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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자는 나만 지킨다-33화 (33/221)

#제33화. 악어 거북의 늪 (1)

강시온과 진재희가 정찰 팀에 배속된 지도 어느덧 4일이란 시간이 지났다.

아티팩트가 개방되기까지 하루가 남았다.

그동안 총 다섯 번의 정찰을 나섰고, 발견된 몬스터는 없었다.

한 가지 이상했던 점은 강시온과 진재희가 정찰 팀에 들어온 순간부터 정찰 팀에서 사상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찰 측에서는 환호할 만한 소식이지만, 그것이 단순한 우연이 아님을 모두가 인지하고 있었다.

훼엑-!

진재희의 옆구리를 향해 단검이 빠르게 휘둘러졌다.

하지만 그녀는 손쉽게 그것을 피해 내곤 시온의 다리를 걸었다.

풀썩!

강시온은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져 눈밭에 몸을 처박았다.

“느리고 약해. 만약 찔렀다고 해도 한 번에 죽이진 못했을 거야. 다시.”

시온은 고개를 들어 얼굴에 묻은 눈들을 손으로 털어 냈다.

그리고 다시 일어나 진재희와 마주했다.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려고 하지 마. 신체적 조건은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도 극복할 수 없어.”

“…….”

시온은 주위를 조금 돌다, 곧바로 단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역시 재희는 그것을 막아 내곤 이번엔 그의 손을 뒤로 꺾었다.

마치 쇼핑몰 안에서 권경수가 강시온을 제압했던 것처럼.

“크윽……!”

“기억해. 쇼핑몰 안에서 권경수한테 당했을 때를 말이야. 권경수가 널 죽이겠다고 마음먹었더라면? 넌 그 자리에서 꼼짝없이 죽었겠지. 너도 알겠지만, 상대를 죽이겠다는 마음을 가졌으면 조금의 망설임도 없어야 해.”

진재희는 그의 손을 풀어 주었고, 시온은 곧바로 팔꿈치로 뒤에서 가격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진재희는 고개를 살짝 비틀어 피해 냈다.

그리고 또다시 다리를 걸어 그를 넘어트렸다.

푸욱-!

강시온은 또다시 앞으로 고꾸라졌다.

어느새 이 일대에는 그가 넘어져 푹 꺼진 자국들이 가득했다.

“생각 없이 공격하는 행위는 그만둬. 전투에 있어서, 상대는 이미 네가 생각하는 모든 수를 생각하고 있을 테니까. 너와 싸움을 하는 모든 사람이 너보다 강하다는 걸 기억해.”

시온은 또다시 얼굴에 붙은 눈들을 닦아 냈다.

그리고 다시 일어나 주먹을 쥐었다.

그의 손아귀에는 단검이 쥐어져 있었다.

강시온의 눈빛을 본 진재희는 말했다.

“그래. 그거야. 상대를 반드시 죽이겠다는 그 눈빛. 상대를 공격할 때는 단 한 순간의 망설임도 있어선 안 돼.”

강시온은 숨을 크게 내뱉곤 또다시 공격해 들어갔다.

몇 번이고 넘어지고 몇 번이고 다시 일어서고, 어떻게든 진재희에게 한 번의 유효타를 날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그와 진재희의 격차는 확실했다.

그녀는 전생의 10년간 전장에 뛰었던 전사였고, 지금의 시온은 일반인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발전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성장은 확실히 빨라.’

시온의 상대를 하던 재희는 생각했다.

그가 이제껏 아무런 훈련을 받지 못한 상태였음을 감안해도 이런 성장세는 대단한 것이었다.

어릴 적 자신보다도 성취가 빨랐다.

시온이 처음 훈련을 시작했던 건, 리그가 개최되고 3년이 지난 시점이라고 했다.

그전까지 시온은 무리를 이끄는 두뇌 역할만 했다.

하지만 시온은 진재희보다 늦게 훈련을 시작했음에도, 나중에 만났을 때엔 자신과 비등비등한 수준이었다.

진재희는 시온이 빠르게 무력을 성장시킬 수 있도록 도왔다.

지금부터 시작한다면 분명 최종 라운드에서는 그 효과가 있을 것이다.

“더.”

진재희는 그에게 자신을 공격할 때에는 인정사정 봐주지 않을 것을 요구했다.

강시온도 그 요구를 받아들였다.

정말 그녀를 죽일 각오로 계속해서 달려들었다.

하지만 몇 번을 휘둘러도 결과는 똑같았다.

그 두 사람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이청춘은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정찰 팀은 오전 작업을 완료하고 점심 휴식 시간을 가지고 있었다.

오전 내내 눈을 팠을 텐데, 저 두 사람은 지친 기색 없이 항상 시간이 남을 때면 훈련을 했다.

어떻게 체력을 보충할 수 있었는지 이청춘으로서는 의문이었다.

“역시 젊은 것이 최고인가.”

이청춘은 그렇게 중얼거렸다.

보통이라면 추위를 버티는 것만으로도 힘이 들 것이다.

그것이 정상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곳에 온 뒤로 하루도 빠짐없이 움직였다.

적응력이 여타 다른 사람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마치 이 일을 철저히 대비한 사람들 같았다.

그들은 더욱 먼 미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마치 자신이 정상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이청춘은 눈밭에 담배를 떨어트리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손목시계를 살폈다.

시간은 오후 1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이제 슬슬 두 번째 상점을 털어야 했다.

“여러분 이제 출발하시죠.”

이청춘은 기진맥진해선 아무렇게나 앉아 쉬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 * *

난 진재희와 매일 같이 훈련을 하면서도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주시했다.

일번가 초입 부분의 상점가를 모두 수색했다.

그들의 수확은 식량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이불, 의료품, 식기 도구, 난로, 기름 등.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된 물품들은 모두 챙겼다.

기존 인원도 팀별로 5명을 추가로 배치시켰다.

원래라면 정찰에 대한 거부감이 있던 시민들도, 며칠 동안 사상자가 나오지 않고 정찰 이후에 추가로 받는 수당을 받는 것을 보고는 생각이 바뀌었던 것이다.

바로 어제는 추가로 정찰에 나서겠다고 한 사람만 수 명이었다.

상황이 뒤바뀌었다.

내가 원하는 방향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걱정스럽진 않았다.

어차피 계속되는 정찰은 사상자를 불러일으키기 마련.

사상자가 나온 순간, 또다시 시민들은 지금 현 경찰 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터트릴 것이고, 정찰을 기피할 것이다.

어찌 되었건, 난 그것을 기다릴 뿐이고 지금은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을 처리 중이었다.

인간의 노동력으로 이용될 몬스터를 찾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가축화를 진행하려고 했다.

자연의 늑대 중, 선택받은 소수의 개체가 인간에게 길들여져 지금의 개가 되었다.

소, 돼지, 양은 인간에게 고기와 가죽을 남겼다.

고양이는 모르겠다.

왜 인간에게 길들여졌는지는.

그러므로 분명 이 세계가 이계의 자연으로 이루어진 세상이라면, 분명 가축화가 가능한 개체들이 있을 것이다.

난 우선 그것들을 살필 필요가 있었다.

만약 그 소수의 개체들이 가축화에 성공해, 세력 내 노동력이 된다면 세력의 힘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전쟁 도구로써 사용될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다.

당장 지금만 하더라도, 몬스터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진재희가 내게 말했던, 세계는 야생이라는 말이 지금으로서는 이해가 가질 않을 정도였다.

왜.

왜 하필 이곳만 이토록 몬스터가 없는 것일까.

반드시 무슨 이유가 있을 텐데.

보이는 건 그저 깊게 쌓여 있는 눈뿐이었다.

‘……이곳에 다른 개체들도 두려워할 만한 포식자가 있는 건가.’

솔직히 그것밖에 생각이 나질 않았다.

동물은 인간에 비해 뛰어난 후각, 청각, 시각으로 사전에 위험을 감지해 대피한다.

몇몇 개나 고양이들은 지진이 올 것을 미리 알고 대피하는 경우도 있다.

인간은 두뇌를 발전시켰고, 이하 다른 동물들은 감각을 발전시킨 꼴이었다.

그러니까 이 주위에 유독 몬스터가 없는 건, 놈들의 동물적인 감각에 의한 현상이라고 봐야 옳다.

그것도 일번가 중심부로 향하면 향할수록 눈밭에서 간혹 튀어나오던 스노우 네펜데스도 없어졌다.

그 생각에 이르니, 지금 이곳에서 한가롭게 음식을 퍼 나르기만 하는 것은 꽤나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내겐 진재희가 있고. 그들이 위험에 빠진다면 오히려 내 쪽에선 환영할 일이었다.

왜냐하면 정찰 중 사망률이 늘어나게 되면, 점차 경찰이든 시민이든 지쳐갈 것이고 이는 지도부에 불만을 가지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건, 결국 계급 간의 갈등이다.

영국이 인도를 식민 통치할 때처럼, 그들이 스스로 무너져 지도부가 교체될 시기를 만들 것이다.

“시간이 좀 남네요.”

“예. 어떡하실 겁니까. 과장님?”

포대 자루를 가득 짊어진 사람들이 이청춘 경사의 말을 기다렸다.

그는 담배를 문 채, 물끄러미 손목시계를 바라보더니 이내 일번가 중심부를 바라보았다.

“대형 마트로 간다면 베스트긴 하겠지만. 오늘은 우선 저 건물까지만 수색하겠습니다.”

이청춘이 가리킨 방향으로 사람들의 시야가 따라갔다.

지상 6층짜리 복합 건물.

1층은 카페가 자리하고 있었고, 그 위로는 무한 리필 셀프 바, 고깃집, 노래방, 마지막 5, 6층은 호텔이었다.

그야말로 보물 같은 건물이었다.

사람들은 그 건물을 보고선 짧은 탄식을 내뱉었다.

“모텔에선 침구류 좀 챙길 수 있겠어. 요즘 너무 춥다 보니까.”

“커피도 좋겠어요. 카페인은 각성제잖아요.”

“셀프 바, 고깃집. 날이 추워서 웬만한 음식들은 보존되어 있을 것 같은데?”

“하아. 고기를 구워 먹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저마다 한 마디씩 거들었다.

이청춘은 주변 반응을 살피곤 그들에게 명령했다.

“그럼 지금 가지고 있는 포대 자루를 서에 가져다 놓고 다시 되돌아오도록 하죠.”

사람들은 그의 말에 동의했다.

식량 팀에게 조달할 식량을 전달하고, 우린 다시 복합 상가 1층에 모였다.

“그럼 들어가시죠.”

이청춘의 말에 사람들 모두가 하나둘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 * *

사람들은 저마다 포대 자루를 쥐고선 건물 안에 있는 물건이란 물건들은 죄다 쓸어 담았다.

꼭 도둑들의 잔치처럼 보였다.

시온은 적당히 할당량만 챙겼다.

음식들이 가장 중요했기에, 고깃집에 있던 반쯤 상해 버린 냉동 고기, 채소, 냉면, 국수면 같은 것을 챙겼다.

그리고 통조림 캔들을 여러 개 주워 담았다.

음식들의 보존 상태는 양호했다.

날씨가 전반적으로 추우니까, 가능했던 일이다.

챙긴 음식은 창문을 통해 곧장 1층으로 내던졌다.

사람들이 식량들을 챙기고, 오가며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한 가지 이상했던 건, 이곳에 있는 시체들이었다.

대부분의 시체들은 신체의 일부가 사라져 있었다.

만약 서로 싸우다가 죽은 것이라면 상처가 남아 있을 텐데, 그런 건 발견할 수 없었다.

무언가 거대한 생명체가 신체 일부를 뜯어먹은 것처럼 듬성하게 잘려 있었던 것이다.

“…….”

시온은 그런 의문을 가진 채, 수색을 이어 나갔다.

창가 쪽에 위치한 고깃집 테이블.

시온은 그곳에 죽어서 얼어붙은 두 시체에게 다가갔다.

두 시체는 모두 상반신이 없었다.

시온은 시체의 소지품을 뒤지며 쓸 만한 것이 없나 찾아보고 있을 때였다.

“…….”

시온은 느껴지는 시선에 고개를 들어 창문 너머 반대편 건물을 바라보았다.

그곳 건물은 창문이 깨져 있었다.

그리고 창문이 깨진 틈새로 두세 명의 여자가 서 있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마스크를 끼고 있었고, 무장한 상태였다.

여자들은 물끄러미 시온을 바라보다 이내 시야 바깥으로 사라졌다.

시온은 그들을 바라보다 눈살을 찌푸렸다.

저들이 과연 자신을 바라보다 사라진 것인지, 아님 다른 이유에서인지는 알 수 없었다.

“왜?”

어느새 진재희가 그에게 다가와 물었다.

시온은 반대편 건물을 바라보다 이내 시선을 거뒀다.

그리곤 시체 중 여자의 핸드백을 쥐며 대답했다.

“아냐. 아무것도.”

시온은 핸드백 안에서 라이터와 머리빗을 챙겼다.

건물을 수색한 지 한 시간이 지났다.

해는 어둑어둑해지며 저물고 있었고, 노을빛이 거리를 비추었다.

평소보다 조금 더 위험하게 수색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위험을 감수할 만한 큰 수확이었다.

일반적으로 삼일 동안 수확되는 양만큼의 식량이 이곳 건물 안에서 나왔다.

이청춘 경사는 바깥을 살피다 곧 사람들에게 말했다.

“이제 슬슬 돌아가죠. 위험해질 수도 있어요. 눈이 더 세차게 오는 것 같기도 하고요.”

몇몇 사람들이 아쉬운 듯 소리를 내었다.

그들은 4층에 있었고, 이청춘은 앞서 걸어 나가려고 했다.

“경사님. 저기 그.”

그때, 이청춘을 막아서는 한 사내.

노란색 머리카락을 가진 젊은 남자였다.

이청춘은 우뚝 멈춰선 말했다.

“네. 말씀하시죠.”

“아, 제가 그 화장실을 좀 가려고요. 조금만 기다려 주실 수 있나요?”

“아, 네. 1층에서 기다리죠.”

그 말을 끝으로 이청춘이 다시 문밖으로 나서려고 하자, 남자는 다시 이청춘을 붙잡았다.

“아, 그게. 경사님. 여기에 좀 있어 주시면 안 됩니까?”

“네……?”

이청춘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사내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사내는 주변 눈치를 살피더니 다시 말했다.

“아…… 그 쪽팔리긴 한데요. 솔직히 상황도 상황인지라…… 어디서 괴물이 튀어나올지도 모르고…… 이런 거 애들이나 해 달라고 하는 건데. 좀…… 네…… 무서워서요. 혼자 화장실 가기.”

“……제가 화장실을 같이 가 달란 말씀이세요?”

“아뇨, 아뇨! 그냥 4층에만 머물러 주세요. 예.”

이청춘은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해가 지기 시작하는 건 오후 5시쯤이고, 6시면 해는 저물었다.

지금이 5시 10분이고 적어도 30분에는 이 건물을 나서야 했다.

이청춘은 남자를 두고 말했다.

“10분 안에 나오세요.”

“네, 네. 물론이죠. 하하하.”

남자는 해맑게 웃고는 후다닥 화장실로 뛰어갔다.

사람들은 남자가 화장실에 다녀오는 동안 4층에 머물렀다.

화장실에 뛰어간 남자는 정말 어린아이처럼 계속해서 이청춘을 불러 댔다.

“팀장님. 거기 계시죠???”

“팀장님. 어디 가시면 안 됩니다???”

“팀장님. 팀장님!”

이청춘과 사람은 조금의 휴식을 취하거나 담배를 피우고 있었고, 이청춘은 그가 부를 때마다 소리 내어 대답해 주었다.

그를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었다.

경찰서로 돌아가면 화장실을 못 가고, 또 어디서 괴물이 튀어나올지도 모르는 건물에서 혼자 볼일을 본다면 무서울 것이다.

이청춘은 담배 한 개비를 태우고 그를 기다렸다.

노랑머리 남자는 정확히 12분 뒤에 헤헤 웃어 대며 화장실에서 걸어 나왔다.

“하하하. 아, 죄송합니다. 정말 똥이 얼어붙어서 너무 딱딱해요. 구멍 찢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이청춘은 손목시계를 살피다 담배를 떨어트리며 말했다.

“가시죠. 이제 정말 가야 합니다.”

“네, 네. 알겠습니다.”

노랑머리 남자는 손을 벽면에 대고 문댔다.

그 순간이었다.

와그작-!!!

남자의 몸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정확히는 한쪽 발만 허공에 튀어 올라 땅바닥에 떨어졌고, 머리를 포함한 몸통이 사라졌다.

그것이 얼마나 갑작스러운 일이었는지, 지켜보는 사람들도 순간적으로 정신을 못 차렸다.

거대한 공룡과 같은 생김새를 지닌 얼굴이 튀어나오더니 갑자기 노랑머리 남자를 집어삼킨 것이었다.

남자를 집어삼킨 괴물 머리는 다시 투명해지며 사라졌다.

원래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남겨진 곳에는 남자의 잘려 버린 왼발과 혈흔뿐이었다.

“모두 손끝 하나 움직이지 마.”

뜻밖에도 진재희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녀의 눈동자가 빠르게 좌우로 흔들렸다.

그녀의 말에 누구도 꼼짝하지 않았다.

“젠장.”

진재희는 주변을 힐끗거렸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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