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0화. 정리 (2)
시민들의 함성이, 태양이 떠오른 순간부터 정오에 이르기까지 하늘 가득 울려 퍼졌다.
권좌의 방.
지금껏 그곳은 신성한 공간이며, 세력에 속하는 그 누구도 앉을 수 없는 자리였다.
하지만 영웅이 돌아온 뒤로는, 그 의미는 퇴색되었다.
권좌에 앉은 강시온은 턱을 괸 채, 자신에게 고개를 조아리는 수뇌부를 내려다보았다.
강시온의 눈빛은 모든 것을 압도할 만한 힘을 가졌다.
절대권력을 가진 자는 그저 말없이, 하인들의 목소리를 들을 뿐 그 어떠한 제안이나 말을 하지 않았다.
하인들은 자신들이 생각한 것을 주인에게 여쭙는 것일 뿐이고, 주인은 모든 결단과 결정만 내렸다.
“오우거의 개체 수는 5년 전과 비교하여, 총 512마리. 5배 정도 성장했습니다. 현재 도시 바깥에 파견된, 정현수 대장이 가지고 있는 10마리를 제외하고는 모든 개체가 도시를 수호하거나 건축하는 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윤하의 보고는 계속되었다.
“가담자는 총 310명. 그중, 지도층에 해당하는 31명은 파직하였으며, 현재 둥지 독실에서 처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담자와 배신자들의 처벌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하윤하가 보고를 올리는 사이, 총사령관이었던 황민재는 말했다.
“이석진 토지부장과 관련된 지도부는 세력에서 핵심 권력을 쥐고 있었습니다. 그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건 당연한 것이겠지만, 동시에 그들의 대체자를 찾아야만 합니다.”
“동의합니다만, 당장 그들의 대체자를 찾는 것보다 영웅의 위상을 바로 잡는 것이, 이 만경이 해야만 하는 마땅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윤하는 황민재에게 대답한 후, 권좌의 강시온을 올려다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석진의 처분은 어떻게 하실지. 여쭙습니다.”
하윤하의 물음에, 강시온은 눈동자를 내렸다.
그는 지금껏 권좌에서 훤히 보이는 운집된 시민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보수층의 핵심 인물이었던 건설부장이 말했다.
“쥐 새끼를 잡는데, 용을 베는 칼을 쓸 필요가 있겠습니까? 사지를 찢어 시장에 내거십시오. 마찬가지로 쥐새끼의 부하들도 모조리 죽여, 본보기로 삼는 것이 중요합니다.”
건설부장의 말에, 보수층의 의원들은 여기저기서 불만을 터트렸다.
“맞습니다! 감히 영웅을 우롱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세계는 격변의 시대입니다. 세력을 단합하여 하나의 적을 무찔러도 모자랄 판에, 감히 영웅을 가두고 세력을 분열시키다니.”
“진보층 전원을 척결하여, 후대의 본보기로 보여 줄 필요가 있습니다.”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그들의 뜻은 하나였다.
평소에도 보수층은 하윤하를 섬기며, 언젠가 돌아올 영웅 강시온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5년간, 영웅을 위한 자원들.
액수로 따지자면 어마무시한 자원들을 보냈던 것도, 모두 보수층 의원들이 사비를 털어 지원한 것이었다.
하지만 평소 만경의 3세대 시민들과 그들의 지도부는, 강시온의 존재를 가까이서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지원에 회의적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강시온이 만경에서 보여 준 압도적인 퍼포먼스는 이미 그들의 생각을 완전히 굴복시켰다.
진보층은 완전히 무너졌고, 권좌의 자리에 오른 강시온은 다시 만경의 모든 것을 통치했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정리한 건 결국 강시온 본인이었다.
그는 손가락만 들었고, 황민재는 모두를 진정시켰다.
숨 막힐 듯한 침묵이 이어졌다.
서로에게 열변을 토해 내던, 세력 안에서도 권력을 쥐고 있는 모든 지도층이, 영웅이 치켜든 손가락 하나에 침묵했다.
더 이상 이 세력 내부에, 강시온에 반기를 드는 자는 없었다.
그들은 떠올렸다.
처음 세력에서 수증기가 피어올랐을 때.
그리고 그 수증기를 만들어 낸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 냈을 때를.
또한 오우거를 이용해 주변 세력을 무력화했을 때와 그런 오우거를 길들인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냈을 때와.
동안과의 압도적인 전력 차를 뛰어난 지력과 리더십으로 이겨 냈을 때 역시 기억해 냈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조금 전 모든 세력의 영토에 누군가의 아티팩트가 가득 채워졌을 때를 떠올리며 전율했다.
모든 이들은 그 ‘누구’에게 고개를 숙였고, 오직 그만이 멸망한 세상의 유일한 빛임을 깨달았다.
강시온은 정점에 있을 자격이 있는 남자였다.
일용직 노동자였던 그는 지금, 10만 명을 거느린 황제가 되었다.
황제가 된 그는, 이제 나아가려고 했다.
그의 목표는 이제 하나였다.
이 리그를 끝내는 것이다.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뜻대로.
언제나 그랬듯이 말이다.
“…….”
강시온이 권좌의 자리에서 내려와 걸을 때, 대신들은 양쪽으로 갈라섰다.
찬란한 빛줄기가 그가 가는 길을 밝혔다.
그가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군중들의 함성은 더욱 커졌다.
마침내 그가 온 군중을 내려다볼 수 있는 위치에 섰을 땐, 군중들은 포효했다.
자신들의 주인이 돌아왔음에, 기뻐하는 군중들.
그들의 포효 속에는 본래의 자리에 돌아온 강시온에 대한 존경의 뜻이 담겨 있었다.
강시온은 도시 전경을 돌아보았다.
자신에게만 쏟아지는 환호.
거리를 빽빽하게 메운 군중들은 자신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모두의 앞에 서서, 선언했다.
내가 돌아왔다고.
* * *
군중들의 함성이 도시를 가득 채우던 때.
진재희는 군중 앞에 선, 강시온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모든 군중을 제어하자, 마침내 만경에 돌아왔음을 실감했다.
“네 친구인 거야?”
이호승이 물었다.
진재희는 고개를 끄덕여 대답을 대신했고, 이호승은 허탈하게 웃으며 말했다.
“정말 미친 남자네. 네가 처음 저 남자를 따르고 있다고 했을 때. 난 솔직히 안 믿었어. 네가 누군가를 따를 사람은 아니었잖아.”
“시온은 스스로 누구인지 증명했고, 난 그걸 따라가는 것일 뿐이야. 언젠가부터 우린 같은 꿈을 꾸었고, 난 저 사람을 도울 뿐이지.”
“원래부터 알던 사람은 아니었을 테고.”
“복잡해. 근데 왜?”
“어쩔 셈이야. 앞으론? 그를 따라서 계속 리그를 치를 거야?”
“응.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어.”
진재희는 그제야 시온에게서 눈을 떼, 이호승을 돌아보며 물었다.
“그러는 넌. 이제 어쩔 생각이야.”
복잡한 질문이었다.
지금껏 그는 목적 없이 죽을 날만을 기다리며, 떠돌아다닐 뿐이었다.
하지만 이제 삶의 의미를 되찾았다.
다시 만난 진재희는 착실하게 자신의 길을 다듬고 있었다.
이호승은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내가 뭘 해야 할지 알려 줄래?”
그의 물음에 진재희는 조금 마음이 차분해졌다.
기분이 이상했다.
전생에 살아남기 위해 모든 것을 죽여야 했던 진재희였다. 그런 그녀가 그나마 인간답게 살 수 있었던 건 호승과 친구들 덕분이었다.
그들과 함께였기 때문에 그녀는 이성을 잃지 않고 있었고, 또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런 친구들조차 목숨을 잃었을 땐, 진재희는 삶의 의미를 찾지 못했다.
그녀는 이호승이 떠나기 전, 자신에게 했던 마지막 말을 떠올렸다.
-강시온, 오직 그만이 이 리그에서 우승할 수 있어. 그를 지켜.
그건 진재희가 이번 생에 안양에 올라왔던 이유이기도 했다.
사실상 원래대로라면 이호승이 했던 말을, 이제 이호승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을 때, 진재희가 해 줘야 했다.
진재희는 한 차례 웃어 보이고는 말했다.
“오로지 강시온만을 위하고, 강시온만을 지켜. 오직 그만이 이 리그를 끝낼 수 있을 테니까. 네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거야.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다시 돌아가야지. 같이 음악 하던 그때로. 나 가수 만들어 주겠다며? 약속 지켜. 호승.”
진재희는 말을 끝맺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웃음에 이호승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 * *
한편, 최현지가 강시온을 바라보더니, 감상을 말했다.
“오오오. 저러고 있으니까. 진짜 왕처럼 위엄 있긴 하네. 근데 굳이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윤하까지? 응?”
호주머니를 뒤적거리던 최명준은 그녀에게 주의를 주었다.
“형님은 언제나 위엄이 있었어. 넌 좀 형님을 잘 모실 생각이나 해. 애가 말이야. 촐싹대고 촐랑대고.”
“네, 네. 너나 많이 모시세요.”
최현지는 빈정대며 그에게서 고개를 돌려 버렸다.
그러고는 진재희 곁으로 다가가 앉았다. 그녀는 의자에 앉아 회의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뭐해요? 동생님.”
“아무것도 안 해.”
진재희도 그 말만을 남기고, 최현지에게서 벗어나 자리를 옮겼다.
그러자 최현지는 인상을 구기며 꽥 소리쳤다.
“왜 다들 나만 애 취급인 건데?! 아니, 내가 제일 연상 아냐?!”
최명준이 담배에 불을 붙이며 물었다.
“너 몇 살인데.”
“너랑 비슷해. 멍청아.”
“크흠, 흠.”
둘의 대화는 반대편 복도에 나란히 있던 강남의 대신들에 의해 끊겼다.
강남의 대신들이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그들을 바라보자, 최명준은 단숨에 표정을 구기며 대들었다.
“……눈 안 깔아?”
험악한 최명준의 표정에, 강남의 대신들은 금세 고개를 돌렸다.
강남의 대신들은 저들끼리 소곤거렸다.
“소문처럼 무시무시하게 생기진 않았는걸? 저 최명준이라는 자, 말곤.”
“그러게요. 듣자 하니, 저 진재희라는 자는 일당백이 기본인 S급 플레이어라는데.”
“최현지는 또 어떻고요. 그녀도 엄청난 실력자라고 들었습니다.”
“젠장. 이제 만경의 국방력을 거의 따라왔다고 생각했는데, 영웅의 복귀로 저희 강남과 만경의 차이는 더 벌어진 것 아닙니까?”
“야-. 조용히 해. 쫑알쫑알. 놀러 왔어?”
“…….”
“…….”
최명준이 또다시 주의를 주자 강남의 대신들은 쭈그러들었다.
그때, 권좌의 방에서 정갈하게 차려입은 여인이 걸어 나왔다.
최현지는 처음에 여인이 누군지 몰랐다.
그 여인은 하윤하였다.
“윤하야……!”
뒤늦게 알아본 최현지는 그녀를 반기며 다가가 두 손을 꼭 쥐었다.
하윤하는 애써 웃으며 최현지를 품에 안았다.
최명준은 인사조차 하지 않았고, 진재희는 고개만 끄덕일 뿐, 그 이상은 없었다.
최현지는 끌어안은 하윤하의 얼굴을 살피며 물었다.
“진짜 이제 언니라고 불러야겠네? 언제 이렇게 컸어.”
“많이 컸죠.”
“존댓말은 뭐야? 푸하하. 웃기네. 근데 끝난 거야?”
“아닙니다. 아직……. 아.”
하윤하는 심히 당황스러운 듯 눈동자를 흘리고 있었다.
그러자 최현지는 하윤하의 양 볼을 손바닥으로 마구 비벼 대며 장난을 쳤다.
“귀여워. 부끄러워하는 거야? 응? 뭐 때문에? 뭐 때문에?”
“치워어.”
“오오오오. 위협이다. 윤하의 위협도 귀여워. 오랜만이다.”
“아으…….”
하윤하는 화를 내고 싶었지만, 이곳에는 강남의 대신들도 있었다.
체면이라는 것을 챙겨야만 했다.
윤하는 힘을 주어 최현지의 손을 뿌리치고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지금 쉬는 시간. 영웅께선 아직 권좌의 자리에. 아니, 그보다는.”
하윤하는 힐끔거리며 진재희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시선을 의식한 진재희가 물었다.
“왜?”
“아니……. 그.”
윤하는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에게 진재희라는 존재는 뭔가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자였다.
분명 세력에서 중심이 되는 강력한 힘을 소유하고 있는 자이고, 실제로 그녀가 없었다면 당장에 만경이 멸망해 버렸을 수도 있었다.
만경에서 진재희라는 존재가 가지는 가치는 실로 대단했다.
실제로 하윤하는 아티팩트 사용법을 진재희에게 배웠다.
스승 격이지만, 그래서 더 어색했다.
게다가 둘 사이에는 호칭 문제도 애매했다.
만약 진재희가 만경에서 직책이 있다면, 직책을 부르면 그만이지만 그녀는 아무런 역할을 수행하지 않고 있었다.
언니, 재희 씨, 재희 분, 스승님.
그 어떤 것도 어울리지 않았다.
물론 진재희를 대하는 건, 하윤하뿐만 아니라 거의 세력의 모든 이들이 불편해했다.
진재희는 강시온 외, 그 누구에게도 마음을 내준 적이 없었으니.
“왜. 무슨 일인데.”
진재희가 재차 묻자, 그제야 하윤하는 대답했다.
“……영웅께서 좀처럼 입을 열지 않으셔서요. 어떻게 하면 기분이 풀리실지 여쭙고 싶어서요.”
그 물음에 진재희는 조금 고민했다.
그녀가 알고 있던 사실은, 강시온은 하윤하에게 전혀 분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애초에 하윤하가 강시온의 기분을 어떻게 풀지 고민하는 것부터 이상했던 것.
하지만 정말 그가 화난 것일 수도 있으니까, 재희는 신중하게 답했다.
“글쎄. 난 딱히 네가 뭘 잘못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지금까지 네가 무슨 심정을 가지고, 세력을 어떻게 운영해 왔는지, 솔직하게 설명하면 될 것 같은데.”
진재희의 신중한 답변에, 하윤하의 눈빛이 초롱초롱하게 바뀌었다.
“네! 제가 해, 해 볼게요.”
윤하는 머리카락을 매만지고 옷 단장을 하고선 다시 권좌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재희는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진재희의 눈에는 아직까지 윤하는 아이처럼 보였다.
그때, 진재희의 시야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웠다.
옆에 서 있던 건 최명준이었다.
그의 키가 하도 커서, 순간 그림자가 드리울 정도였다.
진재희는 순식간에 표정을 구기곤 그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뭐야?”
“나도 물어볼 것이 있다.”
“꺼져.”
진재희는 그의 부탁을 단숨에 거절하곤 되돌아갔다.
그러자 최명준은 성큼성큼 앞으로 나가 진재희의 앞을 가로막았다.
“부탁한다!!! 5분이면 되니까!”
‘왜 이래, 이 새끼.’
최명준이 진재희를 개인적인 일로 부른 건 처음이었다.
최명준은 도무지 진재희가 넘어오지 않자, 말을 바꾸었다.
“형님한테 도움 되는 일이니까! 5분이면 돼! 제발 부탁한다!”
최명준은 그녀 앞에서 허리를 굽혀 부탁했다. 그는 웬만한 일이 아니고선 허리를 굽히지 않는 남자였다.
하지만 그가 자존심을 버리면서까지 진재희에게 부탁할 일이 있다는 건, 꽤 중요한 이야기라는 것이었다.
“……알겠어.”
진재희는 할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게다가 시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하니까, 그에게 5분 정도는 내줄 생각이었다.
* * *
둥지, 콜로세움.
3사동의 검투사들은 굶주린 맹수들이었다.
그곳으로 들어가는 모든 이들이 자아를 잃고 타락하게 된다.
물론 진재희같이 무력으로 모든 것을 굴복시킬 수 있는 존재라면, 해당되지 않겠지만.
다른 이들은 달랐다.
3사동으로 들어가는 죄수들은 하나같이 같은 말을 했다.
차라리 죽여 달라고.
굶주린 검투사들이 ‘그’를 에워쌌다.
그는 목청껏 소리쳤다.
“내가 누군지 알아?!?!! 이 더러운 새끼들!!! 저리 꺼져!!! 꺼지란 말이다!!!”
그는 이석진이었다.
그가 아무리 벌거벗은 채, 피를 토하도록 소리쳐도, 검투사들은 멈출 줄 모르고 다가왔다.
“난!!! 만경의!!! 토지부장이다!!! 감히 네놈들이 손끝도 건드릴 수 없을 정도로 고귀한 자라고!!! 이 벌레 같은 자식들! 범죄자 놈들! 감히 내가 누구인 줄 알고! 꺼져라! 꺼져! 꺼져!!!”
이석진의 처절한 울음소리에, 검투사들은 낄낄대며 조롱했다.
그중, 연쇄살인마가 무리들 사이에 걸어 나오며 말했다.
“진재희 대장님이 특별 명령하신 거다. 마음껏 잡아먹어도 된다고 하셨다~. 네가 토지부장인지, 뭔지는 몰라도. 캬하하하하하하학!!!!”
진재희 앞에선 한 마리의 새끼 강아지였던 연쇄살인마가, 토지 부장 앞에서는 호랑이 그 자체였다.
연쇄살인마는 바지를 내렸다.
그때, 그들 무리에서 거대한 놈이 걸어 나왔다.
피그미족이었다.
“맛있…… 겠다. 굶주렸어……. 아아……. 감사합니다…….”
놈을 올려다보는 이석진의 눈동자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차라리…… 죽여 줘…….”
이석진을 중심으로 수많은 그림자가 드리웠다.
그는 마지막 숨이 끊어지기 전까지, 괴롭힘을 당했고, 그의 최후는 오우거의 먹이가 되는 것이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