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4화 〉 연기 연습
* * *
나는 이때까지 날린 골드가 아까워서 이때까지 선택지를 선택할 때 보다 훨씬 신중히 그리고 심도있게 생각해 보기 시작했다.
‘가만있어보자… 시나리오를 제대로 진행해 본것은 1번과 2번인데 1번과 2번은 아무런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았으니까 제끼고 그럼 3번과 4번인데….4번은 아무리 생각해도 아닌 것 같아. 왜냐하면 1번 시나리오 대로 진행했을 때도 과외해야 한다고 간 걸로 봐서 아무래도 과외는 미룰 수 있는게 아닌 것 같아. 하아 그럼 3번인데 3번 선택했을때 박혜진이 바로 인사하고 갔는데….일단 그래도 남은 선택지 중에 3번이 최선인것같으니 다시 한번 3번 선택지를 눌러보자.’
나는 3번 시나리오를 다시 선택했다.
[3. 나는 학생회관 공용공간에서 연기 연습을 하다가 갈 것이라고 말한다를 선택하시겠습니까? 예/아니오 ]
나는 다시 한 번 예를 눌렀다.
[3. 나는 학생회관 공용공간에서 연기 연습을 하다가 갈 것이라고 말한다를 선택하셨습니다. 3번 시나리오로 스토리를 진행합니다.]
“아 나는 학생회관 공용공간에서 연기 연습을 하다가 가려고.”
“아 그래? 명한이 너 진짜 연극영화 동아리에 열심히구나. 어쩐지 그런 훌륭한 시나리오가 나오는게 이제서야 이해가 되네. 멋있다. 나는 그럼 들어가볼게 혜진아 깨톡해.”
그리고 둘이서 아까와 마찬가지로 포옹을 한 후 헤어졌다.
그 장면을 보니 마치 데자뷰 처럼 느껴졌다.
“아 명한아 그럼 너는 학생회관 공용공간 갈꺼지?”
“응.”
“아 그럼 나는 커피숍에 잠시 들러서 친구 올때까지 시간 때우다가 친구 만나서 이야기해봐야할 것 같아 오늘 만나서 즐거웠어. 다음에 또 보자. 히힛.”
그렇게 내게 해맑게 손을 흔들고 멀리 사라져버리는 박혜진.
나는 또다시 사라지는 박혜진의 모습에 잠시 멘붕이 왔지만 일단 다시 3번 선택지를 선택한 이상 3번 시나리오로 계속 시나리오를 진행해 봐야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학생회관 공용공간으로 다시 갔다.
학생회관 공용공간에는 다행히 아무도 없었다.
나는 학생회관 공용공간의 문을 닫고 혼자 연기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 뭐 어차피 연극영화 동아리 하려면 연기 연습도 해야 되는데 잘 됐지 뭐. 좋게 좋게 생각하자. 3번 시나리오가 정답이 아니거나 혹은 특별한 이벤트가 걸린 선택지가 아니었어도 어차피 연기 연습 해두면 나한테 도움이 되니까.’
그렇게 나는 학생회관 공용공간에서 홀로 연기에 몰두하며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
‘휴 힘들다. 하아 하아 하아 하아.’
그렇게 한참을 연습을 몰두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가기 시작했다.
어느덧 학생회관에 도착한지 한시간이 넘게 지나있었다.
‘어떻게 할까? 집에 갈까? 이왕 학생회관 공용공간까지 왔는데 한 30분만 더 연기연습하다 가자. 으아아아 힘들다.’
나는 그렇게 학생회관 공용공간 바닥에 대자로 누워서 휴식을 취했다.
똑똑
‘어라 누구지?’
“누구세요?”
“명한아?”
‘헐 대박 이건 혜진이 목소리인데? 혜진이가 여기 왠일이지?”
덜컥
학생회관 공용공간 문을 열자 박혜진이 서있었다.
“어라? 혜진이 너가 여기 왠일이야?”
“아 나 친구만나고서 방금 다 일정끝냈거든 그래서 집에 가려다가 문득 너가 학생회관 공용공간에서 연기 연습한다라고 한게 기억이 나서 나도 연기 연습 좀 해볼까하고. 같이 연습해도 괜찮아?”
‘당근 빠따지! 우와 이게 이렇게 일이 풀리는 구나. 그럼 3번 시나리오가 정답이었던 건가?’
나는 박혜진이 친구와의 만남을 끝내고 다시 학생회관 공용공간으로 돌아올 줄은 몰랐기 때문에 기분이 얼떨떨해졌다.
‘이러면 두 번째로 선택했던 3번 시나리오가 정답이었을 확률이 높네. 괜히 맞는 거 선택했었는데 다른 거 다시 선택해서 먼길 돌아왔네. 하긴 뭐 근데 그 당시에는 박혜진이 떠나는 것을 보고 틀린 선택지라고 생각했었으니까. 으아아아 시나리오 선택에 좀 더 신중을 기해야겠다.’
나는 박혜진이 다시 학생회관 공용공간으로 찾아온 것을 보고 다음 번 시나리오 선택에서는 성급히 다른 시나리오를 선택하지 말고 좀 더 신중히 시나리오 선택을 진행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럼 당연하지 들어와 들어와.”
“고마워.”
나는 그렇게 박혜진을 학생회관 공용공간으로 데리고 들어온 후 문을 닫았다.
“뭐 연습하고 있었어 명한아?”
“아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구상하면서 각각 상황별 연습하고 있었는데 예를 들면…”
‘가만있어보자. 지난번에 마법의 손길 아이템이 나왔었지? 그러면 박혜진과 신체 접촉을 하는 시나리오를 제시하면 좋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박혜진과 자연스럽게 스킨쉽을 할 수 있으려나…’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아이디어가 안 떠올라서 섹스 센스의 도움을 빌리기로 했다.
‘섹스 센스! 너의 도움이 필요해!’
‘후훗 주인님 저를 찾으시기만을 기다렸다구요. 자 섹스 센스 나갑니다!’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이 등산을 하다가 여자 주인공이 발을 삐어서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을 부축해서 산을 내려오는 장면을 시나리오로 생각하고 있었거든. 왜 지난번에 이은세 선배님이 부자연스럽게 걷는 것을 연습해 보랬잖아. 그래서 그 연습의 연장선상으로 내가 남자 주인공이 되어서 여자 주인공을 부축하면서 부자연스럽게 걷는 연기를 연습하고 있었어.”
“우와 너 명한이 진짜 존경스럽다. 이렇게 연극영화 동아리 활동에서 선배님들이 가르쳐 준거 예습복습까지 하는 거야? 우와 이러니까 연기를 잘하는 거였구나. 역시 무언가를 잘 하는데는 이유가 있었어. 나는 솔직히 명한이 너가 타고난 재능이 있어서 그렇게 잘하는 건 줄 알았는데 이렇게 뒤에서 남모르는 숨겨진 노력이 있었구나. 대단하다 명한아.”
나를 호감이 가득한 눈빛으로 박혜진은 두 눈을 반짝이며 쳐다보았다. 1학년 퀸카인 박혜진이 나를 무언가 선망의 대상의 느낌으로 쳐다보자 뭔가 등골이 간지러워지면서 매우 오묘한 느낌이 들었다.
‘아아 현생으로 회귀한지 그리 얼마 지나지 않아서인가 1학년 퀸카가 나를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느낌은 적응이 진짜 안 되네. 큼큼.’
“마침 잘 됐다. 아무래도 나 혼자 이미지 트레이닝하기는 어려웠는데 혹시 혜진이 너도 해볼래? 너도 다리를 다쳤다라는 느낌으로 부자연스럽게 걸는 것을 연습해보면 연극영화 동아리 활동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거야.”
“응응 해볼게 해볼게.”
“자 그럼 우리 등산을 하고 있다라고 생각하고 혜진이 너가 가다가 다리를 접질리는 것처럼 연기를 하는데서부터 시작해볼게.”
“응응.”
“자 시작한다 레디 고.”
“와 오랜만에 우리 남한산 놀러오니까 너무 좋다. 역시 산속에 오니까 도시보다 공기가 훨씬 좋은 것 같지 않아?”
“그러게. 매일 학교에만 왔다갔다하기 지겨웠는데 오랜만에 도심을 벗어나 남한산으로 등산왔다가니까 너무 좋다. 나에게 같이 등산가자고 제안해줘서 고마워 명한아.”
나는 즉석에서 상황을 만들어서 제시했는데 박혜진은 센스있게 바로 즉흥적으로 내가 만든 말에 화답해줬다.
“뭘 나도 혜진이 너 같이 이쁜 미녀와 같이 등산하고 좋지 뭐 하하하하하하.”
움찔
발그레
갑자기 내가 친 애드리브에 박혜진은 순간 움찔하더니 다음 대사를 칠 타이밍을 놓치고 얼굴이 발그레해지기 시작했다.
박혜진은 갑자기 내가 자신을 이쁘다라고 칭찬을 해서 당황한 모양새였다.
“왜 그래 혜진아. 많이 힘들어? 얼굴이 빨갛네?”
나는 능청스럽게 아무일도 없다라는 듯이 대사를 치면서 연기를 이어갔다. 수년간 연극영화동아리를 하면서 생긴 일종의 연기 짬밥이었다.
“아...아니야 갑자기 이쁘다라는 말을 할 줄은 몰라서 고마워.”
박혜진은 진심인지 대사인지 헷갈릴 정도로 진심을 담은 반응을 보이며 수줍어하며 내게 말햇다.
“아얏!”
그때 갑자기 다리를 접질린 척 풀썩 넘어지는 박혜진.
넘어지는 연기가 상당히 일품이었다.
“어라? 괘..괜찮아 혜진아? 왜 그래?”
“아 걷다가 움푹 패인 곳이 있었는데 못 봤나봐. 발을 좀 접질린 것 같은데 심각한 건 아니고… 아야야…”
“봐봐 봐봐.”
나는 황급히 박혜진에게 달려가 다리를 조심히 들어올렸다.
“아…………..”
박혜진의 다리를 들어올리자 박혜진의 새하얗고 아름다운 다리가 시야에 들어왔다.
박혜진은 키가 큰편이 아니었지만 비율이 좋아서 다리가 작은 키 치고는 상당히 긴편이었는데 거기다가 흰피부가 매우 인상적이어서 새하얀 다리가 매우 섹시하게 느껴졌다.
나는 내 무릎위에 길게 뻗은 박혜진의 다리를 올려놓고서 복숭아뼈 부분을 살짝 건드렸다.
“여기 아파 혜진아?”
“아야야야얏 아파 아파.”
내가 복숭아뼈 부분을 건드리자 인상을 찡그리며 아프다라는 표정을 짓는 박혜진.
그런데 그 표정이 뭔가 아픔을 연기해야겠다라는 아픈 표정이여서 너무도 귀엽게 느껴졌다.
자기도 연기를 하면서 이게 맞나? 의심쩍어하면서 내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 유심히 관찰하는 표정이 매우 귀엽게 느껴졌다.
‘후훗 아파하는 연기 하면서 내 눈치 보는 박혜진 보니까 귀엽네. 뭔가 숙제 검사 맞는 어린아이 같잖아. 가만있어보자 일단 신체 접촉한 김에 박혜진의 상태를 좀 살펴볼까? 스카우터 사용’
[레벨 2 스카우터 아이템이 사용되었습니다. 대상장 박혜진의 정보를 확인하시겠습니까? 예 / 아니오 ]
나는 예를 눌렀다. 예를 누르자 박혜진의 정보가 상태창처럼 내 앞에 나타났다.
[이름: 박혜진
나이: 20살
키: 158
몸무게: 48kg
가슴: C
난이도: F
호감도: 72%
흥분도:0%
민감도:0%
친밀도:53%
레벨:16
이상형: 능력있는 남자
성적판타지: 드라마처럼 섹스
키워드: 소중한 시간
공략방법: 제한으로 인한 접근불가 ]
오오 혜진이한테서 호감도가 엄청 높네 72%라니 아무래도 내가 연극영화 동아리 활동 내내 좋은 모습 보여주고 게다가 오늘 멋진 시나리오를 들고와서 그런가? 크흐흐흐 기분 엄청 좋다. 호감도 72%면 엄청 높은 수준이잖아. 전생에서는 박혜진은 나한테 호감이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 다시 회귀하니 이런 기쁨도 다 누리는군. 친밀도도 53%고 50% 넘었네. 좋아 좋아. 이러면 공략은 매우 좋지. 흥분도랑 민감도는 0%구나 하긴 흥분도와 민감도가 올라갈 만한 상황이 없었으니...이거야 아이템으로 올리면 되고.. 아아 박혜진은 능력있는 남자 좋아하는 구나. 처음 알았네. 크아아아 이래서 전생에 내가 박혜진에게 아웃 오브 안중이었던건가? 연극영화 동아리에서는 제대로 능력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으니 아아 그러면 지금 박혜진이 나에게 이렇게 호감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해가 가긴 가네.’
나는 박혜진의 이상형이 능력있는 남자란걸 보고 박혜진의 나에 대한 높은 호감도가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박혜진의 이상형을 보고서 박혜진을 공략하는게 현생에서 한결 수월해질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 그럼 마법의 손길 아이템을 쓰면 흥분도와 민감도를 올릴 수 있는 거 아냐? 마법의 손길 아이템을 꺼내볼까? 나는 마법의 손길 아이템을 사용을 클릭했다.’
[마법의 손길 아이템을 사용하였습니다. 마법의 손길 아이템을 사용으로 인해 유명한과 박혜진의 신체 접촉이 일어날경우 박혜진의 흥분도와 민감도가 증가됩니다. 신체 접촉의 횟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흥분도와 민감도의 수치는 계속 상승하게 됩니다. 사용 지속 시간은 한시간입니다.]
‘자 가즈아아아아아~’
“어떻게 해 많이 아프지 혜진아. 내가 다리 좀 살살 주물러 주면서 상태 좀 심각한지 안 한지 확인해볼게.’
“으응 고마워.”
나는 그렇게 박혜진의 복숭아뼈 부분을 살짝 살짝 만지기 시작했다.
박혜진의 가느다랗고 새하얀 종아리와 작은 발 그리고 귀여운 곰돌이가 그려진 양말이 보였다.
“혜진아…”
“응?”
“양말에 곰돌이 그려져 있네? 엄청 귀엽다.”
“꺄아아아아앗!”
우당탕
“뜨하아아아악”
갑자기 부끄러운 듯이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밀치는 박혜진.
나는 박혜진이 갑자기 나를 밀칠지 예상을 못 했기 때문에 그대로 뒤로 넘어지면서 엉덩방아를 찧었다.
“꺄아아아아 괜찮아 괜찮아 명한아? 어떻게 해 다친 거 아니야? 넘어질 때 크게 쿵하고 소리 났는데 아아 진짜 미안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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