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실 미소녀 게임-46화 (46/599)
  • 〈 46화 〉 공대 엠티

    * * *

    김가영은 충격을 받은 듯이 아무말도 못하고 말없이 짐을 받아 건너갔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힐끗 보니 광석이형과 지훈이의 경악스러운 얼굴이 보였다.

    과대형도 충격을 받은 듯한 얼굴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렇게 짐을 옮기는데 몇발짝 안 걸어간 이아름과 김가영에게 공대 남학생들이 다다다다 달려가기 시작했다.

    ­다다다다다

    “아름아 짐 이리줘 내가 들게.”

    “아 명한이 쟤는 왜 여자들한테 짐을 들라고 난리야. 남자들도 많은데.”

    “그러게 짐같은 건 남자들이 들어야지 왜 연약한 여자들에게 짐을 들라고 해.”

    “아름아 짐 나한테 줘 무겁지? 아이고 내가 먼저 들어줬어야 하는 건데.”

    “아니야 아름아 짐 나한테 줘 내가 들게.”

    “아..아니야 괜찮은데….”

    남자 학우들은 이아름에게서 거의 짐을 뺏다시피하면서 짐을 들었다.

    이아름의 짐을 채가자 다른 남자 학우가 어쩔 수 없다라는 듯이 마치 이아름에게 잘 보여겠다라는 표정으로 김가영의 짐도 들기 시작했다.

    ‘고마워.”

    그렇게 이아름과 김가영 주위에 남자 학우들이 둘러싸며 이야기를 하면서 버스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하아아아아 남자들의 호의를 당연하게 여기는 여자들도 문제지만 저렇게 앞뒤 안가리고 여자들한테 달려드는 남자들도 문제라니까 환상의 콜라보레이션이지.’

    그렇게 나는 공대 여자들에게도 똑같이 짐을 나누어 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공대 여자들은 당황한 듯이 짐을 나에게 받다가 얼마 안 가서 자신의 짐을 대신 들어주는 남자 공대생들에 의해 편하게 버스에 탑승하기 시작했다.

    과대형은 그런 나를 보더니 진지한 얼굴로 다가와서 내게 말했다.

    “명한아.. 너 여자애들에게 그렇게 하면…..”

    ‘아 내가 컨셉 유지하느라고 너무 오버했나. 하긴 공대에서 여자들에게 나처럼 대하는 게 말이 안 되지.’

    “아 죄송합니다 형. 주의할게요.”

    “응? 뭔소리야. 너 여자애들에게 그렇게 하면 너무 멋있잖아 라고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으잉 이게 뭔소리야?’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와 나 공대 과생활하면서 여자들에게 너처럼 대하는 애 처음봤다. 보통 공대남자애들은 어떻게든 여자애들 꼬셔보려고 난리치는 법인데. 지금 저렇게 여자애들 짐 들어주는 애들처럼 말이야. 근데 너는 남녀 구분없이 그냥 짐을 넘겨주는 거보고 완전 새로운 충격먹었어.”

    “아 그래요? 감사합니다.”

    나는 과대형의 예상치 못한 칭찬에 정신이 어벙벙해졌다.

    “너 혹시 나중에 과대할 생각 없냐?”

    “네 과대요? 에이 제가 어찌 그런 일을 맡아요.”

    “왜 너 자발적으로 과일 거드는 거랑 여자애들이랑 남자애들 차별하지 않고 대하는 거 보니까 과대할만한 재목인 것 같은데. 나중에 과대할 생각 혹시 생기면 말해. 내가 밀어줄게.”

    나는 과대형한테 호감을 사서 나쁠 것은 없다라는 생각에 일단 감사하다라고 이야기하기로 했다.

    “네 그럴게요 형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 아무튼 잘 부탁한다.”

    그렇게 과대형이 가고서 광석이형과 지훈이가 내게 다가왔다.

    “와 명한이 너 진짜 뭔가 똘끼 있다고 생각하긴 했었는데 제대로 똘기보여주는 구나 오늘.”

    “와 어떻게 여자애들에게 짐을 넘길 생각을 하냐. 어떻게 보면 멋있다.”

    “이러니까 내가 내 여동생을 믿고 맡기지. 크크크크 역시 내가 보는 눈이 있다니까.”

    ‘아니에요 형 저 지금 이아름 따먹으려고 컨셉질 하던 중이었는데 형이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 거에요.’

    “명한아...나 진짜 진지하게 궁금한거 있는데…”

    지훈이가 심각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뭔데?”

    “너………..혹시………..뭐 남자 좋아하거나 그런거 아니지?”

    “미친새끼 꺼져. 토나와.”

    “크크크크크 휴우 다행이네 혹시나해서 물어봤다 야. 아니 어떻게 공대 여신 아름이한테 짐을 넘길 생각을 해. 그러니까 그렇게 합리적 의심을 할 수 밖에 없지.”

    “잔소리 말고 짐이나 날라 미친넘아.”

    “크크크크 그래 미안하다.”

    그렇게 나는 지훈이와 투닥투닥하며 마지막 짐정리를 했다.

    “자 모두 버스에 올라타세요.”

    그렇게 우리는 버스를 타고 엠티 장소로 떠났다.

    그렇게 버스를 탔는데 버스 뒷자석에 주로 여학우들이 몰려서 앉고 그 앞을 남학우들이 에워싸듯이 자리를 채워 앉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가는 엠티여서 그런지 상당히 신이 난 분위기와 함께 버스가 출발했다.

    [

    푸른 언덕에 가방을 메고

    황금빛 햇살 미래를 여는

    바다를 향해서 푸른산을 향해서

    먼 동이 트는 새벽 아침에

    도시의 어둠 수많은 걱정

    빌딩 도시를 벗어나봐요.

    그렇게 우리는 여행을 떠날까요 노래를 부르며 신이 나게 엠티 장소로 향했다.

    한참을 버스가 고속도로를 타고 가자 우리의 엠티 장소인 대천 해수욕장이 나타났다.

    “바다다~!”

    “으아아아아아아~!”

    버스가 대천 해수욕장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모두 신나게 바닷가를 향해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푸욱 푸욱 푸욱 푸욱

    바닷가로 향하는데 대천해수욕장의 모래사장이 우리를 반겼다.

    너무도 아름다운 풍경과 시원한 바람에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자 숙소는 A동 B동 잡아놨으니까 두개 다 이용하면 되구요. A동은 남자학우들이 이용하고 B동은 여자학우들이 이용할게요. 자 모두 숙소로 가셔서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오세요.”

    “네 알겠습니다.”

    우리는 과대 형의 지시에 따라 숙소로 옷을 갈아 입으러 갔다.

    그렇게 광석이형과 지훈이와 옷을 벗는데 광석이형과 지훈이가 운동을 상당히 열심히 했는지 몸에 근육이 꽤 붙어 있었다.

    “오 광석이형 몸 좋네요? 지훈이 너도 몸 좋네.”

    “.......여친이 없잖아….”

    “........맞아 여친이 없잖아….”

    “아니 몸 좋은거랑 여친없는 거랑 무슨 상관이에요?”

    “여친이 없어서 운동만 했어..”

    “나도…….”

    ­숙연

    “...............”

    “...............”

    “..............”

    왠지 모르게 가라앉는 분위기.

    순식간에 분위기가 우중충해졌다.

    “하하하하하하하 몸 좋으면 여친 만들면 되죠. 여자들은 몸 좋은 남자들 좋아한다구요.”

    “....그...그렇지? 힘내보자 으하하하하하.”

    “그..그래 자신감을 가져요 우라차차차차!”

    역시 공대남들답게 단순하다고 느꼈다.

    그렇게 우리들은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갔다.

    ­타타타타타탓

    “바다야 우리가 간다. 기다려라!”

    “으라차차차차차 바다다 바다!”

    “우라라라라라라 바다다!”

    그렇게 우리는 바닷가를 향해 신나게 뛰어갔다.

    ­첨벙 첨벙 첨벙 첨벙

    “우와아아아아 엄청 시원해.”

    “아아아아 너무 좋아 으으으 차가워.”

    “와아아아아 기분 엄청좋아 바닷물 시원한거 봐봐.”

    우리는 대천 해수욕장의 바다가 전해주는 시원함과 청량함에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그때였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

    “끄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

    우리의 환호성과 비교가 안되는 환호성이 뒤쪽에서 갑자기 들려왔다.

    뒤를 돌아보니 공대 여학생들이 수영복을 입고 걸어오고 있었다.

    공대 여학생들의 수영복은 상당히 다양했는데 원피스부터 래시가드 그리고 물놀이용 복장 그리고 아주 드물게 비키니가 보였다.

    그리고 공대 여신인 이아름은 노란색 비키니를 입고 있었다.

    ‘어우야 죽이네.. 역시 공대 여신 이아름인건가.’

    [Almost paradise 이세상보다 더 눈부신

    날 향한 너의 눈빛에 온 세상 다 품은듯해

    In my life 내 피곤한 삶에 이슬처럼

    내게로 와 준 네 모습을 언제까지나

    바라볼 수 있다면]

    그렇게 공대 여신 이아름이 노란색 비키니를 입고 걸어오는데 길쭉 길쭉 한 다리의 걸음걸이와 함께 꽃보다 여자 OST가 들려오는 듯 했다.

    공대 남자애들은 모두 다 침을 질질 흘리며 이아름을 바라보고 있었다.

    ‘으응?’

    나도 그렇게 정신없이 이아름을 바라보고 있는데 이아름 옆에서 꼬물꼬물 움직이고 있는 생명체가 보였다.

    ‘아 가영이도 있었구나.’

    김가영은 수영복을 입었는지 안입었는지도 모르게 흰색 티셔츠와 짧은 바지를 입고 이아름의 옆에서 같이 걸어오고 있었다.

    큼직큼직하게 걷는 이아름에 비해 김가영의 걸음은 종종 걸음으로 느껴졌다.

    ‘아아 이아름의 미모가 워낙 뛰어나니까 김가영이 배경처리가 되었네.’

    그렇게 이아름과 공대 여학우들이 수영복을 입고 오자 공대 남자 학우들은 모두 그녀들에게 달려가서 반기기 시작했다.

    “우리 같이 공놀이하자!”

    “우리 같이 물놀이하자!”

    ­힐끗

    ­힐끗

    광석이형과 지훈이가 그녀들과 나를 번갈아보더니 내게 말했다.

    “저기 명한아…”

    “명한아…”

    나는 그들이 무슨 말을 할지 알고 있어서 손을 휘익 휘익 내저으며 말했다.

    “가요 가.”

    “으하하하하하하 고마워 그럼 갔다 올게!”

    “우아아아아아아아아 고마워 얘들아 나도 같이 놀자!”

    ­첨벙 첨벙 첨벙 첨벙

    미친듯한 속도로 광석이형과 지훈이는 공대 여학우들이 있는 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나도 마음같아서는 그녀들과 어울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어차피 그녀들과 어울려봐야 따먹지도 못할거 이아름을 공략하는 것에만 최선을 다해 집중하기로 했다.

    나는 그렇게 바닷가 안에서 몸을 차갑게 식힌 후 모래 사장 위로 걸어와서 썬베드에 누워서 햇살을 즐기기 시작했다.

    순간 내가 아싸가 된 듯한 느낌이었지만 오랜만에 이렇게 사람이 드문 해변가에 누워 햇살을 즐기며 태닝을 하는 기분도 나쁘지 않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우리과 남자애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나혼자 썬베드에 누워서 햇살을 즐기고 있었다.

    반대로 말하면 여학우들 주위에서 득실득실한 남자 학우들과 는 달리 나는 상당히 유니크하고 독특한 존재로 여자 학우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그런지 물놀이를 하는 여자 학우들이 나를 신기한 듯 힐끔힐끔 보는게 느껴졌다.

    ‘이것이 살려고 하면 죽고 죽으려고 하면 산다. 아니지 여자를 따먹으려하면 못 따먹고 안 따먹으려 하면 따먹는다인건가. 마음을 비우고 접근하자. 조급해 해봐야 좋을 거 하나도 없다.’

    그렇게 한참을 햇살을 즐기고 있으니 남자 여자들 모두 물놀이를 하느라 지쳤는지 하나 둘 해변가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내 주위에 여자들이 썬베드에 눕기 시작했다.

    애초에 썬베드는 갯수가 많치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 여자 학우들이 눕고 남자들은 그냥 모래 사장에 눕기 시작했다.

    그래서 순식간에 여자들에게 내가 둘러쌓여서 썬베드에 누워있는 형상이 되었다.

    ‘어라 이거 뭐야? 이건 생각치도 못한 행운인데?’

    순식간에 여자들에게 나혼자만 둘러 쌓인 상황. 그러자 공대 여학우들이 나에게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

    “명한이 너는 물놀이 별로 안 좋아해?”

    “아니? 나 엄청 좋아하는데?”

    “진짜? 근데 왜 우리랑 물놀이 안 했어?”

    “아 사람이 너무 많아 보여서. 아까 남자애들이 전부 다 너네랑 물놀이하고싶어서 다 몰려갔잖아.”

    “너는? 너는 우리랑 물놀이하고 싶지 않았어?”

    “아 물놀이 같이하면 좋은데 굳이 번잡하게 수많은 남자들 사이에 껴서 물놀이 하고 싶지 않아서.

    이럴때는 한적하게 파도소리듣고 따스한 햇살 느끼고 시원한 바람 즐기는게 더 좋거든. 봐봐 얼마나 아름다워.”

    ­쏴아아아 쏴아아아아

    ­쩅 쨍

    ­스으으윽 스으으으윽

    여자애들은 내 말대로 잠시 자연의 풍경과 소리를 감상하기 시작했다.

    “그러네 명한이 너가 참 현명한 거구나.”

    “그러게 명한이 너는 진짜 뭔가 독특한 매력이 있다. 보통 이런데 오면 여자들이랑 놀고 싶어하는게 당연한거 아냐?”

    “그러게 명한이 너 너무 여자 보기를 돌같이 하는 거 아냐? 너 혹시..”

    “나 게이 아니다. 여자 좋아해. 건강한 남자야. 다만 여러 여자한테 껄떡대는 스타일이 아니라 내 여자한테만 잘해주는 스타일이라서 그래.”

    “아아……대박 멋있다 명한아 너...”

    그말을 들은 여자애들의 눈빛이 호감의 눈빛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살짝 떨어진 곳에서 나의 이야기에 몰래 귀를 기울이고 있던 이아름과 김가영의 눈빛도 호감의 눈빛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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