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실 미소녀 게임-99화 (99/599)

〈 99화 〉 레깅스 데이트

* * *

내가 말하자 김인지는 크게 감동을 받은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와 명한씨 그렇게까지 안 봤는데 남자답네요. 감사해요. 그럼 안심하고 운동해도 될까요?”

나는 김인지에게 안심하라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그럼요 저 믿고 걱정하지 말고 운동하세요.”

그러자 김인지는 수줍은 듯이 웃으며 내게 말했다.

“네 알겠어요 그럼 명한씨 믿고 저 운동 열심히 할게요.”

만약에 이소룡 아이템이 없이 평상시같은 상황이었다면 나는 열심히 핑계거리를 만들어 자리를 벗어났을 것이다.

굳이 양아치 고등학생들과 시비가 붙어서 좋을 일은 없었고 게다가 1:3의 시비가 붙는 다면 내가 불리한 건 당연지사였다.

아니 애초에 양아치 고등학생과 1:1로 붙는다고 해도 이긴다라는 보장은 없었다. 쟤네는 싸움과 시비가 일상인 애들이고 나는 온실 속 화초처럼 평범하게 자라온 대학생이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만약 시비가 붙었다가 양아치 고등학생들에게 김인지 앞에서 두드려 맡기라도 한 다면 아픈건 둘째치고 쪽팔림이 너무 컷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나에게 이소룡 아이템이 있는 이상 두려움이 없었다.

그렇게 나와 김인지는 양아치 고등학생들을 무시하고 운동을 계속 이어나갔다.

­치이이익

“쓰으으으읍 후우우우우.”

그렇게 야외 공원 벤치에 우르르 앉아 담배를 피기 시작하는 양아치 고등학생들.

야외 공원 벤치 옆 기둥에 붙어있는 흡연 금지 스티커는 아예 눈에 들어오지 않기라도 하듯이 맛나게 담배를 피고 있었다.

양아치 남자 고등학생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양아치 여자 고등학생들이 검은 스타킹을 신고 다리를 꼬고 앉아 담배를 꼬나물고 연기를 허공에 내뿜는 모습을 보니 느낌이 매우 묘했다.

‘우리나라 화류계의 미래가 밝구나.’

그렇게 힐끔힐끔 양아치 고등학생들을 보면서 운동을 하는데 양아치 고등학생들이 자기네들끼리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아 씨발 담배 피니 좀 살 것같다. 아 요새 왜이리 담배 뚫기가 어려워. 민증 검사도 심하고.”

“그러게 아 진짜 담배 구하는게 일이다 일이야. 요새 한층 검사가 더 심해졌어.”

“어저께 담탱이한테 소지품 검사 당해서 담배 또 뜯겨서 이제 몇보루 안 남았어.”

“담배 셔틀 빨리 구해야 하는데 큰일이네. 하아….”

그렇게 자기네들끼리 대화를 하며 담배를 피는 양아치 고등학생들. 그러나 시선이 우리에게로 멈췄다.

“야 잠깐만 저 남자 레깅스 입고 있는 거 아냐? 게다가 핑크색인 것 같은데?”

“푸하하하하 야 대박 야야 저 남자봐봐 레깅스 입고 있어 게다가 핑크색 레깅스야 대박 미친 놈인가? 나 남자가 레깅스 그것도 핑크색 레깅스 입은거 처음 봐.”

“꺄아아아아 저 남자 뭐야 레깅스 입고 있잖아. 아우우우우우 저 꼬툭튀한거 봐 민망하네.”

“그러게 어우 무슨 자신감으로 남잔데 레깅스 입고 있는 거야 저러니까 자지랑 불알 라인 다 드러나잖아.”

“아으으으으으으으 이상해 저 남자 취향 뭔가 너무 이상한거 아냐? 여자랑 커플룩 하려고 일부러 핑크색 레깅스 한건가? 봐봐 여자도 핑크색 레깅스입고 있잖아.”

“아니 커플룩 레깅스를 할거면 색깔을 여자는 핑크색 남자는 하늘색 뭐 이런 거 하지 왜 남자도 핑크색 레깅스야. 아니 그리고 애초에 커플룩을 할거면 레깅스 말고 트레이닝 복이나 상의 하면 되지 왜 커플룩으로 레깅스를 해. 아 존나 재수없어 씨발.”

나는 남자애들 말고 양아치 여자 고등학생들이 내 자지와 불알을 언급하는데서 묘한 기분을 느끼기 시작했다.

‘아아 양아치 여자 고등학생들이 내 자지와 불알을 이야기하니까 느낌이 매우 묘하네 이거.’

그렇게 양아치 남자 고등학생들이 좋은 생각이 났다라는 듯이 다시 자기들끼리 쑥덕거리기 시작했다.

“야 마침 심심했는데 잘 됐다. 트집거리 좀 잡아서 가지고 놀까?”

“그러게 담배도 거의 다떨어져가는데 오랜만에 담배셔틀 좀 시키면 되겠다. 옆에 여자 있으니까 도망도 못 갈거 아냐. 크크크크크크.”

“좋았어 오랜만에 스트레스 좀 풀겠네. 나는 저렇게 지 깔따구 앞에서 남자친구 갈구는게 재밌더라고.”

나는 운동을 하는 척 양아치 남자 고등학생들의 대화를 엿듣고 있었고 게다가 밤이라서 양아치 남자 고등학생들이 하는 말이 더 잘들을 수 있었다.

‘하아 저 새끼들 진짜 뼈 속까지 양아치 새끼들이구나. 저런 애들한테는 참교육이 필요하지. 단순히 담배만 피는 양아치 새끼들이면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이거 안 되겠구만.’

­힐끗 힐끗

김인지도 운동을 하다가 뭔가 불길한 기운을 감지했는지 양아치 남자 고등학생들을 힐끗 힐끗 보면서 말했다.

“명한씨 저기 뭔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데 저희 다른 곳으로 이동할까요?”

나는 굳이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할 필요가 없다라고 느꼈었지만 그래도 김인지의 말을 들어준다라는 것을 어필하기 위해서 대답했다.

“그럴까요?”

그렇게 운동기구에서 내려와 이동하려는데 역시나 양아치 남자 고등학생들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어이 거기.”

­움찔

화들짝 놀라는 김인지. 그리고 나도 화들짝 놀라는 척을 했다.

‘아 근데 저 자식들이 반말하는데 이거 존댓말로 대답해야하는거야 아님 반말로 대답해야 하는거야?’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그래도 일단은 예의를 차리는 척 존댓말로 대답하기 시작했다.

“네 저희요?”

“그래 거기 너희말고 누가 있어. 잠시 이리로 좀 와봐.”

“며..명한씨 가지 말아요. 저희 그냥 가요….”

­꼬옥

김인지가 두려움에 나의 팔을 꼬옥 붙잡고 나보고 가자라는 반응을 보였다.

“인지씨 저희 그냥 가려고 해도 쟤네가 그냥 안보내줄 것 같은데요.. 도망간다라고 하면 도망갈수는 있는데 인지씨는 남자 고등학생들보다 빨리 달릴 수 있겠어요? 저야 마음먹으면 더 빨리 달려서 도망갈 수 있지만 인지씨는 금방 잡힐 것 같은데요 오히려 지금 도망가면 쟤네 도발하는 꼴이라서 더 안 좋은꼴 당할 수 있어요. 일단은 무슨일인지 모르니까 그냥 가봐요.”

“아..말씀듣고보니 그렇네요. 네 알겠어요.”

­쭈뼜 쭈뼜 쭈뼜 쭈뼜

그렇게 김인지는 무서운지 내 뒤에 숨어서 양아치 고등학생들 무리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피식

­후우우우우우

우리가 겁먹은 듯이 다가오자 재밌다라는 듯이 양아치 여자 고등학생들이 담배를 꼬나물며 우리를 보고 비웃기 시작했다.

그런 양아치 여자 고등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양아치 남자 고등학생들이 자신들이 데리고 있는 양아치 여자 고등학생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선사한다라는 듯이 만족스런 표정과 함께 득의양양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아니 이런 공공장소 공원에서 쪽팔리게 남자새끼가 레깅스를 입고 운동을 해? 그것도 핑크색? 너 게이냐?”

“그러게 아니 하고 많은 옷 중에 왜 하필 레깅스야 남자새끼가 좆달고 쪽팔리지도 않나. 그것도 핑크색 레깅스를 말이야.”

“크크크크 그러게. 뭐 물건에 아주 자신이 있나? 흐으으으음 자신있을만해서 입은건가? 존나 재수없네. 하아아아아.”

마지막 양아치 남자 고등학생들이 내 자지를 보더니 크기가 크기는 크다라는 듯이 살짝 열받는 다른 듯이 말했다. 아무래도 자신의 자지 크기와 비교해보고서 자신에게 실망감을 느낀 모양새였다.

‘후후후후훗 내가 여자를 따먹고나서 자지 크기를 많이 키워뒀다고 15.5 센치면 그래도 큰 자지지 하하하하하하.’

양아치 여자 고등학생 세 명이 마지막 양아치 남자 고등학생의 말을 듣고 시선이 내 사타구니쪽으로 향하더니 유심히 바라보곤 다시 담배를 피우며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다.

‘후후후후후 양아치 여자 고등학생들도 궁금하긴 궁금한가보네.’

“아 레깅스라는 거 자체가 원래 성별에 영향이 없는 아이템이고 남자들도 많이 입는 아이템이고요 핑크색은 또 남자의 색깔이잖아요. 빡빡히 아저씨 너튜브보면 나오거든요.”

그러자 양아치 고등학생들이 내 말을 듣고 두눈이 동그래지더니 잠시 벙찐게 느껴졌다.

그리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빵터지면서 웃기 시작한다.

“푸하하하하하하하 이새끼 뭐야 정신 나갔네. 이상황에서 말대답을 한다고?”

“하하하하하하하하 얘 미쳤나봐. 지금 상황이 어떤 줄 모르고 여기서 설명하고 앉아있네?”

“파하하하하하하하 핑크색이 남자의 색상이란다 미친 새끼 크크크크크크크크 어라? 근데 이야기 듣고보니 빡빡히 아저씨 레깅스도 핑크색이네……...크흠 크흠 미친놈 지가 뭐 빡빡히 아저씨라도 되는 줄 알아. 언더아마 3대 500이하 착용금지 국룰 이런거 몰라? 빡빡히 아저씨급 안 되면 핑크색 레깅스도 착용금지지 병신아.”

“꺄하하하하하하 저 새끼 뭐라는 거야 진짜 웃긴다. 핑크색이 왜 남자의 색깔이야 여자의 색깔이지.”

“꺄하하하하하하 쟤 미쳤나봐 남자애들한테 졸라 맞게 생겼네. 몇 대 맞아봐야 얼굴에서 눈물콧물 질질흘리며 잘 못 했습니다 하고 빌지.”

“꺄하하하하하하 그러게 오랜만에 남자애들 스트레스 풀고 신나겠네. 야야야야 살살해줘 저기 옆에 여자친구 있어서 지금 가오잡고 있는 건지도 몰라. 불쌍하게도 그 가오때문에 졸라 뚜드려 맞겠지만 말이야 후후후후훗/”

그렇게 신나게 떠드는 양아치 고등학생들

­바들 바들 바들 바들

“며..명한씨 어떻게해요. 저희 겨.경찰에 신고할까요?”

“괜찮아요 인지씨 걱정하지 말아요. 저 이런 상황에 몇 번 부딪쳐봐서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잘 알아요. 인지씨 저만 믿고 계세요. 제가 저놈들이 인지씨 털끝하나 못 건드리게 할게요.”

“아 네……..”

김인지는 내 뒤에 숨어서 양아치 고등학생들이 무서운 듯이 바들바들 떨다가 내가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안정적이고 편안한 태도로 빙긋이 웃으며 말하자 잠시 두 눈이 흔들리더니 이내 마음의 평화를 찾은 듯이 내 뒤에 꼬옥 붙었다.

아무래도 내가 자신감있는 태도로 자신을 대하니 무언가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에 저렇게 자신만만하겠지라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 새끼 완전 또라이새끼네 이거 여자친구 앞이라고 눈에 보이는 게 없나봐.”

“야 우리가 지금 고등학생이라고 무시하나본데 너 고등학생한테 졸라게 밟혀본적 있냐?”

“야 여자친구 앞이라고 괜히 똥폼 잡지 말고 눈 깔아라. 그러다가 아가리 돌아가는 수가 있다. 괜히 몇대 맞고 무릎꿇고 두 손으로 싹싹 빌지 말고 좋은 말할 때 그냥 우리말 들어. 알았어?”

양아치 남자 고등학생들이 내가 무언가 잘못판단하고 있다라는 듯이 나를 비웃으며 이야기했다.

“저기 제가 레깅스를 입든 핑크색을 입든 그건 제 자유구요 부르신 이유가 뭐에요? 특별히 부르신 이유가없다면 저희 가보겠습니다.”

나는 양아치 고등학생들의 말이 신경쓰이지 않는다라는 듯이 최대한 정중하게 말했다.

­머어어엉

­버어어엉

다시 한번 벙찌기 시작하는 양아치 고등학생들.

­틱

양아치 남자 고등학생들이 담배를 땅바닥에 비벼끄더니 담배꽁초를 던지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양아치 남자 고등학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고등학생이라고는 도저히 밑기지 않을 양아치 포스와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한 두번 양아치 짓을 해본 게 아닌 듯이 앞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자동으로 눈을 깔고 싶게 만드는 그런 표정과 아우라를 가지고 있었다.

“하아 이새끼 완전 돌았네. 안되겠네. 말 잘들으면 담배셔틀 정도에서 끝내주려고 했는데 안되겠구만?”

“이새끼 참교육이 좀 필요할 것 같은데? 뭘 믿고 이렇게 나대는 거야? 꼭 이렇게 여자친구 앞에서 가오잡는 애들이 한 두번 턱주가리랑 아궁창 맞으면 그때서야 무릎꿇고 눈물콧물 흘리면서 싹싹빌지 병신새끼 몸 좀 풀어줘야 겠네.”

“아아아아 나는 이런 병신같이 잘난체하는 새끼들 참교육할때 기분이 참 좋더라 안그래도 요새 학교생활 때문에 스트레스 받았는데 인간 샌드백 하나 납셨네. 잘 됐네.”

“꺄하하하하하 저 오빠 완전 미쳤나봐 아예 대놓고 나 때려주세요 이러는 구나?”

“세상은 넓고 또라이는 많으니까. 야 저 여자 못 도망가게 퇴로 막아 후후후훗 저 여자는 남자 존나게 맞을 때 어떤 반응 보일지 궁금하다 야.”

“저 여자도 손 좀 봐주자. 얼굴도 곱상하게 생기고 몸매도 좋네 재수없게. 레깅스 핏은 또 왜저렇게 잘 어울리는 거야? 아 난 얼굴이쁘고 몸매 좋은 여자보면 괜스레 열받더라.”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