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실 미소녀 게임-179화 (179/599)

〈 179화 〉 편의점 아르바이트 3

* * *

­힐끗

­타아악

그리고 편의점에 설치되어 있는 도난방지용 거울을 통해 자신의 전남자친구와 새여자친구가 있는 것을 확인하더니 그대로 다시 조용히 편의점 창고 문을 닫고 들어갔다.

나는 마치 미어캣처럼 자신의 전남자친구가 편의점에 아직 있나 없나 동태를 살피면서 편의점 창고에 숨어있는 이형인이 매우 귀엽게 느껴졌다.

­깨톡

갑자기 깨깨오톡이 울려서 휴대폰을 바라보니 이형인에게서 깨깨오톡이 와있었다.

[명한아 나 편의점 창고에 있을테니까 내 전남자친구가면 말 좀 해줘.]

[알았어 가면 연락줄게.]

­두리번 두리번 두리번 두리번

이형인의 전남자친구는 자신의 여자친구 몰래 두리번 두리번 거리다가 이내 이형인이 자신을 피하고 있다라고 파악했는지 씁쓸해 보이는 미소를 지은 채 여자친구와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우리 자기 맛있게 먹어.”

“그럼 우리 자기가 사주는 건데 맛있게 먹어야지. 우리 자기도 맛있게 먹어.”

‘라면 하나 가지고 꼴값을 떤다 진짜.’

나는 라면을 먹으면서 저렇게 애정행각을 하는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와 새여자친구를 보면서 이형인이 이 광경과 소리를 듣지 않는 것이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와 새여자친구가 라면을 먹고 다 일어섰다.

그렇게 라면과 음료수 그리고 아까 샀던 먹거리들을 먹고 일어서는데 새여자친구는 음식물 쓰레기를 다 가지고 일어나는 반면에 이형인의 전남자친구는 자신이 먹은 음식물 쓰레기를 들고 나오지 않았다.

“저기요.”

­화들짝

“네?”

내가 저기요라고 하자 화들짝 놀라는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의 새여자친구.

“아니요 그쪽 말고 거기 남자분요.”

“네 왜요?”

내가 부르자 천연덕스럽게 대답하는 이형인의 전남자친구.

“저기 음식물 쓰레기 안 치우고 나오셨는데요. 음식물 쓰레기 본인이 드신건 치우고 가셔야 해요.”

­힐끗

그러자 자신이 두고 온 음식물 쓰레기를 바라보는 이형인의 전남자친구.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의 새여자친구도 자신들이 먹다 온 자리를 보더니 내게 말했다.

“아 죄송합니다. 금방 치울게요.”

그러자 이형인의 전남자친구가 내게 말했다.

“음식물 쓰레기 얼마 있지도 않고 포장지일 뿐인데 그정도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치울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편의점 고객한테 시키는건 좀 잘못된거 아닌가요?”

‘어라 이 새끼봐라? 개념은 어디다 쳐말아먹고 온 거지?’

“아니요? 제 편의점 아르바이트 시급에는 편의점 고객이 먹고 남은 음식물 쓰레기까지 치우는 건 포함이 되어 있지 않은데요?”

그러자 나와 이형인의 전남자친구 사이에 흐르는 묘한 팽팽한 긴장감.

한동안 날선 분위기와 강한 신경전이 오가는게 느껴졌다.

"저기 죄송합니다. 제가 금방 치울게요."

그렇게 우리의 눈치를 보더니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의 새여자친구가 이형인의 전남자친구가 남긴 음식물 쓰레기들을 주으러 가기 시작했다.

이형인의 전남자친구는 나를 잠시 노려보더니 봤지? 이게 내 여자야 라는 눈빛으로 바꿔 나를 쳐다보았다.

'병신새끼가 그게 자랑이다. 와 그나저나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의 새여자친구는 저래도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에게 실망 안 하는 건가.'

"자기야 그러지마 내가 치울게."

그러고서는 잽싸게 자신의 새여자친구를 따라가서 이형인의 전남자친구는 음식물 쓰레기를 치우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의 새여자친구는 역시 자신의 남자친구라는 듯이 밝게 웃으며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와 이야기를 시작했다.

"하아아아 여기 편의점은 서비스가 좀 별로다 그치 자기야?"

"후우우우웅 여기 알바생분도 손님이 남기고간 이런 음식물 쓰레기 치우기 피곤할거야. 그냥 우리가 치우고 가드리자."

"그래 그래 나도 뭐 일부러 안 치우려고 한 건 아니고 자기랑 이야기하는게 너무 좋아서 자기랑 이야기하는거에 집중하다보니 깜빡했지 뭐야. 그런데 저기 알바생이 너무 날 서 있게 말해서 나도 모르게 말이 좀 거칠게 나갔어."

"흐으으으음 그러고보니 좀 더 좋게 말해줄 수 있었던 것 같은데 뭔가 말투에 날이 좀 서있었던것 같기도 하네. 뭐 사람마다 말투는 다른거니까 자기야 너무 신경쓰지마. 우리 오늘 기분 좋은 데이트 날이잖아. 우리에게 집중하자."

나와 이형인 그리고 이형인의 전남자친구 사이에 일을 모르는 새여자친구는 아무래도 내 말투만 듣고서는 날이 서있다라고 느낄수도 있다라는 생각에 나는 할 말이 없어졌다.

'하아아아아 이거 진짜 하나 하나 설명할 수 없고 저 새끼 졸지에 사람 이상한 사람으로 만드네.'

그렇게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와 새여자친구는 음식물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넣고 남은 라면 국물도 라면국물용 쓰레기통에 넣기 시작했다.

­쥬르르르르륵

"어...어라?"

나는 그때 보았다. 명확히 이형인의 전남자친구가 라면국물이 들어있는 용기를 비틀어서 라면국물용 쓰레기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을. 덕분에 라면국물이 라면국물용 쓰레기통을 타고 바닥에 흐르기 시작했다.

"어라? 어쩌죠? 실수로 라면국물을 편의점 바닥에 흘려버렸네요. 이것도 제가 치우게 만드실건가요?"

"......................."

­빠직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의 말을 들으니 혈압이 상승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순간 애매하다라는 판단이 들었다.

음식물을 편의점에서 먹고 음식물 쓰레기를 놔두고 가는 경우에야 손님이 먹고간 음식물 쓰레기를 편의점 아르바이트 생이 치우는 것이 해야할 일이 아니고 남기고 간 음식물 쓰레기를 치우고 가달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음식물을 먹고서 남은 흔적이나 뒤처리 그리고 이경우 실수가 아니지만 음식물을 바닥에 흘린 경우에는 손님에게 치우라고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 생이 편의점 손님이 라면국묵을 흘렸다고 편의점 손님에게 라면국물을 닦고 나가라는 것은 내가 생각해도 말이 안 되었다.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의 새여자친구도 당황을 한 듯 했지만 이 경우는 우리에게 치우고 가라고 할 수 없다라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하아아아아아 저새끼 진짜 씹새끼네. 이거는 방법이 없네. 내가 치울 수 밖에 없어. 하아아아 진짜 열받고 서럽네. 더럽다 더러워 그냥 진상 고객 새끼 하나 만났다라고 생각하자.'

나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별의 별 진상짓을 하는 손놈들을 많이 봐왔기 때문에 이형인의 전남자친구도 그러한 손놈 중에 하나라고 치부하고 치우기로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이형인의 전남자친구라서 그런지 속에서 열불이 올라오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벌컥

그때 편의점 창고의 문을 열고 나타나는 이형인.

'어라 이형인? 어라 저 모습은 뭐야 저 위풍당당한 모습은.'

이형인은 마치 대걸레 자루를 자신의 옆에 창처럼 들고 편의점 창고를 나왔다. 마치 그 모습이 흡사 장판파에 홀로 서있는 장비의 모습과 같이 느껴졌다.

­휘이이잉

­화들짝

이형인이 갑자기 편의점 창고에서 나타나자 당황하는 이형인의 전남자친구.

"청소 도와드리겠습니다!"

­성큼 성큼 성큼 성큼

이형인은 그대로 대걸레 자루를 들고 오더니 이형인의 전남자친구가 흘린 바닥에 있는 라면국물을 닦기 시작했다.

­퍼억 퍼억 퍼억 퍼억

­화들짝

­투욱

­퍼억

그리고 이형인의 대걸레 자루가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의 발목을 가격하였다.

"아야!"

"아 라면국물 본인이 흘리신거 청소해야 되니까 옆으로 나와주세요."

­퍼억 퍼억 퍼억 퍼억

이형인은 대걸레 자루에 아주 감정을 실어서 분노의 대걸레 질을 하고 있었다.

"아니 이놈의 걸레는 왜이리 더러워? 빨아도 빨아도 깨끗해지질 않네. 역시 걸레는 어쩔 수 없는 건가? 이런 걸레가 뭐가 좋다고 이거를 가지고 다니는 지 원."

꽤 큰소리로 혼자서 투덜투덜대면서 말하는 이형인. 걸레라는 단어를 자신의 전남자친구에 투영시켜서 말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형인의 전남자친구과 새여자친구는 당황스럽게 이형인을 쳐다보더니 서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자...자기야 여기 청소해야 된다. 가자."

"아...그..그래."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의 새여자친구는 이형인의 태도에 의아함을 느끼는 듯 했지만 자신의 남자친구 때문에 편의점 여자 아르바이트 생이 대걸레를 가져와서 걸레질을 해야하는 스트레스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다라고 납득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당황해하며 이동하였다.

­철썩 철썩 철썩 철썩

그때 손목의 힘을 줘서 대걸레에 스냅을 치는 이형인. 이형인의 전남자친구는 뒤돌아서 있는 상태여서 눈치를 못 챘겠지만 자신이 바닥에 쏟아부운 라면국물의 새빨간 물방울들이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의 바지 및 운동화 뒤부분을 적시고 있었다.

'푸하하하하하하하 와 대박. 저거 새빨간 국물이어서 잘 지지도 않을텐데. 흔적 남겠네.'

하필이면 이형인의 전남자친구는 베이지색 바지와 흰색 운동화를 신고 있었기 때문에 저럴 경우 백퍼센트 라면 국물 자국이 남을 것이었기 때문에 나는 사이다를 느꼈다.

'나이스샷 이형인! 어후 통쾌해. 십년묵은 체증이 싹 사라지는 것 같네.'

나는 마치 위기의 타이밍에 장팔사모를 들고 찾아온 장비처럼 이형인이 너무도 듬직하고 멋있어 보였다.

­땡그랑

그렇게 도망치듯이 편의점을 나가는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와 새여자친구.

"휴우우우우우 힘들다."

­스윽 스윽 스윽 스윽

그렇게 분노의 걸레질을 마친 이형인이 자신의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을 닦기 시작했다.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자신의 손등으로 닦는 이형인의 모습이 왠지 모르게 섹시하고 아름다워 보였다.

"하하하하하하하 대박. 너 일부러 대걸레로 전남자친구 다리 가격하고 라면 국물 전남자친구 바지랑 운동화에 묻힌거지?"

"헤헤헤헤헤헤헤 봤어? 아아아아아아아 속이 다 시원하네 십년묵은 체증이 다 내려가는 기분이야."

"근데 어떻게 알았어? 상황?"

"편의점 창고문에 귀대고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보고 있었지. 이야기 들어보니까 전남자친구가 너 골탕먹이려고 수쓴것 같아서 순간 열받아서 대걸레 들고 튀어나왔어."

"아.............."

나는 이형인이 나를 자신의 전남자친구가 골탕먹이려고 수를 쓴 것에 대해 열받아서 나왔다라는 말에 잠시 할말을 잃었다.

그리고 자신의 전남자친구보다 나를 더 생각해준 것에 대해서 감동을 먹었다.

"아...그...그게!"

내가 감동을 받은 표정으로 할말을 잃고 자신을 쳐다보자 이형인이 당황하더니 다급하게 말했다.

"아 그게 너를 골탕먹이려고 수 쓴게 열받아서 나왔다라는게 아니라 정확히 말하면 그..그러니까 너도 편의점 아르바이트 생이잖아. 그러니까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을 골탕먹이려 한 게 마음에 안 들어서 그랬다라는 거야. 같은 편의점 아르바이트 생으로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을 무시하고 화나게 하는 행동을 용납할 수가 없었다라는 거지. 너를 위해서 그랬다라는 의미가 아냐! 절대 착각하지마. 너가 전남자친구에게 모욕을 당하든 골탕을 먹든 내가 신경쓸 이유는 없으니까. 흥흥흥흥."

멋쩍은 듯이 다급하게 다다다다 말을 쏟아내는 이형인.

그래도 나는 이형인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기에 특별히 표정이 바뀌지 않았다.

­우물 쭈물 우물 쭈물 우물 쭈물 우물 쭈물

이형인은 내가 아무말이 없자 우물 쭈물하면서 당황해하더니 갑자기 애꿎은 대걸레를 투욱 투욱 치며 말했다.

"아 전남자친구새끼 라면 국물 많이도 흘렸네.대걸레가 완전히 라면국물에 젖었잖아. 아아 대걸레 다시 빨아와야겠네. 야 유명한 편의점 아르바이트 잘 보고 있어. 나 대걸레좀 빨아올테니까."

"아 알았어."

­성큼 성큼 성큼 성큼

그리고 이형인은 민망한 이상황을 못 견디겠다라는 듯이 빠른 걸음으로 대걸레를 빨러 나갔다.

­고요오오오

이형인마저 편의점을 나가자 잠시 편의점에 한적한 분위기가 찾아왔다. 나는 마치 폭풍과 같았던 아까를 생각하면서 잠시 생각에 빠졌다.

'흐으으으음 참 신기하긴 하네. 이형인이 나 때문에 열받아서 전남자친구를 대걸레로 때리고 나를 위해서 대걸레질을 해준건. 물론 자신도 자신의 전남자친구에게 악감정이 있어서 그런거긴하겠지만 그래도 나를 위해서 해준 것도 포함되어 있다라니 기분은 좋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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