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6화 〉 영어학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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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미국 드라마 섹스 엔 더 뉴욕시티가 흘러나오고 남자들은 긴장을 한 채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의 눈빛은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호호호호호 남자분들 뭔가 잔뜩 기대하셨다가 실망하신 눈치인데요?”
“아...아닙니다.”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이 드라마는 여러분들이 원하는 그런 종류의 장면은 나오지 않아요. 제목보고 드라마를 시청했다가 낚이신 분들이 많죠. 저도 그렇구요 후후훗.”
‘어우야 김사랑 강사도 제목보고 낚였었다 이건가?’
“자 그럼 방금 섹스 온 더 뉴욕시티에 나온 영어 표현과 발음들을 살펴보도록 할게요.”
김사랑 강사는 특정 부분에서 멈춘 후 영어 표현을 반복해서 들려줬다.
“자 여기서 뭐라고 한걸까요?”
‘어우 진짜 영어는 뭐라고 그러는지 알아듣기 힘드네.’
나는 분명히 전생에 한 번 들었던 것이었고 무슨 말인지 스크립트를 읽어서 알고 있었는데 내가 알고 있는 영어 표현과 발음은 많이 달랐다.
나는 정답을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도 손을 들고 말하면 김사랑 강사가 또다시 내가 영어를 다른 사람들보다 잘한다라고 생각해서 반을 상위반으로 옮기는 것을 추천해줄 수 있었기 때문에 가만히 있었다.
김사랑 강사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아무도 정답을 말하지 않자 자신이 영어 표현을 그대로 읽어줬다.
‘어우야 발음봐 진짜 섹시하다.’
미국 드라마 섹스 온 더 뉴욕시티의 나오는 여주인공이 했던 영어 대사를 김사랑 강사가 말하는데 발음이 아주 그냥 원어민 수준이었다.
마치 버터를 바란 듯 굴러가는 발음과 혀가 매우 섹시하게 느껴졌다.
‘크으 저 버터바른 입과 혀에다가 내 정액을 싸주고 싶다. 저 섹시한 영어 발음이 나오는 목구멍에다가 자지를 박아넣으면 어떤 기분일까. 천국이겠지. 저 목소리가 나오는 목구멍에다가 내 정액 싸고 그걸 흘러가는 걸 지켜보면 진짜 뿌듯할 것 같은데.’
나는 김사랑 강사의 영어발음과 혀 굴리는 소리에 매우 큰 섹시함을 느끼며 김사랑 강사의 말을 경청했다.
“미국 드라마나 영어 회화를 하실 때는 연음과 강세에 신경을 쓰시면서 들으셔야 돼요. 우리 한국어랑은 다르게 영어는 연음이랑 강세를 매우 빈번하게 쓰니까 그러한 부분을 신경쓰지 않고 들으시면 아는 단어라도 놓치기 쉬워요. 예를 들어서 기브 미 썸이라는 단어를 미국애들은 기브 미 썸이라고 발음 안하고 기미썸이라고 발음하죠. 그래서 여러분들이 아는 단어라도 잘 들리지 않는 거에요.”
‘흐아아아아 영어는 진짜 어렵다.’
나는 분명 전생에 이어 2회차 수업을 받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영어가 어렵게 느껴졌다.
그렇게 김사랑 강사의 수업을 들으니 어느새 한시간이 금방 갔다.
“자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할게요.”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에 봬요.”
그렇게 학생들이 짐을 챙겨 하나 둘씩 자리에서 일어나서 강의실을 나가기 시작했다.
전생 때였다면 나도 그냥 강의실 문을 열고 나갔을 테지만 현생에서는 김사랑 강사를 공략하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에 일부러 김사랑 강사에게 말을 걸었다.
“저 김사랑 강사님.”
“아 네 무슨 일이세요 유명한 수강생님?”
“아 저 집에서도 미국 드라마 보면서 공부하려고 하는데 혹시 추천해주실만한 미국 드라마 있으신가요? 제가 영어 듣기가 좀 약해서요.”
“아 집에서도 따로 공부하시게요? 좋은 자세에요. 어디보자. 미국 드라마 추천은 명한 수강생님 취향에 따라 해드리는게 좋을 것 같은데 어떤게 좋으세요?”
나는 전생에서 김사랑 강사가 추천해준 미국 드라마를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토대로 말했다.
“아 저는 뭔가 스릴 넘치는 걸 좋아하고 특이한 소재 드라마 보는 거 좋아해요. 예를 들어 어딘가 감옥같은데를 탈출한다거나 아니면 뭔가 마약같은걸 만들어 팔면서 그 과정에서 생기는 스릴 넘치는 액션들이 나온다거나.”
내가 이야기를 끝내자 김사랑 강사는 두 눈을 반짝이면서 내게 황급히 대답했다.
“그래요? 그럼 프리즌 브레이커나 브레이킹 베더 어떠세요? 프리즌 브레이커는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사형 선고를 받은 자신의 친형을 구하기 위해 철두철미하게 형을 구할 계획을 세우고 일부러 죄를 지어 감옥에 들어가는 동생의 이야기이고 브레이킹 베더는 죽을병에 걸린 한 중학교 과학교사가 가족의 앞날을 위해 자신의 제자에게 동업하여 마약을 만들어 팔 것을 제안하고서 거기서 생기는 에피스도들을 이야기 하는 드라마인데 진짜 몰입감이랑 내용이 엄창나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최애 드라마 두 개의 관련된 이야기를 내가 하자 김사랑 강사는 신이 난다라는 듯이 나에게 흥분하며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김사랑 강사는 흔히 인터넷에서 말하는 크래커스 학원 1타 강사에 속해있었고 굉장히 바쁜 스케쥴을 보내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외부 활동은 매우 하기가 힘들었고 그나마도 일요일날 하루 쉬는데 스케쥴에 지친 나머지 주로 하는 일이 집에서 미국 드라마를 감상하는 일이라고 했다.
말하자면 그녀의 현재 유일한 취미였고 그녀의 삶의 낙과 관련된 부분을 내가 공략을 들어간 것이었다.
“후아아아 그래요? 듣기만 해도 엄청 재밌어 보이는데요? 잠시만요 휴대폰에 메모 좀 해놓을게요. 프리즌 브레이커와 브레이킹 베더라고 하셨죠?”
“네네네네 워낙 유명한 미국 드라마니까 검색해보시면 금방 나올거에요. 아아 저 진짜 그거보느라 밤새 잠을 못 잔 적도 있다니까요. 어찌나 흥미진진한지. 꼭 봐보세요. 후회하지 않으실거에요. 제가 진짜 완전 강추드려요.”
김사랑 강사는 마치 자신이 좋아하는 장난감을 소개하는 어린 아이마냥 해맑게 들떠서 나에게 두 드라마를 추천했다.
나는 전생에서도 김사랑 강사를 만났었지만 이런식으로 대화를 나눠본적은 없었기 때문에 이런 김사랑 강사의 모습이 생소하고 낯설게 느껴졌다.
‘크아아 이런 모습도 있었구나 김사랑 강사.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할 땐 어린아이처럼 해맑네. 김사랑 강사의 새로운 면을 알게되서 기분이 좋네. 역시 용기있는 자가 미인을 얻는 법이라니까.’
“아아아아 정말 감사합니다. 꼭 봐볼게요.”
“네 보면 후회하시지 않을 거에요. 나중에 보시고 재미있으셨는지 재미없으셨는지 말해주세요.”
“네 보고 말씀드릴게요. 그럼 오늘 수업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나는 자연스럽게 김사랑 강사에게 내가 미국 드라마에만 관심이 있어서 자신에게 접근했다라는 것을 어필하기 위해 질문이 끝나자 인사를 하고 강의실을 나왔다.
그리고 근처 PC방을 가서 프리즌 브레이커를 정주행하기로 마음먹었다.
전생에서도 이미 봤었던 미국 드라마였지만 김사랑 강사의 호감을 얻기 위해서는 다시 한 번 두 미국 드라마를 봐서 기억을 되살리고 디테일한 것까지 캐치할 필요성이 있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
그렇게 나는 늦은 저녁까지 피씨방에서 프리즌 브레이커부터 정주행하기 시작했다.
‘가만있어보자 슬슬 시간이 김사랑 강사가 저녁을 먹으러 이동을 할 시간인데?’
나는 전생에서의 기억을 통해 김사랑 강사가 오늘 학원 수업 끝나고 저녁을 어디서 먹는지 알고 있었다.
김사랑 강사는 좋아하는 메뉴가 정해져 있어서인지 항상 수업이 끝나면 저녁을 먹는 장소가 일정한 편이었다.
그렇게 나는 전생에서 김사랑 강사가 오늘 수업 이후 즐겨찾던 일식집을 향했다.
딸랑
“안녕하세요 나고야일식집입니다. 한 분이세요?”
“네 혼자요.”
“네 이쪽으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아 저 죄송한데 저쪽에 앉으면 안 될까요?”
나는 김사랑 강사가 즐겨 앉던 곳으로 점원에게 부탁했다.
“아 네 상관없습니다. 그럼 저쪽 자리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나는 직원이 안내해준 자리에 앉은 후 직원에게 말했다.
“회덮밥 하나 주세요.”
“회덥밥 하나 주문하시겠어요? 알겠습니다.금방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나는 김사랑 강사가 즐겨앉던 자리 바로 옆자리에 앉아 휴대폰으로 다시 프리즌 브레이커를 틀고 보고 있기 시작했다.
딸랑
“안녕하세요 나고야일식집입니다. 한 분이세요?”
“네 혼자요.”
그때 들리는 김사랑 강사의 목소리.
‘아싸 왔다! 크하하하하 역시 전생의 내 기억은 틀리지 않았어.’
“네 이쪽으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또각 또각 또각 또각
그렇게 내 쪽으로 걸어오는 김사랑 강사.
멈칫
흠칫
김사랑 강사는 나를 발견하고 걸음을 멈추는게 느껴졌다.
아무래도 혼자 식사하러왔는데 자신의 학원 수강생을 만났다라는 것에 대한 반가움과 당황스러움이 섞여 있는 것 같았다.
나는 김사랑 강사가 내 앞에 왔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모르는 척 스마트폰 화면에 틀어놓은 프리즌 브레이커를 집중해서 바라보는 척을 했다.
“유명한 수강생님?”
흠칫?
나는 일부러 놀란 표정을 하면서 김사랑 강사를 쳐다보았다.
“아니 김사랑 강사님 여기는 어떻게….?”
“아 저 저녁먹으러 왔어요. 유명한 수강생님은 여기 어떻게?”
“아 저도 여기 저녁먹으러 왔는데 와 신기하네요. 어떻게 이렇게 마주치지?”
“그러게요? 아 여기가 동네 맛집으로 유명해서 그런가봐요. 얼마전에 유명 나이버 블로그에도 올라왔었더라구요.”
‘그래? 그건 몰랐었는데 그럼 더욱 자연스럽게 의심을 피할 수 있겠군 하하하하하하.’
“아아 그렇군요.”
“프리즌 브레이커 보고 계셨네요? 어라 벌써 6화보고 계신거에요? 대박. 그럼 거의 수업끝나자마자 보고 계신거 아니에요? 그것도 한 번도 안 쉬구요.”
“아아 김사랑 강사님 프리즌 브레이커 제 최애 드라마 될 것 같아요. 진짜 어떻게 이렇게 재밌을 수가 있죠? 원래는 가볍게 한 편만 보려고 했었는데 한 편 틀고나니까 어느새 5편을 넘어선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원래는 저녁도 이것보다 훨씬 빨리 먹는 편인데 하나만 더 하나만 더 하나가 원래 저녁먹는 시간을 놓치고 너무 배가 고파서 할 수 없이 밖으로 식사하러 나왔다가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스마트폰으로 보고 있었어요.”
그러자 김사랑 강사는 두 눈이 동그래지더니 웃으면서 내게 말했다.
“호호호호홋 어떻게 제가 프리즌 브레이커 처음 봤을 때랑 똑같은 짓을 하고 계시네요. 진짜 엄청나게 말도 안되게 재밌죠? 아아아아아 명한 수강생님 보니까 저도 프리즌 브레이커 처음 봤을 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진짜 저도 여기서 스마트폰으로 프리즌 브레이커 보면서 밥먹었었는데 명한 수강생님도 저와 똑같은 행동을 할줄이야. 많이 놀랍네요. 프리즌 브레이커가 진짜 명작이지만 이게 또 드라마라서 사람마다 취향 차이가 존재하잖아요. 진짜 저나 유명한 수강생님처럼 미치도록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에 제가 프리즌 브레이커 추천해줘도 별로 재미없다라고 말하면서 1화만 보고 멈추시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헐 진짜요? 이런 말도 안되게 재밌는 미국 드라마가 취향이 갈린다라구요? 저로서는 이해하기 어렵네요. 저는 진짜 중독된 것처럼 어느새 다음화를 클릭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는데요.”
“그쵸? 우와아아 명한 수강생님이랑 저랑은 미국 드라마 취향이 같나봐요. 이렇게 프리즌 브레이커 좋아하는 분들은 많이 봤지만 저처럼 식당에 밥먹으러 와서까지 스마트폰으로 보고 있는 사람은 처음 봐요. 되게 신기하다. 저는 저만 그렇게 몰입해서 볼 줄 알았는데”
“저도 되게 신기해요. 김사랑 강사님과 제가 드라마 보는 취향이 같나봐요. 이렇게까지 같은 걸 좋아하기도 쉽지가 않은데.”
“그러게요.”
그때 종업원이 내가 주문한 회덮밥을 가지고 나왔다.
“여기 회덥밥 나왔습니다.”
“대박 회덥밥 시키셨어요?”
“네 왜요?”
“주문 도와드리겠습니다. 무엇을 주문하시겠어요?”
“아 저도 회덥밥주세요.”
“네 회덥밥 하나 주문이요. 금방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김사랑 강사는 종업원에게 회덥밥을 시킨 뒤 내게 말했다.
“아 저도 회덥밥 여기서 제일 좋아하거든요. “
김사랑 강사는 나와 좋아하는 음식 취향까지 같다라는 것에 대해 매우 놀라워하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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