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화. 변화
경찰서로 돌아오는 길은 가시밭길을 걷는 것처럼 고통스러웠다.
시온은 온몸에 힘이 빠져, 걷는 것조차 힘들었다.
그마저도 진재희를 짊어지고 걸어야 했으니 더욱 고되었다.
하지만 강시온은 필사의 정신으로 그녀를 짊어진 채, 경찰서로 돌아왔다.
그리고 경찰서로 도착했을 땐, 경찰서 입구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무언가를 두고 둘러싸고 있었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공포에 질린 표정을 하고 있었다.
“하아…… 하아…….”
그것을 바라보는 시온의 시야는 이미 흐렸고,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 만큼 체력이 남아 있던 것도 아니었다.
시온은 모여 있는 시민들을 바라보다, 으슬으슬 떨며 기어이 눈밭에 진재희와 함께 쓰러졌다.
풀썩-!
체력을 모두 소모했던 것이다.
바리케이드로부터 몇 명의 사람이 둘을 구하기 위해 달려 나왔다.
* * *
혹한 2단계가 발령되고선, 라운드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안양시 동안 지역의 가장 큰 규모를 지닌 1세력조차, 추위를 이겨 내지 못했던 것이다.
추위로 인한 동상 사망자가 늘어만 갔다.
1세력의 군주 박지수는 선택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 선택은 결국 안양 시민들을 파멸로 이끌게 되었다.
안양시청, 동안 1세력 주둔지.
불타는 중앙 공원 앞에 전사들이 모여들었다.
공원 중앙에선 시청 안에 있던 서류들이나 나무, 시체들을 불태우고 있었다.
불길은 거대하게 치솟았다.
그 주위의 눈들이 녹기 시작했지만, 모든 눈을 녹이기에는 부족했다.
동안 1세력의 전사들은 수건이나 마스크, 두건 등으로 얼굴을 가렸다.
동안 1세력의 군주, 박지수는 전사들을 둘러보았다.
박지수는 1라운드 때, 사람들을 빠르게 규합하여 시청을 접수했다.
시청을 접수하자마자 그녀의 세력은 빠르게 확장되었고, 2라운드가 시작하자마자 시스템으로부터 ‘1세력’이라는 칭호를 부여 받았다.
박지수는 군주의 자질을 가지고 있었다.
약자들을 규합하고, 그들을 전사로 만드는 데 탁월한 재능이 있었다.
그녀도 강시온처럼 시스템이 선택한 군주였던 것이다.
박지수는 전사들에게 소리쳤다.
“명령한다!”
그녀의 목소리가 광장을 울렸다.
칙령에 의한 군주의 ‘명령어’ 입력이었다.
예전에는 나들이 나오는 가족들과 반려견과 산책 나온 사람들의 쉼터였던 안양 대공원이.
이젠 그들의 전략적 거주지로 거듭났다.
박지수를 보좌하고 있는 전사들이 수십 명이고, 그녀의 말을 듣고 있는 전사들이 수천 명이었다.
그 수천 명의 전사들 앞에 칙령에 대한 시스템 알림 창이 떠올랐다.
군주의 명령은 칙령에 의해 보호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적인 것이다.
“호계의 2세력을 해치우고, 동안구를 접수할 거다.”
1세력의 전사들은 칙령에 의해 박지수에 귀속된 상태였지만, 정신적으로도 이미 박지수에 의지하고 있었다.
그저 대학생이었던 박지수는 이젠 절대적인 권한과 권력을 지닌 군주였다.
실제로 박지수에 의해, 그들은 세계가 멸망한 이후로도 살아남았다.
인간은 절망적일 때, 의지하고자 하는 존재가 있어야만 했다.
박지수는 그것을 이용했다.
“리그가 시작되면서 질서와 법은 무너졌다. 이젠 나와 너희들의 세계이고, 우리가 하지 못했던 모든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세계의 멸망? 아니, 이건 변화다.”
박지수의 세력은 결코 운이 좋아 빠르게 확장했던 것이 아니다.
그녀의 세력은 행동력이 빨랐다.
모두가 시스템을 부정하고, 절망하고, 도망 다닐 때, 박지수는 빠르게 시스템을 이해하고 세력을 확장했다.
마치 강시온처럼.
차이가 있다면 박지수는 1라운드 때 거리에 있었고, 강시온은 건물에 있었던 것뿐이었다.
“죽여 줘…… 죽여…… 줘…….”
박지수의 곁에 나체의 남자가 기고 있었다.
박지수는 그 남자의 등에 발을 올렸다.
전(前) 안양시장이었던 자다.
안양시장은 맨몸으로 혹한의 추위를 받아 들고 있었다.
입술은 새파랗게 질려 있었고, 온몸은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시청 옆, 복합 상가 안에 숨어들었던 시장을 사로잡은 건 그제의 일이었다.
그리고 그는 동안 3세력의 수장이었다.
“추위를 버텨 내기 위해선 모두가 이 빌어먹을 라운드를 끝내야만 한다. 이 라운드를 끝내기 위해선 다른 세력의 군주를 잡아야만 한다. 그것이 시스템이 규정한 우리가 이 혹한을 이겨 내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니 쟁취하자! 우리를 억압하는 그 모든 것들과 싸워 자유를 얻어 내자!”
박지수 세력의 대의는 하나다.
진정한 의미의 자유.
헌법이 규정하는 자유가 아닌, 정말 하고 싶은 대로 살아가는 자유.
세상이 바뀌고 자유의 의미도 바뀌는 것.
그것이 그들이 정의한 아포칼립스였다.
박지수는 그것을 강조했다.
또 그것에 사람들은 쉽게 선동당하고 그녀를 따랐다.
“우리의 자유를 침해하는 짐승들을, 모조리 죽이고 기존의 법률을 모두 짓밟는다.”
박지수는 검을 들었다.
회칼이었다.
그리고 전 안양시장의 머리칼을 움켜쥐곤 일으켜 세웠다.
안양시장은 아이처럼 겁에 질려선 약한 소리를 내었다.
“흐아아……!”
포고였다.
안양시장을 처형함으로써 기존의 질서와 법을 거부한다는 포고.
“가서 싸워라. 그리고 쟁취해.”
푸욱-!
박지수는 곧장 시장의 목에 칼을 꽂아 넣었다.
츄아아아아악!!!
그의 목에서부터 핏줄기가 쏟아져 새하얀 눈밭이 흩뿌려졌다.
자신의 아빠뻘 되는 시장의 목에 칼을 꽂아 넣은 박지수는 웃었다.
“푸하하……!”
시장의 목에 칼을 꽂아 넣은 박지수의 얼굴에는 미소가 만개했다.
기존의 권력을 상징하던 자가 눈앞에서 죽었다.
그 모습에, 기존 사회에서 권력에 짓밟혀 날갯짓 한 번 못 하던 서민들은 그녀의 행위에 열광했다.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
“으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들은 이제 전사다.
살육을 위한, 쟁취를 위한, 변화를 위한 전사다.
아포칼립스는 위대하다.
모든 것을 비로소 평등하게 만들어준 세계의 멸망에 감사한다.
그것이 제1세력의 정의였다.
군주 박지수는 그 중심에서 조용히 명령했다.
“1군부터 진격 개시.”
[동안 제1세력, 군주 박지수에 의한 칙령, 1조 1항]
[1조 1항: 세력에 포함된 모든 인원들은 여왕의 말에 복종해야 한다.]
[60초 이내, 수행하지 않을 경우 페널티 부여.]
모두의 앞에 알림 창이 떠올랐다.
그녀의 명령에 전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사들이 진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총 병력 7,834명.
그들이 움직이니 장관이 펼쳐졌다.
뜨득! 푹!
박지수는 시장의 목을 뜯어내곤 눈밭에 버렸다.
-왈, 왈왈! 왈!
근처에 있던 도베르만 견종이 달려와 시장의 볼살을 물어뜯었다.
그 모습에 박지수는 웃으며 볼에 묻은 피를 손등으로 쓸었다.
전사들은 진격하기 시작했다.
이곳으로부터 남동쪽, 안양 호계동 방향이었다.
호계를 접수하고, 동안을 통일한다.
그리고 이 빌어먹을 추위로부터 벗어난다.
안양 동안구는 무수한 아포칼립스 자원이 넘쳐 나는 지역이다.
식량, 무기, 아파트 단지, 쇼핑몰, 눈이 녹으면 작물을 심을 수 있는 평지까지.
이곳만 통일하고 도시를 봉쇄한다면, 박지수는 자신만의 왕국을 새롭게 건국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행진은 거대한 파도와 같았다.
그 무엇도 막을 수 없는 거대한 파도.
그들의 행진을 보며 박지수는 아이처럼 웃었다.
“정말 아름답지 않아?”
박지수는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곳에는 반쯤 눈이 풀린 이세범이 앉아 있었다.
이세범은 온몸을 이불로 둘둘 말고 있었고, 반쯤 정신이 나가 있었다.
그 옆으로는 박지수의 부하들이 통돼지를 익히고 있었고, 그의 주변에는 정예의 전사단이 경계하고 있었다.
박지수는 천천히 다가가, 이불을 둘둘 만 세범의 무릎에 앉았다.
그리고 그의 가슴팍에 뒤통수를 기대며 눈 내리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너 이런 거 본 적 없잖아. 그치. 저런 대행진, 티비나 사극에서나 보잖아. 실제로 보니까 장관이 따로 없다. 정말 아름다워. 안 그래?”
박지수는 고개를 올려 세범을 보았다.
진격하는 전사들을 바라보는 그녀의 표정은 마치 밤하늘의 별을 보는 것처럼 해맑았다.
반면 세범은 여전히 눈에 초점이 없었다.
“호계는 이제 끝이야. 수색조에 따르면 기껏해야 1000명 내외라던걸? 그냥 가서 다 죽여 버리면 돼. 그럼 동안구는 이제 우리 거야. 그리고 만안의 그 개 같은 짭새들만 모두 죽일 수 있다면 우린 이 겨울을 버텨 낼 수 있겠지.”
“…….”
박지수는 조금 고개를 내려 자신의 알림 창을 바라보았다.
안양시의 2라운드에는 총 6개의 세력군이 있었다.
6개의 세력군 중 6개의 군주.
동안 제1, 2, 3세력.
만안 제1, 2, 3세력.
이번 라운드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군주는 단 두 사람.
두 세력군뿐이었다.
그리고 군주들에게만 내려오는 이번 2라운드의 진짜 목적.
[겨울이 끝나는 건, 하늘 아래 두 명의 군주만이 남았을 때다.]
결국 피 튀기는 전쟁이 일어날 것이다.
지옥 같은 겨울을 이겨 내기 위해선 전쟁을 치러야만 했다.
동안 제3세력의 군주는 오늘 죽었다.
동안 제2세력의 군주도 머지않아 죽을 것이다.
두 명의 군주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으니, 호계 쪽만 접수한다면 동안구의 2라운드는 박지수의 승리로 끝이 나게 된다.
물론 박지수는 그대로 끝낼 생각이 없었다.
박지수는 경찰이 싫다.
혐오스럽다.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뽑아 버린, 기존의 권력을 지키는 정부의 개들이 정말로 싫었다.
박지수는 만안구의 경찰들 역시 모두 죽일 생각이었다.
한 마리도 빠짐없이 전부.
그때, 세범이 힘없이 말했다.
“누…… 누나만 살려 줘. 그럼…… 뭐든 할 테니까.”
그 목소리에 박지수는 말없이 세범을 올려다보았다.
박지수는 물끄러미 그를 바라보다 이내 히쭉 웃었다.
“내가 왜? 지금도 넌 내가 원하는 건 뭐든 해 주잖아. 그건 제안이 아니라 부탁 아니야?”
“…….”
세범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던 박지수는 웃으며 이어 말했다.
“하하. 근데 너 진짜 X나게 잘생겼다. 아, X발. 웬만한 연예인보다 더 잘생겼단 말이야. 근데 아직 내 완벽한 남자 이상형은 아냐. 네가 좀 더 노력해 봐. 응?”
세범은 희미한 시야 속에서 박지수를 내려다보았다.
그녀는 세상이 이 지경인데도, 화장을 하고 빨간 립스틱을 칠하고 있다.
그리고 그 빨간 입술이 양쪽으로 히쭉거리며 웃고 있었다.
“그러면 네가 원하는 건 전부 다 줄 테니까. 푸흐흐…… 푸하하하. 푸하하하하하!”
그녀의 웃음 섞인 말투와 함께 1세력 전사들의 함성 소리가 한동안 광장을 가득 울렸다.
피 냄새를 맡은 까마귀 떼가 하늘에 가득했다.
* * *
난 무언가가 시작되었음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
“…….”
눈을 떠보니, 방 안이었다.
상체를 일으켰다.
시계를 확인해 보니 이른 새벽이었다.
갈증이 나, 근처에 있던 생수로 목을 축이곤 침대에 걸터앉았다.
꿀떡, 꿀떡.
생수병을 통째로 마시며 반대편에 누워 있는 진재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새근새근 잠을 자고 있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가디언.’
도대체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안양역에서의 진재희는 마치 무기 같았다.
주인의 명령대로, 의지대로 움직이는 무기.
그건 그녀가 내게 알려 주지 않은 사실이었다.
아마도 전생의 나는 이 일을 그녀조차 모르도록 설계해 둔 것 같았다.
하지만 왜인지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전생의 내가 그녀에게 비밀로 해야만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입가에 흐르는 물을 손등으로 닦아냈다.
‘……수호인가.’
조금의 고민 끝에 난 전생의 내가 왜 그런 설계를 하였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그 생각을 한 것도 어차피 나일 테니.
아마 전생의 난, 그녀를 하나의 도구로써 사용하려고 한 것 같았다.
나만을 지키기 위한 하나의 도구.
그것은 그 세계의 ‘강시온’이 죽더라도, 이 세계에서 여전히 유효한 스킬이었던 것이다.
그녀가 회귀 이후에, 나부터 찾아온 것도 어쩌면 그 세계의 강시온이 걸어 두었던 스킬 때문일 것이다.
‘…….’
뽀드득-.
플라스틱 생수병을 꼭 쥐었다.
이유가 뭐가 되었건, 전생의 내가 그녀를 하나의 인격체로 보고 있지 않았다는 건 확실했다.
그녀는 단지 도구일 뿐.
하지만 지금 나에게 그녀는 무엇인가.
진정으로 단지 도구에 불과한 존재인가.
모르겠다.
아직까진 아무것도 모르겠다.
전생의 내가 이런 스킬을 주입했는지, 아님 그녀의 본능에 불과한 것인지.
그 생각이 드니, 날 지키려고 목숨까지 걸었던 진재희에게 이상한 감정이 들었다.
침대에서 일어나 문고리를 쥐었다.
문 바깥으로부터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들렸다.
조금 뜸을 들이다 문을 열었다.
철컥-.
* * *
시온이 문을 열고 바깥을 살피니, 수많은 시민들이 방문 앞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그리고 한 청년이 시온을 발견하고 단숨에 다가왔다.
“아, 관리자님……! 관리자님이 깨어나셨어요!”
청년의 목소리에 주위에 있던 사람들도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다행이다.”
“관리자님이 무사하셨어.”
“정말 다행이다, 다행이야.”
사람들은 시온 주위로 몰려들었다.
그리고 하나둘씩 그의 손을 쥐려고 했다.
“관리자님 덕분에 목숨을 건졌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몸 상한 데는 없어요? 걱정 많았습니다. 무사하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추, 추위는 괜찮으십니까? 저희가 각자 따뜻한 옷들을 잔뜩 가져다 놓기는 했는데…….”
“이거 따뜻한 물입니다. 관리자님. 부디 받아 주세요.”
시온은 노인이 건네는 종이컵에 담긴 물을 받았다.
노인의 말대로 종이컵에 담긴 물은 따뜻했다.
최근 들어, 시민들에게 시온의 인상은 달라져 있었다.
처음 보일러가 가동되었을 때, 반신반의하던 사람들도 이젠 모두 시온에게 돌아섰다.
사람들에겐 시온은 구원자였다.
추위라는 죽음의 공포로부터 해방시켜 준 구원자.
사람은 죽음의 위기 속에서 무언가에 더욱 의지하고 싶어 하는 법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전적으로 강시온에게 의지하고 있었다.
그런 시온이 어제 하루 바깥에서 지내고, 돌아와 쓰러지니 그들 입장에서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괜찮습니다.”
사람들은 시온 주위로 계속해서 몰려들었고, 쉽게 통제가 되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의 손이라도 한번 쥐어 보려고, 감사의 인사라도 한번 하고 싶어 난리를 부렸다.
이른 새벽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지나가겠습니다.”
시온은 그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며 빠져나가려고 했다.
세계가 멸망해 버리기 전, 시온은 타인에게 이런 큰 관심을 받은 적이 없었다.
특히나 이런 ‘감사’의 의미를 지닌 관심을.
시온에게 이러한 풍경은 어색하게만 느껴질 뿐이다.
‘5층은 시민들의 출입을 통제해야겠어.’
시온은 사람들로부터 겨우 벗어나 생각했다.
자신의 활동의 자유를 위해 통제해야만 하겠다고.
시온은 계단 층을 내려가려고 했다.
그때, 먼 복도로부터 사람들 사이를 헤집고 나오는 남자가 있었다.
김수경이었다.
“과, 관리자님!!”
김수경은 가까스로 그들 사이를 빠져나와 시온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활짝 웃으며 경례했다.
“무사하셨군요. 정말 걱정 많았습니다.”
“예.”
시온은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계단을 내려갔다.
오우거를 포획하기 위한 작전을 짜기 위해서였다.
둘은 말없이 두 층을 내려갔고, 먼저 입을 연 것은 김수경이었다.
“관리자님. 우선 먼저 확인해야 될 것이 있어서. 이 사항을 두고 서장님께서도 크게 분노하셔서.”
김수경은 한껏 풀이 죽은 상태로 말했고, 난 그에게 되물었다.
“분노? 왜요.”
“아…… 관리자님 때문이 아니라…… 그게…… 하아. 일단 1층으로 모시겠습니다.”
김수경이 먼저 계단 층을 나서며 길 안내했다.
시온은 의아함을 지닌 채, 그를 따라나섰다.
도대체 무엇이 경찰서장을 분노하게 만들었는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