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9화 〉 신입생 연극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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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상태창을 눌러서 다시 로드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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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또다시 로드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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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세 선배와 저녁을 먹고 난 후의 시나리오를 진행합니다. 어떤 시나리오를 선택하시겠습니까?]
[1. 당연히 있다라고 말을 한 후 동아리방으로 가서 이야기를 하자고 한다.]
[2. 당연히 있다라고 말을 한 후 커피숍에 가서 이야기를 하자고 한다.]
[3. 당연히 있다라고 이야기를 한 후 술을 마시러 가자라고 한다.]
[4. 죄송하지만 오늘은 미리 잡아 놓은 약속이 있어 다시 약속을 잡자라고 한다.]
[이은세 선배와 저녁을 먹고 난 후의 시나리오를 진행합니다. 어떤 시나리오를 선택하시겠습니까?]
‘자 그럼 1번과 2번이 아니니 3번인가? 이은세 선배가 술마시는걸 좋아하나? 아닌것 같은데...둘이서 술마시러 가자고 하기에는 너무 관계가 아직 이르지 않나?’
나는 긴가민가 하면서 3번 선택지를 선택했다.
[3. 당연히 있다라고 이야기를 한 후 술을 마시러 가자라고 한다를 선택하셨습니다. 3번 시나리오로 진행합니다.]
“네 시간 아직 충분히 더있어요. 무슨 일이세요 은세 선배?”
“아 너 만약에 괜찮으면 너가 쓴 시나리오에 대해서 검증을 좀 해보는 시간을 갖는게 나을 것 같아서. 너 시나리오 반대하는 연극영화 동아리 주축들에게도 말을 해주는게 나을 것 같아서 말이야.”
“아 그래요? 그럼 저희 간단하게 술이라도 마시면서 이야기할까요?”
그러자 이은세 선배가 조금 곤란하다라는 얼굴로 내게 말했다.
“아 명한아 미안해 내가 가족 모임이 있다가 있어서 지금 술을 마시기는 그럴 것 같아. 우리 동아리방에서 이야기하거나 커피숍같은데 가서 이야기하는 건 어떨까?”
나는 이은세 선배의 반응을 보고서 바로 3번은 선택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아 4번이었나보네 이러면. 으으윽 당연히 4번만 1번부터 3번 선택지와 다르기에 정답이 아닐 줄 알았는데 오히려 역설적으로 4번이 정답이었구나. 아아 선입견이나 편견만 가지고 정답 시나리오를 판단하면 안되겠네. 이거 생각보다 선택이 굉장히 어려운 문제였구나. 이러니까 내가 전생의 수많은 여자들과의 인연을 놓칠 수 밖에 없었구나. 4번 선택지로 시나리오를 진행해야겠다.’
나는 상태창을 눌러서 다시 로드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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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저없이 다시 로드를 눌렀다.
[로드를 선택하셨습니다. 저장된 시점으로 이동합니다.]
[1. 당연히 있다라고 말을 한 후 동아리방으로 가서 이야기를 하자고 한다.]
[2. 당연히 있다라고 말을 한 후 커피숍에 가서 이야기를 하자고 한다.]
[3. 당연히 있다라고 이야기를 한 후 술을 마시러 가자라고 한다.]
[4. 죄송하지만 오늘은 미리 잡아 놓은 약속이 있어 다시 약속을 잡자라고 한다.]
나는 마지막 선택지인 4번 선택지를 눌렀다.
[4. 죄송하지만 오늘은 미리 잡아 놓은 약속이 있어 다시 약속을 잡자라고 한다를 선택하셨습니다. 4번 시나리오로 진행합니다.]
“아 죄송한데 오늘은 미리 잡아놓은 약속이 있어서 힘들 것 같아요. 혹시 다음에 은세 선배 시간 괜찮으실때로 약속 잡아도 될까요?”
“아 그래? 괜찮아 그러자. 일단 그럼 내가 스케쥴 좀 확인해보고 다시 연락줄게. 명한아 너 휴대폰 번호 좀 내 휴대폰에 찍어줄래?”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서 내게 건네는 은세 선배.
‘오호 연락처 교환인건가? 이건 생각치도 못한 득템인데?’
나는 전생에서 이은세 선배의 개인 연락처를 몰랐었기 때문에 이은세 선배의 연락처를 알게되는 이상황이 꽤 신기하였다.
“아 네.”
꾹 꾹 꾹 꾹 꾹 꾹 꾹 꾹 꾹 꾹 꾹
그렇게 이은세 선배와 나는 서로 개인 연락처를 주고 받고 헤어졌다.
그리고 그날 저녁 이은세 선배에게서 깨깨오톡이 왔다.
꺠톡
‘이은세 선배다!’
스마트폰을 열어서 확인하니 이은세 선배의 깨깨오톡이 다음과 같이 와있었다.
[명한아 안녕~ ㅋㅋㅋ 나 은세야]
[아 네 선배님 안녕하세요. 스케쥴 확인하신거에요?]
[웅웅 너 혹시 내일 저녁 8시 정도에 시간 되니?]
[아 네 괜찮을 것 같아요.]
[잘됐다. 우리 그럼 내일 저녁 8시 정도에 연극영화 동아리방에서 볼까? 괜찮아?]
‘어우야 연극영화 동아리방이면 땡큐베리머치 감사지.]아 근데 또 어제처럼 연극영화 동아리방에 사람있으면 나가리인데..공용공간에 사람있을수도 있고 말이야.. 혹시 다른 공간이 좋지 않으려나….둘이 있을만한데는 없나?’
나는 일단 이은세 선배에게 연극영화 동아리방에 사람이 있을 수 있는 상황에 대해서 우려를 표하기로 했다.
[저기...근데 연극영화 동아리방에서 만나면 다른 연극영화 동아리 반대파 주축 선배들이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아...아 내일은 괜찮을거야. 오늘 정기연습있었잖아. 그래서 보통 정기연습 다음날 저녁에는 잘 안나와.]
‘아 그렇겠네. 정기연습때 연습하고서 바로 다음날 연습까지 할 열정을 지닐 선배는 없을테니까 말야. 좋은 정보다 진작 알았으면 좋았을 걸.’
전생에서 나는 연기연극파가 아닌 시나리오 파였기 때문에 따로 동아리에 남아서 연습할 필요성이 없어서 그러한 사실을 몰랐었다.
[아 네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저녁에 봬요.]
[응응 명한아 그리고 너 시나리오 내일 너가 쓴 데까지 가져올 수 있어?]
[네? 제가 쓴 시나리오 제가 만든 데까지 가져오라구요?]
[응응 개인적으로 너가 쓴 시나리오 다음화가 궁금해서 그래. 내일 너 시나리오 점검과는 별개로.]
[아 알겠습니다 그렇게 할게요.]
[우와 고마워 그럼 내일 보자 명한아.]
[네 은세 선배 내일 봬요.]
[그래 즐거운 하루 보내.]
[은세 선배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흐음 이래서 4번 선택지가 정답이었던건가? 내일 이은세 선배와 둘이서 만나는데 연극영화 동아리방에 아무도 없으면 시나리오 진행하기 딱 좋을 것 같은데 오늘은 연극영화 동아리방과 학생회관 공용공간에 사람들이 차 있어서 올바른 선택지가 안 되었던 건가? 이거는 뭐 미래를 가보지 않으면 불가능한 선택지니까 미래를 가봐야만 알 수 있는 선택지였네. 참 인생에서의 선택은 어려운 문제였구나. 세이브와 로드 기능을 주신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자 그럼 만약에 이은세 선배와 연극영화 동아리 방에 단 둘이 있을 때를 대비하여 시나리오를 좀 각색해볼까?’
나는 기존에 있던 시나리오를 이은세 선배와의 섹스각을 만들기 위해 이은세 선배를 만나기 전까지 하루 종일 수정작업에 들어갔다.
***
다음날 나는 8시 전에 미리 여러가지 준비를 해놓고 연극영화 동아리 방으로 향했다.
띵동
엘레베이터에서 내려서 연극영화 동아리방으로 향하는데 안에서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됐어! 흐하하하하하하 일단 이은세 선배랑 단 둘이 있는데는 성공했네!’
삐 삐 삐 삐
띠띠띠띡
철컹
그렇게 나는 이은세와의 섹스 상황을 만들기 위해 이은세 선배가 오기 전에 미리 동아리방에 자리를 잡고 세팅을 마쳤다.
그렇게 8시가 되기 5분전에 또다시 누가 연극영화 동아리 방 비번을 누르고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삐 삐 삐 삐
띠띠띠띡
철컹
“아 명한아 먼저 와있었네?”
“아 은세 선배 안녕하세요.”
“으응?”
내가 동아리 방에 세팅을 해놓은 것을 보고 놀라는 은세 선배.
“명한아 왠 맥주야. 뭐 속상한 일 있었어?”
“아뇨 저 원래 시나리오 쓸 때 맥주를 먹는게 습관이기도 하고 지금 쓰고 있는 시나리오가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이 같이 술먹는 씬이었거든요. 그래서 상황에 몰입하기 위해서 남자 주인공의 심정이 되어보고자 지금 맥주 한 잔 하면서 시나리오 쓰고 있었어요. 은세 선배가 어제 시나리오 더 보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더 써놓은 시나리오가 없어서 지금 작성중이었거든요.”
“아….내가 시나리오 더 보고 싶다고 그래서 시나리오 더 쓰고 있었구나. 그렇게까지 무리하지 않았어도 되었는데… 고맙네.. 그렇지 아무래도 실제 그 상황에 처하게 되면 더 감정이입도 잘되고 시나리오가 더 잘써지긴 하겠네. 흐아아아 맥주 1435 맥주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맥준데. 그거 수입맥주라서 학교 주위 편의점에서는 구하기 어렵잖아.”
“아 네 은세 선배도 1435 좋아하세요? 저도 1435 좋아하는데 대박. 네 학교 주위 편의점에서는 안 팔죠. 학교 주위에 에잇일레븐이 없으니까요. 저 그래서 학교 도착하기 전에 미리 사가지고 왔어요. 선배도 한 캔 드실래요?”
“아 그거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맥주인에 하필 학교 주위에도 에잇일레븐 없고 우리 집 주위에서 에잇 일레븐없어서 못 마신지 오래되었는데 나도 마셔도 돼?”
“그럼요 (은세 선배 취하게 만들기 위해서 여러캔 가지고 왔는 걸요. 흐하하하하하).여기 드세요.”
달칵
쏴아아아아
나는 전생의 기억을 통해서 은세 선배가 1435 맥주를 좋아한다라는 점 그리고 학교 주변 편의점에서는 에잇일레븐이 없어서 학교에서 마시기 어렵다라고 한 점을 기억해서 미리 1435를 준비해 왔었다.
역시 남녀가 섹스각을 펼치기 위해서 가장 좋은 것은 술이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아직 시원한 1435 맥주를 건네자 은세 선배는 신이 난다라는 듯이 눈웃음을 치며 내게 말했다.
“헤헤 고마워.”
이은세 선배는 내가 준 1435맥주를 기분이 좋다라는 듯이 바라보았다.
꿀꺽 꿀꺽 꿀꺽 꿀꺽
“캬아아아아 아아 너무 좋아 1435 이 달콤한 맛과 부드러운 목넘김 역시 내 최애맥주야.”
부스럭 부스럭 부스럭 부스럭
“은세 선배 안주도 좀 드세요.”
“아 고마워 아아? 버터구이 오징어랑 참치마요 크래커네? 이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술 안주 두 개인데?”
“헐 대박 진짜요? 이거 1435 맥주랑 버터구이 오징어랑 참치마요 크래커랑 맛이 제일 잘 어울려서 저도 이 조합 제일 즐겨먹는데 은세 선배도 그래요?”
“와 진짜? 명한이 너 술 좀 먹을 줄 아는구나? 와 대박 나 살면서 1435랑 버터구이 오징어랑 참치마요 크래커랑 조합해서 먹는 사람 나 말고 처음 봐. 우와 대박 신기하다. 너 나랑 술 취향 안주 취향이 완전 똑같네? 어제는 시나리오 작가 취향도 똑같더니...명한이 너랑 이야기해보기전까지는 몰랐는데 너랑 나랑 진짜 취향이 겹치는 구나? 신기하네 어떻게 이렇게 사람 취향이 똑같이 겹칠 수 있지?”
이은세 선배는 동그래진 눈으로 완전 신기하다라는 듯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전생에서의 기억과 현실 미소녀 게임으로 받은 아이템을 통하면 누구나 다 저처럼 될 수 있지요 흐흐흐흐흐.’
여자와의 섹스를 위한 것 중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여자와의 공감대 형성 및 친밀도 형성이기 때문에 나는 그러한 이은세 선배의 반응을 보고 뿌듯함을 느꼈다.
“자아 그럼 명한이 너가 가져온 시나리오 좀 보기로 할까?”
“네 선배 여기요.”
“아 생각해보니까 짠을 안 했네. 우리 시나리오 재밌게 읽자고 짠이나 한 번 할까?”
“네 그래요 짠.”
“짠.”
팅
꿀꺽 꿀꺽 꿀꺽 꿀꺽
“하아아아아.”
“흐아아아아.”
“선배 여기 버터구이 오징어랑 참치마요 크래커 드세요.”
“응 고마워.”
오물 오물 오물 오물
오물 오물 오물 오물
“흐아아아 역시 환상의 조합이야. 와 오랜만에 1435 먹으니까 너무 맛있다. 그것도 학교에서 먹게 될 줄이야. 생각치도 못 했는데 아아 기분이 날아갈 것 처럼 너무 좋아. 게다가 버터구이 오징어랑 참치마요 크래커라니 진짜 환상적인 조합이야. 고마워 명한아. 너 때문에 지금 완전 기분 좋아졌어.”
“뭘요 저도 은세 선배가 제가 사온 맥주랑 안주 맛있게 드시는 거보니까 기분 좋네요.”
그렇게 우리는 자연스럽게 책상을 두고 마주 앉아 맥주와 안주를 먹으면서 시나리오를 볼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확실히 맥주와 안주를 같이 먹으면서 시나리오를 보려고 하니 분위기도 화기애애하고 무언가 달아오르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아 은세 선배와 단 둘이 연극영화 동아리방에서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하게 될줄은 나도 몰랐었는데 이 상황이 꿈만같네. 너무 기분좋다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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