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7화 〉 공대 엠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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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리는 한바탕 바닷가에서 물놀이를 마치고 해수욕장 해변가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자 여러분 재밌게 노셨으면 이제 숙소로 돌아가서 즐겁게 게임하고 술마실 준비를 합시다!”
“네에!”
그렇게 모두 다 숙소로 이동하는데 과대 형이 마지막에 남아서 뒷정리를 하는게 보였다.
예전 같았으면 노느라 정신이 없어서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지만 30살까지 살아보니 항상 이런 엠티같은 모임에서는 누군가가 고생을 해줘서 우리가 즐겁게 놀 수 있다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나는 혼자 남아서 뒷정리를 하는 과대형에게 다가가 말했다.
“형 제가 도와드릴게요.”
“아 명한아? 아냐 괜찮아 할 것 얼마 없어 금방 정리해 먼저 들어가서 놀고 있어.”
“아니에요 얼마 안남았어도 같이 하면 더 빨리 끝낼 수 있잖아요. 같이 정리해요.”
내가 그렇게 말을 마치고 남은 짐정리를 하자 과대형이 감동을 받은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명한이 너는 역시 과대를 해야 할 인물이야.”
“어휴 그런 소리 하지 마시고 같이 정리나 해요.”
“명한이 너 나의 의지를 계승해라. D의 의지가 아닌 과대의 의지.”
“과대의 의지 계승해봐야 뭐하게요. 저는 과대의 왕관의 무게를 견디기 싫어요.”
“야 과대 왕관이 얼마나 멋진데.”
그렇게 농담을 주고 받으니 어느새 과대형과도 꽤 친해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우리는 남은 뒷정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게임을 할 준비를 했다.
“자여러분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는 동안 제가 조를 짜 두었으니 조대로 앉으세요.”
“네 알겠습니다.”
공대에서는 아무래도 여자 학우들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남자 학우들의 불만을 없애기 위해 여자 학우들의 수를 각 조에 고르게 배치하곤 했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이아름과 김가영과 같은 조에 속해 있었다.
‘어라? 대박 나 이아름이랑 같은 조네?’
과대형을 보니 과대형이 나를 보고서 엄지 척을 하며 윙크를 보냈다.
내가 과대형을 도와서 뒷정리를 해준 것을 마음에 담아 둔 과대형이 과대에서 제일 이쁜 공대 여신인 아름이와 한 조에 넣어준 것이 틀림없었다.
‘크으으으으 이럴려고 과대형 도와준 것은 아닌데. 과대형 센스하고는. 역시 과대형이랑 친해져서 좋을 것만 있지 나쁠 것 하나도 없다니까. 감사히 같은 조 하겠습니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눈치가 보여 차마 엄지 척까지는 못하고 미소와 함께 과대형의 의도를 이해했다라는 듯이 꾸벅 인사를 했다.
“자 첫번째 게임은 돼지싸움 게임입니다~!”
“와아아아아~!”
돼지싸움 게임은 앉은 상태에서 무릎을 굽히고 무릎사이에 손을 넣어서 깍지를 낀다음 그 상태에서 이동해서 발로 상대방의 중심을 무너뜨리는 게임이었다.
이 엠티게임을 공대 남학우들은 상당히 좋아하는 게임이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합법적으로 여학우들과 스킨십을 할 수 있다라는 이유에서였다.
발로서 상대방을 쓰러뜨려야 하기 떄문에 여자들의 다리와 허벅지 부분을 거침없이 공략할 수 있었고 잘하면 경기를 하다가 여자들의 보지나 엉덩이에 발가락이 닿는 그런 엄청난 행운을 겪는 일도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공대 남학우들에게는 일종의 로망의 게임이나 다름이 없었고 과대형도 그러한 이유 때문에 이게임을 첫번째로 배치한 것 같았다.
“자 이번 게임은 돼지싸움 게임이기는 한데 조금 특별한 룰이 있습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저희 공대는 여자 수가 적기 때문에 여자들을 다 쓰러뜨리는 팀이 이기는 걸로 하겠습니다. 한 마디로 여자분들이 일종의 여왕돼지라고 할 수 있겠구요 남자분들은 그러한 여왕돼지를 보호해야 하는 기사돼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아아아아아 기사돼지!”
같은 과 남학우들이 기사란 이야기를 듣자마자 광분하기 시작했다.
무언가 같은 과 여학우들을 보호한다라는 그런 보호 본능 버프를 맞은 듯이 보였다.
“아이참 여왕돼지가 뭐야 가급적이면 여왕벌이라던가 여왕꽃이런것도 좋을텐데 센스없게.”
반면에 여학우들은 자신들을 여왕돼지라고 부르는 과대형에게 센스없다라는 듯이 눈을 흘기면서 투덜대다가도 자신들이 보호받는 입장이 되자 기분이 좋은 듯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
자 1조와 2조 나와주세요.
나는 아름이와 가영이와 함께 1조였기 때문에 앞으로 나가서 자리를 잡고 게임을 할 준비를 시작했다.
각 조에는 두 명의 여자들이 있었다.
그런데 게임을 하려고 자세를 잡는데 우리조 남자애들이 전부 다 아름이 쪽으로 붙어 있다.
모두 다 아름이를 보호하려는 듯 결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었다.
반면에 김가영쪽에는 한 명의 남자도 붙어 있지 않았다.
이것은 거의 김가영을 남자취급하는 수준이었다.
김가영은 이아름쪽에만 잔뜩 붙어있는 남자들을 보더니 이를 살짝 깨물고 한숨을 쉬더니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그런 김가영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하아 뭐 나도 남말할 처지는 아니긴 한데 이건 좀 심하긴 하네. 저런식으로 항상 인생을 살아오고 겪어왔던 건가. 저러니 성격이 삐뚤어질만 하지. 이렇게 객관적으로 보니까 왜 김가영이 이아름에게 다가오는 남자들을 히스테릭하게 다 쳐내는 지 알겠네.’
나 또한 한숨을 쉬고서 김가영 옆으로 가서 조용히 자리를 잡았다.
“으응?”
내가 자신의 옆으로 와서 자리를 잡자 두 눈이 동그래져서 의아한 듯이 쳐다보는 김가영.
“왜 내 옆으로 와서 자리 잡아?”
“응? 너 룰 못 들었어?”
“엥?”
“여자들을 보호해야 하잖아. 그러니까 너 옆으로 왔지.”
김가영은 혼란스럽다라는 듯이 우물쭈물거리면서 내게 말을 할까 말까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김가영이 말하려던 것은
“그러니까 왜 이아름쪽이 아니라 내 쪽으로 와? 남자들 다 이아름한테 가는데?”
라는 질문이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가경은 그런 말까지 하기는 자존심이 상하는 듯 잠시 우물우물 거리다가 말했다.
“고마워.”
“뭐 게임인데 뭘.”
그렇게 우리는 자리를 잡고서 게임을 할 준비를 시작했다.
“자 게임 시작합니다.”
“우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아~!”
그렇게 게임 시작과 함께 남자 학우들이 소리를 지르며 각자 자신의 조에 속해 있는 퀸카 여자애들을 중심으로 돼지 싸움을 진행해 나갔다.
정말 신기하게도 여자의 외모순으로 붙어 있는 남자애 수가 비례하고 있었다.
그렇게 주로 퀸카를 보호하는 쪽으로 게임이 진행되다가 틈이 보이기 시작하자 몇몇 남자 학우들이 상대방 퀸카쪽으로 달려들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남자들 특성상 수비보다는 공격이 더 적성에 맞는 듯 해서 그런 것 같았다.
자기가 적진에 침입하여 여왕돼지를 쓰러뜨리고 승리를 쟁취하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남자들의 로망아니겠는가!
또한 상대방 퀸카 여왕을 공격함으로써 상대방 퀸카 여왕의 다리와 허벅지를 느낄 수 있는 기회였고 운이 좋다면 보지나 엉덩이도 느낄 수 있는 그런 좋은 기회였기 때문에 남자들은 필사적으로 앞으로 달려나갔다.
그렇게 치열하게 전투가 벌어지는데 상대적으로 나와 가영이는 아예 관심밖에 있었다.
‘다...다행인건가?’
나는 가영이에게 조용히 이야기했다.
“우리 관심을 덜받고 있으니 조용히 구석으로 해서 뒤로 이동하자.”
“응.”
그렇게 전투가 혼전 양상으로 펼쳐지는 사이 관심을 받지 않고 있던 나는 가영이와 함께 뒤로 돌아갔다.
그렇게 열심히 뒤로 돌아간 후 나는 가영이에게 말했다.
“하나 둘 셋 하면 뒤에서 덮치자. 내가 먼저 가서 총알받이 할테니까 너가 뒤따라 들어와서 나랑 싸우는 애들 옆에서 공격해. 자 하나 둘 셋 가즈아아아~!”
“가즈아아아~!”
“어어어어어?”
마치 밤에 환하게 빛나는 전등에 꼬이는 곤충들 마냥 눈부신 미모의 아름이만 공격에 집중하다가 난데없이 뒤에서 들려오는 우리들의 함성 소리에 당황하며 뒤를 돌아보기 시작하였다.
돼지 게임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무릎을 굽히고 그 사이에 손을 넣어서 깍지를 끼고 중심을 잡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뒤를 바라볼 경우 중심이 흐트러지기 쉽다.
“크아아아앗 지금이다!”
갑자기 동요하는 상대편들을 보자 우리팀 남학우들이 용감하게 전진하여 혼란스러워하는 상대팀 남학우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원래 전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동요하지 않는 것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인데 당황하기 시작한 상대팀 남학우들은 공격을 받고 급격히 자세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또한 우리의 공격을 받게 된 남학우들은 돼지게임 특성상 발로 공격을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뒤로 돌아야 하고 돼지게임 자세에서는 뒤로 도는게 생각보다 상당히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생각보다 손쉽게 상대팀 남학우들을 공략해 나갈 수 있었다.
“쿠허허허앗.”
“아 젠장 넘어졌어.”
“으아아 언제 뒤로 돌아온거야?”
아무래도 남자 학우들의 눈에는 공대 여신인 아름이 밖에 들어오지 않았던 듯 했다.
내가 남학우들을 처치해나가고 있는 동안 김가영도 상당히 빠르게 다른 남학우들을 처리하고 있었다.
김가영같은 경우는 체격도 좋고 몸무게도 많이 나가는 편이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굉장히 자세가 남자들에 비해 안정되어 있었다.
또한 균형과 무게중심을 잘 잡아야 하는 돼지게임 특성상 남자가 여자보다 유리하다고 할 수는 없는 게임이었기에 김가영은 큼직큼직한 엉덩이와 무게로 중심을 잘 잡은 채 남자들을 잘 쓰러뜨려 나가고 있었다.
‘내가 보호해준다고 할 필요가 없었다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잘 싸우는 군.’
그때 김가영을 향해서 옆으로 돌진하는 상대팀 남자 학우
“어라? 으아아아아?”
그대로 김가영을 들이받기 시작하는데 김가영이 옆에서 공격을 받아서인지 중심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둥 바둥 아둥 바둥
위기에 빠지는 김가영
“흐라라라라라차찻!”
나는 그대로 뒤에서 빠르게 달려들어 김가영을 공격하던 상대팀 남학우를 공격했다.
“우허거거거걱.”
그대로 나의 공격을 받고 옆으로 쓰러지는 상대팀 남학우.
“괜찮아 가영아?”
“아...고마워.”
김가영은 자신을 위기에서 구해진 나를 매우 고맙다라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순간 알 수 없는 전우애가 우리 둘 사이에서 꽃피는 것 같았다.
“가자아아아 가영아~~~!”
“응 가자으으아아아 명한아~~! 돌격!”
그렇게 우리는 적진을 휘젓는 기동대마냥 뒤에서 적진을 흐뜨리며 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앞에서도 우리의 주력군이 상대팀 남학우들을 하나 둘씩 쓰러뜨리고 여왕 돼지 둘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꺄아아아악!”
“아으아아아앗!”
그렇게 쓰러지는 여왕돼지 두 명.
우리팀의 승리로 끝이 났다.
“우아아아아아 명한아 우리가 이겼어~!”
“크하하하하하하 그러게 우리가 이겼어~!”
우리는 깍지를 풀고 자리에서 일어나 방방방 뛰며 강강수월래를 돌면서 좋아했다.
“우하하하하하 이자식들 너네 멋졌다 어떻게 뒤로 돌아갈 생각을 한 거야 아니 그보다 언제 뒤로 돌아간거야?”
“야야야야야 너네가 뒤에서 공격하기 시작하자 쟤네 진영이 다 흐뜨러졌어. 너네가 뒤로 돌아가서 공격하니까 쟤네가 당황한게 눈에 다 보이더라.”
“크크크크크크크 그 시점부터 승부가 기울었지. 와 명한이랑 가영이가 승리의 일등 공신인데? 잘했어!”
“명한아 가영아 정말 멋졌어. 덕분에 공격 거의 안 당했어.”
같은 팀 남학우들과 아름이가 우리에게 뛰어와서 우리는 같이 방방 뛰면서 승리를 자축했다.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오오 오오오오오오오오~”
우리는 마치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한 것 마냥 기쁨의 노래와 함성을 불렀다.
공대생들이어서 그런지 단순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엄청난 경기를 이긴 것 마냥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렇게 같은 조 팀원에게 둘러쌓여 승리의 영웅이 된 것을 느끼니 마치 하늘로 날아오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김가영을 쳐다보니 김가영도 행복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뭐 사실 이아름을 공략하기 위해서 김가영이랑 친해지려는 목적으로 이렇게까지 한건데 이렇게 하는 것도 그렇게 나쁜 기분은 아니네.흐하하하하 어찌되었거나 나 때문에 우리팀이 승리하니까 기분은 째지네 푸하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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