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화. 인간 실격 (4)
타앙-!
한 발의 총성이 울렸다.
왼쪽 귀가 순간적으로 울렸다.
그리고 피가 솟구쳐 목 뒤와 뒤통수를 적셨다.
사람의 피는 무척이나 따뜻했다.
터억-.
반동으로 권경수의 왼팔이 나의 왼 어깨에 올려졌다.
하지만 쓰러진 건 내가 아니었다.
대신 권경수가 힘없이 옆으로 쓰러졌다.
털썩! 푸슛, 퓨수우우.
고개만 살짝 돌려 바라보니 그의 관자놀이에서 분수처럼 피가 솟구치고 있었다.
그리고 오른손에는 총을 쥐고 있었으며, 두 눈은 뜬 채로 죽었다.
난 오른뺨에 묻은 피를 손으로 닦아 내었다.
그는 자살했다.
자신의 관자놀이에 총구를 댄 채, 방아쇠를 당겼던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난 아무 생각이 없었다.
당장 조금 전에 죽을 뻔했음에도, 조금의 긴장감이나 불안감도 느낄 수 없었다.
터덜터덜 앞으로 걸어갔다.
그가 바로 내 등 뒤에서 죽었다는 충격보단 낭비한 두 발의 총알이 더욱 아쉽게 느껴졌다.
풀썩-.
난 상영관 시트에 앉아 머리를 감쌌다.
머리가 조금 어지러웠다.
관자놀이를 손가락으로 짚고선 죽어 있는 권경수를 바라보았다.
그의 관자놀이에선 아직까지도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 뒤로는 뇌수가 터져 바닥에 흩뿌려져 있었다.
그의 말대로, 난 정말 최후에 어울리는 남자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살았던 세상이 원래 지옥이어서, 지금 와서 세상이 이렇게 변했다고 해도 별 감흥이 없었던 것 같다.
솔직히 모르겠다.
권경수는 어쩌면 게임에 있어서는 나보다 탁월한 캐릭터를 보유했을지도, 어쩌면 정의에 근접한 캐릭터일지도 모르겠지만.
신의 장난인지, 아님 신의 선택인지.
“…….”
결론은 이거였다.
그는 버티지 못하고 죽었고, 난 버텨 냈다.
목을 뒤로 뉘어 시트에 몸을 맡겼다.
이걸로 겨우 끝이다.
빌어먹을 쇼핑몰을 드디어 나갈 수 있게 되었다.
그걸로 족하다.
이곳에 있었던 이야기들과 감정은 모두 이곳에 내려놓은 채, 이제 동생을 만나러 갈 것이다.
단지 그뿐이다.
잠시 그렇게 쉬고 있을 때, 한 여자가 다가왔다.
눈을 게슴츠레 떠 확인하니, 진재희였다.
그녀는 조심스레 내 옆에 앉더니 한숨을 조금 내쉬었다.
그녀가 앉자, 난 먼저 물었다.
“앞으로는 이런 일들이 이어지는 거야?”
“……비슷하지만, 규모는 훨씬 커. 솔직히 경기도 쪽은 잘 모르겠어.”
“…….”
난 반대편 손으로 머리를 짚었다.
진재희는 내게 물었다.
그녀가 날 돌아보고 있는 듯한 시선을 느꼈지만, 내 시선은 오로지 권경수를 향해 있었다.
“이제 어떡할 거야. 계획은?”
“동생을 찾을 거야.”
“만약 못 찾게 되면?”
그녀의 물음에 난 짚고 있던 손을 풀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곤 다시 말했다.
“찾을 거야. 시체라도.”
그 말을 끝으로 난 다시 손을 짚어 머리를 받쳤다.
진재희 역시 아무 말이 없었다.
* * *
이주연은 석궁을 든 채로 그곳에 서 있었다.
정확히는 앞선 장면들이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얼어붙었던 것이었다.
화살은 빗나갔다.
솔직히 정말 아쉽게 빗나갔지만, 빗나간 것은 빗나간 것이었다.
만약 권경수가 자살하지 않았더라면 홍 팀의 모두가 꼼짝없이 죽었을 것이다.
자신과 동생을 포함한 이곳의 모두가.
하지만 권경수는 자살했고, 우린 살아남았다.
“…….”
이주연은 석궁을 조심스레 내려놓곤 숨을 거칠게 내쉬었다.
그러자 세범이 다가와선 주연의 등을 감싸 안았다.
“됐어, 이걸로 된 거야.”
“…….”
“우린 살아남았어. 누나. 괜찮아?”
“……어? 어…… 어. 난…… 괜찮아.”
주연은 눈가를 손으로 비비곤 앞을 바라보았다.
그곳에선 시온이 영화관 시트에 앉아 있었다.
그 근처로 재희가 다가갔다.
방금 전까지 죽을 뻔한 사람이 할 순 없는 태연함이었다.
만약 자신이었더라면 충격으로 발에 힘이 안 들어갔을 것이다.
권경수가 자살을 선택했을 때, 주연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놀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안도였다.
주연은 그가 마지막으로 했던 말을 떠올렸다.
이곳은 지옥이고, 자신은 지옥을 탈출하는 것뿐이라며.
그것이 마치 자신이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마지막 선택인 것처럼.
그렇다면 남겨진 우린 뭐지.
인간이 아닌 건가.
“……누나.”
세범은 주연의 어깨를 가볍게 흔들었으나, 주연은 아무 반응이 없었다.
그러자 세범은 더욱 세차게 그녀의 어깨를 흔들었다.
“누나!”
“어…… 어…… 듣고 있어.”
그제야 주연은 고개를 조금 들어 동생을 바라보았다.
세범은 인상을 찌푸리곤 말했다.
“듣고 있긴. 정신 차려. 이제 집에 가야지.”
“응…….”
“아, 진짜!”
주연은 세범의 소리침에도 조금 고개를 숙이곤 반대편 시트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곳에 앉아 다리를 오므렸다.
모두가 침묵했다.
이곳에 있는 모두가 허탈한 듯 아무 말을 하고 있지 않았다.
상황은 모두 끝이 났고, 모두 집에 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금은 들떠 있는 듯 보였다.
안경 남이 흐흐흐 거리며 혼자 웃고 있었다.
주연은 그 안경 남을 바라보다 그가 인간으로 느껴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아니, 이곳에 있는 모두가 더 이상 인간일 수 없다고 생각했다.
“세범아.”
주연은 앉은 채로 동생을 불렀다.
담배를 꼬나물던 세범이 주연을 바라보았다.
주연은 조금 침묵을 지키더니 이내 말했다.
“아니야.”
주연은 눈을 감은 채, 생각했다.
그 앞에서 세범은 누나가 답답한 듯 인상만 찌푸리고 있을 뿐이었다.
잠시 동안의 침묵이 이어졌다.
그 누구도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곧 침묵은 끝이 났다.
영화관 스크린.
그곳에 작은 포탈이 생성되었다.
모두의 이목을 이끌도록 경쾌한 나팔 소리가 영화관에 가득 울려 퍼졌다.
빰빠밤~!!!
아기 천사들이 두 열로 나뉘어 포탈로부터 걸어 나왔다.
맨 뒤 열의 아기 천사는 적색 깃발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대열의 가운데로 관리자 ‘K’가 걸어오고 있었다.
짝, 짝, 짝.
K는 느리게 박수를 치며 걸어왔다.
그녀의 양쪽으로 두 명의 왕이 떠올랐다.
[LOSER]
패배자 푯말을 목에 건 채.
깃발에 두 왕의 시체가 떠올랐다.
마치 공개 처형대처럼.
어느새 땅바닥에서 죽어가던 권경수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다.
청 팀의 노인은 턱을 벌린 채 눈을 감고 있었고, 몸에서 피가 다 빠졌는지 얼굴색은 창백했다.
반면 권경수는 관자놀이에서 흐르는 피가 턱에 맺혀 바닥에 뚝뚝 흐르고 있었고, 죽은 지 얼마 안 된 탓에 얼굴에는 생기가 남아 있었다.
그 사이를 걸어 나오는 K는 소리쳤다.
“정말 굉장한 드라마틱한 결과입니다! 아, 축하드립니다. 홍 팀. 마지막엔 홍 팀이 지는 줄 알고 가슴 졸이면서 결과를 지켜보았어요. 하지만! 역시 제 촉은 다르지 않았네요. 축하드립니다. 시온 씨. 당신이 이겼네요.”
그 순간, 시온의 목에 빛이 형성되었다.
곧 푯말이 걸려 있었다.
[WINNER]
시온은 자신의 목에 걸린 그 푯말을 바로 벗어 들어 땅바닥에 내던졌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K는 입을 가리곤 웃어 댔다.
“푸흐흐흐……! 까칠하셔라. 너무 그러지 마세요. 여러분들은 ‘일단’ 살아남으셨잖아요? 저희 관리 위원회 측에서 준비한 소소한 파티를 만끽해 주시죠. 얘들아.”
아기 천사들이 K의 말에 테이블을 가지고 나왔다.
그리고 테이블을 일렬로 붙이더니 그곳에 새하얀 식탁보를 올렸다.
아기 천사들은 어깨에 각종 음식이 담긴 플레이트를 가지고 오더니 차례로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살아남은 생존자의 수에 맞게 접시와 나이프, 포크를 세팅하곤 와인 잔에 와인도 따라주었다.
먹음직스러운 음식 향이 피비린내를 뒤덮기 시작했다.
몇몇 생존자들이 고개를 들곤 그 음식들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것을 쉽게 집어 들진 않았다.
그러자 K는 테이블 위에 있던 청포도를 하나 떼어 내 먹었다.
“독은 없답니다. 그리고 이 음식들은 원래 규정 외의 혜택이기에 건물 밖으로 가지고 가실 순 없어요. 정확히 30분 뒤에 치우겠습니다. 그러니까. 지금은 즐기시지 그래요? 시온 씨.”
K는 한사코 시온을 두고만 말했다.
그런데도 시온은 그 자리에 앉아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생존자들은 달랐다.
그들은 벌써 며칠째 음식다운 음식을 먹은 적이 없었다.
제일 먼저 달려든 건 안경 남이었다.
그는 닭 다리를 집어 들곤 게걸스럽게 입에 처넣기 시작했다.
한 명이 먼저 나서자 다른 생존자들도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그들은 마치 사육장의 돼지처럼 테이블 위의 음식들을 허겁지겁 먹어 치웠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K는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하-. 정말 가축이 따로 없네요. 우주에 도전하려고 들었던 유해종이 맞나, 싶어요. 맛있나요?”
K는 스프에 코를 박고 들이켜던 안경 남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었다.
안경 남은 고개를 끄덕이며 볶음 요리를 손으로 집어 입에 처넣었다.
그제야 시온은 물었다.
“어서 이곳에서 내보내 줘. 우린 게임에서 승리했어.”
“네. 그럴 겁니다. 하지만 그러기 전에 우선 게임의 규칙에 대해 추가적으로 설명할 것들이 남아 있어서요.”
“……어서 말해.”
“너무 급하게 굴 필욘 없어요. 어차피 밖으로 나가면 되레 이곳으로 들어오고 싶어질걸요?”
시온은 인상을 찌푸렸다.
“그건 내가 판단해.”
“흠…… 그렇죠. 그렇긴 한데, 아직 에리어 2의 투표 시간이기 때문에 아직 여러분들을 내보낼 순 없습니다.”
K는 닭 다리를 하나 집어 들곤 테이블 위에 있던 중년 남자의 입에 억지로 처넣었다.
중년 남자는 그것이 모욕적인 것인지도 모르고 입에 들어오는 닭 다리를 씹어 댔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K가 꺄르륵 웃어 댔다.
그리곤 중년 남자의 턱 밑을 매만졌다.
마치 강아지를 쓰다듬듯이.
“귀엽다, 귀여워.”
“투표 시간?”
시온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다시 물었다.
“그래요. 매일 00시부터 01시까지. 1시간 동안 이어지는 투표. 이건 뭐, 여러분들이 아실 필요는 없고. 자, 그럼 이제 설명해 드릴게요. 얼추 설명이 끝나면 여러분들을 필드로 내보내도 될 것 같네요.”
K는 홀로그램으로 떠오른 시계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곧 영화관 스크린이 밝아 왔다.
“그럼 이제 게임에 대한 본격적인 설명을 시작하죠. 가축들은 내버려 두고. 먹을래요?”
어느새 시온의 옆 의자에 앉은 K가 팝콘을 그에게 건넸다.
시온은 그녀를 무시한 채, 스크린을 바라보았다.
K는 그런 시온을 보며 조금 미소를 보이더니 팝콘을 던져 입으로 받아 냈다.
“시작해, 애들아.”
그녀의 말에 서빙을 하던 아기 천사들이 차례로 스크린 안으로 들어갔다.
괴상한 문자로 이루어진 계약서가 눈에 보였다.
그 계약서를 나란히 보던 K가 말했다.
“지금부터 세상은 하나의 필드가 될 것이에요. 그러니까 장기판이죠. 여러분들은 장기말이구요. 지금까지 한 것들은 그저 체험판에 불과하고요. 이제 ‘왕’은 선정되는 것이 아니라 쟁취하게 될 것이에요. 다음.”
K가 화면을 넘기라고 지시하자, 아기 천사들은 자연스레 페이지를 넘겼다.
형식은 PPT였다.
하지만 도무지 무슨 내용을 담고 있는진 알 수 없었다.
그나마 알아볼 수 있는 거라곤 그림뿐이었다.
“가장 중요한 승리 조건을 말씀드릴게요. 간단해요. 최종 라운드까지 이어지는 ‘승리 조건’을 충족시킨 유해종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중 단 하나라도 충족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다음.”
페이지는 넘어갔다.
테이블 위에 음식들을 먹어 치우던 사람들도 그제야 고개를 들어 스크린을 살폈다.
하지만 잠시뿐이었고, 다시 음식에 눈동자를 돌리곤 음식을 먹어 치웠다.
다음 페이지는 작은 애니메이션이었다.
두 사람이 있었는데, 각각 적색과 청색을 띠고 있었다.
그리고 곧 적색의 사람이 청색의 목을 베어 냈다.
청색의 사람의 목이 데굴데굴 굴러 화면 바깥으로 빠져나갔다.
곧 적색의 사람이 두 팔 벌려 환호했고, 그들을 규정하던 경계가 넓어졌다.
“여러분들은 경계를 통한 라운드 진행이 될 것입니다. 간단하게 말해, 건물, 도로, 도시, 지역, 대륙 순으로요.”
경계 너머의 세상은 또 다른 세상이었다.
지금까지 마주할 수 없었던 세계였다.
적색의 사람들이 그 세계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여러분들은 지금부터 한 번도 마주하지 못한, 또 상상조차 못 한 기이한 세계를 접하게 될 겁니다. 경계가 넓어지면…… 넓어질수록 말이죠.”
각종 기괴한 생김새를 가진 몬스터들이 그림자로 화면에 나타났다.
사람을 반으로 접어 잡아먹거나.
사람을 수백이나 태우고 대륙을 횡단하거나 하늘을 나는.
또 사람에 기생하여 살아가는 연가시 같은 괴물까지.
그렇게 화면 속 적색 사람들은 죽어 갔다.
“결국 증명하는 겁니다. 자신이 과연 살아남아야 할 생명체인지. 자신이 왜 살아남아야만 하는지 증명하는 거라구요. 본능이 아닌, 정말 인간! 예? 지적 생명체로서 가치를 증명하세요. 저것들처럼 본능에 이끌리지 마시고.”
K는 식탐에 빠진 홍 팀의 생존자들을 두고 말했다.
아그작-.
그녀는 어느새 팝콘 한 통을 몽땅 비워 냈다.
K가 팝콘 통을 놓자 통은 자연스레 사라졌다.
K는 두 손을 마주 비비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온 씨와 여러분들이라면 잘 해내실 거라고 믿습니다. 왜냐. 바로 제가 점찍어 둔 플레이어이기 때문이죠. 흐흐.”
또각, 또각.
K는 앞으로 걸어가 아직까지 게걸스럽게 밥을 먹던 사람들 앞에 서 보였다.
그리고 조금 그들을 지켜보는가 싶더니 이내 고개만 돌려 시온과 재희를 바라보았다.
정확히는 그 옆에 있는 PPT를 바라보던 이주연, 이세범, 그리고 이름 모를 학생 한 명까지.
그녀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제 가 볼까요. 시간이 되었네요.”
타악-!
K는 손가락을 튕겼다.
그 순간, 테이블 위에서 허겁지겁 먹고 있던 모든 생존자의 머리가 날아갔다.
마치 폭죽처럼.
6명의 머리가 허공에 부웅 뛰어올랐다가 다시 테이블에 굴러떨어졌다.
후두두둑.
안경 남의 머리가 데굴데굴 구르다 갈비 양념에 버무려졌다.
그의 입에는 여전히 고기가 들어 있었다.
“전체 78억 명의 인구수 중, 1라운드 생존자는 20억 명입니다. 여러분들은 생존율 4분의 1의 확률을 뚫은 자들입니다. 당신들은 2라운드에 진출할 자격을 얻으셨습니다. 그럼 환영합니다.”
덜컹-!
그 순간 스크린이 반으로 갈라졌다.
정확히는 1층에 있던 메인 홀의 입구가 앞에 펼쳐졌던 것이다.
그제야 시온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눈앞의 메인 홀을 메우고 있던 검은 연기가 걷히기 시작했다.
우릴 쇼핑몰에 가두었던 그 검은 연기였다.
그 사이로 빛이 뿜어져 들어왔다.
며칠 만의 빛인가.
갑작스러운 빛에 사람들은 손으로 자신의 눈을 가리기에 급급했다.
하지만 시온은 곧바로 눈을 떴다.
끼이이익-.
메인 홀의 문이 열리며 바깥의 상쾌한 공기가 들이닥쳤다.
시원한 바람을 등진 K는 시온 앞에서 싱긋 웃으며 말했다.
“2라운드의 주제, 그것은 겨울입니다.”
시온은 정면을 주시했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그의 눈동자는 미친 듯이 뒤흔들렸다.
그는 천천히 한 발자국씩 바깥으로 향했다.
그 뒤로 4명의 사람이 뒤따랐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