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8화 〉 편의점 아르바이트 3
* * *
머어어어어엉
머어어어어엉
동시에 멍해지기 시작하는 이형인과 나.
마치 무모한 도전에서 정향돈이 형이 거기서 왜 나와 표정을 지었던 것처럼 이형인과 나는 동시에 전남자친구가 저기서 왜 나와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동시에 나와 마주치는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의 눈. 무언가 많은 감정들이 담겨있는 눈이다.
그리고 또한 자신의 여자친구를 자랑스러워하는 눈빛을 나는 읽을 수 있었다.
그렇게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의 옆에 있는 새로운 여자친구를 보았다.
‘흐음 이쁘네….’
제기랄.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의 새로운 여자친구도 보니 얼굴도 이쁘고 몸매도 좋았다. 어디가서 퀸카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정도였다.
그리고 묘하게 이형인과 닮은 구석이 있었다. 아무래도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의 취향이 이형인과 비슷하게 생긴 여자인듯 했다.
그래도 한가지 다행이라고 느낀것은 내 눈에는 취향차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근소하나마 이형인이 조금 더 이뻐보였다라는 것이었다.
힐끗
부들 부들 부들 부들
이형인을 힐끗 보니 이형인은 자신의 전남자친구를 보고서 최대한 표정관리를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보였다.
하지만 편의점 판매대 아래에 감추어진 이형인의 두손은 꽉 쥐어진 채 부들 부들 떨리고 있었다.
‘괜찮은척하지만 괜찮지 않은건가.’
이형인의 시선을 보니 이형인의 전남자친구보다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의 새로운 여자친구에게 시선이 더 가있었다.
이형인이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의 새로운 여자친구의 얼굴부터 몸매까지 꼼꼼이 스캔을 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아무래도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의 새로운 여자친구가 자신과 비교해서 어떤지 자세히 살펴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편의점에 들어오자마자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와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의 새로운 여자친구가 팔짱을 끼기 시작했다.
“자기야 우리 뭐 먹을까?”
꿈틀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의 새로운 여자친구가 이형인의 전남자친구를 자기라고 부르자 이형인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글쎼 우리 자기 뭐 먹고 시포?”
꿈틀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의 말투를 들은 내 눈썹이 꿈틀거렸다.
‘아오 말투 저거 뭐야 개빡치네. 어디서 귀여운 척 하고 지랄이야 지랄이.’
이형인의 남자친구는 기생오라비같이 생겨가지고서는 귀여운 말투를 하고 있었다.
나는 남자에게 기생오라비같다라는 말이 같은 남자가 할 경우 최고의 칭찬 중 하나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기생오라비같이 생겼다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솔직히 이형인의 전남자친구는 잘생기면서 귀여운 외모였었기 때문에 분하지만 그런 생각은 어쩔수가 없다라고 생각을 하였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이형인이 저렇게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에게 빠지지 않았을 것이며 저렇게 또 새로운 이형인급의 새로운 여자친구를 사귀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아아아아아아 인생 진짜 불공평하긴 하네. 진짜 잘생긴 애들은 이형인같이 이쁜 여자친구랑 헤어져도 금새 같은 급의 이쁜 여자친구를 사귀는구나. 누구는 전생에 30살까지 모태솔로로 살다가 죽었는데 이형인의 전남자친구는 20살인데도 벌써 두 명의 여자를 갈아치우네. 아니 두 명도 아닌건가? 몇 명의 여자친구를 사겼는지 알 수 없으니. 참 저런 인간이 요새 흔히 말하는 지뢰설치반이란건가?’
나는 요새 한창 유행하는 설거지론의 지뢰설치반과 같은 남자가 이형인의 전남자친구가 아닐까란 생각을 하면서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후우우우웅 글쎄? 간단하게 초코바 같은 거 몇 개 사가지고 나갈까?”
힐끗
그러자 이형인의 전남자친구가 잠시 곤란하다라는 듯이 우리를 살짝 쳐다보더니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말했다.
“그것도 좋은데 편의점은 역시 라면이지 우리 여기서 라면 먹고 가자.”
“응 그래.”
나는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의 반응을 보고서 일부러 편의점 안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서 이형인의 염장을 지르려한다는 의도를 알 수 있었다.
‘아아아아 알겠다. 이형인에게 새로운 여자친구가 생겼다라고 자랑하고 실제로 보여주고 싶어서 일부러 우리 편의점으로 온 거구나. 하아아아아 저런애도 여자를 저렇게 번갈아가면서 사귀는데 전생에 나는 뭐했던 거냐. 진짜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빡치네. ‘
이형인을 힐끗 보니 이형인은 입술을 잘끈 깨물고서 애써 표정관리를 하려는 표정을 보였다.
하지만 가까이서 이형인을 많이 바온 나로서는 그것이 표정관리를 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라는 것이 뻔히 보였다.
그리고 아마도 이형인의 전남자친구도 이형인의 그런 표정관리를 계산하러 온다면 볼 확률이 높았다.
“형인아.”
“응?”
“너 전남자친구 계산하러 올때 저기 편의점 창고 정리하러 들어가있어.”
그러자 이형인이 의아하다라는 듯이 말했다.
“왜? 나 괜찮아. 아무렇지도 않아.”
‘퍽도 아무렇지도 않겠다. 너 지금 얼굴 일그러져 있어. 너 딴에는 표정관리하고 있다라고 생각하고 있겠지만 나나 전남자친구는 눈치챌 수 있을 거야.’
“너 지금 표정관리 안돼. 전남자친구도 백퍼센트 너 표정관리 안 되는 거 눈치챌거야. 너 전남자친구에게 표정관리 안 되는 거 보여주고 싶어? 아니지? 너 전남자친구도 너 표정관리 안 되는거보려고 일부러 이 편의점 온 거 같은데. 전남자친구 의도대로 당하고 싶어? 너 배려해서 그러는 거니까 잠시 편의점 창고에 들어가있어.”
그러자 이형인은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감동을 받은 얼굴로 말하였다.
"..........나 배려해주는 거야?"
"뭐 딱히 배려라기 보다는 이번 기회에 편의점 창고 정리를 하려고 너를 이용하는 거랄까. 편의점 창고에 가면 정리할 것 많으니까 이번 기회에 가서 하고 있어."
나도 이형인을 닮아가는 것일까. 나는 이형인이 자신을 배려해주는 것이냐고 묻자 왠지 모르게 쑥스러워져서 말같지도 않은 핑계를 대었다.
사실 이형인이나 나나 편의점 창고 정리를 전 아르바이트 타임 알바생이 다 해놓았을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치이 알았어.........고마워."
후다다다닥
이형인은 말 끝에 고민고민하다가 고마워라는 말을 붙이더니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와 새여자친구가 물건을 고르고 있는 반대 통로로 가서 편의점 창고안으로 들어갔다.
이형인의 전남자친구는 새여자친구와 라면을 고르느라 그런 이형인의 모습을 못 본 것 같았다.
"자기야 나는 그렇게 배가 고프지 않아서 짜파구리 소컵만 먹어도 될 것 같아."
"아아 우리 자기 그렇게 적게 먹으니까 날씬하지. 그래도 우리 자기 그렇게 저녁을 너무 적게 먹으면 못 써요. 우리 자기 건강 위해서 짜파구리 중컵으로 먹으면 안 될까?"
'야이 미친 새끼야 편의점에서 라면을 고르면서 무슨 건강을 찾아. 그리고 전하에 의해 생기는 물질들이 서로 끌어당기거나 밀어내는 현상을 자기라고 하지 무슨 자기 자기 그렇게 말이 많아?'
나는 편의점에서 라면을 쳐먹으면서 건강을 이야기하는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의 말이 너무도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전기전자전파공학부답게 자기라는 말을 듣자 전공지식이 떠오르면서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의 자기라는 말이 너무도 거슬렸다.
아니 사실은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와 새여자친구가 꽁냥꽁냥거리고 있는 것이 너무도 거슬려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의 새여자친구는 그렇게 라면을 하나씩 고르더니 말했다.
"우리 자기 더 먹고 싶은 것은 없어?"
"없어 자기 나는 이걸로 충분해 우리 자기는?"
"나는 소세지핫바 하나 더 먹어야겠어. 아무래도 나는 남자니까 많이 먹거든. 자기 우리 음료수도 고르자 우리 자기 뭐 먹을래?"
"나는 덴마크 드링킹 요구르트 딸기맛. 우리 자기는?"
"나도 같은 걸로 먹을래 그럼 자기가 덴마크 드링킹요구르트 딸기맛 두 개 집어줄래?"
"응응 내가 가지고 올게."
그렇게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와 새여자친구가 먹을 것을 가지고 계산대로 걸어오기 시작했다.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저벅
두리번 두리번 두리번 두리번
그렇게 이형인의 전남자친구는 편의점 계산대에서 이형인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의아한 듯이 주위를 두리번 두리번 거리기 시작했다.
"자기야 왜 그래? 더 사고 싶은 것 있어?"
자신의 옆에서 주위를 두리번 두리번 거리자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의 새여자친구가 의아한 듯이 물었다.
"아...아니 그냥 뭐 더 살 것 있나 둘러본거야. 뭐 특별히 살 건 없네. 아 맞다 자기 우리 오늘 뜨거운 밤을 위해서 그거 사올게.먼저 계산대로 가 있어."
"뭐 사오려고 자기야?"
"우리 오늘 뜨거운 밤 보내려면 콘돔 사와야지."
"어머 자기 너무 부끄러워... 흐으으응 어서 사와."
베베 베베 베베 베베
이형인의 전남자친구가 새여자친구에게 콘돔이라는 말을 꺼내자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의 새여자친구가 부끄러운 듯이 몸을 베베 꼬며 말했다.
나는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의 새여자친구가 몸을 베베꼬는 것을보면서 내 창자가 베베꼬이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으며 배알이 꼴렸다.
'하아아아아 저런 양아치 기생오라비같이 생긴 자식이 뭐가 좋다고 이형인도 그렇고 새여자친구도 그렇고 저렇게 앵겨대는건지 알 수가 없네.'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의 새여자친구도 이형인만큼 얼굴도 이쁘고 몸매도 좋았기 때문에 나느 뭔가 타격이 두배로 들어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타악
그렇게 이형인의 전남자친구는 콘돔 코너에서 콘돔을 꺼내서 편의점 계산대로 걸어오기 시작했다.
저벅 저벅 저벅 저벅
두리번 두리번 두리번 두리번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의 반응을 보니 아무래도 자신의 새여자친구와 꽁냥꽁냥 대는 것은 물론이고 콘돔을 우리 편의점에서 결제를 함으로써 이형인에게 완벽한 정신적 타격을 주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 같았다.
나는 그러한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의 반응을 보면서 이형인을 미리 편의점 창고로 보내두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이형인의 전남자친구가 콘돔까지 가져와 내게 내밀었다.
스으으으윽
무언가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의 손길에서 느껴지는 자신감.
'보아라 나는 지금 이 내 옆에 있는 이쁘고 몸매좋은 여자를 따먹을 예정이다라고 자랑이라도 하듯이 무언가 과시와 자신감이 있는 듯한 느낌의 손놀림이었다.'
나는 속으로 배알이 꼴렸었지만 그래도 이형인보다는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에게 감정이 적었기 때문에 최대한 표정관리를 하면서 무표정하게 결제를 하기 시작했다.
최소한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에게 지는 모습을 보이기 싫었기 때문이었다.
띡
띡
띡
띡
띡
"20200원입니다."
"자기야 내가 계산할게."
"어허 가만있어 자기 내가 계산할게."
그렇게 내 앞에서 꽁냥꽁냥거리면서 서로 계산하겠다라는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의 새여자친구.
편의점 아르바이트일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오늘따라 극한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둘이서 꽁냥꽁냥대면서 서로의 카드를 뺏고 뺏다가 이형인의 전남자친구가 남자라서 순발력이 더 좋은지 자신의 카드를 앞으로 내밀었다.
그리고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의 생자친구도 이에 질세라 자신의 카드를 앞으로 내밀었다.
스으으으윽
"이 카드로 계산해주세요."
스으으으윽
"아니에요 이 카드로 계산해주세요."
덥썩
휘이이이익
"결제 도와드리겠습니다."
"아........."
나는 잽싸게 그리고 무표정하게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의 카드를 잡아서 결제를 긁었다.
뭐 얼마하는 돈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의 새여자친구가 이형인의 전남자친구를 사주는 꼴은 보기 싫었다.
"결제되었습니다."
"자기 내가 결제했어도 되는데.."
"아냐 자기 마음만이라도 고마워."
결제를 자기가 못했다라고 아쉬워하는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의 새여자친구. 오늘 처음봐서 잘은 모르지만 태도로 봐서는 꽤 개념있는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왜 저런 개념있는 여자가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에게 빠져서 저러고 있는지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와 새여자친구는 결제를 끝내고 편의점에 급수대로 가서 물을 받기 시작했다.
스으윽
빼꼼
그리고 이형인이 편의점 창고에서 문을 살짝 열고서 자신의 전남자친구가 편의점을 나갔나 그대로 있나 살펴보기 시작하였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