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7화 〉 신입생 연극연습
* * *
“아 그렇군요. 그런데 굳이 저녁까지 먹으면서 이야기 하시려는 이유가?”
주저 주저 주저 주저
그러자 이은세 선배가 잠시 주저주저하며 망설이다가 말했다.
“아 그게 명한아 기분 나빠하지 말고 들어…”
‘기분 나빠하지 말고 들으라면 백퍼 기분 나빠지는 말인데 하아 예감이 안좋다.’
나는 이은세 선배의 말을 듣고 이것이 내 기분을 안 좋게 할말인 것을 깨달았다.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연극영화 동아리 주축들이 찬성파와 반대파로 나뉘어서 격렬하게 토론했거든. 찬성파는 연기를 주로 하는 연극영화 동아리 주축들이고 반대파는 시나리오를 주로 쓰는 연극영화 동아리 주축들이거든. 아 물론 명한이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인데 나는 찬성파야.”
‘오옷 이은세 선배는 내편이였다라는 건가? 뭐 대단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은세 선배가 내 시나리오를 쓰는 것을 찬성해주는 것은 기분이 좋은데? 흐으음 그나저나 강민호 선배는 어떤 집단에 섰을려나? 사실 강민호 선배도 부회장이니 내 시나리오를 찬성하는 쪽이었다면 아마 내 시나리오가 채택되는 상황이었을 것 같기는 한데...한 번 물어나 볼까?’
“아 감사합니다. 그럼 강민호 선배님은요?”
“그……….민호는...누가 찬성하는 쪽이고 누가 반대하는 쪽인지는 말 못해줄 것 같애 미안해 명한아.”
이은세 선배는 잠시 당황하면서 망설이다가 말했다.
하지만 나는 이은세 선배의 반응을 통해서 강민호 선배는 반대파에 섰다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강민호 이 새끼는 지가 시나리오 쓰는 것도 아니고 연기만 하는 놈이면서 반대파에 섰어? 괘씸하네. 내 시나리오를 쓰면 2학년 선배의 가오가 떨어진다라고 생각해서였겠지. 아니면 이은세 선배가 내 시나리오를 좋게 보는 것을 배아파해서 반대했다거나. 하긴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는 놈이니 반대를 위한 반대도 쉽겠지.’
나는 강민호 선배가 반대파에 섰다라는 것을 살짝 화가 나면서 열이 올라왔다.
“아 그렇군요. 그런데 기분 나빠할 말이라는게………..?”
그러자 이은세 선배가 주저하면서 말했다.
“그 반대파 주축애들이 정 찬성파 주축애들이 너가 쓴 시나리오를 원한다라면 아무래도 너가 쓴 시나리오가 맞는지 교차점검을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해서 말이야. 예전에도 우리 동아리에서 자기가 쓴 시나리오라고 해서 시나리오를 진행했다가 알고 보니 유명하지 않은 시나리오를 베껴온 거여서 우리 연극영화 동아리가 크게 망신당하고 창피당했었던 일이 있었거든.”
그 사건은 나도 선배들에게 익히 들어서 알고 있다.
우리 연극영화 동아리의 몇안되는 흑역사이기도 했다.
그 말을 듣자 이은세 선배의 말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2학년 연극영화 반대파 주축애들이 너랑 따로 자리를 가져서 너가 쓴 시나리오에 대해서 묻고 교차검증하는 시간을 가지자고 했는데 내가 생각했을 때 그렇게까지 하는 것은 오버인것 같아서 내가 대표로 너에게 질문을 하기로 의견을 냈거든. 그래서 내가 대표로 너한테 너가 쓴 시나리오에 대해서 물어보려고 하는데 괜찮아? 아무래도 연극영화 반대파 주축들이 너를 혼자 데려놓고 취조하듯이 물어보는 것보다는 그래도 연극영화 동아리 회장인 내가 따로 불러서 물어보는게 나을것같다라고 생각했거든. 아무래도 동아리 대표 회장인만큼 내가 확인하고서 너가 쓴 시나리오를 증명하면 다른 연극영화 동아리 반대파애들도 뭐라고 말 못할것 같고 말이야. ”
‘아아아아…...이은세 선배 나를 배려해서 내가 연극영화 동아리 반대파 주축들한테 기분 나쁜 소리 듣지 않게 하려고 따로 이렇게 저녁까지 먹으면서 나한테 물어보려고 한 거구나. 내 기분을 배려해서….하아 이은세 선배는 얼굴도 이쁘고 몸매도 좋고 연기도 잘하고 이렇게 성격까지 좋으면 진짜 반칙아니야? 완전 사기캐릭터네.’
나는 이은세 선배의 자상하고 배려심 깊은 마음에 꽤 큰 감동을 먹었다.
“네 괜찮아요. 제가 쓴 시나리오니까 저는 떳떳해서 상관없어요.”
“후훗 다행이다. 그렇게 기분 나빠하지 않아서. 휴우우우우.”
이은세 선배는 크게 다행이라는 듯이 자신의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솔직히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라면 기분이 나쁠 법도 했지만 나는 이미 동아리의 흑역사에 대해서 알고 있는 상태였고 또 모르던 상태였다 하더라도 내가 쓴 시나리오가 다른 잘쓴 시나리오에 비견되어 의심을 받고 있다라는 사실은 반대로 말하면 내가 쓴 시나리오의 퀄리티가 그만큼 훌륭하다라는 반증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기분 나빠할 요소가 아니라고 생각을 했다.
“그럼 일단 저녁먹고 이야기할까? 여기 콩나물 불고기 엄청 맛있어 먹어봐. 명한아 너 앞접시좀 줘볼래? 내가 덜어줄게.”
“아 감사합니다.”
이은세 선배는 내가 앞접시를 건네자 내 앞접시에 먼저 콩나물 불고기를 덜어서 주기 시작했다..
“맛있게 먹어 명한아.”
“네 선배도요.”
그렇게 이은세 선배와 나는 같이 콩나물 불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이은세 선배는 나와 저녁을 먹으면서 궁금한게 많은지 나에게 이것저것 묻기 시작했다.
“명한이 너는 시나리오 쓰는데 소질이 있는 것 같은데 처음 시나리오 쓰기 시작한게 언제야?”
‘흐음 처음 시나리오쓰기 시작한거는 연극영화 동아리 들어와서이긴 한데 그게 회귀 시점 기준으로 10년전이었으니까 10년이라고 대답을 해야하나?’
“아 저 시나리오 쓰기 시작한지는 10년되었어요.”
“헐 대박 10년이나 되었어? 너 처음에 연극영화 동아리에는 관심이 없었다라고 하지 않았어?”
뜨끔
‘허걱! 내가 동아리 신입생 면접 오디션때 했던 말을 그대로 기억하고 있을 줄이야. 내가 이은세 선배의 인상에 깊게 남았었던건가 아니면 이은세 선배가 기억력이 좋은 건가.’
나는 순간 이은세 선배가 내가 동아리 신입생 면접 오디션 때 했던 말을 그대로 기억하고 있을 줄은 몰랐었기 때문에 크게 당황했다.
‘세...섹스 센스야 도와줘!’
‘네 주인님 저만 믿으세요! 그동안 저의 능력치 올려주신 밥값...아니 섹값하러 갑니다!’
“아 네 맞아요. 원래 연극영화 동아리에는 관심이 없었었는데 이은세 선배가 연기하시는거보고 관심을 갖기 시작했던 거구요. 시나리오에는 원래 관심이 많았어요. 시나리오는 연극영화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분에 쓰이잖아요. 웹소설같은데나 웹툰같은데서도 많이 쓰이고 말이죠. 그리고 제가 워낙에 글쓰는것을 좋아해서요. 관심이 원래 많았어요.”
“아 그래? 그렇긴 하지. 하긴 시나리오는 연극영화 동아리 아니여도 관심을 가질 수 있겠구나. 우와아아 10년동안 시나리오를 관심갖고 썼었으면 그렇게 퀄리티 있는 시나리오가 나올만하네. 10년전이면 초등학생때부터 쓴거 아냐. 우와..”
‘아니요 10년전이어도 대학생 새내기 시절 지금입니다. 회귀를 거쳐서 그런거라구요.’
“그래서 아마 다른 연극영화 동아리 선배님들도 제가 쓴 시나리오가 마음에 드셨나봐요.”
“우와아 10년동안 시나리오에 대해서 공부하고 파고들었으면 시나리오 시장이나 시나리오 작가들에 대해서도 잘 알겠네? 혹시 좋아하는 시나리오 작가있어?”
뜨끔
‘세...섹스 센스! 너의 도움이 필요해!’
‘주..주인님 저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 잘 받아치는 것을 잘하지 이렇게 주인님한테 없는 지식을 물어보면 제가 대처를 못 해요! 일단 최선은 다해보겠지만 주인님도 대처할 준비를 하셔야 돼요.’
“아 저 여러 시나리오 작가 좋아하는데 은세 선배는 좋아하는 시나리오 작가 있으세요?”
“으응 너 조사 웨던 시나리오 작가 알아?”
이은세 선배가 두 눈을 반짝이며 나에게 물었다.
‘뭐야 그게 누구야.’
나는 솔직히 시나리오를 쓰는데에만 관심이 있었고 동아리에서 시나리오를 취미로 쓰는 수준이었지 전문적으로 시나리오 길로 나아갈 것이 아니라서 따로 시나리오 작가에 대해서 공부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유명한 시나리오만 많이 읽어봤지 시나리오 작가에 대해서 따로 공부하거나 찾아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은세 선배는 나와는 달리 이쁜 외모와 몸매를 통해 연극영화로의 길도 고려하고 있었고 실제로 나중에 대학로 공연에서 여주인공을 맡는 등 우리 연극영화 동아리의 대표적인 뛰어난 아웃풋이 되기도 했다.
게다가 이은세 선배는 연극영화에 대한 상당한 애정이 있어서 단순히 시나리오를 연기하는 것 뿐만 아니라 시나리오를 넘어서 시나리오가 쓰여진 이유나 배경 심지어 시나리오 작가까지 찾아보며 따로 공부를 하는 그야 말로 열정이 넘치는 스타일이었다.
‘하아 이거 어떻게 해야 하나. 10년동안 시나리오 공부했다라고 말했는데 여기서 조사 웨던 시나리오 작가 모른다라고 하면 너무 쪽팔리잖아. 게다가 이은세 선배의 호감을 사려면 여기서 시나리오 작가에 대한 공감대를 얻고서 대화의 꽃을 피우는게 좋긴 한데..아 이럴 때 인터넷 검색 찬스 이런게 있으면 얼마나 좋아….아 인터넷 검색 찬스? 아 지난번에 상점에서 산 인터넷 익스플로어 아이템이 있었지? 그거 지금 쓰면 되겠다. 인터넷 익스플로어 아이템 사용!’
[인터넷 익스플로어 아이템을 사용하셨습니다. 본 아이템은 사용자가 사용시 머리 속에서 인터넷 익스플로어 창이 뜨면서 무엇이든 검색이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아이템입니다. 본 아이템을 사용하면 어떠한 정보든지 인터넷에 있는 정보에 한해서 바로 바로 검색이 되서 사용자가 볼 수 있게 합니다. 본 아이템의 사용시간은 한시간입니다.]
메세지와 함께 머리속에서 말그대로 인터넷 익스플로어 창이 투명하게 나타났다.
그리고 나는 재빠르게 조사 웨던 시나리오 작가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나는 인터넷 익스플로어창을 토대로 재빠르게 조사 웨던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알죠 조사 웨던 모르면 시나리오 쓰는 사람중에 간첩이라고 할 수 있죠. 1964년 뉴욕 출생으로서 영국에서 태어나서 학교를 다니고 어벤져스 시리즈를 연출한 시나리오 작가잖아요. 악스맨시리즈의 블라인더폴드를 창조해낸 인물이라서 너드의 황제라고 불리기도 하구요. 어벤져스와 같은 히어로 작품들로 유명하지만 사실 엄청난 쉐익스피어 덕후라서 자신의 각본실력이 쉐익스피어로부터 나왔다라고 말하기도 하구요. 실제로 어벤져스 촬영직후 쉐익스피어 스토리라는 저예산 영화도 제작했구요.”
‘어라? 잠깐 쉐익스피어 덕후고 쉐익스피어 스토리라는 저예산 영화도 제작했다고? 이은세 선배가 21세기 로미오와 줄리엣을 좋아하고 선택한 이유가 쉐익스피어 덕후라서 그런데 그럼 이은세 선배가 쉐익스피어 덕후라서 조사 웨던을 좋아하는 건가? 그럴 확률이 높은데? 그렇다면?’
“실제로 쉐익스피어 스토리도 사람들에게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죠. 저도 상당히 재밌게 봤구요. 잘쓰여진 작품이었어요.”
“우아아아아…………. 너 쉐익스피어 스토리도 봤어? 진짜? 내용도 기억나?”
다시 한번 놀래서 나에게 묻는 이은세 선배.
“윌리엄 쉐익스피어가 1598년에서 1599년 사이에 만든 희곡으로서 쉐익스피어 스토리는 쉐익스피어의 작품 중에서 가장 유쾌하면서도 재기발랄한 작품으로 손 꼽히는 작품이죠.
주요 내용은 스페인을 무대로 열정적인 사랑 싸움과 재기발랄한 기지의 입씨름이 볼 만하고, 쉐익스피어 특유의 웃음과 낭만을 선물하면서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작품으로서결혼을 앞둔 남녀가 음모와 오해로 인해 헤어질 뻔하다가 다시 결혼하게 되는 스토리가 인상적이에요.
이 작품은 세 개의 줄거리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클로디아와 헤라를 주축으로 한 것과 베네디카와 베아트리차를 중심으로 한 스토리 그리고 마지막으로 도그베라와 버지사 사이에 진행되는 스토리로 이루어져 있어요.”
“우아아아아아…………..대박……...너 진짜 거의 척척박사 수준이네. 무슨 머리속에 검색창이라도 가지고 있는 거야? 어떻게 그렇게 정보가 줄 줄 나와?’
뜨끔!
‘헐 이은세 선배 무슨 마음속에 관심법이라도 가지고 계세요? 어떻게 질문을 해도 머리속에 검색창이라도 가지고 있냐라고 물어봐요.’
나는 실제로 머리속에 인터넷 익스플로어를 띄워놓고 검색을 통해 대답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은세 선배가 단순히 놀라서 한 질문이 상당히 날카롭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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