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4화 〉 은세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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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한이 너의 경우는 확실히 연극영화 동아리 1학년 신입생들 중에서 연기를 잘 하는 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 연극영화 동아리 2학년에게 비빌 수준은 아니거든. 그래서 너가 쓴 시나리오가 우리 연극영화 동아리 공연에 사용이 되어도 너가 연기연극을 하는건 지금 연기력 수준으로는 많이 무리가 있을 것 같아. 주인공 역할은 물론이고 조연이나 다른 사소한 배역도 조금 힘들 것 같아. 사실 연극영화 동아리 1학년 신입생이 동아리 공연에 참가하는 것 자체가 대단한 것이지만 너의 경우는 아무래도 너가 쓴 시나리오의 작가니까 자신이 주인공을 하다가 조연이나 다른 단역 혹은 아예 시나리오에 참여를 하지 못하게 되면 섭섭함을 느낄 것 같아서 그게 좀 신경이 많이 쓰이더라구….”
‘그랬구나. 하긴 내가 여자들을 따먹고 연기연극 능력을 올렸다고 하더라도 많이 투자한 것은 아니니까 아직 연극영화 동아리 2학년 주축들에 비해서 연기가 부족하기는 하지…. 그래도 나의 시나리오를 채택하고 나의 이런 입장까지 고려해서 생각해준건가. 참 착하네 은세 선배.’
보통 생각이 깊지 않은 선배라면 이런 경우 시나리오를 채택한 것에 대해서만 생각을 해서 시나리오를 채택해준 선배들에게 고마워하라고 말을 할텐데 이은세 선배의 경우 시나리오를 채택해서 동아리 공연에 사용 될 때 기존의 연기연극을 하고 있던 나의 입장에서 어떠한 생각과 마음을 가지고 있을까라고 생각까지해서 나를 배려해서 조심스럽게 말해주고 있었다.
나는 그러한 이은세 선배의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생각이 깊고 배려심이 크다라고 생각을 하였다.
“아 그렇군요. 사실 그러면 어쩔 수 없죠. 뭐…….”
“그래도 사실 나는 너의 잠재 가능성을 믿고 있는 편이거든. 사실 연극영화 동아리 2학년 선배들이랑 너랑 연기연극 능력에 차이가 있기는 해도 그게 뭐 넘사벽 수준도 아니고 기껏해봐야 1년정도의 차이 잖아. 게다가 너는 다른 연극영화 동아리 1학년 신입생들과는 다르게 연기연극능력에도 어느정도 재능을 보이니까 연기연극능력을 키우면 어느정도 같이 무대에 설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라고 생각하거든. 그래서 곰곰이 생각하다가 프로 방송인들의 연기연극을 보면 너도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해서 너에게 오늘 같이 SPS 공채 개그맨들 연기연극보러오자라고 한 거야.”
‘우와아아아아…은세 선배는 다 계획이 있구나.’
나는 오늘 은세 선배가 아무 생각없이 공짜 SPS 공채 개그맨들 연기연극 공연표가 생겨서 나와 보자라고 제안을 한 건 줄 알았는데 저런 깊은 생각을 토대로 나에게 제안을 했다라는 것에 크게 놀랐고 또 감동을 받았다.
"아아아아아 진짜 감사하네요. 은세 선배님이 저를 이렇게까지 생각해주실줄은 몰랐는데. 저 솔직히 다른 연극영화 동아리 1학년 신입생들에 비해서 특출난 것 같지도 않은데 좋게 생각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네요."
나는 내가 다른 연극영화 동아리 1학년 신입생들보다 특출난 것도 알고 이은세 선배가 나를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은세 선배에게 겸손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 그리고 다시 한번 이은세 선배에게 칭찬을 받고 싶어서 일부러 나를 낮추면서 말했다.
그러자 나의 예상대로 이은세 선배는 그게 무슨 소리나면서 나에 대한 칭찬을 해주기 시작했다.
"아니야 명한이 너 진짜 다른 연극영화 동아리 1학년 신입생들에 비해서 엄청난 잠재력과 재능을 가지고 있어. 게다가 잠재력과 재능뿐만 아니라 열정과 깊은 지식도 갖추고 있고. 솔직히 말해서 지난번에 콩나물 불고기에서 너랑 이야기하면서 엄청 놀랐거든. 연극영화 동아리 1학년 신입생이 그렇게까지 해박한 지식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었거든 심지어 내가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한 지식까지 가지고 있는 것 보고 깜짝 놀랐어. 솔직히 너도 알다시피 내가 연극영화 동아리 회장이라서 연극영화 동아리 1학년 신입생들이랑 이야기하고 같이 시간 보낼 때가 많거든. 아무래도 연극영화 동아리 1학년 신입생들 밥을 많이 사주다보니까 걔네들의 생각이나 알고 있는 지식들에 대해서 들을 기회가 많은데 연극영화 동아리 1학년 신입생들 중에 단 한명도 명한이 너 만큼의 생각이나 지식의 깊이를 가진 애가 없었어. 게다가 명한이 너는 시나리오를 쓰는 능력은 다른 연극영화 동아리 1학년 신입생에 비해서 넘사벽이라고까지는 말하기 어렵지만 높은벽 한 두개는 있는 수준이고 너의 연기연극능력은 다른 연극영화 동아리 1학년 신입생들 중에서 가장 우수한 축에 속하니까. 그래서 다른 연극영화 동아리 2학년 주축들도 너를 눈여겨보고 또 우리 연극영화 동아리 차기 2학년 회장 후보로 생각하고 있어."
'후후후후훗 이은세 선배가 나에 대해서 좋게 생각하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저렇게 이은세 선배의 입을 통해서 직접 들으니까 너무 기분이 좋은데?'
나는 우리 연극영화 동아리 2학년 퀸카 이은세 선배가 나에 대해서 좋게 이야기를 해주자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흐으으으음 가만있어보자 그럼 확실히 내가 쓴 사니라오는 일단 연극영화 동아리 공연으로 채택이 된 상황이고....으아아아 그것까지는 기쁜데 아무래도 우리 연극영화 동아리 공연때 내가 쓴 시나리오 내가 주인공을 맡아서 공연까지 하고 싶어지네. 그러면 금상첨화잖아.'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라고 하였던가. 나는 나의 연기연극시나리오가 우리 연극영화 동아리 공연에 채택이 된 것이 기뻤지만 내 시나리오가 채택이 되자 나의 시나리오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일단 나의 시나리오의 주인공이 되어 연극을 하는 것도 매우 기쁜 일이었고 거기다가 우리 연극영화 동아리 특성상 이은세 선배가 여주인공이 될 확률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아하하하하하 그정도는 아닌데 고마워요. 그런데 저 궁금한게 있는데 만약에 제 시나리오 저희 연극영화 동아리 공연할 때 쓰실거면 은세 선배님도 제 시니라오 오디션 보실 건가요?"
그러자 이은세 선배가 의욕이 불타는 눈빛으로 이야기했다.
"당연하지! 내가 너 시나리오 얼마나 좋아하는데. 나 너가 쓴 시나리오 시간 날때마다가 읽어본.....크흠흠흠흠 뭐 그런건 아니고 지난번에 너가 쓴 시나리오 관심이 가서 몇 번 읽어봤거든.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다른 연극영화 동아리 2학년 주축들이 쓴 시나리오보다 더 마음에 들더라구. 그래서 너 시나리오 동아리 공연 오디션 때 지원할거야. 후후후훗 와 그러고보니까 생각해보니까 명한이 너도 우리 연극영화 동아리 공연 시나리오에 오디션 볼때 시나리오 작가도 오디션에 참여하는 거 알지? 후후후훗 그러고보니까 명한이가 내 미래 연기연극의 시나리오 작가님이 되는 거네. 명한이에게 잘 보여야겠는걸?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유명한 시나리오 작가님."
찡긋
그렇게 이은세 선배는 나에게 윙크를 하며 밝게 미소를 지었다.
'어우야.'
그렇게 이은세 선배가 나에게 미소를 지으며 윙크를 하자 나의 심장이 두근 두근 거리기 시작했다.
두근 두근 두근 두근
이은세 선배는 마치 눈이 부시게 빛나는 여배우의 모습처럼 느껴졌고 나는 순간적으로 마치 내가 권력을 가진 연기연극 시나리오 감독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크하하하하하 나에게 잘 보이고 싶으면 성상납을 하시오! 아 이게 아니지.'
"저에게 앞으로 잘 보이이셔야 할 겁니다. 숲들 숲들~"
나는 마치 다 지니어스의 남히종 강사처럼 숲들 숲들 자세를 취하면서 이은세 선배에게 말했다.
"꺄하하하하하하 그게 뭐야 명한이 너 지금 다 지니어스 남히종 강사 흉내낸거야? 너 진짜 웃긴다 푸흐흐흐흐흣."
이은세 선배는 내가 다 지니어스의 남히종 강사 흉내를 내자 빵터지더니 배를 잡고 웃기 시작했다.
"아 근데 은세 선배 저 궁금한게 있는데요. 저도 제가 쓴 시나리오 오디션에 참가할 수 있나요?"
그러자 이은세 선배는 정말 놀란 이야기를 들었다라는 듯 두 눈이 동그래지면서 내게 말했다.
"뭐라고 명한이 너가 너가 쓴 시나리오 오디션에 참가한다고?"
"네....어려울까요?"
"잠시만 생각좀 해보고..."
그러자 이은세 선배는 미간을 찌뿌리며 잠시 깊은 생각에 빠지기 시작했다.
두근 두근 두근 두근
나는 이은세 선배가 깊은 생각에 빠지자 아까와는 다른 느낌으로 심장이 두근 두근 거리기 시작했다.
잠시 오랫동안 깊게 생각하던 이은세 선배가 많이 곤란하고 난처할 것 같다라는 듯이 내게 말했다.
"흐으으으으음 이런 경우도 우리 연극영화 동아리의 역사에 없었던 일이라서 어떻게 될지 예측이 가질 않네. 일단 쉽지는 않을 거야. 그러니까 너가 쓴 시나리오 오디션에 참가하는 것 자체는 아무도 태클을 안 걸고 무리도 없을거야. 너도 알다시피 시나리오 오디션에서는 특별한 제약 사항도 없고 누구나 다 참가할 수 있으니까....그런데 문제는 너도 알다시피 우리 연극영화 동아리 공연은 연극영화 동아리 2학년들이 주축으로 하고 연극영화 동아리 1학년 신입생들은 거의 참여를 못 하거든. 아무래도 연극영화 동아리 1학년 신입생들은 연기실력이 많이 부족해서 연극영화 동아리 공연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라고 생각하는게 우리 연극영화 동아리의 주된 생각이니까. 실제로 그렇기도 하고. 우리 연극영화 동아리 역사상 연극영화 동아리 1학년 신입생들이 동아리 공연에 참여한 경우는 연극영화 동아리 2학년 주축중에서 배역이 크지 않은 애가 빵꾸를 내거나 지나가는 단역이나 배경정도 맡았지 명한이 너가 지금 말하는 주인공은 연극영화 동아리 사람들이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을 정도의 거대한 스케일의 생각이라서.."
"아 그렇기는 하죠..."
"응응 아마도 명한이 너가 연극영화 동아리 공연 주인공에 오디션을 본다라고 하면 아마 연극영화 동아리 2학년 주축들 사이에서 반발이 엄청 셀거야. 아마 시나리오 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더 쎌수도 있어, 왜냐하면 연극영화 동아리 2학년 주축들 중에서 시나리오를 쓸 수 없어서 반발을 안 하고 너가 쓴 시나리오를 채택하는 것에 대해 찬성한 애들도 꽤 있을텐데 너가 연극영화 동아리 공연 오디션에 참여를 하게 되면 너가 경쟁자가 되는 거잖아. 그러니까 그러한 면에서 극심한 반대가 이루어질 수가 있지... 아무래도..."
'하긴 이야기 듣고 보니 그렇네. 내가 연극영화 동아리 2학년 주축 선배라고 해도 똑같이 생각하긴 하겠네. 으으으윽 역시 연극영화 동아리 공연 오디션을 보는 것 까지는 무린건가..'
"아 그렇겠네요. 그럼 연극영화 동아리 공연 오디션을 보는 것은 어렵겠죠?"
그러자 이은세 선배가 복잡미묘하다라는 듯이 인상을 찌뿌리더니 나에게 다시 이야기했다.
"그런데 또 내가 아까 생각을 해봤는데 말이야 이게 두 가지 측면에서는 너에게 긍정적인 요소가 있거든."
"네? 그게 뭔데요?"
나는 이은세 선배의 말에 두 줄기의 희망의 빛이 비친것같아서 다급하게 물었다.
"음 첫번째로는 너가 만약에 다른 사람이 쓴 시나리오에 대해서 동아리 공연 오디션에 참석을 한다라고 하면 연극영화 동아리 2학년 주축들이 건방지다라고 생각을 할 수가 있는데 이 경우는 너가 쓴 시나리오에 대해서 동아리 공연 오디션에 참석을 하는 거잖아. 아무래도 시나리오 작가가 시나리오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고 또 자신의 시나리오에 대한 애정도 있고 게다가 너의 경우는 너가 이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지금까지 연기를 해왔잖아. 그래서 사람들도 어떻게보면 너가 너 시나리오에 애정을 가지고 지금까지 주인공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렇게 하고 싶다라는 것 자체는 다 이해를 해줄 것이거든. 게다가 사실 시나리오 작가가 시나리오를 가장 잘 살릴 수 있기 때문에 연기력만 뒷받침되면 우리 연극영화 동아리에서도 시나리오 작가가 주인공을 하는 것을 지향하고 선호를 하는 편이니까 그런 측면에서는 너가 굉장히 유리한 입장이지.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는 연극영화 동아리 주축 선배들도 이해를 하고 또 찬성을 해주는 선배들도 있을 거야."
'오오오오오 이거는 확실히 나에게 긍정적인 소식이네 좋아 좋아. 여기다 한 가지 이유가 더있다고? 그건 뭘까?'
"호오오오오 그건 좋네요. 그럼 두 번째 이유는 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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