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게임-30화 (3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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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

황우강은 왕일을 쳐다보았다.

"저분을 믿지 못하면 세상에 믿을 사람이 없어. 저분은 정말 욕심 없이 사시는 분이고 귀감이 되시는 분이야. 그러니 믿게나."

".... 예."

황우강이 그렇다는데 뭐라고 할수는 없었다.

"후..... 그래. 자네도 아까 들었지."

"어떤걸 말이에요."

"나는 지금 위험한 일을 하러 갈거네. 그래서 자네 의향을 물어보는 것이네."

"의향이요?"

"그래. 죽느냐 사느냐가 걸린 일이니 자네 의향을 물어야 겠지."

"어떤 일인데 그런건가요?"

"가면 죽을 확률이 높은 일이야."

죽을 확률이 높다니 왕일로서도 호기심이 생겼다.

"혹시 검마를 만나는 일인가요?"

"그래. 그를 만날 생각이네."

"그를요?"

왕일은 검마에게 호기심이 있었다. 말로만 듣던 화경의 고수였다. 환생고수 게임에서는 만나기도 어려운 자였으니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래."

"당연히 만나러 가야죠. 근데 뭐가 문제가 있나요?"

왕일의 말에 황우강은 한숨을 내쉬었다.

"자네는 이해를 잘 못하는군. 십마가 대부분 그렇지만 검마 역시 살인자야. 그를 만나러 가는 것은 목숨을 내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야."

"살인자요?"

"그래. 도살자라 할수 있지. 그나마 그가 나은 점은 무림인만 죽이고 양민은 죽이지 않는다는 거야. 하지만 검을 들고 그를 만나면 죽을 각오를 해야해."

"....."

죽을 각오를 하라고 하니 왕일은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상에서야 죽어 봐야 경험치 다운밖에는 되지 않지만 현실에서는 틀렸다. 왕일이 아무리 게임 케릭터를 이용한다고 해도 죽으면 어떻게 될지 모르니 죽기는 싫었다.

게임상이라면 죽는다 해도 십마를 한번 만나볼만 했지만 현실에서는 죽고 싶지 않았으니 검마를 만나는게 망설여 졌다.

"그래 자네 마음은 알겠네. 나 혼자 갈테니 내가 지금까지 한 말을 명심하게."

"예? 잠시만요."

"너무 겁내지 말게. 자네 생각이 옳은 거야. 죽을줄 알면서 죽으러 가는 것은 바보 짓이지."

"혀... 형님은 왜 가시는 겁니까?"

"왜 가기는 그곳에 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니까 갈려는거야."

"형님 도움이요?"

"그래. 내 도움. 내 실력이 비록 미천하지만 다른 사람을 돕는길을 택한 협객이네. 그런 내가 죽음이 두렵다고 악을 방치할수는 없지."

죽을줄 알고 간다는 말에 왕일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게임 케릭터인 왕일도 죽음의 두려운데 황우강은 죽음의 두렵지 않은가 보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이내 사라졌다. 황우강의 다리가 살짝 떨리는게 눈에 보였다. 황우강도 죽음이 겁나는게 분명했다.

"형님이 가실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나뿐만 아니야. 뜻있는 협의지사라면 검마를 막기 위해 갈거야."

황우강은 경공을 펼쳐 달리기 시작했다. 왕일은 그모습을 보다가 그 뒤를 따랐다.

황우강은 달리다가 왕일이 뒤를 따라오자 멈춰섰다.

"따라오지 않아도 되네."

"저는 그냥 구경만 할려고 그래요."

"휴....이건 장난이 아니야. 따라오다가 진찌 죽어."

"그래도 따라갈게요."

왕일은 죽을거라는 말에 두려움을 느꼈지만 황우강이 왜 그곳에 가는지를 알고 싶었다.

"..... 자네가 오고 싶다면 따라 오게. 하지만 한가지 명심할게 있어. 자네는 아직 어리고 발전가능성이 있어. 그러니 목숨을 함부로 하지 말게."

"예."

"그럼 가지."

황우강과 왕일은 걸음을 맞춰서 달리기 시작했다.

검마가 있는 곳은 그리 멀지 않았다. 그런데 가까이 가기도 전에 혈향이 진동을 했다. 냄새만 맡아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지 알수 있었다.

황우강은 왕일을 향해 말을 했다.

"여기서 멈추게."

"예?"

"너무 가까이 가면 위험해. "

"괜찮아요. 그래도 가까이까지 가고 싶습니다."

왕일의 말에 황우강은 잠시 피냄새가 나는 곳을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나서지 말게."

"예!"

황우강은 인상을 쓰며 앞으로 나갔다.

상황은 왕일의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사방에 시체가 널려 있었다. 시체는 병사들의 시체와 무림인으로 보이는 시체로 가득했는데 한눈에 보기에도 잔인하게 조각이 되서 죽어 있었다.

왕일은 그것을 보자 토악질이 나와서 자신도 모르게 토를 했다.

진짜 시체와 가상의 시체는 차이가 있었다. 가상의 시체에는 익숙했지만 이렇게 진짜 시체를 보니 토를 참을수 없었다.

왕일은 무림에 와서 처음 한게 학살이였지만 그건 모르고 했기에 아무느낌도 없었지만 살아있던 사람이 죽은 것을 보니 견딜수 없었다.

황우강은 왕일을 신경쓰지 않았다. 그보다는 황우강의 시선은 한쪽에 가있었다.

한쪽에 두 사람이 서있었는데 한명은 중년의 검객이였고 다른 한명은 늙은 거지였다.

둘은 이야기를 하는듯 했다.

"이봐 거지. 나에게 신경을 끄라니까?"

"어떻게 신경을 안쓸수 있나? 자네를 내버려 두면 또 많은 사람들을 죽일텐데...."

"내가 죽이겠다는데 뭐가 문제야? 나는 내 검이 원하는데로 할 뿐이야. 그러니 거지 너는 네 갈길을 가."

"그럴수 없다. 내가 죽더라도 너를 막겠다."

"나를 막겠다고? 참나.... 너는 내가 봐주지 않으면 단숨에 두조각이 날 녀석이야. 그런 녀석이 뭐가 잘났다고 나를 막는다는 말을 해."

중년의 검객은 웃으면서 말을 했는데 그의 몸에서는 피냄새가 물씬 풍겼다.

왕일은 긴장한 표정으로 둘을 바라보았다.

말을 하지 않아도 둘이 어떤 자인지는 알수 있었다.

검객이 검마일테고 거지는 개방의 방주인 황룡걸개인듯 했다.

황우강의 말을 들으면 검마가 나이가 훨씬 많은듯 했는데 보기에는 오히려 황룡걸개의 나이가 많아 보였다.

황룡걸개는 늙었고 머리 윗부분이 없었으며 주변 머리는 하얀색이었다. 세월의 흐름을 이기지 못해 눈이 내린 상태였다. 게다가 삐쩍 말랐는데 길에서 보면 자연스럽게 동냥을 해줄 외모였다. 그런 외모의 소유자가 황룡걸개라니 와일로서는 놀랄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검마는 외로워 보이는 검객 처럼 보였다. 피에 미친 살인마였지만 검마라는 말이 너무나도 잘 어울렸다.

검마의 말에 황룡걸개는 고개를 저었다.

"네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내 목숨을 다 바쳐서라도 자네를 막을 것이다."

"흥. 웃기는 소리를 하는군. 쌍협이 십마위에 있다고 하지만 그건 그들의 의협심을 높게 산 것이고 실력은 십마중 누구도 이길수 없다. 게다가 자네의 실력은 겨우 초절정이지 않은가? 그정도 실력으로 화경의 경지에 오른 나를 막을수는 없어."

검마의 말에 황룡걸개는 굳은 얼굴로 말을 했다.

"무공이 아무리 강해도 협의 굳은 마음은 가를수 없다. 내가 죽더라도 다른 자가 나서서 자네를 막을 것이다.

"뭐? 나를 막는다고? 바닥에 깔린 시체를 보지 못했나? 이들은 모두 나에게 베여 죽은 자들이야. 이들을 보면서 말을 하지."

"그들은 의로운 행동을 하다 목숨을 잃었다. 그러니 자네에게 죽었다고 해도 뜻깊은 일을 한것이야."

"흥. 뜻깊은 일이라니 그래봐야 개죽음이야. 이들의 죽음을 누가 알아줄까?"

"내가 기억한다. 그리고 천하가 기억할 것이다. 이들의 의협심이야 말로 천하를 지키는 힘이다."

"흥.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거지. 내가 봐줄테니까. 꺼저. 나는 지금 너따위와 한가하게 놀시간이 없어. 내 검은 피를 원하니까 말이야."

검마의 검은 평범해 보이는 철검으로 보였다. 허름해 보이는 검이지만 검마는 소중하다는 듯이 검을 쓰다듬었다.

검마의 검은 대단한게 아니었지만 검마가 원하는 순간 검은 검강에 휩싸여 보이는 모든 것을 잘라 버릴 것이다.

황룡걸개는 결열한 표정을 지었다.

"헛소리 네녀석은 지금부터 단 한명도 베지 못할 것이다."

황룡걸개는 말을 하면서 들고 있던 타구봉을 힘차게 잡았다.

황룡걸개가 들고 있는 타구봉은 대단한 물건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황룡걸개가 들고 있어서 그런지 대단한 물건처럼 보였다.

왕일은 황우강을 바라보았다. 황우강은 온몸에서 땀이 흐르는듯 했는데 얼굴은 물론이고 들어난 팔이나 목젓에서 땀이 비오듯 하고 있었다. 그만큼 둘에게서 받는 압박감이 상상을 초월하는듯 했다.

왕일은 숨을 크게 쉬었다. 생각보다 황룡걸개와 검마의 존재감은 거대했다. 그랬기에 멀리서 바라만 보고 있는데도 심장이 미칠듯이 뛰고 있었다. 거리가 벌어진 상태에서도 이정도이니 거리가 가깝다면 얼마나 심장이 뛸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어쩌면 검마나 황룡걸개 근처에만 가도 심장이 멎어 버릴지도 모르겠다.

초라해 보이는 두 사람이였지만 분위기나 기세는 어느사람을 능가하는 존재감이었다. 단순히 존재감이나 기세만으로 이정도로 사람을 압박할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주변을 보니 둘 외에도 다른 사람들이 있는게 보였지만 두사람의 존재감이 너무나도 대단했기에 신경써서 보지 않으면 보기 힘들었다.

'어떻게 하지.'

왕일은 죽기 싫었다. 아니 죽을수 없었다.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 전에는 돌아갈수 없었다.

집에는 왕일을 기다리는 가족들이 있었다. 아버지와 어머니 뿐만 아니라 귀여운 여동생도 보고싶어 미칠지경이었다. 그런데 그들을 두고 죽을수는 없었다.

'화경의 고수를 상대할수 있을까?'

왕일은 심심하면 화경의 고수가 나오는 동영상을 시청했다. 화려하고 강한 만큼 시청하는게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냥 본게 아니었다. 왕일은 화경의 고수가 싸우는 것을 보면서 만약 자신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기도 했다.

하지만 방법이 없었다. 왕일이 여러가지 스킬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대결때 필요한 것은 가장 렙이 높은 스킬과 경지였다. 두가지가 부족하면 싸울수도 없었다.

그러나 이곳은 현실이었다. 게임속에서는 밸런스나 시스템상 상위 존재를 상대하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현실에서라면 우연이라는 요소가 있기 때문에 운만 좋으면 왕일의 공격이 통할수도 있었다.

문제는 검마의 움직임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만약 왕일이 검마의 움직임을 보았다면 대책을 어느정도 구상했겠지만 검마의 움직임을 보지 못했으니 구상을 하는 것도 어려웠다.

왕일이 검마를 상대할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동안 황룡걸개와 검마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황우강이 급히 왕일의 가슴에 손을 되고 뒤로 물러나게 했다.

"괜히 싸움의 여파에 휘말리지 않도록 하게."

"예?"

"화경의 고수가 싸우는 것은 매우 위험해. 근처에 있기만 해도 피해를 볼수 있어."

"하.... 하지만.... 황룡걸개는 화경의 고수가 아니라고 하지 않았나요?"

왕일의 말에 황우강은 쳐다보지도 않고 말을 했다.

"지켜봐. 그럼 어떻게 상대하는지 알수 있을 거야."

황우강의 말에 왕일은 둘의 싸움을 지켜보았다.

황룡걸개는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황룡걸개는 초절정의 경지에 불과했고 검마는 화경의 이른 절대강자였다. 그런 자를 상대로 조금이라도 실수를 하면 죽음밖에는 없었기에 긴장을 한것이다.

검마는 그런 황룡걸개를 비웃는듯 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도망가게. 내가 좋아하는 황룡걸개가 이런 곳에서 죽는 것은 보고 싶지가 않아."

검마의 말에 황룡걸개는 고개를 저었다.

"아직 이 늙은 육신은 불리하다고 도망갈줄을 모르오."

"나를 상대하면 내년 오늘이 제삿날이 될텐데."

"협을 위해 싸우다 죽는다면 더 바랄게 없다. 죽고 사는 것은 하늘의 뜻이니 지금 당장 죽는 다고 해도 여한이 없어."

"흥. 언제까지 헛소리를 하는지 두고 보지. 네녀석은 조금있다가 나한테 살려달라 애걸을 하게 될거야."

"죽더라도 그런 말을 하지 않겠다."

"받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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