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7화 〉 신입생 연극연습 2
* * *
‘다…다행이다 둘 다 이해해 주는 건가?’
그렇게 나와 박혜진 그리고 이나은은 학생회관 공용공간 구석으로 갔다.
박혜진과 이나은은 학생 회관 공용공간 구석으로 가자마자 내게 말했다.
“명한아 너 시나리오 써온거 어서 줘. 빨리 보고 싶어.”
“나도 나도 진짜 다음 내용 궁금해서 죽는 줄 알았어.”
“으응 알았어.”
나는 그렇게 박헤찐과 이나은에게 어제 새로 수정한 시나리오를 건넸다.
휘리리릭
휘리리릭
박혜진과 이나은은 내가 시나리오를 건네자마자 매우 긍금했다라는 듯이 내가 건넨 시나리오 대본을 읽기 시작했다.
그렇게 꼼꼼이 시나리오를 읽기 시작하는 박혜진과 이나은.
시나리오를 읽으면 읽을수록 박혜진의 표정이 좀 더 밝아지고 이나은의 표정이 좀 더 어두워졌다.
아무래도 시나리오상 누가 메인 히로인이고 누가 서브 히로인인지 감을 잡은 모양새였다.
사실 내가 시나리오를 쓸 때 메인 히로인과 서브 히로인을 어느정도 구분을 지어놓았기 때문에 내가 메인 히로인과 서브 히로인 이야기를 꺼낸 이상 모를 수가 없었다.
힐끔
박혜진은 자신이 메인 히로인 역할을 하게 되었다라는 것을 인지하고나서 복잡미묘한 표정으로 이나은을 쳐다보았다.
아무래도 자신이 메인 히로인을 맡게 된 기쁨과 동시에 이나은이 서브 히로인을 맡게 된 미안함이 공존하고 있는 표정이었다.
이나은 또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복잡미묘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메인 히로인이 되지 못한 섭섭함과 함께 또 동시에 자신의 친구인 박혜진이 메인 히로인이 된 것을 완전하게 축하해주지 못하는 자기 자신의 모습이 싫은 모양새였다.
나 또한 그런 박혜진과 이나은을 보면서 심정이 복잡 미묘해지기 시작했다.
‘하하하하하하하하….참 전생에서는 여자 한 번 제대로 못 사귀어보고 모태솔로로 죽었었는데 현생에서 여자들이 꼬이니 이런 문제도 발생하는구나. 참 여자가 많다라는게 항상 언제나 좋은 것만은 아니구나. 마음이 불편하네.’
나는 순간 씁쓸한 마음이 들었지만 언제나 무언가 하나를 얻을려면 무언가 하나는 포기해야했기 때문에 애써 마음을 다잡았다.
나는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서 박혜진과 이나은에게 말하였다.
“아 일단 시나리오가 여기까지 진행이 되었고 여기서 나오는 메인 히로인이랑 서브 히로인은 이번 시나리오에서만 해당되는 거니까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리고 또 시나리오야 향후 어떻게 수정될지도 모르고 어떻게 바뀔지도 모르는 거니까 일단 시나리오 초안이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어.”
그러자 이번에는 또 박혜진과 이나은의 표정이 반대로 바뀌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방금전에 서로에게 느꼈던 감정을 반대로 느끼는 듯한 모양새였다.
나의 시나리오에 따라 그리고 나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박혜진과 이나은의 감정에 나는 굉장히 복잡미묘한 감정이 들기 시작했다.
“아하하하하하 명한이 말 들었지? 이번 시나리오만이래. 시나리오는 시나리오일뿐이니까 너무 깊게 생각하지말자 나은아.”
“하하하하하하하 그래 연기를 잘 하는게 중요하지. 아무래도 연극 영화 동아리 선배님들이 명한이의 시나리오에 대해서 주목하고 있으니까 우리는 연기를 잘 살리는 것에 몰입하자. 근데 명한아 너 시나리오 진짜 진짜 잘쓴다. 와아아아아아 나 읽다가 완전히 내가 맡고 있는 캐릭터에 몰입했잖아. 사실 내가 맡은 캐릭터에 그렇게까지 몰입 안 했었으면 이렇게 복잡한 감정도 느끼지 않았을텐데 몰입도가 대단했어. 명한이 너 지난번보다 시나리오 쓰는 실력이 더 향상된 것 같은데? 지난번에 시나리오도 괜찮았는데 이번에는 뭔가 디테일이라던가 몰입도가 더 많이 늘어난 느낌이야.”
“맞아 맞아 나도 읽다가 진짜 몰입이 엄청 되었어. 지난번 시나리오도 잘썼다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시나리오는 지난번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야. 어떻게 이렇게 발전할 수가 있지? 뭔가 비법이라도 있어?”
‘하하하하하하하 여자들 따먹고 시나리오 특수 능력치 올리면 돼. 그게 비법이야. 크하하하하 부럽지?’
“아하하하하하하 그래? 칭찬 고마워. 아 나 시간날때마다 유명한 드라마나 영화 시나리오 찾아서 읽어보고 내 시나리오랑 비교해서 어떤것이 차이가 있는지 보고 배울 점이 무엇인지 분석하는게 취미거든. 그게 도움이 많이 되었나봐.”
“우아아아아아 명한이 너 진짜 멋있다. 같은 연극영화 동아리 1학년 신입생 맞아? 나는 학기초라서 봄날의 캠퍼스 즐기느라고 정신없이 놀러다니는데 명한이 너는 연극영화에 진심이구나…”
“그러게? 명한이 진짜 멋있다. 어떻게 저렇게 한가지 일에 몰두해서 열정적으로 할 수 있는 거지? 많이 놀랍네. 나는 끈기와 열정이 명한이처럼 없어서 그렇게까지 못 하는데 명한이 너 나중에 혹시 연극영화 작가나 영화감독 될거야?”
나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라는 듯이 양손을 휘이 휘이 저으면서 말했다.
휘이 휘이
“아냐 나는 공대생인데 취업해야지. 연극영화는 취미일뿐이야.”
“우와 취미인데도 이렇게 열심히 하다니 더욱 멋져 보이는 걸?”
“그래 그래 명한이 멋져. 나 연기 열심히 할게.”
박혜진과 이나은은 내가 정말 멋있다라는 듯이 나를 호감이 잔뜩 어린 시선으로 쳐다보고 시나리오 대본을 열심히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정해진 연기 연습 시간이 지나고 선배들이 연극영화 동아리 신입생들을 조별로 하나둘씩 연극영화 동아리방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 후 우리의 차례가 돌아왔다.
“자 다음은 유명한 박혜진 그리고 이나은 연극 영화 동아리방으로.”
“네~!”
“넵!”
“네!”
그렇게 연극 영화 동아리방으로 들어가니 지난번처럼 연극 영화 동아리 선배들이 원을 만들어 둥그렇게 앉아 있었다. 그리고 연극 영화 동아리 회장인 이은세 선배가 앉아 있었고 그 옆에 연극 영화 동아리 부회장인 강민호 선배가 앉아 있었다.
연극 영화 동아리 부회장인 강민호 선배는 뭐 그리 할말이 많은지 이은세 선배 옆에서 쉴 새 없이 계속 이은세 선배에게 무언가 말을 걸고 있었고 이은세 선배는 연극 영화 동아리 회장 답게 그런 강민호 선배의 말을 계속 받아주고 있었다.
연극 영화 동아리 부회장과 연극 영화 동아리 회장간의 대화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강민호 선배가 이은세 선배의 옆에 딱 달라붙어서 쉴 새없이 말을 거는 모습이 상당히 불만스러웠다.
하지만 연극 영화 동아리 부회장과 연극 영화 동아리 회장이 대화를 나누는 것을 연극 영화 신입생인 내가 간섭할 껀덕지도 없고 또 그러는 것도 이상하기 때문에 열받지만 잠자코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자 명한이네 조 발표 시작해볼게. 명한이 너네 조는 그대로 명한이 너가 쓴 시나리오대로 진행했니?"
"네 이번에도 제가 쓴 시나리오대로 진행했습니다."
"그럼 어디 한 번 봐볼까? 준비되면 시작해줘."
"네 알겠습니다."
"네."
"네!"
그렇게 나와 박혜진 그리고 이나은은 선배들 앞에서 내가 써온 시나리오를 토대로 연기를 펼치기 시작했다.
***
"여기까지입니다."
웅성 웅성 웅성 웅성
우리가 준비해온 연기를 마치자 연극 영화 동아리 선배들이 웅성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은세 선배와 강민호 선배도 심각하게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뭐...뭐지 왜 그러는 거야?'
나는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해진 반응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렇게 연극 영화 동아리 선배들이 한참을 이야기를 나누더니 이은세 선배가 대표로 나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명한이 너 시나리오 실력이 더 늘었네? 지난번에 시나리오도 상당히 괜찮았는데 이번 시나리오는 상당히 괜찮은 수준이 아니라 많이 좋은 수준인데? 도저히 연극 영화 동아리 1학년 신입생이 쓴 수준이 아니라고 느껴질 정도야. 혹시 도움받거나 따로 개인과외같은거 받는 거 있니?"
이은세 선배는 지난번에 내가 쓴 시나리오인걸 확인을 해서인지 다른 시나리오를 참고하거나 베낀게 아니냐는 질문대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거나 개인과외를 받은 것이 있냐라는 질문을 해왔다.
나는 질문을 듣고서 이은세 선배 및 연극 영화 동아리원들에게 이제 내가 가져온 시나리오는 내가 써온 시나리오라고 생각이 되어지는 사실이 너무 기분이 좋았다.
이은세 선배가 묻자 옆에서 박혜진과 이나은이 마치 내 대변인이라도 된 듯이 대답을 하기 시작했다.
"저희도 똑같이 느끼고 신기해서 아까 명한이한테 물었는데요 명한이가 평소에 쉬는 시간에 시간 날때마다 유명한 드라마나 영화 보고 시나리오 분석을 한대요. 그리고 자신이 쓴 시나리오랑 비교해보고 어떻게 자신의 시나리오를 수정해 나가야 할지 생각 한대요. 어떤 때는 밥먹는 것도 잊을 정도로 집중을 한다라고 하더라구요."
"맞아요. 단순히 그냥 유명한 드라마나 영화 시나리오랑 비교하는 것 뿐만 아니라 안 유명한 드라마나 영화 시나리오까지 비교 분석한대요. 명한이에게 있어서 연극 영화 동아리는 단순하 취미활동이 아니라 열정과 자신의 능력을 꽃피우고 싶은 그런 동아리래요."
박혜진과 이나은은 내가 자랑스러웠는지 아니면 나를 연극 영화 동아리 선배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었는지 아니면 무언가 연극 영화 동아리 선배들에게 계속 의심을 받는 것이 안쓰러웠는지 내가 하지도 않았던 말을 덧붙여서 나의 늘어난 실력에 대해서 실드를 쳐주기 시작했다.
나는 박혜진과 이나은이 마치 내 대변자처럼 나를 위해서 연극 영화 동아리 선배들에게 나에 대한 좋은 말을 해주는 것을 보고서 큰 감동을 받았다.
'와아아아아아아 우리 동아리에서 이쁘고 귀엽기로 소문한 박혜진고 이나은이 나에 대해서 이렇게 연극 영화 동아리 선배들앞에 나서서 좋은 말을 해줄 줄이야. 진짜 너무기분좋다.'
그러자 연극 영화 동아리 선배들이 매우 놀랍다라는 듯이 또다시 수근수근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내가 내입으로 저런말을 하면 자기 자랑이 될 수도 이쏙 또 자기가 자기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라서 객관성이 떨어지지만 내 옆에서 박혜진과 이나은이 대신 말해주니 아무래도 내가 말하는 것보다 객관적으로 보이는 것 같았다.
그리고 연극 영화 동아리 선배들은 지난번에 내가 쓴 시나리오가 내가 쓴 시나리오로 이은세 선배에게 인정을 받아서인지 이번에는 의심의 눈초리가 아닌 감탄과 호감이 섞인 눈초리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러한 연극 영화 동아리 선배들의 시선을 바라보면서 지난번에 여자들을 따먹고 특수능력인 시나리오 능력치를 올리기를 잘 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잠시 수근 수근 거림이 멈추고 이은세 선배는 또다시 궁금하다라는 듯이 나에게 물었다.
"하하하하하하하하 그랬구나 명한이 몰랐는데 우리 연극 영화 동아리에 상당히 진심이었구나 놀라워. 그렇게 긴 시간이 아니었는데도 빨리 성장하는 명한이 보니까 대견하고 기특하네. 근데 너 따로 연기 연습도 하는 거니? 연기 실력도 지난번보다 많이 발전했는데?"
"으으으으잉?"
"오오오오오?"
홰엑
휘익
갑자기 멍한 표정을 지으면서 나를 올려다보는 박혜진과 이나은. 아무래도 박혜진과 이나은은 내가 새로 써온 시나리오를 외우고 감정에 몰입하면서 연기를 해서인지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느라 혹은 아직은 연극 영화 동아리 1학년 신입생들이라 연기 실력이 늘은 것을 파악할 수 없었는지 몰라도 내가 연기 실력이 늘었다라고 선배들에게 칭찬을 받을 줄은 전혀 몰랐다라는 듯이 나를 놀란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아까까지 나를 열심히 실드를 쳐주다가 두 눈이 동그래진 채로 나를 올려다보는 박혜진과 이나은의 모습이 너무도 귀엽게 보였다.
'후후후후후후 귀엽네 아직 연극 영화 동아리 1학년 신입생이라 내 연기실력이 얼마나 늘은지 눈치를 못 챘던건가? 아니면 내 시나리오 외우고 자기들 연기하느라 내 연기를 눈치 못 챘을수도 있고 어찌되었든 지금 이렇게 나를 올려다보는 모습 보니까 귀엽네. 그나저나 여자들을 따먹고 시나리오 능력치뿐만 아니라 연기 능력치도 올려둔 보람이 있네. 역시 이은세 선배는 연기 실력이 늘은 것을 눈치를 채는 구나. 자 이번에는 무슨 멘트를 쳐서 이은세 선배 및 연극 영화 동아리 선배들에게 점수를 따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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