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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미소녀 게임-177화 (177/599)

〈 177화 〉 편의점 아르바이트 3

* * *

“..........................”

나는 이게 뭐라고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하는 이형인의 반응에 말을 잃었다.

그렇게 잠시 고민하던 이형인은 이내 결심한듯이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 결정했어. 명한이 너는 아무래도 고양이보다 강아지가 더 잘 어울려. 강아지로 하자!”

‘뭐...뭐지 내가 강아지가 더 잘 어울린다고? 내가 강아지처럼 귀염상이란건가? 왜 강아지로 한거지?’

나는 나를 강아지로 결정한 이형인 때문에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동시에 이형인이 강아지로 나를 생각한 이유가 궁금해졌다.

“그래 강아지는 강아지인데 왜 나를 고양이가 아닌 강아지로 결정한거야? 내가 강아지 닮았어?”

“아니.”

­두둥

‘아니 그럼 강아지 닮지도 않았는데 왜 강아지인거야?’

“그럼?”

“강아지는 주인한테 순종적인데 고양이는 그렇지 않잖아. 고양이가 더 귀엽기는 한데 고양이는 내가 집사처럼 모셔야 하잖아. 고양이한테라면 그런 굴욕을 참을 수 있는데 명한이 너한테는 그런 굴욕을 참을 수 없으니까 강아지로 정했어.”

‘크흠 나름 합당한 이유이긴하네. 그래도 뭐 강아지나 고양이나 둘 다 귀여운 존재니까 불만은 없네. 강아지도 귀엽기는 하니까. 어우야 너는 펫처럼 이형인이 나를 길러줬으면 좋겠다. 그럼 매일 섹스로 보답할텐데. 어우야 애완동물과 섹스하는 이형인이라. 뭔가 부도덕하면서 야한데?’

이형인은 그런 나를 잠자코 보더니 갑자기 자신의 손을 내밀었다.

?

“손.”

나는 순간 어이가 없어서 이형인이 장난을 치는건가 하고 이형인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이형인이 눈빛에 진심이 서려 있는 것을 읽을 수 있었다.

‘하아아아아 손이라니. 나를 진짜 강아지 취급하는 건가? 아 이건 좀 굴욕적인데 내가 장단을 맞춰줘야하는 거야 말아야 하는 거야?’

나는 순간 나를 강아지 애완동물 취급하는 이형인의 태도에 자존심이 살짝 상해 거절하려고 말을 하려다 문득 머릿속에 낮져밤이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후우우우우우 그래 낮에는 져주고 밤에 침대에서 이기면 되지. 낮에 잠시 굴욕적이라도 이형인의 장단에 맞춰주고 밤에 침대에서 내 자지로 이형인의 보지를 조져주는거야. 낮에는 너가 나를 강아지 취급하더라도 밤에 침대에선 너가 강아지처럼 취급하면서 존나게 따먹어줄게. 잠깐의 굴욕을 통해 너의 보지를 꿰뚫듯이 맛봐줄게.’

"............................"

­터억

나는 와신상담이라는 네글자를 머리속에 떠올리며 침묵과 함께 이형인의 손위에 나의 손을 올렸다.

순간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나 완전 호구 아냐?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난번에 편의점 창고에서 이형인을 따먹었을때 이형인의 쫄깃쫄깃한 보지와 이형인의 몸의 맛이 잊혀지지가 않았다.

이래서 남자는 좆의 노예라나보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지금의 굴욕을 나중에 반드시 내 좆으로 다시 되갚아주마라는 생각만 할 뿐이었다.

"후후후후훗 내가 이래서 명한이가 마음에 든다니까. 착하네 우리 명한이."

­쓰담 쓰담 쓰담 쓰담

이형인은 내가 자신의 손위에 나의 손을 올려놓자 만족스럽다라는 듯이 웃으며 나의 머리를 쓰다드기 시작했다.

뭔가 이형인에게 애완동물 강아지 취급을 당하는데 기분이 나쁘면서도 이형인이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아이러니한 기분을 느꼈다.

이형인은 순간 나를 살짝 사랑스럽다라는 눈빛으로 쳐다보다가 금세 눈빛을 다시 바꾸고는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하아아아아아 사실 명한이 너랑 이야기한 후에 남자친구랑 헤어졌잖아. 그런데 나는 솔직히 아무렇지도 않을 줄 알았는데 그 남자친구가 내 첫남자친구라서 그런지 이게 미련도 많이 남고 헤어지고 나니까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고. 진짜 하루에도 몇번씩 생각나고...."

'아아 그 남자친구가 이형인의 첫남자친구였어? 아아아아 첫남자친구면 많이 힘들었을만하기는 하네. 이형인은 외모가 이뻐서 남자친구 많이 사귀어봤을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였구나. 어쩐지 그 전남자친구를 많이 감싸고 그 전남자친구에게 애정이 깊다 했더니 첫남자친구였기 때문이었구나.'

나는 그제서야 왜 이형인이 그토록 전남자친구를 감싸고 돌았는지 이해를 할 수 있었다.

누구나 첫사랑은 잊지 못하듯이 그 전남자친구는 이형인에게 특별한 존재였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며칠간 진짜 아무것도 못하고 집에만 틀어박혀서 울고 먹고 자고 울고 먹고 자고 했더니 우울증도 오고 살도 뒤룩뒤룩 찌고 뭔가 폐인이 되는 것 같아서 그리고 내 삶이 무너져가고 있다라는 자괴감 때문에 힘들었어. 그렇게 힘들어하는데 자꾸 전남자친구에게 연락이 오더라고. 전화도 오고 메세지도 오고 깨깨오톡도 오고...그런데 그걸 하나라도 받아버리면 내 마음이 다시 무너져버릴 것 같아서 애써 무시하고 있었거든.그런데 며칠동안 그렇게 연락이 오다가 어느 순간 연락이 딱 끊긴거야. 그렇게 연락이 끊기니까 왜 연락이 안 오지 무슨 일이 있나? 나에게 마음이 식은걸까? 내가 다시 먼저 연락을 해봐야 하나 별별 생각이 다들더라고."

"헐.....그래서 다시 연락했어?"

나는 이형인이 전남자친구에게 다시 연락을 해서 다시 사귀게 된거 싶어서 아찔한 기분에 다급하게 물어보았다.

"아니...........솔직히 다시 연락을 하고 싶긴했는데 나를 놔두고 바람핀 전남자친구에게 내가 먼저 연락을 하는 것도 자존심이 허락하질 않아서..게다가 내가 이때까지 전남자친구 전화 메세지 깨깨오톡을 다 씹었는데 이제와서 내가 다시 먼저 연락을 하는 것도 그렇잖아."

'휴 다행이다. 다행히도 다시 전남자친구와 사귀고 하는 시츄에이션은 안 벌어졌나보네. 물론 이형인이 내 것은 아니지만 이형인이 전남자친구랑 다시 결합해서 전남자친구밑에서 앙앙 거리면서 헐떡거리는 거 상상하니 진짜 빡치네.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되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렇게 되는 일은 막아야지.'

"아무래도 그렇기는 하지."

"그렇게 며칠 동안 간신히 버티고 참아내고 있는데 또다시 전남자친구에게 연락이 오더라고...."

'와 얘 진짜 고단수네. 사람의 마음을 가지고 놀 줄 아는 구나. 진짜.'

나는 이형인의 전남자친구가 잘생긴 외모 뿐만 아니라 무언가 여자를 다룰 줄 아는 남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형인이 왜 저렇게 전남자친구에게 빠져들었는지도 알 것 같았다. 뭔가 내가 못하는 밀당을 상당히 잘하는 남자라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래서 그 연락을 받았어?"

"아니....진짜 거의 연락을 받을 뻔 하다가 휴대폰을 집어던져서 겨우 안 받았어. 진짜 내 인생에서 가장 초인적인 인내심을 발휘한 날이였을 거야 그날이 아마. 아무튼 그래서 마지막에 깨깨오톡을 전남자친구가 남겼더라고."

­꿀꺽

'뭐라고 전남자친구가 깨깨오톡을 남겼을까? 개궁금하네.'

"뭐..뭐라고 남겼는데?"

"알았어. 너 생각 잘 알았으니까 이제 연락 안 할게 후회하지마. 라고...."

'와 멘트보소...진짜 이 인간 선수구나.'

"하 걔 웃긴다. 너가 후회할 일이 뭐가 있어. 후회를 해도 걔가 후회를 하지."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어느순간 남자친구 깨깨오톡 프로필 사진이 바뀌더니 새로운 여자 친구랑 찍은 사진이 올라와있더라고..그 사진을 보는 순간 또다시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거야. 그래서 그자리에서 어린아이처럼 펑펑 눈물 쏟으면서 울었어. 그때 연락을 받았어야 하나. 후회하지 말라고 한게 이런 의미였나. 그리고 솔직히 이런말하기는 부끄러운데 그 자리에서 연락을 안 받았다고 후회를 하는 내 자신이 정말 죽일만큼 미웠어..."

그렇게 말을 하는 이형인의 눈에서 어느덧 눈물이 글썽글썽 거렸다.

나는 이형인의 그런 눈가에 맺힌 눈물을 보고 나도 마음이 아파서 손을 뻗어서 아까 이형인이 했던 것처럼 머리를 쓰다듬어 주기 시작했다.

­쓰담 쓰담 쓰담 쓰담

­움찔

이형인은 내가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순간 거부 반응을 보이려다가 나의 진지하고 따뜻한 눈빛에 마음이 녹았는지 그대로 내게 머리를 맡긴 채 나의 쓰담 쓰담을 받고 있었다.

그렇게 이형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있는데 또다시 옆구리로 이형인의 펀치가 들어왔다.

­포오오옥

아까와는 확실히 다르게 약한 강도로 살짝 항의하는 듯이 옆구리를 치는 이형인. 처음과는 다르게 아픔도 거의 안 느껴졌다.

하지만 분위기를 전환시키기 위해서 나는 일부러 오버액션을 취하면서 이형인에게 말했다.

"크으으으으윽 아이씨 왜 위로를 해줘도 옆구리를 때려. 너가 나 머리 쓰담쓰담해주던 것처럼 나도 쓰담쓰담해줬을 뿐인데."

그러자 이형인이 짐짓 분한 표정을 펼치면서 나에게 이야기했다.

"어...어딜 감히 건방지게 애완동물 강아지가 주인의 머리를 쓰다듬으려 들어? 원래 애완동물 키울 때 서열 정리가 제일 중요한 법이야. 주인이 애완동물 강아지 머리를 쓰다듬는 건 괜찮아도 애완동물 강아지가 주인의 머리를 쓰다듬는 건 안되지. 그건 하극상이라고. 유명한 명심해. 너는 강아지이지 고양이가 아니야. 너의 주인으로서 하극상은 용서 못해."

'푸하하하하 얘 웃기네. 언제부터 지가 내 주인이 되었다라고 하는 거야. 호오오오오 근데 이형인처럼 이쁜 주인님이 있으면 나쁠것 같지는 않기는 한데. 매일 이형인의 품에 안겨서 잠도 자고 이형인이 나 샤워도 시켜주고 성욕도 해소해주고..강아지들이 주인몸 붙잡고 파운딩하는 것처럼 나도 이형인의 몸붙잡고서 파운딩하면 되잖아 하악 하악 하악 하악 상상만 해도 짜릿하네.'

그렇게 이형인을 쳐다보는데 이형인의 표정에서 진심으로 저렇게 생각을해서 말을 하는게 아니라 무언가 자신이 전남자친구 때문에 눈물을 글썽 글썽이는 것이부끄러워서 자신의 진심을 감추려고 마을 덧붙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나는 이형인의 장단을 맞춰주기로 했다.

"그래도 내가 강아지 키울 때는 강아지가 내 기분 안 좋을 때나 우울할때 슬플때 내 머리 쓰다듬어 주고 그러던데? 뭐 의도한 건지 아닌지는 모르겟지만 내 기분 상태를 눈치채고 머리맡으로 와서 머리를 꾸욱 꾸욱 눌러주면서 위로해주듯이 발로 쓰다듬고 그랬는데?"

"후우우우우우웅 그렇기는 하지...크흠 뭐 알았어. 악의는 없었으니까 이해해줄게. 하지만 제멋대로인 행동을 용서해주는 것도 지금까지만이야. 아무튼...그렇게 깨깨오톡을 필두로 별스타그램 그리고 페이스책 등에 새로 사귄 여자친구랑 찍은 사진들을 마치 나 보란 듯이 대량으로 업로드하기 시작하더라고. 그거 볼 때마다 마음이 찢어지듯이 아파서 진짜 언팔하고 친구도 끊고 싶었는데 내가 먼저 언팔하고 친구를 끊어버리면 남자친구가 내가 자신을 신경쓰고 있구나를 눈치챌 것 같아서 그게 싫어서 참았는데 너도 알다시피 요새 별스타그램이나 페이스책을 안할 수가 없잖아. 그래서 하다보면 전남자친구가 어디에 놀러갔다왔는지가 보이고 그 놀러갔던 장소가 나와 놀러갔던...우리가 추억을 쌓았던 장소에...새로운 여자를 데리고 갔다라는 사실에 마음이 너무 아프더라고...그래서 그동안 많이 힘들었었어..."

나는 솔직히 이형인이 전남자친구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이 마음이 아픔과 동시에 불편했지만 그래도 내색하지 않고 이형인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들어주는데 집중했다.

나는 이형인이 이상형이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남자였던 것을 잘 알고 있었고 또한 이형인의 이야기를 불편함을 내색하지 않고 잘 들어줘야만이 이형인을 다시 따먹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서였다.

"휴우우우우우 그랬구나 많이 힘들었겠네. 누구나 다 이별하고서는 그런 과정을 거치니까.. 그런데....너랑 헤어진 얼마 후에 바로 새여자친구 사진을 올렸다라고 하면은....환승 이별이나 마찬가지인거 아냐?"

나는 나의 불편한 마음을 담아 전남자친구의 가장 큰 약점이자 동시에 비판점을 공략하기로 하였다. 이렇게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바로 다른 여자친구가 생길 정도면 다른 여자와도 최소한 썸 관계에 있었을 확률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이형인의 전남자친구는 바람을 펴서 헤어졌기 때문에 더욱 더 확률이 컸다.

"그러니까! 내가 그 점 때문에 더 열이 받고 빡쳐!"

그렇게 이형인과 전남자친구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띵동

그리고 들어오는 사람을 보니 이형인의 전남자친구와 새여자친구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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