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는 나만 지킨다-175화 (175/221)

제175화. 알 (3)

“커뮤니티 좀 살필게. 대기하고 있어.”

“넵! 대기하겠습니다.”

난 하윤하에게 말하고는 안쪽으로 더 들어간 뒤 커뮤니티에 접속해 항목을 살폈다.

[1,352,602,100 골드]

5년 동안 쌓인 골드는 13억 5천만.

보유 골드양을 확인하며, 스크롤을 내렸다.

그리고 소총 항목에서 멈췄다.

1라운드 때 내가 사용했던 권총은 군주 커뮤니티의 골드로 구매할 수 있는 항목이었다.

물론 이 같은 사실은 K의 말실수 덕에 사전에 알았던 정보였다.

권총 한 자루에 500만 골드.

소총으로 올라가면 1,000만 골드나 했다.

총을 사서 세력을 키우는 데 수지타산이 안 맞는 이유는, 이 말도 안 되게 비싼 가격 때문이었다.

솔직히 탄알이 무한대인 소총 한 자루에 1,000만 골드라면 어느 정도 이해는 하겠지만, 5.56mm 탄알이 개당 50만 골드나 하는 건 터무니 없이 비싼 값이었다.

30발 장전한 소총 한 자루가 2,500만 골드나 되는 것도 마찬가지.

1라운드 당시 K가 나에게 권총 한 자루를 쥐어 주며 말했던, 이는 엄청난 이점이라는 그 말이 납득이 되었다.

‘하지만 총을 사서 세력의 중심군(軍)을 구성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야.’

총은 정말 압도적으로 비쌌다.

일반적인 군주라면 총 한 자루 사는 것도 어려운 일.

실제로 보유 골드에 따른 순위를 매긴 창에서 군주들이 소유한 골드의 평균값을 계산한 수치가 있는데, 3,000만이었다.

사실상 나 같은 수준이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군주가 소유하고 있는 골드는 3,000만 안팎이라는 의미다.

익명으로 매겨진 순위라 랭킹 창에는 골드만 공개되어 있었다. 이 골드의 액수만 봤을 때 1위에 랭크 되어 있는 건 나였다.

‘2위는 5억 5천만 골드…….’

예상하건대, 메트로 세력일 것이다.

놈들은 부대 단위로 총을 운용한다.

도대체 얼마나 가지고 있을 진 몰라도 부대 단위로 총을 운용한다는 건.

지금까지 그들이 사용한 골드를 모두 합치면 내가 가지고 있는 골드양 정도는 가볍게 뛰어넘을 것이라는 의미다.

골드를 수급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이 몬스터와 던전, 그리고 시장을 통한 교환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오로지 시장을 통해 교환을 했으니, 상대적으로 골드 확보량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

만약 주기적인 토벌과 정복 전쟁을 벌였다면, 압도적으로 많은 돈을 벌어들였을 터.

메트로는 실제로 수많은 정복 전쟁을 벌였고, 서울 서부 지역에서 닥치는 대로 ‘헌터’들을 이용해 골드를 수급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하고자 하는 건, 단순히 군비 증강이 아니다.

총은 충분히 대체 가능하다.

지금의 오우거 한 마리가, 한 명의 소총수. 아니, 소총수 한 부대를 이기지 못할 것 같진 않았다.

오우거와 소총수 중 더 강력한 것을 고르라고 하면, 단언컨대 오우거다.

현재 난 오우거를 512마리 보유하고 있으니, 만경의 부대 분류에 따라 총 5개의 부대를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놈들이 소총 부대를 5개 부대 이상 가지고 있을까?’

단순히 계산해도 5개 부대를 모두 소총수로 운용할 재산은 가지고 있지 않을 거다.

1개 부대에 100명이니, 소총수로 꾸려도 25억 골드가 필요했다. 게다가 보급을 생각하더라도 절대 불가능한 수치.

‘말이 안 되지.’

아마 격자식으로 운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소총수 한 명에 10명의 호위 검사들이 붙는다거나.

아님, 1개 부대에 소총수 한 명만 있고 나머지 90명의 호위 검사들이 붙을 수도 있었다.

총이 아무리 대단하다 한들, 총은 아티팩트 플레이어와 오우거보다 강하지 않다.

‘총은 큰 이점이 아니야.’

그건 내가 처음부터 생각했던 것이었다.

총은 초반 정복전에서, 특히 일반 플레이어들 상대로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이 초반 정복전은 아니란 말이지…….’

이 의미는 단순명료했다.

메트로 세력의 성장 분기점이 꺾였다는 것.

이번 2.5라운드를 통해 놈들은 성장세를 유지하려고 들 테고, 이는 필연적으로 대전쟁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대비해야 돼. 무엇보다 국방력이 우선이야.’

난 다시 스크롤을 내렸다.

군주 커뮤니티는 쉽게 말해 멸망한 세계에선 더 이상 구할 수 없는, ‘현대 문물’을 구매할 수 있다.

즉, 골드는 이들을 구매할 수 있는‘캐쉬’다.

대표적인 것이 총이고, 전구부터 난로, 기름, 자동차, 배터리, 심지어는 콜라까지도 살 수 있었다.

난로가 150만 골드였으니, 차라리 난로를 살 바에는 내가 제작한 보일러 제작법 80만 골드를 구매하는 것이 이득이었다. 그러니 지금까지 불티나게 팔렸던 것이지만.

물론 단 1골드라도 아까운 이 시점에 커뮤니티로 무려 50만 골드나 하는 콜라를 사는 정신 나간 군주는 없을 거다.

불티나게 팔리는 항목은 불티나게 팔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팔리지 않는 항목은 여전히 파리만 날린다.

난 잘 팔리는 항목을 살폈다.

그리고 그중에 눈에 띄는 항목이 있었다.

담배와 술.

인간은 쾌락의 동물이다.

쾌락을 위해 살아가는 몬스터라고 봐도 무방하다.

세상이 이 지경이 되었음에도, 그들은 담배와 술을 찾았으며, 일부 골드 보유량이 많은 방랑자는 이 골드로 담배를 구매하기도 했다.

콜라나 과자 같은 것을 골드로 사는 건 정신 나간 것이나 다름없지만, 담배는 달랐다.

●[담배 한 개비- 10만 골드]

[이번 분기 잔여량: 1,035][분기 남은 일수: 105]

●[담배 한 갑- 200만 골드]

[이번 분기 잔여량: 77][분기 남은 일수: 105]

●[담배 한 보루- 2,000만 골드]

[이번 분기 잔여량: 25][분기 남은 일수: 105]

●[소주 한 병- 150만 골드]

[이번 분기 잔여량: 249][분기 남은 일수: 105]

‘역시…….’

소총의 미친 물가만큼이나 담배 역시 미친 듯이 비쌌다.

담배 한 보루가 총 한 자루와 동일한 가치라니.

사실 술과 담배라는 건, 이 세계의 가장 신분이 좋은 놈들의 독점 자원들이었다.

최고 엘리트 방랑자.

한 세력의 군주.

S급 플레이어.

그리고 몬스터 사냥꾼들.

당장 진재희만 하더라도, 전생에는 담배 수급을 골드로만 했다고 했다.

보스 몬스터 한 마리를 잡으면 대략 100만 골드 이상이 벌리니, 한 달에 서너 번만 잡아도 문제가 없었다는 거다.

물론 그녀에겐 조금 미안했지만, 그건 바보 같은 짓이다.

생존과 쾌락 중, 쾌락을 선택한 꼴이니.

사실 사치품은 말 그대로 사치일 뿐이지, 이것을 내가 독점한다고 하더라도 리그에 속해 있는 모든 이들을 휘어잡을 만큼 강력한 억제력을 지니고 있진 않았다.

하지만.

원래 세계는 소수의 사람들이 이끌어 갔다.

만약 내가 그들을 억제할 수 있다면.

정확히는 내가 그들의 자본력을 억제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남은 분기 105일 동안, 리그에 속하는 모든 자본은 나로 시작해, 나로 끝나게 될 것이다.

105일?

충분하다.

그 안에 나는 계획을 완성시킬 수 있다.

문어발처럼 영향력을 이곳저곳에 뻗을 생각은 추호도 없다.

난 내 세력과 내가 가지고 있는 힘을, 지금보다 더욱 강력하게 그 누구도 미치지 못할 만큼 성장시킬 것이다.

이 가치는, 날 더욱 돋보이게 만들 것이며 이 결과는 곧 ‘승리’로 이끌 것이다.

[담배 한 개비 x1035]

[담배 한 갑 x77]

[담배 한 보루 x25]

[소주 한 병 x249]

[구매 완료!]

[-1,131,000,000]

[남은 분기 당 구매 가능한 담배, 술이 없습니다.]

그렇게 나는 커뮤니티에서 살 수 있는 담배와 소주를 전부 사들였다.

매점매석.

11억을 써도, 내 남은 재산은 랭킹 10위 내였다.

말도 안 되는 재산이었다.

그만큼 지난 5년간 모은 재력이 빛을 발하는 것이겠지만.

그때 반대편 복도에서 포탈이 열렸다.

익숙한 목소리와 함께 아기천사들이 박스들을 가지고 튀어나왔다.

“배달 왔다-! 이 그지 깽깽이들아-!!!!”

“영차, 영차, 영차!”

“영차, 영차, 영차!”

관리자 F.

F가 데리고 온 아기천사들이 박스를 하나하나씩 창고에 내려놓기 시작했다.

F는 교활하게 웃어대며 소리쳤다.

“이봐-! 하수구 속 바퀴벌레만도 못한 놈들! 하하. 아주 재밌는 일을 벌였던데?!?”

* * *

“한 놈……. 두시기……. 석삼……. 너구리……. 이걸로 마지막. 아이-. 허리 아파라~. 하등 생물 배달일을 하는 것도 극한 직업이라니까. 극한 직업.”

F는 허리를 곧게 펴며 스트레칭을 했지만, 그녀에게 관심을 가지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11억이나 쓰다 보니 꽤 많은 양의 담배와 술이 창고에 쌓였다.

하윤하는 입술을 손바닥으로 가리며 감탄했다.

“저, 전부 다 사신 거예요?”

“응. 이렇게 보니까 별로 안 되네.”

강시온은 그렇게 평가했지만, 본인 눈에는 재산이 아무리 쌓여도 부족해 보이는 법.

그걸 바라보고 있는 진재희와 하윤하의 입이 떡하니 벌어질 정도로 엄청난 양이었다.

아기 천사들은 술과 담배를 모두 내려놓고, 포탈 속으로 되돌아갔다.

F는 강시온에게 말했다.

“근데 말이야~ 이렇게 사 놓으면, 리그의 모든 흡연자랑 애주가가 가만히 있을까? 널 찾아서 찢어 죽이려고 난리를 부리겠지! 스스로 무덤을 팠구나! 역시 하등한 종족 머릿속에는 하등한 생각밖에 없나?!”

F가 비꼬자 강시온이 답했다.

“찾는다는 것이 말이 안 되지.”

“왜? 왜왜??? 왜애애~???”

“그건 지난 5년간 증명했어. 내가 가지고 있는 담배와 술의 비축분은 이곳에 방치된 채, 시장에 나오지도 않았어. 만약 사라진 물량을 찾을 수 있었더라면, 진즉에 이 담배와 술이 털리고 말았을 거야. 근데 그러지 않았지. 놈들은 담배가 어디에 비축되어 있는지, 술이 어떻게 보관되어 있는지 몰라. 애초에 만경은 의심 대상에서 제외되거든. 우린 원래 담배와 술이 많으니까.”

“호오~ 호오오오~~~???”

“그리고 내가 바라는 건, 단순히 담배와 술을 비축하는 게 아니야. 내가 바라는 건, 시장의 혼란이지.”

“흐으으으으음~~~~???”

강시온은 하늘에서 ‘8’자로 날아다니는 F를 노려보며 말했다.

“미국이 압도적으로 강했던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이 유통하는 통화인 ‘달러’가 국제 시장의 기준이기 때문이야. 이유는 간단해. 미국이 장악한 석유회사들이 석유를 달러로만 팔았거든. 그건 미국 증권이 곧 전 세계 증권에 영향을 주는 결과를 낳았어. 시장을 거머쥐면. 강력한 전쟁 억제력이 생긴다. 이건 정론이지. 나도 같은 방법을 사용할 거야.”

“오~???”

F는 날아다니는 걸 멈추곤 입술을 오므리며 감탄했다.

강시온은 방의 천장까지 닿을 만큼 높이 쌓인 엄청난 양의 담배와 술을 바라보며 말을 맺었다.

“적어도 한반도 안에서 벌어지는 리그에선. 담배와 술을 사기 위해서 만경의 통화인 라이터를 사용해야만 할 거야. 네놈들이 설정한 골드가 아니라.”

그렇게 나는 시장을 접수한다.

경제를 먹는다면, 그 뒤의 일은 술술 풀리기 마련.

F는 빈정댔다.

“과연 네 뜻대로 될까~~? 요?”

“내가 그렇게 만들 거야. 이제 꺼져. 내 앞에서 모기처럼 앵앵거리지 말고.”

“우아아악-!!! 모기라니!!! 이 하등한 놈이! 감히 나한테?!?”

그 말을 끝으로 강시온은 금고 방에서 나왔다.

F는 정말 모기처럼 귀찮게 따라다녔다.

그런 F를 바라보며, 진재희는 확 베어 버리고 싶은 욕구가 치밀어올랐다.

강시온은 철저하게 F를 무시하며 진재희에게 말했다.

“아, 맞다. 네 친구. 이…… 호승이랬나?”

“아. 응. 호승이 맞아.”

“지금 부화장에서 일하고 있다지?”

“맞아.”

하윤하는 강시온의 명령을 받고, 세력에 속하는 온갖 동물 관련 전문가를 투입해 부화장을 만들었다.

이호승이 뭐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서 자처했기 때문이다.

강시온은 품 안에서 담배 한 갑을 꺼내더니 진재희에게 건넸다.

“네 친구라며. 그거 하나면 도시에서 생활하는 데 문제없을 거야.”

그녀는 조심스럽게 그것을 받아들고, 영문을 묻기 위해 그를 다시 바라보았다.

담배 한 갑. 강시온은 지금 그녀의 친구를 챙겨 주고 있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사람에게는 한없이 관대했으니.

하지만 진재희는 거절했다.

“아……. 아니야. 아냐. 괜찮아. 혼자서 잘 살겠지. 군인 일을 할 수도 있고.”

“받아. 아님, 버릴 거야.”

“……아. 응. 알겠어.”

진재희는 그가 건네는 담배 한 갑을 조심스럽게 받았다.

그때까지도 F는 계속해서 앵앵거리고 있었다.

* * *

진재희는 부화장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열댓 명의 사람이 소중하게 부화장을 관리하고 있었다.

물론 이호승은 관리인 중에서도 제일 말단이었다.

재희는 대걸레를 쥐고 열심히 바닥을 닦는 호승의 모습이 안쓰럽기도 했지만, 변화된 모습에 안심하기도 했다.

똑똑-.

그녀는 방문이 열려있음에도 노크를 했다.

그중 제일 큰 관리인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

“재, 재, 재, 재, 재희 씨! 아이구! 오셨습니까.”

과거 서울대공원 사육사로 일했던 자다.

“오늘 방문 예정은 없을 텐데, 갑자기 무슨 일이십니까?”

“아. 그냥. 볼일이 조금 있어서요.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 네. 네. 편하게 보십시오.”

큰 관리인은 웃으며 돌아갔다.

그는 뒤돌자마자 곧바로 부하직원에게 윽박지르며 열정적으로 일을 재개했다.

재희는 호승을 바라보며 손짓했다.

이리 오라고.

호승은 뚱한 표정을 짓더니 대걸레를 더 박박 문질러 댔다.

재희는 인상을 팍 구기고는 그에게 다가갔다.

“오라니까.”

“네가 와. 나 일하고 있잖아. 근데 왜?”

“아니, 살 만한가 해서.”

재희는 주위에 있던 박스에 앉았다.

그러자 호승은 식겁하며 그녀의 어깨를 쥐곤 일으켜 세웠다.

“아, 방금 닦은 건데! 일어나!”

“……되게 깐깐하네.”

“만경에선 노동이 제일 중요하다며? 너가 나한테 알려 준 거 아닌가?”

“……맞지만.”

“그래서 뭔데?”

진재희는 이호승을 힐끔 바라보았다.

그는 안경을 끼고 있었는데, 안경에 성에가 낄 정도로 땀 흘리며 일하는 모습을 보니 완전히 만경의 시민이 된 것 같았다.

진재희는 품에서 담배 한 갑을 꺼내 그에게 건넸다.

“?!”

이호승은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뭐, 뭐, 뭐, 뭐야?! 이, 이, 거, 거, 거금은?”

호승에겐 차마 말이 안 나올 정도로 거금이었다.

진재희는 그의 반응에 피식 웃어 보였다.

“진짜 여기까지 오면서 참느라 죽는 줄 알았다. 내가 다 피우기 전에 빨리 챙겨 놔. 너, 노동 기숙사에서 드워프랑 오크랑 같이 산다며? 거기 생활 환경도 많이 안 좋을 텐데.”

“아, 아, 아니. 사, 살 만하지. 근데 이건…….”

“집이라도 사. 담배 반 갑이면 아파트 살 수 있지 않나?”

“추, 충분하지…….”

“시온이가 줬으니까. 너 챙겨 주라고.”

“영웅께서……?”

“그래. 영웅께서 주신 거야. 이거 전해주려고 온 거야.”

진재희는 호승의 어깨를 툭 치며 지나갔다.

그녀가 뒤돌아 걸어가는 모습을 호승은 가만히 바라보았다.

손에 꼭 쥔 담배 한 갑이 이렇게 고마울 줄이야.

“재희야!”

호승이 부르자, 재희는 고개만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호승은 담배 한 갑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고맙다. 일부러 전달하러 와 줘서. 너도 많이 바쁠 텐데.”

“…….”

재희는 그의 고맙다는 말에, 묵묵히 감정을 정리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열심히 해라. 가끔 또 보러 올게.”

“응. 너무 자주 오진 마. 징그러우니까.”

“새끼. 말은.”

진재희는 피식 웃어 보이곤 부화장을 나섰다.

……훈훈한 감정도 잠시.

부화장의 최고 관리인은 소리쳤다.

“깨, 깨, 깨졌다-!!!!! 알이 깨졌어!!!!”

그의 말에, 진재희는 곧바로 되돌아왔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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