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실 미소녀 게임-38화 (38/599)

〈 38화 〉 편의점 알바 2

* * *

‘누구지?’

그리고 머리 속을 스쳐지나가는 한장면

지난번에 이형인이 보여준 사진에서의 남자가 편의점의 문을 열고 들어오고 있었다.

바로 이형인의 남자친구.

‘어라? 이형인의 남자친구가 여기서 왜 나와? 헤어졌다면서? 헤어진게 아닌가?’

나는 뜬금없이 등장한 이형인의 남자친구에 머리속이 혼란스러워졌다.

나는 어안이 벙벙해져서 옆의 이형인을 쳐다봤다.

이형인도 너가 여기에 왜 와라는 표정으로 얼어붙어 있었다.

‘헤어진건 맞긴 맞나 보네. 흐으으으음 그럼 남자친구가 다시 이형인을 잡으러 온 건가?’

나는 일단 잠시 사태를 지켜보기로 했다.

“형인아~!”

이형인의 남자친구는 문을 열고 들어오자 마자 이형인에게 돌진했다.

“여기는 왜 왔어?”

앙칼지게 말하는 이형인. 냉담한 태도와는 달리 표정이 울듯한 복잡미묘한 표정으로 바뀌어있었다.

“너가 보고 싶어서 왔지. 내 연락도 안 받고. 카톡도 읽지를 않고 그래서 내가 너 일하는 곳까지 찾아 온 거야. 우리 잠시 이야기 좀 하자.”

“난 너랑 할 이야기 없어 돌아가.”

“그러지말고 형인아 우리 이야기 좀 하자. 우리 이렇게 헤어질 사이는 아니잖아.”

“우리가 어떤 사이인데? 우리 이미 헤어진 사이야. 그리고 이렇게 할 거였으면 바람을 피지 말았어야지.”

“아이참… 그이야기를 왜 해 여기서...잠시만 편의점 밖으로 나가서 이야기 좀 하자 형인아.”

이형인의 남자친구가 내 눈치를 보더니 말했다.

“나는 너에게 할 말 없어. 돌아가.”

이형인은 자신의 남자친구에게 냉정한 눈초리로 말하다니 나를 힐끗 올려봤다.

그때 상태창에서 메세지가 떴다.

[이형인의 남자친구가 이형인을 데리고 나가서 이야기를 하려는 상황입니다. 당신은 어떠한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1.일단은 이형인의 남자친구와 이형인의 문제니 그대로 이형인의 남자친구가 이형인을 데리고 나가게 내버려 둔다,]

[2.이형인이 현재 알바중임을 강조하며 이형인의 남자친구가 이형인을 데리고 나가지 못 하도록 막는다.]

[3.이형인의 남자친구앞에서 이형인의 새로운 남자친구 행세를 하면서 이형인의 남자친구를 이형인에게서 강력하게 떼어낸다.]

[4.이형인과 이형인의 남자친구의 남자친구가 편의점 안에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잠시 자리를 비켜준다.]

‘호오 지금 이형인의 남자친구 때문에 선택지가 생겼다 이거지. 잠시만 일단 세이브부터 해놓자.’

나는 상태창에서 세이브를 눌렀다.

[현재 선택지의 상황을 세이브하도록 하겠습니다. 세이브를 하는데에는 100골드가 소요됩니다. 세이브하시겠습니까? 예/아니오]

나는 예를 눌렀다.

[현재 상황을 세이브 하였습니다. 100골드가 차감되었습니다.]

‘자 일단 안전하게 세이브를 했고 무엇을 해야 하나?’

나는 선택지를 하나 하나 꼼꼼이 읽기 시작했다.

‘가만 있어봐 일단 4번은 아닌 것 같은데… 둘이 이야기 하도록 내가 굳이 자리를 비켜줄 필요는 없잖아? 일단 4번은 제끼고….1번도 아닌 것 같은데.. 일단 내 입장에서는 이형인과 이형인의 남자친구가 다시 잘 되서 좋을게 없잖아.이형인과 이형인의 남자친구가 헤어져야지 이형인을 앞으로 마음껏 따먹지. 일단 그럼 1번과 4번은 아닌것 같고.. 2번과 3번 중에 하나를 선택하면 될 것 같은데… 근데 3번도 아닌 것 같긴 해 왜냐하면 이형인이 아까 너따위가 내 남자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이런 류의 말을 했잖아. 그리고 사귀거나 썸타는 사이도 아닌데 남자친구 행세하는 것도 좀 그렇고 이형인이 너가 뭔데 내 남자친구야? 이러면서 코웃음치면 이형인의 남자친구 앞에서 개망신 당하는 거지. 그럼 아무래도 2번 같은데...역시 객관적으로 알바 중임을 어필해서 일하는 중간에 자리를 비우기 어렵다는 게 제일 깔끔하지 않을까? 이형인과의 관계에서 오버스럽지도 않고 말야. 그래 결정했어! 2번 시나리오로 간다!’

나는 2번 선택지를 선택하였다,

[2.이형인이 현재 알바중임을 강조하며 이형인의 남자친구가 이형인을 데리고 나가지 못 하도록 막는다를 선택하셨습니다. 2번 시나리오로 스토리를 진행합니다.]

“그러지 말고 형인아 이야기 좀 하자니까?”

이형인의 남자친구가 이형인에게 다가와 이형인의 손목을 잡고 밖으로 데려 나가려고 하기 시작했다.

“싫어 이거 놔아~”

‘이때가 내가 나서야 할 타이밍인 듯 싶군.’

“저기요.”

“네?”

“죄송한데 지금 형인이 편의점 알바 중이거든요. 편의점 알바 일을 하는데 이렇게 개인적인 용무로 방해하시는 건 아닌 것 같은데요?”

“아….그...그래도…”

“형인이 지금 편의점 근무복 입고 일하시는 거 보이지 않으세요? 아무리 전 남자친구라고 하시더라도 전 여자친구가 일하는 직장에 오셔서 이렇게 하시는 건 좀 곤란한 것 같은데요. 편의점 점주님 눈치도 보이고 편의점 점주님이 알게 되면 형인이 편의점에서 짤릴 수도 있는데 왠만하면 일단 그냥 나가시고 다음에 이야기하시는게 어떨까요?”

그러자 이형인의 남자친구가 잠시 고민하는 표정을 짓더니 이형인에게 말했다.

“그렇네 그러면 너가 곤란하겠네. 형인아 그럼 내가 너 알바 끝날 때까지 밖에서 기다릴게. 알바 끝나고 나서 이야기하자.”

“나 알바 끝나려면 아직 8시간도 더 남았어.”

“그정도는 다시 기다릴 수 있어. 밖에서 기다릴게.”

“........8시간을……..?”

“그래 너에게 잘 못을 한 대가를 치루기 위해서 8시간은 아무것도 아니야. 밖에서 무릎꿇고 기다릴까?”

“아냐 그럴 필요 없어. 돌아가.”

무릎꿇고 기다릴까라는 말에 이형인이 살짝 흔들르며 말이 누그러지는게 느껴졌다.

‘어...어째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간다?’

“아냐 밖에서 기다릴게. 그럼 힘내서 일해 형인아..내가 다시 한 번 잘 못했어. 우리 진지하게 다시 한 번만 딱 한 번 만 이야기해보자…”

“알았어 밖에서 기다리던지 말던지 마음대로 해.”

“무조건 기다릴게. 그럼 밖에 있을 게.”

그렇게 이야기하고 이형인의 남자친구는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이형인의 남자친구는 형인이의 시야에 보이는 곳에서 침울하게 기다리기 시작했다.

이형인은 그런 자신의 남자친구를 보며 불안하고 안쓰러운 듯 온갖 감정이 휘몰아치는 표정으로 자신의 남자친구를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이형인은 갑자기 나를 홰액 노려보았다.

“으응? 왜 갑자기 나를 노려봐?”

이형인은 화가 난 듯이 내게 말했다.

“왜 내 전남자친구에게 그런식으로 밖에 못 말해?”

“으응? 그게 무슨 소리야?”

“편의점 알바하느라고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한다고? 우리가 그냥 일적으로 얽힌 사이야? 내가 남자친구 때문에 힘들어하면 너가 공적인 것을 들먹이는게 아니라 개인적인 관계로서 나를 도와줘야 하는 거 아니야? 아까 내가 힘든 일 있으면 도와주고 어려운 일 있으면 같이 해결해주고 우울해하면 웃겨주고 해주기로 하지 않았어?”

“아………?”

‘분명히 그렇게 말하긴 했는데…. 힘든 일 있으면 도와주고 어려운 일 있으면 같이 해결해주고 한 거 아닌가?’

나는 무언가 이형인이 삐졌다라는 것을 눈치채긴 했는데 삐짐이 될만한 포인트를 찾는게 어려웠다.

‘뭐지 도대체? 여자의 마음은 이해할래야 할 수가 없네? 아니 일적인 걸 핑계로 상황을 잘 해결했으면 오히려 더 고마워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럼 설마 남자친구 행세라도 해줬어야 한다라는 거야? 근데 내가 남자친구가 되는 것은 분명히 싫다라고 했는데?’

나는 오늘 들었던 이형인의 말들이 상충되기 시작하면서 머리속 논리적 회로의 과부하가 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사이 이형인은 잠시 고민하다가 편의점 바깥으로 나가서 자신의 남자친구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이형인의 남자친구는 이형인의 이야기를 듣고서 표정이 환해지더니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성을 지르며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그 광경을 보고 본능적으로 선택지가 잘 못되었음을 깨달았다.

‘하아 잘못된 선택이었나보다. 이러니 내가 전생에 모쏠로 죽지. 다시 선택하자.’

나는 상태창을 눌러서 다시 로드를 눌렀다.

[저장된 시점으로 로드를 누르셨습니다. 로드하시겠습니까? 로드시 100골드가 차감됩니다.]

나는 다시 한 번 로드를 눌렀다.

[로드를 선택하셨습니다. 저장된 시점으로 이동합니다.]

[이형인의 남자친구가 이형인을 데리고 나가서 이야기를 하려는 상황입니다. 당신은 어떠한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1.일단은 이형인의 남자친구와 이형인의 문제니 그대로 이형인의 남자친구가 이형인을 데리고 나가게 내버려 둔다,]

[2.이형인이 현재 알바중임을 강조하며 이형인의 남자친구가 이형인을 데리고 나가지 못 하도록 막는다.]

[3.이형인의 남자친구앞에서 이형인의 새로운 남자친구 행세를 하면서 이형인의 남자친구를 이형인에게서 강력하게 떼어낸다.]

[4.이형인과 이형인의 남자친구의 남자친구가 편의점 안에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잠시 자리를 비켜준다.]

나는 이번에는 3번 선택지를 눌렀다.

[3.이형인의 남자친구앞에서 이형인의 새로운 남자친구 행세를 하면서 이형인의 남자친구를 이형인에게서 강력하게 떼어낸다를 선택하셨습니다. 3번 시나리오대로 스토리를 진행합니다.]

“저기요.”

“네?”

“죄송한데... 형인이가 곤란해하는 것 같은데 그만하시죠?”

그러자 완전히 벙찐 표정을 짓는 이형인의 남자친구.

“네? 그쪽이 뭔데요? 개인적인 남녀사이의 문제니 제 3자는 빠지시죠?”

“제 3자 아닌데요?”

“네? 제 3자가 아니면 뭔데요 당신이?”

“저 이형인이랑 새 남자친구인데요?”

­두우우우웅!

이형인의 남자친구가 마치 백톤짜리 망치를 얻어맞은 듯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옆을 힐끗 보니 이형인도 이형인의 남자친구와 마찬가지로 백톤짜리 망치로 한 대 얻어맞은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이형인의 남자친구는 나와 이형인을 번갈아가면서 쳐다보더니 이형인에게 믿을 수 없다라는 표정으로 물었다.

“그...그게 사실이야?”

이형인도 당황하면서 말을 얼버무리기 시작했다.

“그….그게….”

나는 어차피 3번 선택지를 선택한 이상 과감하게 스토리를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형인아 괜찮아 우리의 사이 말씀드려. 전남자친구 떼어내고 싶으면 우리의 사이 말씀드리는게 나을 것 같아. 아니면 전남자친구랑 다시 잘 되고 싶으면 다르게 말을 하던가.”

이형인은 나의 말에 동공지진을 일으키며 잠시 고민하다가 발끈하듯이 말했다.

“그래! 나 이미 새남자친구 생겼어! 그러니까 나에게서 미련 버리고 꺼져버려.”

­부들 부들 부들 부들

“이...이형인 너가 나에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너 나를 놔두고 바람을 핀거야?”

­피식

나는 순간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바랆은 너가 핀거고 이거는 바람이 아니지.’

“아니 바람은 당신이 핀거구요. 헤어지고 나서 사귄게 어떻게 바람입니까? 그리고 만약에 남녀가 그냥 아무문제없이 사귀다가 헤어지고 얼마 안되고서 다른 남자를 사귀면 도의적인 문제는 있을 수도 있지만 이건 애초에 그쪽이 바람펴서 헤어지고서 저랑 사귀는 건데 도의적인 문제도 없지 않아요? 그쪽은 아무말도 할 수 없어야 할텐데요?”

“뭐라고? 이자식이?!”

­꽈악

‘어..어라 이거는 예상치 못한 시나리오인데?’

이형인의 남자친구가 많이 흥분했는지 나의 멱살을 잡고 나를 들어올렸다.

나는 이형인의 남자친구가 물리적 힘을 나에게 가할줄은 몰랐기 때문에 많이 당황스러웠다.

“너가 이형인을 나에게서 떼어놓은 거야! 너 때문에 이형인이 나를 떠나가는 거라고! 이 개자식아!”

‘아니 이새끼도 뇌에 우동이 들었나. 지가 지만 바라보던 여자친구를 바람피어서 헤어지게 만들어놓고서 무슨 헛소리야 내탓하긴.’

“야 명한이한테 왜 그래! 이거 놔아아아아~!”

­바둥 바둥 바둥 바둥

이형인이 나의 목을 꽉잡고 있는 자신의 남자친구의 손을 풀려고 매달려서 바둥바둥 거렸다.

그래도 나를 위해서 자신의 남자친구와 싸워주고 있는 이형인을 보면서 묘한 행복감과 감동을 느꼈다.

“야 이 나쁜 자식아 이거나 먹어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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