개가 지나간듯 순간적으로 벌어진 일이었다.

    왕일이 역혈대법을 펼치자 마자 스킬 무형잔형신법을 펼쳤고 이어서 황우강의 두 다리를 잡아 당겨서 황우강의 몸을 쓰러뜨리고 그와 동시에 검마의 검이 황우강의 왼쪽 가슴부분과 왼쪽 팔 부분을 스치며 지나갔다. 그리고 왕일이 서 있었던 자리를 지나 검마에게 돌아갔다.

    순간적으로 너무 빠른 일이 벌어졌다.

    만약 왕일이 움직이지 않았다면 왕일 역시 단숨에 죽어 버렸을게 분명했다. 검마가 펼친 이기어검술은 황우강 한명만 노리는게 아니라 왕일까지도 노리는 일격이었다. 그런데 그게 실패했다.

    "......."

    검마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검마는 한참동안이나 생각을 하고 나서야 지금 무슨일이 벌어졌는지 알았다. 절정도 안되보이는 날파리들이 검마의 공격을 피해냈다는걸 깨달았다.

    "이놈!"

    검마는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기어다니는 개미를 죽이는 것처럼 간단한 일이었다. 단지 손만 내밀면 어떻게 죽이든 마음대로 할수 있다. 다리를 뽑아 내든 몸통을 세조각으로 나누든 아니면 물속에 넣어서 익사를 하던 원하는 모든 방법을 써서 죽일수 있었다. 그런 하찮은 미물이 자신의 일격을 피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수 없는 일이었다.

    검마는 검을 펼쳐서 다시 죽일려고 했다. 이기어검술로 어퍼진 황우강에게 검을 날리는순간 검마는 옆구리에 무엇인가가 날라오는 것을 느꼈다.

    황우강은 호신강기를 써서 막았지만 잠시 검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졌다. 그덕분에 검은 목표물을 약간 지나쳐서 다시 돌아왔다.

    날라온 것은 황룡걸개의 반룡장이었다.

    반룡장을 지근거리에서 공격당했다.

    "네녀석이!"

    "저들을 죽일려면 나를 먼저 죽여라"

    "좋다. 네녀석을 먼저 죽여주마."

    검마는 손에 들어온 검으로 단숨에 황룡걸개를 죽일려고 했다.

    황룡걸개는 무공을 펼쳐서 피할려고 했지만 피하는 것은 쉬워보이지 않았다.

    황룡걸개는 죽음을 생각했다.

    그때 검마가 들고 있던 검이 그대로 날아갔다.

    "누.... 누구냐?"

    검마는 자신의 공격이 연거푸 실패하자 인상을 쓰며 뒤로 물러났다. 그순간 중년의 남자가 모습을 들어냈다.

    "하하하 검마 심심한가 보군. 이곳까지 행차한것을 보니까 말이야."

    "너.... 너는....."

    나타난 자는 초로의 중년인이었다. 얼굴은 젊었을때는 꽤나 미남이었을거 같지만 얼굴에 가해진 주름살이 세월의 흔적을 말해주고 있었다.

    중년인은 오른손에는 소중하다는 듯이 호로병을 들고 있었다. 들고 있던 호로병을 천천히 음미하며 마시고 난후 검마를 향해 말을 했다.

    "오랫만이군. 검마 그동안 잘지냈나?"

    "으드득..."

    검마는 인상을 썻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다르게 함부로 움직이지 않았다.

    "왜그래? 그렇게 이빨을 꽉 다물고 있으면 건강에 좋지 않아."

    중년인은 걷는 것도 힘들다는듯 비틀거리고 있었다. 술에 취해서 인지 아니면 몸이 원래 약한 건지 알수는 없지만 중년인은 여유가 넘쳐나는데도 불구하고 검마는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황룡걸개와 싸울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게다가 검마는 말도 함부로 하지 않았다.

    "네녀석은 비도를 몇개나 가지고 있느냐?"

    검마의 말에 중년인은 옅은 미소를 짓더니 왼손에서 낡고 불품없는 비도를 꺼내서 들었다.

    "내손에는 언제나 한자루의 비도만 있지. 왜? 내 비도솜씨를 또 보고 싶나? 지금 내가 술을 마셔서 과녁을 제대로 맞추기 힘들어. 게다가 손도 떨리고 있고. 오늘은 원하는 위치에 비도를 못날릴수도 있어. 왜. 시험해 보고 싶나?"

    검마는 손을 꽉쥔채 부르르 떨었다.

    단한방이었다. 한번의 비도만 피하면 검마가 승리할 자신이 있었다. 눈앞의 중년인의 실력은 놀라울 만한 것이지만 비도술에 한정되었을뿐 본실력은 형편없다는게 정석이었다. 하지만 생각만 할뿐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만큼 중년인의 비도술은 전율을 일으킬 만큼 무서운 것이였기 때문이다.

    "멸천비도의 비도가 날면 하늘이 무너진다는 것은 무림의 정설이나 마찬가지지. 나 역시 멸천비도의 비도술을 시험해 보고 싶은 생각은 없네."

    "그래? 싸움에 진 똥개 보다 더 비참하군. 똥개는 그래도 싸움이라도 했지만 자네는 싸움도 하지 않고 꼬리를 내릴려는 건가?"

    "으드득.... 나를 화나게 하지 마라. 네녀석의 실력은 인정하지만 비도술을 펼칠수 있는 횟수는 제한되어 있다. 네녀석이 아무리 날고 긴다고 해도 다구리로 덤비면 버티지 못할것이다."

    멸천비도는 씨익 웃더니 검마를 보았다.

    "크크크 그래?"

    멸천비도는 여유있게 호로병을 들어 올린후 술을 한모금 입에 머금었다. 그리고 목젖을 통해 입에 머금은 술을 넘겼다.

    술 한잔 먹는데도 여유가 넘쳐 흘렀다. 검마의 실력이라면 멸천비도가 술을 마시는 짧은 순간에 공격을 수십번은 더 날릴수 있었다. 그런데 멸천비도가 하는 것을 지켜만 보는 것을 보면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이었다.

    멸천비도는 술을 한잔 마신후 검마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비도를 던졌다.

    왕일은 한순간 긴장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다. 심각하게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멸천비도의 비도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순간 멸천비도의 손에 있던 비도가 다시 나타난 것을 보자 어떻게 된건지 살펴 봤다.

    멸천비도는 검마를 향해 비도를 날린게 아니라 제자리에서 던져 한바퀴 돌린 것이다.

    단순히 비도를 던졌다 받은 거지만 그 여파는 대단했다.

    천하의 검마가 황급히 몸을 피한 것이다. 천하의 검마가 겁을 먹을 정도로 멸천비도의 비도술은 대단했다.

    "이.... 이....."

    검마는 자신이 당했다는 것을 알았다. 말을 하면서도 시선은 온통 멸천비도의 비도에만 가있었다. 그러니 비도의 작은 움직임에도 크게 반응했다.

    멸천비도가 무서운것은 비도술에만 있는게 아니었다. 심각한 순간에도 여유가 넘쳤기에 그가 상대하는 적은 그만큼 압박감을 받아야 했다. 도저히 멸천비도의 숨겨진 수를 읽을수 없으니 그만큼 밀릴수 밖에 없었다.

    멸천비도는 미소를 짓더니 비도로 검마를 가리키더니 비도를 옆으로 두번 움직였다. 가라는 표시였다.

    "이... 이놈.... 네녀석이 이렇게 행동하고도 무사할거 같으냐?"

    "무사 하지 않으면? 어쩔 건데? 꼬우면 덤비던가? 정파의 영역에 와서 살인이나 저지르는 놈이 무슨 할말이 있어? 정 싸우고 싶으면 급이 맞는 녀석과 싸우던가? 왜 내가 오니까 겁이 나냐? 겁이나? 비겁하게 약한 놈하고만 싸우지 말고 나랑 싸우지? 왜 싫어?"

    멸천비도의 말에 검마는 이를 갈뿐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검마는 이를 갈더니 뒤로 물러났다.

    "네녀석... 오늘은 그냥 물러나겠다. 하지만 네녀석이 언제까지 그렇게 잘난척 할수 있는지 보자. 네녀석이 비도는 제한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마라."

    "물론이지. 내가 항상 기억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라."

    검마는 싸늘한 표정을 짓더니 뒷걸음 치다 떨어진 검을 줏은후 번개처럼 사라졌따.

    도망가면서도 잠시도 방심하지 않은 것을 보면 그만큼 멸천비도의 비도가 무서운듯 보였다.

    검마가 물러나자 마자 멸천비도는 한숨을 내쉬더니 그자리에서 주저 앉았다.

    "휴.... 겨우 살았군."

    멸천비도는 그렇게 강해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주저 앉은 모습을 보니 진정으로 허약해서 주저 앉은듯 했다. 이런 자가 방금전 신위를 보였다는게 믿기지 않았다.

    멸천비도는 힘들었는지 바닥에 주저 앉아 그대로 술을 마셨다.

    주변의 몇있던 협객들은 급히 황룡걸개에게 달려 갔다. 황룡걸개의 부상이 심각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급히 외상약과 내상약을 황룡걸개에게 먹이거나 발랐지만 상세가 심해서 쉽게 치료하기는 힘들듯 했다.

    왕일은 황우강의 몸을 살피고 있었다. 황우강의 몸상태는 좋지 않았다. 단지 이기어검술이 황우강의 몸을 스치기만 했을 뿐이지만 상처는 엄청날 정도로 컸다. 이기어검술에 스쳤다고는 하지만 그 안에는 강기가 서려 있었다. 그러니 상처가 커질수 밖에 없었다.

    이대로라면 황우강은 죽을수 밖에 없었다.

    이기어검술에서 살아난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었지만 강기에 스친것 때문에 목숨을 잃게 생겼다.

    왕일은 빠르게 스킬을 펼쳤다.

    진맥을 하면서 치료를 시작했다. 상처를 치료한후 실로 꼬매고 다시 붕대로 감는 일을 매우 빠르게 펼쳤다. 그렇게 스킬을 연달아 펼치고 마지막으로 침을 꽂자 어느정도 상세가 회복한듯 했다. 하지만 아직도 완전히 나은것은 아니었다. 강기의 여파로 입은 내상 때문에 당분간은 움직이는 것도 힘들듯 했다.

    왕일이 치료를 어느정도 마치자 그것을 보던 협객중 한명이 왕일에게 말을 걸었다.

    "이봐 의원인거 같은데 이쪽도 좀 도와주게."

    "예? 자... 잠시만요."

    왕일은 황우강을 안았다. 그리고 협객이 말하는 곳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황룡걸개가 부상을 입은채 누워 있었다.

    '협객이라 했으니 도와야 겠다.'

    현재 왕일은 판단을 쉽게 할수가 없었다. 무림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무림에 대해 아는게 없었다. 기껏 아는 지식은 무협지를 통해 얻은 단편적인 지식과 가상현실에서 경험한 일들이었다. 그러니 판단을 내릴때는 전적으로 황우강의 조언을 바탕으로 내렸다.

    하지만 황우강의 부상이 시각했으니 온전히 왕일이 판단으로 결정해야 했다.

    왕일은 황우강을 조심스럽게 들고서 황룡걸개의 근처까지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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