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7화 〉 레깅스 데이트
* * *
그렇게 김인지와 나는 김밥헤븐으로 이동했다.
나는 전생에 여자들이랑 밥을 먹으러 가끔 가봤지만 내가 저녁을 살때 김밥헤븐으로 와본 것은 처음이어서 느낌이 매우 묘했다.
“안녕하세요 김밥헤븐입니다. 두 분이세요?”
“네 두 명이요.”
“네 이리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김밥헤븐 직원이 안내해주는 곳으로 이동해 자리에 앉았다.
“인지씨는 뭐 드실래요?”
“저는 제육덮밥 좋아해요. 제육덮밥 먹을게요. 명한씨는요?”
“저는 음...오므라이스 먹을게요. 여기요 제육덮밥 하나랑 오므라이스 하나 주세요.”
“네 제육 하나 오므라이스 하나 주문도와드리겠습니다. 이모 여기 제육 하나 오므라이스 하나요.”
“네~”
그렇게 우리는 김밥헤븐에서 주문을 넣고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런데 명한씨 저 예전부터 궁금한 거 있었는데요.”
‘어라? 김인지가 나에게 궁금한거라? 오올 내가 김인지에게 호기심을 이끌었었던건가?’
“네? 뭔데요?”
“명한씨는 필라테스 수업 왜 들으시는거에요?”
‘으잉 그게 무슨 말이지?’
“네? 어떤 의미세요?”
“아 저 여기 필라테스 학원 수업들으면서 남자분이 필라테스 수업 듣는 것은 처음 봤거든요. 그래서 신기해서요. 여자들은 몸매관리하려고 보통 필라테스 수업 많이 신청하는데 남자분들은 보통 헬스같은거 많이 하시잖아요. 명한씨는 여기 필라테스 학원 등록한 이유가 따로 있나해서요.”
‘아아 저는 여기 필라테스 강사 이현지 강사가 너무 맛있어보여서 따먹으려고 등록했습니다.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 뭐라 말해야 하나’
“아 제가 헬스장도 꾸준히 다녀봤었는데 뭐라 그래야하지 저랑은 좀 잘 안맞더라구요. 그래서 이것저것 많이 알아봤었는데 필라테스가 몸의 균형적인 발달에 좋고 또 운동효과도 확실히 크다고 해서 호기심에 등록해봤어요.”
“아아 그러시구나. 어때요 배워보니까 좋으세요?”
‘당연히 좋죠. 수업시간에 레깅스 입은 여자들의 몸매를 감상하고 얼마전엔 이현지 강사까지 따먹었는 걸요 하하하하하.’
“네 확실히 운동효과도 되고 좋은 것 같아요. 현지씨는 필라테스 왜 배우시는 거에요?”
“아 저는 과가 스튜어디스 학과라서 졸업하고 승무원시험 볼 거거든요. 아무래도 학과가 학과다 보니 외적인 부분도 매우 중요해서 몸매관리 차원에서 필라테스 열심히 배우고 있어요.’
두둥
‘우와 대박 김인지 스튜디어스 학과였구나. 어쩐지 몸매가 좋더라니 대박이네. 와 그럼 김인지 따먹으면 예비 스튜어디스 따먹는 거야? 우와 생각만 하는 것으로도 엄청 흥분이 되는데?’
스튜어디스가 누구인가? 간호사나 여선생님들과 마찬가지로 남자들에게 성적 선망의 대상이 아닌가.
‘어우야 나중에 김인지한테 스튜어디스 복 입혀놓고 팍팍팍팍 다먹으면 진짜 하늘을 날 것 같은 기분이겠네.’
그렇게 김인지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 동안 음식이 나왔다.
“여기 제육덮밥이랑 오므라이스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감사합니다.”
그렇게 음식을 받고서 김인지가 나에게도 궁금하다라는 듯이 물었다.
“명한씨는 무슨 학과세요?”
“저는 전기전자공학부요.”
“와 공대세요?”
“네.”
“과에 여자 별로 없으시겠다.”
‘크윽 아픈 곳을 찌르다니.’
“흐으으으윽 네에에에에.”
“저희랑은 반대네요. 저희는 과에 남자가 거의 없는데.”
‘어라 그렇겠네? 아무래도 스튜어디스들은 남자들만 하니까.’
“아 그렇겠네요. 그럼 엄청난 여초겠어요.”
“네 그래서 서로 견제도 심하고 서로 시기나 질투도 심해서 피곤해요. 공대는 확실히 그런건 없죠?”
“네 뭐 그냥 친구들끼리 술마시고 놀고 그러고 지내죠. 아무래도 남자들은 그런게 적으니까요.”
“아 근데 혹시 전기전자공학부면 고장난 가전제품 이런것도 고칠 수 있는 건가요? 저희 집에 TV가 고장나서 얼마전부터 잘 안나오거든요.”
나에게 순진무구하게 묻는 김인지.
나는 순간 전기전자공학부라고 해도 가전제품을 고치는 방법은 모르기 때문에 당황스러웠다.
“아 저희 학교에서 가전제품 고치거나 그러는 방법은 안 배워요, 스튜어디스학과라도 비행기 모는 법을 배우거나 그러진 않잖아요.”
내가 적절한 예시를 들어서 설명하자 김인지가 빵터지며 이야기했다.
“파하하하하하하 그렇네요. 아 제가 너무 멍청한 질문을 했네요. 얼마전부터 티비가 갑자기 잘 안나와서 너무 스트레스 받는 바람에 무의식적으로 물어봤어요 죄송해요 명한씨.”
그렇게 우리는 즐겁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제육덮밥과 오므라이스를 먹고 계산을 하러 나왔다.
“결제도와드리겠습니다. 9000원입니다.”
‘와우 여자랑 둘이서 식사를 했는데 만원 이하가 나왔네.이런적은 처음이네.’
“네 여기 카드로 결제해주세요.”
“네 감사합니다. 결제되었습니다. 다음에 또오세요.”
“네 다음에 또 올게요.”
그렇게 우리는 김밥헤븐에서 결제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후아 배부르다 명한씨 저녁 잘 먹었어요. 제가 후식은 살게요. 명한씨 커피 어떠세요 커피 좋아하세요?”
“커피 좋죠. 가만있어보자 여기 근처에 박다방이 있나?’”
나는 김인지에게 저녁으로 김밥헤븐에서 밥을 사준 것이 미안해서 프랜차이즈 지점 중 가장 저렴하기로 유명한 박종원 대표의 박다방을 스마트폰을 꺼내 검색하기 시작했다.
“아 이근처에는 박다방없을 거에요 조금 걸어가야할 거에요. 박다방 말고 이 근처에 스타박스있는데 거기 가시는 건 어때요?”
두둥
‘아니 스타박스를 이야기할줄이야.’
나는 김인지가 자기가 커피를 살 차례인데 커피 프랜차이즈점 중에서 가장 비싼 스타박스를 가자고 이야기하자 조금 당황스러워지면서 미안해졌다.
나는 저녁으로 프랜차이즈 음식점 중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하는 김밥헤븐에서 밥을 사줬는데 김인지는 후식으로 프랜차이즈 커피점 중 가장 비싼 축에 속하는 스타박스에서 커피를 사게 하는게 미안했기 때문이었다.
“아 네? 아 괜찮은데 저기 아디야나 커피 바네 가시는 건 어때요? 이 근처에 있을텐데.”
그러자 김인지는 잠시 묘한 표정을 짓다가 알았다라는 듯이 눈웃음을 생글생글 치며 말했다.
“으이구 부담스러워하지 말아요. 커피 가격해봤자 얼마나 한다고. 제가 그냥 스타박스 마시러가고 싶어서 그래요. 같이 가요~”
‘후우 그래도 이러면 저녁값보다 커피값이 더 나오는데 왠지 여자에게 돈을 더 쓰게 하는게 미안하게 느껴지네.’
나는 김인지가 나랑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나보다 더 많은 돈을 쓰게 하는 것이 신경쓰였지만 김인지는 그런 것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라는 눈치로 나를 스타박스로 데리고 이동하기 시작햇다.
그렇게 우리는 근처 스타박스로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스타박스입니다. 주문하시겠어요?”
“네 잠시만요명한씨 뭐 드실래요?”
나는 원래 카페라테를 주로 먹지만 김인지가 사는 것이기에 가장 가격이 저렴한 아메리카노를 골랐다.
“저는 아메리카노요.”
“톨 사이즈요?”
“네.”
“으음 그럼 아메리카노 하나랑 카페라떼 하나주세요.”
‘가만있어보자 그럼 8700원이니까 그래도 내가 더 많이 쓰긴 했네 다행이다.’
“아 그리고 여기 레이어 가나슈 케이크 하나 주세요. 명한씨 괜찮죠? 여기 레어어 가나슈 케이크 엄청 맛있거든요.”
두둥!
‘디저트를 시킬줄이야.’
“아 네.”
“14500원입니다. 결제도와드리겠습니다.”
“네 여기 기프트 카드로 결제해주세요.”
김인지는 여자라서 그런지 스타박스 기프트 카드가 있는 듯 했다.
“아 잘먹을게요.”
“헤헷 네.”
그렇게 우리는 스타박스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확실히 스타박스라 그런지 여자 손님이 훨씬 더 바글바글했다.
나는 공대생이라 그런지 이런 스타박스의 분위기가 살짝 적응이 안 되었다.
우리는 주로 공부하다가 휴게실에 있는 자판기 커피를 마시곤 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여유롭게 스타박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맨날 남자 공대생들과 과제에 치여 도서관에서 자판기 커피를 홀짝거리면서 마셨었는데 이렇게 스튜어디스를 지망하는 여대생과 스타박스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니 무언가 새로운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커피를 마시면서 김인지에게 궁금한 것을 묻기 시작했다.
“그런데 인지씨 스튜어디스 학과면 스튜어디스처럼 말하는 거도 연습하고 그래야 겠네요?”
“네? 네 당연하죠 아무래도 스튜어디스들은 말하는 톤이나 어조 그리고 방법같은게 있잖아요. 스튜어디스의 품위를 지키면서 말하는 법이나 발음 강세 이런것도 엄청 연습해요.”
“우와 신기하다 그럼 한 번 보여주실 수 있나요?”
내가 한 번 보여줄 수있냐라고 묻자 김인지는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잠시 어쩔 줄 몰라하며 내게 말했다.
“에에엑? 명한씨 앞에서요? 하아아앙 그건 너무 부끄러운데…………”
“아 제가 스튜어디스에 대한 선망이 있어서 그래요. 스튜어디스들 엄청 멋있잖아요. 뭔가 솔직히 외모나 몸매도 이뻐야하고 고상한 분위기도 풍겨야 하고 단아한 이미지도 있어야 하고 뭔가 남자들의 선망이자 로망의 대상이잖아요. 그런 미래의 스튜어디스가 제 앞에 앉아있다라고 생각하니 신기하기도하고 또 미래에 김인지씨가 스튜어디스가 되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서요. 제발 부탁이에요 한 번만 보여주시면 안 돼요?”
나는 장난스럽게 하지만 진심을 담은 표정으로 양손을 모아서 기도하듯이 김인지에게 부탁을 했다.
김인지는 그런 나를 잠시 멍하니 쳐다보다가 생글 생글 웃으면서 말했다.
“하하하하하하 명한씨가 그렇게 부탁하니까 어쩔 수 없네요. 명한씨도 생각보다 되게 솔직하시네요. 보통 남자들이 그렇게 스튜어디스에게 선망과 로망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은 다 알고있지만 솔직하게 그렇게 말하는 남자들이 거의 없는데….제가 지금 보여드리는 것은 명한씨가 제게 솔직하게 굴었기 때문에 보여드리는 거에요.”
‘아싸라비야 먹혔다!’
나는 김인지가 나에게 솔직하게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숨기지 않고 과감히 말하는 스타일이라는 것을 통해 김인지의 성격 자체가 그러한 가치관과 선호도를 가지고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보고 싶어하는 이유를 솔직히 말하면 김인지가 거기에 호감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했고 내 예감은 보기 좋게 적중했다.
“크흠 크흠 크흠 아아 마이크 테스트 잠시만요 목소리좀 가다듬구요.”
김인지는 잠시 자신의 목을 고르더니 갑자기 반듯한 자세로 몸을 정자세로 유지하더니 말하기 시작했다.
“ 여러분의 여행길을 한국항공과 함께 해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이 비행기는 로스엔젤레스까지 가는 한국항공 502편입니다. 목적지까지 로스엔젤레스 공항까지의 비행시간은 이륙 후 14시간으로 예정하고 있습니다. 안전운행을 책임지고 있는 나날이 기장과 배달원사무장 그리고 객실승무원 15명이 여러분의 하늘 여행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손님 여러분, 좌석벨트를 매셨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해 주시고, 화장실을 비롯한 기내 모든 곳에서 흡연을 삼가시기 바랍니다.또한 비행기가 뜨고 내릴 때는 안전운항에 영향을 주는 전자기기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휴대용 전화기의 전원을 꺼두시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어우야…;
김인지가 스튜어디스 안내 멘트를 하자 순식간에 내 몸이 부웅 떠오르면서 내 몸이 비행기 안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자지가 공중에 부웅 뜨면서 간질간질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김인지는 스튜어디스 안내 멘트를 많이 연습했는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헐씬 스튜어디스와 같은 발음과 어조로 멘트를 읊어대고 있었다.
‘와 스튜어디스 멘트 진짜 장난아니네. 하아 하아 하아 하아 진짜 너무 흥분된다. 우와 김인지 따먹으면 어떤 느낌일까? 스튜어디스 따먹는 느낌이려나? 공중에 나는 기분을 상상하면서 따먹는 기분이려나.’
나는 김인지가 스튜어디스 멘트를 말하자 김인지를 따먹어보고싶은 충동을 강하게 느꼈다.
스튜어디스란 모름지기 남자들의 성적 로망의 직업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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