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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미소녀 게임-61화 (61/599)
  • 〈 61화 〉 필라테스 학원 3

    * * *

    ­꿀꺽

    이현지 강사가 순간 고민하는 눈빛을 보이다가 내게 말했다.

    “네 안 그래도 저도 저녁먹어야 했었는데 같이 가요. 참고로 저 회원님이랑 같이 저녁식사하는 건 처음이에요. 원래는 안 그러는데 오늘 따라 희한하게 마음이 내키네요. 유명한 회원님이 편안하게 느껴져서 그런가?”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현지 강사.

    아무래도 내가 쓴 콩깍지 아이템의 효과인지 모르기 때문에 많이 당혹스러워 하는 눈치였다.

    “하하하하 사람마다 편하게 느껴지는 사람이 있기는 하죠. 그럼 가실까요?”

    나는 천연덕스럽게 넉살을 떨었다.

    “아 저 근데 죄송한데 부탁이 있는데………”

    ‘으잉? 왜 그러지?’

    “뭐요?”

    “저희 따로 나가서 밖에서 만나서 저녁 같이 먹으면 안 될까요? 아무래도 필라테스 강사인 제가 남자 회원님이랑 같이 저녁식사하러가면 필라테스 학원에서 안 좋게 볼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제가 지금까지 자제해 온 이유도 있구요.”

    ‘아하 확실히 그렇겠네. 필라테스 강사가 필라테스 회원이랑 사적인 만남을 가진다라고 하면 필라테스 학원측에서도 좋아할 일은 아니니까. 와 그럼 어쨌거나 저쨌거나 내가 이현지 강사랑 처음 식사하는 남자인거야? 크크크크 이현지 강사의 남자회원과의 저녁식사 첫경험을 내가 갖는 거네? 뭐 섹스 첫경험이 아니더라도 뭐든지 첫경험은 의미가 있지 하하하하하.’

    “아 네 그럴게요. 그럼 저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네 부탁드려요.”

    그렇게 나는 필라테스 룸에서 나와 다시 옷을 갈아 입고 카운터로 향했다.

    카운터로 향하니 카운터 알바녀가 내게 눈웃음을 치며 말했다.

    “1:1 필라테스 끝나셨어요 고객님?”

    “아 네 이제 집에 가려구요.”

    “1:1 필라테스는 어떠셨나요? 만족스러우셨나요?”

    “아 네 정말 잘 해주시던데요?”

    “그쵸? 1:1 필라테스가 아무래도 단체 필라테스보단 효율성이 좋거든요. 만약에 1:1 필라테스 더 등록하고 싶으시면 제게 말씀해주세요~”

    ‘아 난 또 나한테 관심있어서 말 건 건줄 알았는데 1:1 필라테스 수강 유도였구나 어쩐지 쩝.’

    “아 네 알겠습니다 수고하세요.”

    “네 안녕히 들어가세요.”

    그렇게 나는 필라테스 학원에서 나와서 밖에서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이현지 강사를 기다렸다.

    밖에서 필라테스 학원의 눈을 피해 이현지 강사를 기다리니 뭔가 학원이 알 수 없게 몰래데이트를 하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기다리는데 생각보다 이현지 강사가 나오는 시간이 길었다.

    ‘뭐지? 필라테스 학원 눈치보여서 일부러 오래있다가 나오려는 건가? 생각보다 오래 걸리네?’

    그렇게 한참을 기다리니 필라테스 학원에서 이현지 강사가 나오는게 보였다.

    ‘허걱 어우야.’

    이현지 강사가 필라테스 학원에서 걸어나오는데 머리카락이 젖어있다.

    아무래도 샤워까지 하고 나온 모양이였다.

    게다가 더 충격적인 것은 이현지 강사가 사복을 입고 나오고 있었다라는 점이었다.

    평소에 필라테스룸에서 몸에 딱 붙는 상의와 레깅스만 바라보다가 이현지 강사의 사복을 보니 느낌이 너무도 새로웠다.

    이현지 강사는 빨간색 티셔츠와 하얀색 테니스 치마를 입고 필라테스 학원에서 걸어나오고 있었다.

    ­두리번 두리번 두리번 두리번

    이현지 강사는 두리번 두리번 거리며 내가 어딨는지 찾더니 나를 알아보고 반갑게 손을 흔들며 나에게 달려왔다.

    ­두근 두근 두근 두근

    이현지 강사가 사복을 입고 달려오는 모습이 천천히 슬로우 모션으로 보이면서 왠지 모르게 심장이 두근 두근 거리기 시작했다.

    ‘어우야 필라테스 학원에서 공적으로 만나래랑 학원 밖에서 사적으로 만날때랑 느낌이 완전 다르네. 진짜 이쁘긴 이쁘구나 이현지 강사.’

    나는 이현지 강사의 사복을 입은 모습과 이현지 강사랑 사적으로 밖에서 만난다라는 사실에 설레며 이현지 강사를 웃으면서 맞이했다.

    “와우 사복입은 모습 진짜 이쁘시네요 이현지 강사님.”

    “어머 그래요? 감사해요 후훗.”

    ­휘리리릭

    말이 끝나자마자 나를 보고 눈웃음을 치면서 한바퀴 뱅그르르 도는 이현지 강사.

    이현지 강사의 움직임에 맞춰 하얀색 테니스코트 치마가 펼쳐지며 아름다운 원을 그렸다.

    그런 이현지 강사의 모습을 보니 마치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는 것처럼 설레기 시작했다.

    “큼큼 자 그럼 저녁 먹으러 가볼까요?”

    “네에~ 아 오랜만에 연어초밥 먹을 생각하니 설레네요. 그런데 이 근처에 연어초밥 맛집이 있어요? 금시 초문인데.”

    ‘당연히 금시초문이겠지 현재는 잘 안알려진 맛집이니까.’

    내가 지금 가려는 연어초밥 맛집은 몇년 후에 박종원의 동네식당에 나오는 맛집이었다.

    그전까지는 인기를 하나도 못 얻다가 박종원이

    ‘어우 여기는 뭐 솔루션이 필요없겠는디유? 이렇게 맛있는 연어초밥은 또 오랜만에 먹어보네. 제가 지난 주에 일본 출장을 갔다왔는디유 일본에서 먹은 것보다 더 맛있는 것 같아유~ 여기는 특별히 솔루션 할 거 없습니다. 가게 인테리어 좀 고치고 홍보 좀 하면 될 것 같아유. 여기 이 연어 초밥의 깔끔한 맛과 정갈한 외부 상태 봐서 주방 점검은 패스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박종원의 동네식당 방송이 나간후 엄청난 맛집이 되어 웨이팅 시간만 2시간이 되어버린 맛집이었다.

    하지만 이 동네에서도 외진 구석에 있고 인테리어도 너무 평범하게 되어 있어서 지금 시점에서는 장사가 잘 안되는 그런 식당이었다.

    “아 사람들이 잘 모르는 곳이에요. 저만의 맛집이라고나 할까요? 저 이현지 강사님 제가 아는 연어 초밥 맛집에 데려가 드리는 대신에 부탁이 하나 있어요?”

    “부탁이요? 뭔데요?”

    내가 부탁을 이야기 하자 두 눈이 동그래지는 이현지 강사. 아까의 이현지 강사의 부탁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내 표정이 이러지 않을 까 싶었다.

    “저 지금 제가 데려다 드리려는 맛집 저희 둘만의 비밀로 하면 안 될까요? 현지 강사님이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면 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생길 것 같아서요.”

    이현지 강사는 그제서야 별 것 아니라는 듯이 웃으며 내게 말했다.

    “하하하하 네 그럴게요. 별 것 아닌 부탁이네요. 근데 부탁해야 될 정도로 맛있는 거에요? 궁금하긴 하네. 명한씨도 잘 아시겠지만 남자들이 맛있다라고 하는 것과 여자들이 맛있다라고 하는 거는 많이 다른 거 아시죠?”

    잘 알고 있다. 여자들의 입맛이 남자들의 입맛보다 훨씬 까다로운 것을

    하지만 나는 박종원의 동네식당을 보았기 때문에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다.

    박종원의 동네식당에서 간호대 학생 4명이 모두 똑같이 연어 초밥을 시킨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간호대 학생 4명은 내가 지금 가려는 식당에 오면 연어 초밥만 시켜먹는다라고 사장님이 그러셨다.

    “아마 이현지 강사님도 좋아할만한 맛일 거에요 저희 그럼 내기할까요?”

    내가 내기 이야기를 꺼내자 흥미롭다라는 듯이 반응하는 이현지 강사.

    “네. 내기요. 만약에 제가 지금 데려가려는 것의 연어 초밥이 이현지 강사님에게도 맛있으면 다음번에 1:1 피티 무료 수강 한 번 해주시는 거 어떠세요? 대신에 제가 데려가려는 곳의 연어초밥이 이현지 강사님 입에 맛이 별로 없으면 제가 이현지 강사님한테 1:1 피티 수강권 한번 끊을 게요.”

    이현지 강사가 이야기를 듣더니 흥미롭다라는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좋아요. 대신에 약속 지키기에요. 저도 대신에 솔직하게 맛있다 없다 말씀드릴게요.”

    “네 좋아요.”

    이현지 강사 입장에서는 자기가 이기면 1:1 필라테스 비 벌어서 좋고 자기가 져도 어차피 돈 드는 것은 없기 때문에 구미가 상당히 당기는 조건이었는지 웃으면서 말했다.

    그렇게 나는 이현지 강사와 박종원의 동네식당에 나온 음식점을 찾아갔다.

    “어라 이렇게 구석진 곳까지 가신다구요? 여기에 음식점 있는 줄은 몰랐는데?”

    “여기 사람들 거의 안 오는 곳이죠?”

    “네 보통 대로변 가서 먹지 누가 이렇게 골목에 있는 식당까지 찾아와요. 으으 왠지 불안해지는데?”

    이현지 강사는 내가 좁은 골목길로 들어서자 왠지 불안한 기색을 내비쳤다.

    “하하하하하 믿고 따라오세요.”

    나는 요식업게의 대가 박종원 선생님의 말을 믿고 이현지 강사를 이끌었다.

    “안녕하세요. 이랏샤이마세 일식집입니다 두 분이세요?”

    “네 두 명이요.”

    “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안쪽으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두리번 두리번 두리번 두리번

    이현지 강사는 가게 안으로 들어오면서도 신기한 듯 가게 이곳 저곳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가게 내부는 매우 단조롭고 그냥 평범하게 인테리어 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현지 강사는 계속 미심쩍은 표정으로 가게 안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자리를 잡고 앉자 가게 주인이 메뉴판을 들고 우리에게 다가왔다.

    “아 저희 연어초밥 12pc 두 세트 시킬게요.”

    “아 두 분 다 같은 것으로 드릴까요?”

    “네.”

    “네 알겠습니다. 금방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사장님이 주문을 받아가자 이현지 강사가 의아한 듯이 말했다.

    “호오 인테리어는 그냥 평범하고 특이한 구석은 없네요. 맛집이라고 그래서 뭔가 숨겨진 그런 고수의 삘이 날 줄 알았는데 그냥 동네 구석에 있는 식당인 것 같네요. 그래도 뭐 명한씨가 데려와주셨으니 맛이 있겠죠?”

    이현지 강사는 기대 반 걱정 반이라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아무래도 며칠간 샐러드만 먹어서 그런지 먹는 것에 한 껏 민감해진 듯한 표정을 보이고 있었다.

    “걱정마세요. 제 주위 친구들은 다 맛있다라고 그랬어요.”

    “............주위 친구들 다 남자분들이셨죠?”

    “..............네…………”

    “................................”

    이현지 강사의 표정에서 살짝 후회하는 듯한 표정이 보였다.

    원래 실망감이 클수록 반전의 기쁨이 크기 때문에 일부러 나는 남자 친구들과 왔다라고 말해서 이현지 강사의 실망감을 한껏 드높였다.

    사실 전생에서도 여자 친구가 없어서 남자 친구들과 왔던 것이 사실이기도 했지만 말이다.

    그렇게 조금 기다리니 드디어 기다리던 연어 초밥이 나왔다.

    “여기 연어 초밥 12pc 두 세트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사장님이 물러가자 이현지 강사가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우와 상당히 깔끔하게 나오네요 되게 정갈하다.”

    가게 인테리어랑은 다르게 연어초밥을 담고 있는 그릇과 데코레이팅이 매우 이뻤다.

    여러모로 신경을 써서 주변 데코레이팅을 한게 보였고 무엇보다 연어초밥의 연어가 선홍빛으로 굉장히 선명하게 아름다운 색을 띠고 있었다.

    이현지 강사는 그러한 연어초밥의 모습을 보더니 휴대폰을 꺼네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일단 여자들이 휴대폰을 꺼네 먹을 것에 대한 사진을 찍으면 그 먹을 것이 이쁘게 데코레이팅이 되어있고 여자들의 마음의 든다라는 이야기이기 떄문에 나는 반쯤은 성공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 그럼 한번 먹어볼까요? 잘 먹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이현지 강사는 가게에 들어올 때보다 한 껏 밝아진 표정으로 연어 초밥을 젓가락으로 집어 와사비를 넣은 간장에 찍은 다음 입안에 넣었다.

    ­오물 오물 오물 오물

    이현지 강사는 자신의 입안에 들어간 연어초밥을 신중하게 씹기 시작하더니 점점 눈이 커지면서 동공이 확장되는게 보였다.

    ‘크하하하하하 거봐 역시 믿고 보는 박종원의 동네식당이라니까. 박종원 선생님이 칭찬했으면 이미 게임 셋인거라고! 박종원의 동네식당 프로그램 사랑합니다~~~~~’

    “우와 뭐야 대박. 이거 왜이렇게 맛있어요? 저 태어나서 이렇게 맛있는 연어초밥 처음 먹어보는 것 같아요! 저 진짜 연어초밥 좋아해서 일본 가서도 연어초밥 먹어봤는데 일본에서 먹어본 연어초밥이 이때까지 제일 맛있었는데 그 때 먹었던 연어초밥보다도 지금 먹는 연어초밥이 더 맛있는 것 같아요!”

    지린다라는 표현이 이럴때 어울리는 말일까? 이현지 강사는 감격에 겨워서 어쩔 줄 모르겠다라는 듯이 입으로 연어 초밥을 오물오물 씹으며 입을 가리고 나에게 이야기했다.

    아무래도 연어초밥을 먹긴 먹어야겠는데 나에게 자신이 받은 충격을 말해주고 싶어서 입을 가리고서 나에게 말을 하면서 연어초밥을 먹고 있는 모양새였다.

    ‘크하하하하하하 성공했어. 이현지 강사를 따먹기 위한 첫단추는 일단 잘 꿴것 같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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