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9화 〉 은세 선배
* * *
“자 그럼 저는 프로그램 다시 진행해야해서 이만 가봐야겠네요. 나중에 생각있으면 연락해요.”
“아 네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저벅 저벅 저벅 저벅
그렇게 다시 연기연극 연출을 하러 안동철 PD가 떠나고 나와 은세 선배는 멍하니 안동철 PD의 명함과 문화상품권을 쳐다봤다.
“..................”
“...................”
그러다가 이은세 선배가 정신을 차린 듯이 내게 말하였다.
“우와 문화 상품권 받은 것도 진짜 대박인데 거기다가 PD 명함까지 받았네? 그것도 SPS PD의 명함말이야. 명한이 너 SPS PD 한테 인정받은거야.”
“헐 그러네요 대박이네요.”
“우와 명한이 너 진짜 우리 연극영화 동아리의 자랑이다. 어떻게 SPS PD한테 명함을 받지? 이거 진짜 대박이다. 내가 우리 연극영화 동아리 애들한테 자랑해야겠어. 근데 명한이 너 진짜 어떻게…….”
“자 프로그램 시작 준비하겠습니다. 모두 자리에 앉아주세요.”
“아 네 알겠습니다.”
“아아아 명한아 프로그램 시작한대. 이따 끝나고 이야기하자.”
“네.”
그렇게 우리는 우리가 원래 앉아있던 자리에 가서 앉았다.
그리고 남은 SPS 연기연극 공연을 마저 관람하였다.
***
“자 오늘 SPS 연기연극 공연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우아아아아아아!”
짝 짝 짝 짝 짝 짝
그렇게 우리는 SPS 연기연극 공연이 끝나고 박으로 나왔다.
“후아아아아아 엄청 재밌었다. 그치?”
“네 정말 재밌었네요; 무대 위에 올라가보는 신기한 경험도 했구요. 오늘 이렇게 초대해주셔서 감사해요.”
“아니야 나야말로 명한이 너한테 너무 감사하지. 이런 경험을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그렇게 밖으로 걸어나오는데 갑자기 어떤 여자가 나에게 와서 말을 걸었다.
“저기요….”
“네?”
“아까 무대 위에 올라가셔서 연기연극하셨던 분 맞죠? 죄송한데 같이 사진 좀 찍을 수 있을까요?”
얼떨떨
갑자기 나에게 사진을 찍기를 요청하는 여자.
나는 연예인도 아니고 나에게 사진을 찍기를 요청하는 여자에게 엄청난 당혹스러움을 느꼈다.
하지만 사진 찎는다라고 얼굴이 닳는 것도 아니고 사진 정도야 찍어줄 수 있기에 얼굴에 미소를 띠고 말했다.
“아 네 그럼요.”
“여자분도 사진 찍어 주실 수 있으세요?”
“아 네? 저도요? 아 네 그럼요.”
“꺄아아아아아 애들아 사진 찎어주신대 이리와~!”
“꺄아아아아 진짜?”
“아아아아아아 아까 무대에서 잘 봤어요. 어떻게 그렇게 미친듯한 애드리브를 펼칠 수가 있어요? 저 진짜 일반인 관객이 아니라 SPS 공채 개그맨 보는 줄 알았어요.”
“저희끼리 진짜 궁금해서 아까 토론했는데 혹시 방송국에서 미리 섭외해놓은 일반인이신건가요? 저희 진짜 비밀로 할게요 사실대로 말해주시면 안 돼요? 아까 저희끼리 싸웠거든요. 저런 신들린듯한 애드리브는 방송국에서 미리 섭외해놓지 않은 이상 일반인은 불가능하다구요. 미리 PD랑 알고 있는 사이이거나 그러신건가요?”
매우 궁금하다라는 듯이 나에게 물어보는 여자들 무리.
나는 애드리브 황제 아이템을 쓰기는 썼지만 다른 사람들이 피디와의 커넥션이 있다라고 생각을 했을 정도로 그렇게 신이들린 애드리브라고 까지 느낄 줄은 몰랐기 때문에 크게 당황하였다.
“아니에요. 저희 진짜 일반인 맞아요. 저희 그냥 제 지인 통해서 초대받은 티켓받고 온 사람들이에요. 연극영화 동아리 활동을 하기는 하는데 취미로 하는거에요.”
“아아아아 연극영화 동아리셨구나. 와 그런데 요새 연극영화 동아리에서는 프로페셔널하게 연기연극을 가르치나봐요. 적어도 연극영화과나 예술종합학교출신인줄 알았는데.. 아무튼 사진찍어주세요! 아까 무대에서 너무 멋있었어요!”
“아 네 알겠습니다.”
“자 하나 둘 셋!”
찰칵
“한번 더 하나 둘 셋!”
찰칵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하나 둘 셋!”
찰칵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아 네 들어가세요.”
“네 들어가세요.”
“저기 저희도 사진 좀 찍어주세요!”
그렇게 뒤를 보자 우리 뒤로 두 팀이 더 대기를 하고 있었다.
‘뭐야 이거 연예인이 되면 이런 기분인건가? 엄청 신기하네.’
그렇게 나와 이은세 선배는 다른 사람에게 사진을 찍어주었다.
그렇게 사진찍어주기를 마친 후 나는 이은세 선배에게 말했다.
“자 이제 가요 선배.”
“아 명한아 잠시만 나 여기 티켓 무료로 준 친구랑 인사 좀 하고 갈게. 친구가 여기 막내라서 공연장 뒷정리 마무리하고 나올 거거든.”
“아 네 알겠습니다.”
나와 은세 선배는 그렇게 은세 선배의 친구를 잠시 기다렸다.
“은세야~!”
“미희야!”
그렇게 은세 선배를 부르고 미희란 친구가 달려오는데 미희 선배를 보니 미희 선배도 은세 선배 못지 않게 미녀였다.
아름다운 외모와 쭉쭉빵빵한 몸매에 나는 잠시 혼이 나갔다.
역시 유유상종이라고 했던가. 미녀는 미녀끼리 어울리는 법 같았다.
“꺄아아아아아 기집애 진짜 오랜만이다. 야 너 아까 무대에서 너무 예뻤어. 어 이분이 아까 그 분이시지? 어머 어머 무대에서 너무 잘 봤어요! 아 진짜 저희 방송 잘 살려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아까 피디님이 미소가 귓가까지 걸리더라구요 진짜 진짜 오늘 와주셔서 너무 너무 감사해요!”
“아 아닙니다. 저야말로 좋은 기회 만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표 주신 덕분에 공연 정말 잘 봤어요.”
“아니에요 와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기지배 너는 어떻게 사람을 데려와도 이렇게 복덩어리인 사람을 데려오니? 너에게 표주길 진짜 잘했다. 얘 진짜 이게 얼마만이니 너무 너무 오랜만이다. “
“그러게 기지배야 못본 사이에 더 이뻐졌네?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아유우우우 너무 오랜만이다 얘. 우리 오랜만인데 앉아서 이야기 좀 할까?”
그렇게 은세 선배와 미희 선배 그리고 나는 근처의 의자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은세 선배와 미희 선배는 정말 오랜만에 만났는지 옆에 내가 있다라는 것을 마치 잊어버린 듯이 한참을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나는 둘 사이에 대화의 제대로 끼지 못하고 기다려야 하는 처지였지만 아름다운 외모와 쭉쭉빵빵한 몸매를 가진 두 미녀를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서 둘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또한 은세 선배와 미희 선배와의 대화를 통해 내가 모르고 있던 은세 선배에 대한 정보도 획득할 수 있는 기회여서 나에게는 아 주 좋은 기회라고 생각이 되었다.
그렇게 은세 선봐와 미희 선배 둘이서 한참을 이야기하는데 미희 선배의 핸드폰이 울렸다.
부우우우우웅
“그래서 그떄 말이지 잠깐만… 흐이이이이익? 아 피디님이 부르시네? 무슨 일이지? 원래 이 시간에는 잘 집합 안 하시는데 뭔가 문제가 생겼나? 어떻게 하지? 어라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되었나? 흐아아아앗 어떻게 어떻게 해.”
미희 선배는 당황하는 표정을 짓더니 은세 선배에게 말했다.
“은세야 나 진짜 미안한데 부탁 하나만 해도 돼?”
“뭔데 뭔데 말해.”
“나 지금 피디님이 불러서 바로 가봐야할 것 같은데 내가 공연장 뒷정리를 다 못하고 나왔거든. 공연장 정리를 90% 정도 하기는 했는데 나머지 10%를 못해서...얼마 안 걸리는 일인데 부탁 좀 해도 될까?"
"아 그래 당연하지. 피디님 집합이면 바로 가봐야 하는 거 아냐? 방송국 위계질서 엄청 나대매 특히 피디님 파워는 더욱 더."
"응 그래서 지금 바로 가봐야해 미안 미안 부탁 좀 할게. 원래대로라면 내가 뒷정리 다 끝내놨어야 하는건데 너랑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이야기하다보니까 90%밖에 못 해놓고 나왔어. 공연장 뒷정리 안하고가면 말 나중에 나오니까 부탁 좀할게 여기 키 있으니까 이거 마지막에 문잠그고 나오면 돼."
"아 알았어 걱정하지 말고 가!"
"그래 그래 은세 너밖에 없다 진짜 고마워. 명한씨 진짜 진짜 죄송해요. 제가 다음번에 명한씨에게 밥 한 번 사도록 할게요. 오늘 진짜 무대 위에서 너무 멋있으셨고 방송 재밌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해요 다음에 또 뵈어요~!"
"네 걱정하지 말고 들어가세요. 공짜 표도 주셨는데 이정도는 저희가 기꺼이 해드려야죠. 걱정하지 말고 가세요!"
"네 감사합니다 명한씨 은세야 다음에 연락할게~!"
"그래 기지배야 들어가~"
다 다 다 다 다 다 다 다
그렇게 미희 선배는 말을 마치고 황급히 달려가기 시작했다.
확실히 방송계라서 그런지 피디의 파워가 엄청난 것 같았다.
그리고 나 또한 개그맨들 사이에서 똥군기가 아직도 엄청나게 만연하게 자리잡고 있다라고 이야기를 들었었기 때문에 같이 일하는 사람들 또한 많이 힘들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하였다.
이은세 선배는 나에게 눈치를 보면서 미안한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기 명한아 미안한데 같이 가서 뒷정리해도 될까?"
"아 네 그럼요. 아까 미희 선배에게도 말 했듯이 공짜표 받았자나요. 원래 이런데 티켓값 몇만원 하는 건데 그걸 지인 찬스로 무료로 보러 온건데 이정도는 해드려야죠. 게다가 뭐 90% 정도 뒷정리를 끝내놓으셨다고 했잖아요. 그럼 들어가서 마무리만 하면 될 것 같은데 가서 뒷정리 하죠."
"후후후후후훗 명한이는 역시 착하네 고마워. 나 혼자 텅빈 공간에 있는 거 무서워하는데 너가 혹시 바빠서 가봐야한다라고 하면 어떻게 하나라고 걱정했거든."
살짝 겁먹은 듯한 표정으로 나를 보면서 안심이라는 듯 숨을 내쉬는 은세 선배. 그모습이 너무도 귀엽게 느껴졌다.
'후후후후후후 나이는 나보다 한 살 많은데 겁먹은 모습보니까 왠지 귀여운 어린아이같네.'
그렇게 나와 이은세 선배는 다시 공연장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공연이 끝나서 그런지 사람들이 다 빠져나가고 휑한 공간만이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아까 들어왔던 공연장으로 다시 들어왔다.
공연장을 바라보니 관객석 쪽은 불이 다 꺼져있고 무대 위쪽에만 불이 켜져있었다.
그렇게 무대 위에만 불이 켜져있고 다른 곳은 불이 꺼져있는 텅 비어있는 공연장을 바라보니 느낌이 왠지 묘했다.
아까까지 시끌벅적하고 수백명의 사람이 있던 공간인데 그 공간에서 나와 은세 선배 단 둘이 있다라는 사실이 느낌이 매우 묘하게 느껴졌다.
"...................."
"....................."
그렇게 고요한 적막이 잠시 우리를 감싸고 은세 선배가 적막한 기분을 느꼈는지 내게 말을 건넸다.
"자 그럼 뒷정리하러 가볼까? 부탁좀 할게."
"네. 아 그리고 부탁이랄게 뭐있어요. 무료로 재밌게 공연도 관람하고 방송출연까지 했는데 이정도야 뭐 껌이죠."
그렇게 나와 이은세 선배는 관객석을 가로질러서 무대 위로 향했다.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저벅
그렇게 무대 위로 올라가니 미희 선배의 말대로 거의 90%가 정리되어 있었다. 확실히 빠르게 끝낼 수는 없지만 그래도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정도의 뒷정리만 남아있었다.
은세 선배는 무대위에 올라온 후 감회가 새롭다라는 듯이 나에게 말했다.
"후후후후후훗 여기 무대를 또 올라오게 되네. 와 근데 내가 진짜 코미디 박리그 무대 위에 올라오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었는데 말이야. 명한이 너 덕분에 코미디 박리그 무대에도 올라와보고 진짜 신기한 경험한다. 나 오늘 진짜 완전히 꿈같이 느껴졌어."
"하하하하하하하 저도요. 저도 제가 코미디 박리그에 출연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저 또한 꿈처럼 느껴졌어요. 아까 이거 카메라로 다 찍던데 저희 그럼 SPS 공중파 방송에도 나오고 너튜브에도 영상 올라오는 것 맞죠?"
"그럼 그럼 와 나 진짜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이 노래가 나에게도 실현이 될 줄은 몰랐네. 나 진짜 연기연극 동아리 활동하면서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가 공중파 티비에 나오는 건데 오늘 진짜 아무 생각없이 명한이 너랑 SPS 공채 개그맨 연기연극보러 온건데 이렇게 방송출연까지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었는데...그것도 명한이 너랑 같이 말이야. 흐으으으으읏 아아아아 가족들이 보면 자랑스러워 하겠다. 나 내 친구들한테도 엄청 엄청 자랑할거야. 흐히히히히힛 아마 우리 연극영화 동아리 주축들중에서 공중파 방송에 진출한건 내가 처음일껄? 우리 연극영화 동아리 선배들중에서도 공중파 방송 나왔다라는 사람 이야기 들어본적없는 것 같은데..우리가 최초일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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