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6화. 왕의 귀환 (2)
“가만히 있어.”
“아. 아프다고.”
진재희는 이호승의 긴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곱게 빗으며 향후의 계획을 생각했다.
이틀 뒤면 둥지 안에서 노예 시장이 개최된다.
진재희의 계획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이 노예를 사고파는 일에 가담하는 만경의 수뇌부의 얼굴을 외워 두는 것.
두 번째는 그들의 선택을 받아 이 빌어먹을 둥지에서 탈출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이호승을 치장해야만 했다.
가만히 호승의 얼굴을 들여다보던 재희는 말했다.
“피가 필요해.”
“왜, 왜, 왜, 왜?!? 왜?!”
이호승은 필요 이상으로 기겁하며 고개를 저었다.
“입술이 빨개야 하니까.”
진재희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차마 범죄자들의 피를 호승의 입술에 바를 순 없었다.
그렇다고 호승의 몸에 더 상처를 내면, 치장하는 의미가 없어진다.
진재희는 자신의 검지를 물어 뜯었다. 그러자 핏줄기가 그녀의 손가락을 타고 흘러내렸다.
“너 뭐 해?”
“가만히 있어. 고개 들어.”
진재희는 자신의 피를 이호승의 입술에 치덕치덕 바르기 시작했다.
사실 그녀도 화장할 줄은 몰랐다.
원체 귀찮기도 했고, 화장의 중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그녀가 이렇게 남의 얼굴에 화장을 할 줄이야.
진재희는 나름 열심히 그의 입술에 피를 발랐다.
“음마마, 해 봐. 음마마.”
“그게 뭔데.”
“입술을 서로 맞대면서 문지르라고.”
“음……. 마마-.”
“제대로 해.”
타악-!
진재희는 호승의 뒤통수를 때리며 혼냈다.
“아씨……. 제대로 하고 있다고.”
호승은 자신의 뒤통수를 어루만지며 다시 피를 입술에 발랐다.
진재희는 그의 양 볼을 손으로 치켜올리며 호승의 전반적인 상태를 확인했다.
나쁘진…… 않은 건가?
“너, 뭐 한 거야?”
“화장.”
“뭐 하러? 여기서?”
“노예로 팔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어.”
진재희는 최선을 다했다.
이곳에서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이런 방법밖에 없다는 것이 엉뚱하면서도 이상했다.
그때, 진재희는 이호승의 윗옷을 위로 젖혔다.
훌렁-.
깡마른 그의 윗몸이 눈에 훤했다.
“뭐, 뭐해?!? 변태냐?!”
“아무래도 살 좀 찌우는 게 좋겠어. 그 새끼가 아무리 마른 사람을 좋아한다고 해도, 갈비뼈가 훤히 드러나선 누가 좋아하겠어?”
“도대체 누가? 누군데, 그 사람이.”
“앞으로 다섯 끼 먹어. 하루도 빠짐없이 닥치는 대로 먹어.”
“그게 가능해? 우리 하루 배식 2번뿐이잖아.”
“난 가능해.”
진재희는 다시 그의 윗옷을 되돌려 놓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여전히 앉아 있는 그를 바라보았다.
새빨간 입술에 눈동자는 선하니, 이 정도면 봐 줄 만은했다.
“빨리 자.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니까.”
“…….”
이호승은 가만히 앉아선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그러고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 알겠어.”
그녀는 호승의 대답을 듣고선 자신의 공간으로 걸어갔다.
그렇/ 둘이 대화를 나누는 동안, 둥지에는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이 찾아왔다.
* * *
어두운 복도, 횃불을 든 무장 세력이 둥지 내 교도소에 들이닥쳤다.
당직을 서고 있던 교도관은 읽고 있던 책을 덮고선 다가오는 무리에게 물었다.
“당신들 누굽니까? 여기는 민간인 출입 금지 구역입니다.”
하지만 그 순간, 괴한은 품에서 작은 단도를 꺼내 교도관의 목에 겨누었다.
“입 뻥긋만이라도 해 봐.”
뒤따라오던 괴한은 교도관이 비명을 내지르지 못하게 입을 틀어막고는 땅바닥에 눕혀 포박했다.
그 후, 수십 명의 사람이 하나둘 교도소 내로 잠입하기 시작했다.
놈들의 목표는 최현지와 최명준이 있던 2사동이 아니었고, 진재희가 있던 3사동도 아닌 1사동이었다.
놈들은 경계를 서고 있던 교도관들을 차례차례 쓰러뜨리고는 1사동 안으로 들어갔다.
어수선한 분위기에 1사동의 죄수들이 하나둘 깨어났다.
괴한 중, 대장으로 보이는 자가 천천히 걸어가 주위를 살폈다.
그는 복면을 아래로 내렸다.
길대헌이었다.
길대헌은 포박한 교도관에게서 빼앗은 열쇠로 하나둘 감옥 문을 열어주었다.
철컥! 끼이이익…….
수십 개의 문이 열리면서, 그 안의 죄수들은 어리둥절하니 서로를 바라볼 뿐이었다.
설마 풀어 주는 것인가.
아니, 그 반대였다.
길대헌은 도끼눈을 뜨고는 명령했다.
“전부 죽여.”
“예.”
길대헌의 부하들이 칼을 든 채, 맹렬하게 감옥 안으로 쳐들어갔다.
영문도 모른 채, 기습을 당한 1사동의 죄수들은 당황했다.
“이 새끼들 뭐야……!!!”
“너희들! 감옥 안에는 절대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이 법 아니었어?!”
“이 X발! 아아아악!!!”
참혹한 광경이 이어졌다.
무기를 쥔 괴한들은, 사동 내부에 있는 죄수들을 하나도 가릴 것 없이 모조리 죽여 버렸다.
여기저기서 비명과 신음, 둔탁한 소리들이 울렸다.
길대헌은 나무 의자를 끌고 와, 그 중앙에 앉아 담배에 불을 붙였다.
칙-.
라이터 끝에서 동그랗게 차오른 불빛은 다시 사그라들었다.
사방으로 살육의 현장이 이어지고 있었지만, 길대헌은 보란 듯이 담배를 피워 댔다.
곧 참혹했던 소리들은 점차 줄어 들었고, 길대헌이 채 한 개비의 담배를 피우기도 전 1사동 내의 모든 죄수들이 죽었다.
피로 얼룩진 괴한 한 명이 길대헌에게 다가와 말했다.
“모두 처리했습니다.”
길대헌은 담배를 땅바닥에 비벼 꺼트리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시체에서 나온 피들이 한데 모여 쇠창살 너머 복도로 흘러나오고 있었다.
길대헌은 명령했다.
“총원 35명. 한 명도 빠짐없이 우리 측 요원들로 채워.”
“받들겠습니다.”
길대헌의 계획은 이러했다.
1사동의 모든 죄수를 죽여 자신의 사람들로 대체한다.
이후 있을 경기에 그들이 출전해 진재희와 동료들을 모두 죽인다.
이번 작전에서 2사동이나 3사동을 직접 타격하지 못하는 이유는 하나였다.
무리해서 병력을 동원하여 남은 2, 3사동을 모두 제압하면, 둥지 콜로세움의 경기는 모두 중단되기 때문이다.
콜로세움은 어마어마한 시장이다.
단 하루라도 경기가 중단되면 그로 인한 손실액이 작은 세력의 한 달 생산액과 맞먹는다.
그렇기에 이런 손해를 감수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사동 내의 검투사를 빼돌리는 것도 쉽지 않았다.
노예 시장을 통해 사들일 수도 있지만, 길대헌은 여느 갑부처럼 돈이 많지 않았다.
최명준을 사는 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능력자인 남은 두 명을 사기 위해선 꽤 거금을 들여야 했다.
그건 불가능했다.
남은 방법은 이것밖에 없었다.
합법적으로, 1사동에 자신의 부하들을 침투시켜 경기에 내보내는 것.
내일 있을 대난투에서 길대헌은 2사동, 3사동에 있는 타깃들이 피를 흘리며 죽게 될 것임을 확신했다.
그가 거느린 부하들은 강하고 무자비했으니까.
* * *
다음 날.
이른 아침부터 검투사들은 다시 경기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진재희는 무장을 하며 복도에 있던 교도관들을 살폈다.
그들은 하나같이 상기된 표정을 하고서는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어제 대화를 나눴던 교도관은 보이지 않았다.
어차피 그래 봐야 경기를 나서는 건 문제가 없었지만, 무언가 흐름이 뒤바뀐 것은 분명했다.
진재희는 무장을 마치고, 이호승을 바라보았다.
이제 그는 그녀가 조언해 준 대로 최대한 가벼운 복장을 하고 있었다.
진재희는 호승의 벨트를 단단히 조여 주며 물었다.
“준비됐어?”
“어, 응.”
“오늘 경기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겠지만, 무엇이 되었건 튀지 마. 앞으로 두 번만 버티면 되니까.”
“근데 오늘 화장한 건 도대체 뭣 때문이냐?”
“오늘이 손님들이 오는 날이니까.”
“그러니까, 그 손님이 뭔데?”
“알 거 없어. 그냥 해.”
“이봐, 너.”
그때, 둥지의 교도관 한 명이 작은 머리띠를 가지고 이호승에게 다가갔다.
“이걸 머리에 차라.”
“이게 뭡니까?”
“묻지 말고 차라. 이건 명령이다.”
진재희는 교도관을 한 번 노려보았지만, 별수는 없었다.
이호승은 파란색 머리띠를 이마에 감아 묶었다.
모든 검투사들이 준비를 마치고, 이제 경기장에 들어설 준비를 하였다.
오늘 3사동의 검투사 대부분은 원래 검투사 역할이 배정되지 않았던 일반 죄수들이었다.
전력은 많이 약해졌겠지만, 그래도 진재희 하나만 있어도 웬만한 난관은 버텨 낼 수 있을 것이다.
검투사들은 어두운 복도를 지나, 빛이 쏟아지는 경기장을 향해 걸어갔다.
또다시 북소리와 함께 관중들의 함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진재희는 가장 앞 열에서 쇠창살에 도착해 경기장을 살폈다.
쇠창살에 비친 경기장에 모습은 황량했다.
하지만 관중석만큼은 달랐다.
교도관이 말했던 대로, 이미 수많은 ‘손님’들이 무리 지어 앉아 있었다.
딱 보아도 저들이 돈이 많은 사람들이라는 건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들의 테이블엔 온갖 과일과 더불어 음식과 술이 차려져 있었으니.
저번과는 다른 주제의 경기가 펼쳐질 것이 분명했다.
쇠창살 사이로 반대편 복도를 바라보던 진재희는 순간,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이호승.”
“어?”
“내 옆에 붙어 있어.”
반대편 사동 복도.
잘못 보았을 리가 없었다.
그곳에는 분명 최명준이 서 있었다.
최명준을 본 순간, 진재희는 조금의 반가움도, 안도감도 들지 않았다.
그때, 또다시 경기장에 사회자가 나타났다.
그는 관중석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반갑습니다-! 오늘도 이곳 둥지를 방문해 주신 여러분 모두를 진심으로 환영하는 바입니다. 오늘은 조금 특별한 경기 규칙을 가져와 봤습니다. 이름하여 ‘왕을 지켜라’입니다. 각 사동의 검투사들 중, 랜덤하게 왕이 선정되고 해당 사동에 속하는 검투사들은 이유 불문하고 자신의 왕을 지켜야만 합니다. 1사동, 2사동, 3사동. 총 세 개의 그룹이 참가하게 되며, 승리 조건은 왕을 붙잡거나 죽이는 사동이 승리하게 됩니다. 꽤 익숙한 내용이지요?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가 경험했던 바로 그 1라운드죠!”
사회자의 말에 사람들은 환호했다.
반면 이호승의 얼굴은 사색이 되었고, 진재희는 역겨움을 느꼈다.
이것이 고차원의 존재들이 지구에 리그를 주최한 이유인가.
서로를 죽고 죽이는 데스 게임은 당사자가 아닌 구경꾼들에겐 최고의 쾌락과 재미를 선사하는 종목이다.
구경하는 시민들은 정작 본인들도 그 지옥을 경험했던 주제에, 이젠 그 지옥을 보고 즐기며 희열을 느끼고 있었다.
“각설하고 바로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트등-! 드드드드…….
쇠창살이 위로 올려지고 검투사들이 일제히 왕을 사로잡기 위해서 경기장으로 쏟아졌다.
그중, 가장 돋보이는 무리는 진재희의 3사동도, 최명준의 2사동도 아닌.
1사동의 검투사들이었다.
* * *
세 사동 모두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기도 전, 최명준은 진재희를 단번에 발견하고는 그곳으로 후다닥 뛰어갔다.
“야! 살아 있었네?”
그가 다가오자, 뒤에 있던 3사동의 검투사들은 바짝 졸아선 몸을 움츠렸다.
그도 그럴 것이 최명준의 풍채는 가히 압도적이었으니까.
만약 모르는 사이라면 단번에 눈을 내리깔 정도로 피지컬이 좋았다.
진재희는 진정하라며 손을 올렸고, 그들은 그녀의 말을 따랐다.
“뒈진 줄 알고, 좋아했는데. 뭐야, 또 그 가면은. 콘셉트냐? 하하.”
말은 그렇게 해도, 최명준의 입꼬리는 귀에 걸려 있었다. 참으로 단순한 남자네. 진재희는 속으로만 생각하고 물었다.
“너희 사동은 어때? 누가 왕이야?”
“쟤.”
최명준은 엄지손가락으로 자신의 어깨 뒤를 가리켰다.
호들갑을 떨며 도망 다니는 빨간 리본의 최현지.
“우와아아아아악-!!! 저리 가!”
그녀는 마치 벌떼에 쫓기는 어린 소녀처럼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있었다.
‘뭐 해, 쟨.’
도망 다니던 최현지는 멀리서 진재희를 발견하고는 달려왔다.
“동새애애앵-!!!! 살려 줘어어-! 흐어어엉!!!”
그녀는 단숨에 재희를 안으려고 했지만, 재희는 몸을 틀어 피해 냈다.
진재희는 최명준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시온과의 접선은?”
“전혀 없지. 너도 없냐?”
“응. 하지만 시온이는 아마 움직이기 시작했을 거야. 우린 우리의 할 일을 하면 돼.”
진재희는 1사동의 검투사들을 바라보았다.
놈들의 행태가 조금 이상했다.
왕을 잡는다기보다는, 무자비하게 학살을 자행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때, 최명준은 진재희 등 뒤에 있던 이호승을 가리키며 물었다.
“넌 누구세요?”
“내 친구.”
대답은 진재희가 대신했다. 이호승은 이미 최명준의 풍채를 보곤 오들오들 떨고 있었기에.
“너 친구도 있었냐? 그 개 같은 성격을 받아줄 사람이나 있었어? 대단한데. 어이. 친구. 반갑다?”
“예……. 예.”
이호승은 잔뜩 겁먹은 채, 대답했다.
쓸데없는 잡소리를 하는 최명준은 내버려 두고, 진재희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상했다.
저번에 한 번 붙었었던 그 1사동의 검투사들이 아니었다.
대부분의 사동은 역할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경기에 나오는 이들도 비슷하기 마련인데.
어째서인지 1사동의 검투사들은 모두 바뀌어 있었다.
‘어젯밤에 있던 소동과 연관이 있는 건가.’
진재희는 잠깐 고민했지만, 이내 관두었다.
생각하는 건 자신과 어울리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굳이 따지자면, 자신은 코뿔소.
닥치고 들이박는 스타일.
스응-.
진재희는 검을 내렸다.
“최명준. 1사동의 왕을 잡을 거야. 도와주기만 해. 이호승. 저기 저 빨간 리본의 여자 보이지. 쟤 옆으로 달려가 있어.”
“네가 나한테 도와 달라고 하다니. X발. 해가 동쪽에서 뜨겠네.”
“……해는 원래 동쪽에서 떠. 모질아.”
타앗-!
진재희는 앞서 달려 나갔고, 그 뒤에 남아 있던 최명준은 입을 벌렸다.
“해가 동쪽에서 뜬다고? 그게 뭔 개소린데. 어이 친구. 해가 동쪽에서 떠?”
“그, 그렇죠.”
“아……. 그래?”
최명준은 볼을 긁적이더니, 이내 도끼를 쥔 채 앞으로 걸어 나갔다.
“뭔들 어때.”
그는 웃음을 짓고 있었다.
수많은 검투사들이 엉키고 엉켜, 서로에게 무기를 겨누고 있었다.
이곳은 그야말로 난장판이 따로 없었다.
영화나 미디어에서나 접하는, 대규모 전투와는 다른 이미지였다.
이건 마치 줄다리기.
각 무리의 전열 보병들이 맞부딪쳐 힘겨루기를 하는 상태였다.
화려하고 무쌍한 모습이나, 전략전술 따윈 없는 그저 부딪히기.
수적으로 판단하자면 2사동과 3사동 연합이 훨씬 많았지만, 1사동의 전투원들은 차원이 달랐다.
1사동의 전투원들은 길대헌의 최측근 요원들.
그야말로 살육을 위해 태어난 기계들이었다.
상황은 점점 1사동이 승리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었고, 많은 검투사들이 쓰러져 피를 흘렸다.
그리고 그 순간.
환호하는 관중, 진행하는 사회자, 검과 창을 든 검투사, 자신의 상품을 이리저리 살피는 손님들.
그 모든 이들의 눈동자에 하나의 ‘구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마치 어두운 숲 내부에 잔뜩 퍼져있는 반딧불이 떼처럼.
이들은 정확히 구체는 아니었다.
아티팩트로 만들어진 ‘종’이었다.
수많은 종들은 둥지에 천천히 차오르기 시작했다.
‘왔다.’
진재희는 고민도 않고, 그가 돌아왔음을 확신했다.
그리고 종은 두 번 울렸다.
띠링-. 띠링-.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