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화. 결의 (3)
“범계역 일대의 적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비산 일대로 기마 약 2,000기가 국경 근처로 모여들고 있습니다.”
“동안으로 가는 길은 적들에 의해 막혔고, 첩보원과의 연락은 이틀째 닿질 않고 있습니다.”
“…….”
10분 주기로 보고가 들어왔다.
시온은 부하의 보고를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마지막 보고는 아군 첩보원이었던 하윤하가 사로잡혔다는 소식이었다.
시온의 말아 쥔 두 주먹이 부들부들 떨렸다.
하윤하가 사로잡혔다는 소식에 근처에 있던 최현지 역시 흠칫 놀랐다.
“…….”
비는 여전히 억세게 내렸고, 창틀에 맺힌 빗줄기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최현지는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
잠시간의 침묵 끝에 부하는 그에게 다시 인사한 뒤 집무실을 나섰다.
시온은 마치 동상처럼 의자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
아무런 명령도, 일절 미동도 없이, 숨만 고르게 내쉬며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잠깐…… 바람 좀.”
그 말을 남기고 최현지는 나가 버렸다.
시온도 재희도 그녀를 말리지 않았다.
최현지가 나가자, 시온은 조심스럽게 눈을 떠 책상 위로 손을 가져갔다.
물컵을 쥐려는 시온의 손이 계속해서 떨리고 있었다.
재희의 눈동자는 그의 손을 주시하고 있었다.
물컵을 쥔 채 가늘게 떨고 있는 손가락.
조심스럽게 그것을 입에 가져가 마시는 모습.
그의 목젖이 일정하게 위아래로 움직이는 모습.
입술 사이로 흘러내리는 약간의 물줄기까지.
진재희의 눈동자는 다시 그의 얼굴로 향했다.
짙은 눈꺼풀이 흔들리고 있었다.
덥수룩한 앞머리 탓에 눈동자를 볼 순 없었지만, 그의 감정을 유추할 순 있었다.
대규모 전쟁을 앞둔 군주의 심정.
그 복잡한 감정이 마구잡이로 교차하여, 심장은 강하게 두근거릴 것이다.
공포, 불안, 기대, 근심, 염원.
군림한 자는 그만한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
‘…….’
진재희가 그에게 할 수 있는 말은 없었다.
위로도, 동정도,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결단은 군주의 몫이다.
지난 수십 세기 동안, 인류 역사에서 군주들의 결단이 얼마나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는가.
군주의 잘못된 판단은 인류 역사를 얼마나 크게 바꾸기도, 때론 파멸을 일으키기도 했다.
강시온은 이제 결단해야만 했고, 오늘은 그 기점이었다.
진재희는 말없이 책상 위에 올려진 시온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포개어 놓았다.
손의 떨림이 그대로 전해졌다.
그제야 시온은 눈동자를 올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목적이 있는 시선이 아니었다.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
그때, 한 무리의 병사들이 집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덜컹-.
척척!
재희는 흠칫 놀라 포개 놓았던 손을 뺐다.
2군 지휘관은 강시온에게 고개를 숙이며 다급하게 말했다.
“준비됐습니다. 병력들 비산동부터 보내야 합니다. 어서 가시죠.”
모든 준비가 끝났다는 부하의 보고.
그 목소리에 시온의 손 떨림은 멈추었다.
조금 전까지 그를 뒤흔들었던 감정도, 전쟁을 시작한 순간엔 잊어야 했다.
마치 올림픽 계주 출발선에 자리 잡은 선수들처럼.
“……가자.”
그는 이제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걸어갔다.
그 뒤로 병사들이 뒤따랐다.
진재희는 여전히 제자리에 앉은 채로 시온이 방을 빠져나가기만을 기다렸다.
출전 연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 * *
경찰서를 나가는 복도.
만경의 간부들은 복도 양 벽 쪽에 붙어 내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내가 지나치자, 그들은 자연스레 뒤에 붙어 따라왔다.
어두컴컴한 복도 끝에서 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 누구도 입 밖으로 말소리를 내지 않아, 발걸음 소리만 일정하게 복도에 울리고 있었다.
그 복도 끝에는 새롭게 완성된 군주의 단상이 눈에 들어왔다.
단상 아래로는 만경의 중앙 거리가 펼쳐져 있었다.
주민들의 생활 터전과 엄청난 인파가 한눈에 들어왔다.
경찰서를 나서자, 자연스럽게 머리 위로 억센 빗줄기가 쏟아졌다.
병사 한 명이 내게 검은 우산을 가져왔지만, 거절했다.
그들과 함께 비를 맞고 싶었기 때문이다.
단상으로 올라가는 발걸음이 무겁다.
이곳에 모인 만경의 주민.
무기를 쥔 자도.
백발의 노인도.
아이도 한가득이었다.
군중들은 모두 비를 맞고만 있었다.
피하는 자도, 내게서 눈동자를 돌리는 자도 없었다.
이들 중 그 누구 하나 입 밖으로 말소리를 내지 않았다.
모두 나의 말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눈을 한 번 지그시 감았다, 떴다.
불현듯이, 아니 어쩌면 정말 자연스럽게 준호의 얼굴이 떠올랐다.
‘…….’
하루라도 생각나지 않았던 날이 없었다.
언제 어디서나.
난 준호를 만나기 위해, 지금 이곳, 이 위치까지 올랐다.
이곳에 모인 모두가 그들은 모르겠지만, 그들은 바로 동생 준호를 찾기 위한 사람들이다.
두려웠다.
준호의 얼굴은 어렴풋이 기억이 났지만, 그 어린 목소리가.
‘…….’
그 목소리, 날 위로하던 그 어린 목소리가 기억이 나질 않았다.
어떤 목소리였지?
어떤 말투, 톤, 높낮이, 날 다정하게 부르던 준호의 목소리는, 도대체 어땠지?
매일 막일을 하고 퇴근을 하면 내게 달려와 수고했다고 말해 주던 목소리.
아침이면 나보다 먼저 일어나, 기특하게도 아침상을 차려놓고 날 흔들어 깨우던 그 목소리…….
동생을 마지막으로 본 날.
그러니까 이 빌어먹을 리그가 일어나기 전날.
오늘도 조심히 일하고 빨리 오라며, 내 품에 안기며 말하던 동생의 그 목소리가.
‘…….’
……이젠 기억이 나질 않았다.
이러다 언젠가 준호의 얼굴마저 잊게 될까 봐, 심히 불안했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사진이라도 찍어둘걸.
내게 매달려 오천 원짜리 인생 네 컷을 찍자고 할 때, 찍어줄걸.
난 그 오천 원이 아까워서 투정 부리는 동생을 안아 들고 집으로 왔다.
그날의 내가 너무 원망스러웠다.
머리카락에 맺힌 굵은 빗물이 볼을 타고 턱에 맺혔다.
나는 앞으로 걸어 나갔다.
내가 움직이자, 만경의 주민들이 자연스레 양쪽으로 갈라졌다.
난 세력의 간부들을 이끌고 만경의 성벽으로 다가갔다.
모두의 시선이 내 발자국을 따라왔다.
성벽에 올라 모두를 바라보았다.
이곳에선 모두가 보였다.
아파트 창가에 있는 시민 여럿.
폐차에 올라탄 시민 여럿.
옥상에 있는 시민 여럿.
옥상 사이 교량에 있는 시민 여럿.
그리고 날 둘러싼 이 모든 시민을.
그들과 눈을 마주하고, 그들의 결의를 확인했다.
이윽고 굳게 닫혀 있던 입술이 떼어졌다.
* * *
비가 억세게 쏟아졌다.
모두가 단상을 주목하고 있었다.
이곳에 시온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우린 거대한 죽음과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
“누군가는 죽을 것이고, 누군가는 다칠 것이고, 또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것입니다.”
“…….”
“당신들은 왜 이곳에 있습니까?”
대답하는 이는 없었다.
“살고 싶어서입니까?”
살고 싶어서 이곳에 온 자들도 있다.
“아님, 목적이 있어서입니까?”
목적이 있기에 이곳에 온 자들도 있다.
“아님, 발길이 가는 대로 이곳에 온 겁니까?”
아무 이유 없이 이곳에 있는 자들도 있다.
“왜입니까.”
시온은 이 많은 군중 앞에서도 흥분하지 않았다.
조목조목 자신의 이야기를 군중들 앞에서 펼치고 있었다.
“무기를 쥐고, 삽과 망치로 노동을 해 가며, 이 성벽을 쌓고, 다가오는 괴물들과 싸워 가며, 또 여러분들이 동안과 싸워야 할 이유가 있습니까? 지금이라도 도시 곳곳에 숨어들어도 될 텐데. 지금이라도 전쟁에 참여하지 않고 도망가면 살 수 있을 텐데. 왜, 지난 몇 개월간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왜 저들과 전쟁을 준비했습니까? 왜 당신들이 세력을 위해 목숨을 바쳐서 싸워야 합니까. 그 이유가 뭡니까.”
시온은 군중들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만경은 시스템이 정한 세력이다.
대한민국처럼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살아남은 정규 국가가 아니었다.
이곳은 단순히 생존자들끼리 모여 만든 하나의 생존 집단에 불과했다.
그래서 단결력이 부족했다.
그들에겐 단결할 수 있는 원동력도 명분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온은 그들에게 묻고 싶었다.
그들이 왜, 이곳에서 거대한 전쟁과 마주해야만 하는지.
하지만 그건 시온도 알고 있었고, 이 광장에 모인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 정답을 시온은 친절하게 그들로 하여금 일깨워 주었다.
“이곳에서 희망을 봤겠죠.”
희망.
만경에서 정상적인 인간으로서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정상적인 국가에서는 이것이 당연한 것이었지만.
세계가 멸망한 뒤로는 이러한 국가들이 완전히 사라졌다.
사람이 파리 목숨처럼 픽픽 죽어 나가는 세상인데.
그 세상 속에서 만경은 유일하게 인간답게 살 수 있게 해 주는 곳이었다.
군주 강시온은 그런 세력을 건국한 자였다.
만경에서 벗어나면 어차피 죽게 될 것이다.
만경의 주민들은 만경 안에 있기 때문에, ‘인간’으로서 살 수 있는 것이다.
만경을 지켜야 한다.
만경을 사수해야 한다.
만경을 점령하려고 하는 저 동안의 졸개 놈들을 무너뜨려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인간답게 산다.
그것이 원동력이었고, 시온이 규정한 만경의 1조 1항이었다.
이제 시온에게도, 만경의 주민들에게도 물러설 곳이 없었다.
전쟁뿐이다.
“여러분들에게는 이 만경에서 그리는 미래가 있었을 겁니다. 나를 위해? 세력을 위해? 아니. 여러분들을 위해. 여러분들이 살고자 하는 이 도시를 위해 싸우는 겁니다. 지키세요. 여러분들의 힘으로. 우린 동안의 전사들을 물리치고 우리들의 원래 고향인 안양을 되찾을 겁니다. 그리고 우리가 지켜 낸 이 도시 안에서. 우린 살아갈 겁니다. 그 어느 것도 희생 없이 가져올 순 없을 겁니다. 우리가 누군지. 우리가 어떻게 여기까지 살아남았는지. 우리가 얼마나 분노했는지, 저들에게 톡톡히 알려 줄 겁니다.”
전율.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마치 전기가 통한 것처럼.
이미 군중들의 감정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곳에 있는 모든 군중이 시온의 말에 동요하고 있었다.
시온의 연설이 그들의 모든 감정을 잡아먹고 있었던 것이었다.
지난 며칠간의 일들이 눈앞에 스쳐 갔다.
1라운드, 인간 학살극이었다.
2라운드, 처절하고 잔혹한 자연재해였다.
그리고 이제 3라운드, 그들은 죽음의 대전쟁을 맞이했다.
지금껏 곁에서 죽어 가던 가족, 동료, 연인, 친구들.
동안의 인간 사냥꾼들에 의해 무참하게 학살당한 노동자들.
동안의 약탈자 때문에 무자비하게 도륙당한 친구들.
그 모든 인물들이 스쳐 지나갔다.
지금껏 빌어먹을 정도로 처절하게 싸워 나갔던 지난 라운드였다.
그리고 이건 그 싸움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 전쟁이었다.
자신들이 일궈놓은, 이 멸망한 세상 속 유일한 희망을 지키기 위해.
만경의 병사들은 기꺼이 무기를 들 것이다.
기꺼이 목숨 바쳐 싸울 것이다.
이곳이 아니라면, 언젠가 비참하게 죽음을 맞이할 것이 분명하기에.
시온은 그 말을 끝으로 성벽을 내려왔다.
그리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군중들이 둘로 갈라져, 군주에게 길을 터 주었다.
시온은 이제 그들 사이를 걸었다.
그때, 군중 사이의 짧은 머리 소년이 중얼거렸다.
“싸우자……!”
소년의 이마는 찢어져 있었고, 눈망울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나이로는 이제 열네다섯 정도.
하지만 그 손동작과 눈빛, 결의만큼은 어른들과 다르지 않았다.
소년은 모든 것을 잃었다.
1라운드가 시작되며 막냇동생을.
2라운드 때엔 어머니가 동상에 걸려 죽었다.
그리고 한 명밖에 남지 않았던 여동생은 물을 기르다 동안의 인간 사냥꾼들에게 무참하게 살해당했다.
소년은 싸우고 싶었다.
소년은 강시온과 함께 동안의 전사들을 모조리 죽이고 싶었다.
소년의 이름은 정현수다.
정현수는 다시 말했다.
“싸우자…… 싸우자……!!”
처음에는 군중들의 숨소리에도 묻힐 만큼 작은 목소리였다.
그럼에도 현수는 멈추지 않았다.
소년은 군주 ‘강시온’에게 보이고 싶었다.
우리들의 결의를.
우리가 싸움에 임하는 자세를.
이제 현수는 목청껏 소리치기 시작했다.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소년이 멈추지 않자, 그 주위에 있던 어른들도 동참하기 시작했다.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그들의 결의는 일파만파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이제 소년이 시작했던 그들의 연호는 모두의 격앙된 감정을 분출하는 매개체가 되었다.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그들은 시온이 걷는 동안, 그를 향해 있는 힘껏 소리쳤다.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다시 군중 사이를 걸어가는 시온이 들을 수 있도록, 누구 하나 침묵하지 않고 모두 소리쳤다.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피와 침을 튀겨 가며 서로를 바라보며, 때론 군주를 바라보며 소리치는 군중들.
싸우자.
모두가 한 단어만을 소리치고 있었다.
싸우자는 말.
적과 맞서 싸우자는 말.
우리의 희망을 위해, 세력을 위해 싸우자는 말.
빗줄기와 함께 그들의 함성이 온 도시에 울려 퍼졌다.
시온을 둘러싼 모두가 군주를 바라보며 괴성을 내질렀다.
그 장엄한 사람들의 소리침 속에서 시온은 그들의 결의와 마주했다.
시온에게는 그들의 결의가 중요했다.
당장 총동원령을 발동하여, 그들을 강제 징용할 수 있었겠지만.
시온은 그들 스스로가, 제 자신들을 위해 진정으로 ‘싸우길’ 원하고 있었다.
전쟁에서 승리해야만이 우리의 미래가 있을 것이라며.
그들의 굳은 결의는 곧 전투력으로 이어질 것이다.
1라운드 때, 관리자 K가 시온을 시험했던 ‘설득’의 힘.
시온에게는 사람들을 설득시킬 힘과 사람들을 이끌 힘이 있었다.
시온의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범접할 수 없는 막강한 능력.
주민들의 분노를 이끌어 낼 수 있고, 또 그것을 이용할 수 있는 탁월한 안목.
그는 군주, 강시온.
이제 시온은 그들을 이끌고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다.
함성을 내지르고 있는 군중들 사이를 걸어가, 시온은 다시 세력의 간부들과 마주했다.
모두가 한곳에 모여 군주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시온은 명령했다.
“총동원령 발령.”
군주의 명령에, 시스템은 반응했다.
모두의 눈앞에 알림 창이 떠올랐다.
군주의 절대적 권한, 칙령이 발동되었다.
[칙령 2조 2항에 따른 전 시민을 대상으로 한 ‘총동원령’ 발령.]
[세력에 속하는 모든 주민, 생산, 무기 이(가) 전쟁 물자에 동원됩니다.]
[+11,907명(병력)]
[+3,239(무기)]
만경의 모든 것이 전쟁을 위한 전투력으로 전환되었다.
아직까지 만경의 군중들, 아니 이젠 병사들이 시온을 바라보며 소리치고 있었다.
그들의 함성은 동안의 전사들에게까지 들릴 정도였다.
그 함성 속에서, 마침내 시간은 자정을 넘어갔고, 불가침 조약은 끝이 났다.
예상대로 조약이 끝나자마자 동안의 전사들은 만경에 전쟁을 선포하였다.
시온은 고민도 않고 명령했다.
“즉시 비산동 방어 주둔부터 하세요. 현시간 부로 각 군 지휘관에게 교전권을 부여합니다.”
그의 앞에 검붉은 알림 창이 붉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곧 두 개의 홀로그램으로 이루어진 창과 칼이 서로에게 맞부딪혔다.
* * *
[만경과 동안 간의 불가침 조약 기한이 종료되었습니다.]
[이제 상호 전쟁을 선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만경의 군주가 동안에게 전쟁을 선포하였습니다!]
[동안의 군주가 만경에게 전쟁을 선포하였습니다!]
[D-1]
[군주님들의 무운을 빕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