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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자는 나만 지킨다-124화 (124/221)

제124화. 종전 (2)

“형님! 형님! 형니이이이임!!! 흐어어어어어!”

푹, 푹, 푹, 푹!

최명준은 쉬지 않고 계속해서 육질 벽을 찔러 댔다.

하지만 어떤 방법을 동원하든 교도소를 둘러싼 이 거대한 육질은 뚫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최명준은 포기하지 않았다.

사시미 칼을 양손으로 쥔 채, 마구잡이로 푹푹 찔렀다.

최명준뿐만 아니라 교소도를 포위하고 있었던 500명의 병사들도 함께였다.

저마다 삽, 창, 칼, 곡괭이, 심지어는 불을 질러도 육질의 벽은 끄떡도 하지 않았다.

“흐어어어……!!! 제발요! 제발요!!! 형니이이임!!!”

푸욱-!

최명준이 있는 힘껏 사시미 칼을 육질에 꽂아 넣었다.

그때였다.

작은 진동이 울렸다.

“……어?”

깜짝 놀란 최명준은 위를 바라보았다.

조금 전까지 꿈쩍도 않던 뼈에 금이 가 있었다.

계속해서 이어지던 작은 진동은 이내 큰 진동으로 바뀌었다.

우르릉-!

누가 봐도 갈비뼈가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어어어……. 어어어어?”

“피, 피해!”

“우엇!!!”

“꺄악!!!”

근처에 있던 병사들은 서둘러 자리를 벗어났고, 최명준만이 그곳에 남아 있었다.

먼저 병사들과 함께 도망치던 수학교사가 그를 바라보며 소리쳤다.

“아니……. 저…… 빨리 나와요……! 빠, 빨리……!”

“아아-.”

무너지는 갈비뼈와 육질을 보며 최명준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해냈다……! 해, 해냈다아-! 형니이이이이이임!!!! 제가 해냈습니다아-!!! 하하하……! 제가 구해드리겠습니다아-!!!”

“저 X신……?!”

곧 쪼개진 뼛조각과 육질들이 최명준에게 쏟아졌다.

와르르르르르르르릉-!

마치 토산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처럼 엄청난 굉음과 함께 피들이 파도처럼 그에게 쏟아졌다.

핏물 파도에 휩쓸린 병사들이 허우적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우어어어어!”

“아아아! 아, 퉤퉤! 이런 씹!”

“꽉 잡아! 가로등이라도 잡아!”

“버텨!!!”

핏물 파도는 한 차례 병사들을 휩쓸고는 도시에 넓게 퍼져 나갔다.

그리고 육질의 벽이 무너지며 감춰져 있던 교도소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병사들은 하나둘 몸에 붙은 육질을 털어 내며 전방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모두가 펼쳐진 광경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

후두두두두두둑.

육질의 벽이 무너지며 만들어 낸 새빨간 핏줄기.

실오라기 하나 걸치고 있지 않은 군주는 말없이 고개를 들어 그 핏줄기를 맞고만 있었다.

핏물이 눈동자에 떨어질 때마다, 시온은 두 눈동자를 깜빡거렸지만, 그것 외에는 부동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정말 별거 아닌 장면이었다.

비 맞는 소년의 모습 같기도 했다.

하지만 이곳에 모인 모든 병사는 그의 태연함과 그의 표정, 그의 모습을 보고선 알 수 없는 위압감이 들었다.

뚝……. 뚜둑……. 뚝.

핏줄기가 점점 그치며, 시온은 고개를 내렸다.

그리고 목이 잘려 죽은 박지수의 시체를 바라보았다.

지금 그는 아무런 말도, 감정도 들지 않았다.

그때, 한 병사가 중얼거렸다.

“전쟁은…… 끝인 건가?”

병사의 물음에 대답이라도 하는 듯, 시스템은 반응했다.

띠링-!

[만안 제1세력, 만경이 승리했습니다!]

첫 알림 창을 시작으로.

무수히 많은 보상 창들이 그의 주위에 떠올랐다.

[위대한 만경의 군주이시여, 당신은 적대 세력의 공격을 막아 내고 시민들을 지켜 냈습니다. 시민들은 당신의 업적에 감동하며 당신을 영웅으로 모시게 될 겁니다.]

[인류 역사 속에서 ‘전쟁’은 빼놓을 수 없는 당연한 흐름입니다.]

[전쟁은 모든 것을 뒤바꿉니다.]

[승리한 군주는 모든 것을 얻을 것이며.]

[패배한 군주는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

[54만이었던 안양 시민은 이제 4만 명입니다.]

[하지만 그 4만 명이 믿고 따르는 경기도 안양시의 ‘유일무이’한 지도자는, 바로 당신입니다.]

[위대한 만경의 군주이시여, 당신은 거대한 전쟁의 파도 속에서 살아남았으며 시민들은 당신의 이름을 높이 사, 찬양하게 될 것입니다.]

[이제 안양시 내부에, 더 이상 군주의 적은 없습니다.]

[왕좌에 오르십시오.]

[군림하십시오.]

[모든 것을 내려다보십시오.]

[당신은 충분한 자격이 있음을, 스스로 증명하셨나이다.]

[……]

[보상 내역을 집계 중입니다.]

[집계 완료!]

[시민 +27,569명 (2등 시민)]

[무기 +10,203개]

[골드 획득 +7,580,000G]

[사치품목 + 750,100개]

[획득 영토: 부흥고등학교(도시), 범계역(도시), 범계로데오(상업지역), 평촌고등학교(도시), 안양 시청(수도), 호계1지역(도시), 호계2지역(도시), 평촌역(도시), 평촌신도시(도시), 동편마을(도시), 관악산 탄광(상업지역)]

[무리한 전투로 인해, 지지율이 일시적으로 하락합니다.]

[동안구 지지율이 낮습니다. 지지율을 일정한 수치로 올리지 않을 경우, 반란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현재 안양 초등학교 지지율: 12]

[군주 강시온의 칭호가 상승합니다.]

[군주->도시 국가 왕]

[축하합니다. 강시온(왕)께서 새로운 시스템에 접속하셨습니다.]

[도시 국가, 만경]

[새로운 자원 업데이트 내역이 있습니다.]

[새로운 수도를 지정해 주십시오.]

[새로운 칙령을 내려 주십시오.]

[신분제를 도입해 주십시오.]

[부대를 정비해 주십시오.]

[정치와 관련된 모든 시스템이 개편됩니다.]

[주변 ‘도시 국가’의 정보를 불러옵니다.]

[의왕(내용 없음), 과천(1), 군포(내용 없음), 광명(1)]

보상 창을 바라보는 몇몇 병사들은 웃음을 지었다.

시스템이 규정한 때야말로 길고 길었던 전쟁의 종지부를 알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병사들의 직업은 이제 다시 병사에서 시민으로 돌아갔다.

공식적으로 전쟁이 종료되며, 시온이 선포한 동원령도 자동적으로 해제되었기 때문이다.

안양시 하늘에 만경의 군주, 강시온이 승리했다는 표식이 떠올랐다.

전쟁이 끝났다는 소식은 빠르게 안양시 곳곳에 전달되었다.

* * *

일번가의 부상병들도.

“해냈어……. 구, 군주님께서 해내 신 거야……!”

“……드디어. 이제 우리 안 싸워도 되는 거지……? 그치……?”

“아……. 군주님. 아……! 군주님!!!”

“움직이지 마세요! 상처가 벌어지니까……!”

“우어어어어……!”

“이겼다!!!”

* * *

비산 파미안 아파트 방어진지.

치료를 받고 돌아온 정현수는 산처럼 쌓아 올려진 시체 더미에서 한 남자의 시체를 끌어안았다.

“아빠…….”

죽어 버린 아빠를 끌어안은 정현수의 하늘 위로 승전보가 떠올랐다.

* * *

최현지는 하윤하를 부축한 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만경으로 돌아오는 길, 이곳에서도 승전보는 떠올랐다.

“이겼나 보네…….”

“…….”

하윤하는 여전히 울상을 짓고 있었다.

그런 하윤하를 바라보며 최현지는 괜스레 인상을 찌푸렸다.

두 여자는 다시 만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 * *

“X신 같은 새끼들……! 봐라! 우리가 승리했다! 우리가 승리했다고!”

병사가 휘두른 채찍이 동안의 플레이어, 소피아의 등을 강타했다.

휘릭-. 짜악!

“우웃……!”

소피아는 신음을 내뱉었지만, 대항하진 못했다.

그녀는 지금 학교 운동장 한편, 과거에는 태극기를 걸어 두던 게양대에 묶여 있었으니.

“동안 이 개X끼들! 너희가 패배했어. 패배했다고……!”

“이 버러지 같은 양키 년아. 두 눈으로 똑똑히 봐. 너희가 패배한 걸 말이야! 어쭈. 눈 감아? 정신 차려!”

촤아아아악-!

만경의 병사가, 소피아를 향해 물을 끼얹었다.

“콜록……! 콜록……!”

푸른 눈의 소피아는 가쁜 숨을 내쉬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녀는 반나체로 가로등에 묶여, 피를 흘리고 있었다.

병사들의 채찍질에 온몸이 상처투성이였다.

덥석!

만경의 병사는 소피아의 머리카락을 붙잡고는 머리를 들어 올렸다.

“너흰 이제……. 끝장이다. 차라리 죽여 달라고 빌 정도로. 아주 지독하게 괴롭혀 주지……! 이봐! 못 가져와.”

병사는 못을 한 움큼 움켜쥐고는 소피아의 입을 벌렸다.

그리고 그 입속으로 못을 차곡차곡 집어넣었다.

“자-. 꼭꼭 씹어 먹으라고? 소화 잘되게. 너. 플레이어라서 회복력도 빠르지? 푸흐흐흐……. 괴롭히는 맛이 있다니까?”

“……!”

소피아는 병사들의 강압에 못 이겨 강제로 못을 씹었다.

그녀의 뒤로는 수백 명의 동안 전사들이 밧줄에 묶인 채, 운동장에 나란히 무릎을 꿇고 있었다.

이곳은 원래 안양대학교 운동장.

현재는 만경의 교도소이자 동안 전사들의 임시 거처였다.

* * *

모두가 환호했다.

만경의 시민들은 강시온의 이름을 합창하며 서로 얼싸안았고, 그중 몇몇은 기뻐 소리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애초에 이루어질 수 없는 매치 업이었다.

동안에 비해 만경은 자원도 인력도 무기도 터무니없이 적었다.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격이었지만, 강시온은 승리했다.

값진 승리였다.

이 승리로 인하여 만경의 시민들 사이에서는 하나의 시민의식이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원체 전쟁은 시민들의 단결력을 높여 준다.

즉, 시온은 만경 내부의 불완전한 시민 체제와 문화, 의식 등을 다시 잡아, 그들이 이젠 ‘대한민국 시민’이 아닌 ‘만경의 시민’으로 살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위대한 승리였다.

만약 이 시대의 누군가가 아직까지 역사를 쓰고 있다면, 후대에 길이길이 남을 만한 사건이었다.

이번 전쟁을 통해 강시온은 다시 성장했다.

제자신 스스로가 아닌, 이젠 4만명에 육박하는 도시국가의 ‘왕’으로 성장한 것이다.

[도시 국가 왕, 강시온.]

안양시 오래된 빌라, 지하 102호.여름이면 곰팡이와 벌레들이 꼬이고, 겨울이면 수도관이 어는 집에 살던 일용직 노동자가.

이젠 경기도 안양시의 유일무이한 왕이 되었다.

초등학교 때 30명을 이끄는 반장도 하지 못했던 그가, 이젠 4만 명을 이끄는 지도자가 되었던 것.

“…….”

강시온.

그가 지난 리그에서 이루어 낸 일들은 차마 ‘관리자’들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것들이다.

하지만 그는 해냈고, 이제 진정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

“…….”

스킬 사일런스.

관리자들의 전용 아티팩트 스킬인 사일런스로 인해 시전자 주위의 모든 시간과 공간이 정지되었다.

강시온과 관리자를 제외한 모든 공간이 흑백으로 물들었다.

시공간이 멈추었다.

그리고 앞에서 걸어오는 한 여자.

보폭은 일정하며, 구두 굽 소리가 요란했다.

키는 컸으며, 눈에는 여전히 안대를 끼고 있었다.

관리자 K.

그녀는 천천히 시온에게 다가갔다.

마침내 둘은 서로를 마주 보았다.

* * *

이야기에는 주인공이 있다.

주인공은 어떠한 난관에 봉착하더라도, 결국에는 문제를 해결하여 자신의 목적을 위해 나아간다.

주인공이 어떠한 성격을 지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당장 지구만 하더라도 고대의 먼 이야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한 주인공들이 있었으니.

독자들은 자신이 경험해 보지 못했던 세계를 주인공을 통해 경험하며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무료한 존재들.’

우주의 극치에 오르고, 아득히 먼 고차원의 존재가 되어 버린 그들은 하루하루가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그들이 사는 세계에서도 놀랍고 흥미로운 일들이야 가득했지만, 그걸로는 부족했다.

그들은 더 자극적인 것, 더 감정적인 것을 원했다.

신의 사자라고도 불리는 관리자들은 주인공을 설정해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래서 존재들은 관리자들을 이야기꾼이라고 불렀다.

이번 이야기에서 K가 설정한 안양시의 주인공은 박지수였다.

그리고 강시온은 박지수의 최측근으로 설정했었다.

하지만 조연이 너무나 뛰어난 나머지 주연을 잡아 먹어 버렸다.

눈앞의 강시온은 그런 존재였다.

관리자가 정한 설정조차 바꿔 버리는 존재.

주연보다 더 뛰어난 조연.

지금까지 K가 만든 수 많은 시나리오 중, 관리자의 설정에서 벗어난 존재는 강시온이 처음이었다.

“놀랍네요.”

K는 그를 내려다보았다.

더 다가가지도 않고, 반갑게 인사하지도 않았다.

이제 K 역시, 강시온이 보통의 사람이 아니라는 걸 인정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관리자인 자신의 계획을 틀어 놓은 자였다.

‘절대자’와의 약속.

그것은 관리자인 K가 강시온을 탈락시키면 상위 글자를 받는다는 내용이었다.

그렇기에 K는 이제 강시온을 적으로 간주하고 있었다.

물론 시온은 처음부터 K를 적으로 간주하고 있었지만.

“여기까지 올라온 것에 대해서, 어떻게 했는지. 시시하게 그런 걸 묻진 않겠어요. 어쨌든 승자는 바로 당신이고, 난 여전히 당신의 관리자랍니다.”

K는 티를 내지 않았다.

강시온을 조련할 필요가 있었다.

관리자들은 대체로 플레이어에게 ‘약속’을 전제로 대가를 받는 수법을 쓴다.

관리자들은 플레이어 개개인의 욕구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고, 그것을 이용하여 최고의 장면을 뽑아 내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그렇게 진행할 예정이었다.

어차피 강시온과 그의 동생, 강준호는 쉽게 만나선 안 될 사이다.

존재들은 그걸 진심으로 바라고 있겠지만, 그건 조금 더 나중의 일이 될 것이다.

관리자의 역할은 간단하다.

존재들을 조금 더 애태우며, 간지럽히며, 쥘 듯 말 듯 당기고 이 영상에 머물게 하는 것이다.

물론 그건 이전까지의 계획이었다.

지금의 K는 진심으로 강시온을 탈락시킬 생각이었으니.

K는 살짝 미소를 보였다.

‘어차피 그래 봤자 일개 교란종일 뿐. 이 남자를 리그에서 탈락시키는 건 일도 아냐.’

K는 시온에게 물었다.

“우리의 약속이 뭐였죠?”

보기 드물게 시온은 K의 물음에 전혀 대답하지 않았다.

가만히 그녀를 지켜볼 뿐, 미동도 하지 않았다.

지쳐 있기 때문은 아니었다.

관리자가 지정한 사일런스는 경기 외 지역.

이 공간 내에서는 고통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아…… 맞다. 동생의 위치를 알려 주는 거였죠?”

현재 그의 동생, 강준호는 리그 내에서도 이름난 플레이어다.

그리고 강준호 역시 같은 퀘스트를 받고, ‘형을 만나기 위해’ 이동 중이었다.

K는 그걸 이용할 셈이었다.

강시온을 무리하게 동생 강준호가 있는 지역까지 이동시켜, 그곳에서 쥐도 새도 모르게 탈락시키는 것.

지금 강시온의 전력으로는 ‘칠색룡’을 이기지 못할 테니.

“알려 드릴게요. 동생의 위치.”

어차피 인간이다.

하등한 교란종일 뿐이다.

하찮은 교란종 따위가, 관리자의 손아귀에 놀아나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네요. 당신이 고대하던 동생과의 재회가. 이 정도 병력과 세력이면 충분히 갈 수 있을 겁니다. 아직까지 당신의 동생은 살아 있습니다. 훌륭해요. 시온 씨. 당신은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이 시대의 진정한 주인공입니다.”

K는 뱀처럼 매혹적으로 그에게 말하며 생각했다.

자, 물어라.

하등한 교란종아.

네놈을 집어삼키고, 난 상위 글자가 되어 평생을 고차원의 존재로 남아 있을 거다.

물어라, 물어. 덥석 물어라.

미끼를 물어라.

K는 시온의 뺨을 어루만지기 위해 손을 뻗었다.

“…….”

하지만 강시온의 첫 마디는 K의 손길을 멈추게 만들었다.

“……이제 필요 없어.”

우뚝.

K의 손이 시온의 턱밑에서 멈추었다.

시온은 그제야 K를 올려다보았다.

감정 없는 눈동자였다.

그리고 그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말을 내뱉었다.

“안 찾아도 돼. 동생.”

“……뭐?”

“대신 다른 걸 내놔.”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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