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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자는 나만 지킨다-16화 (16/221)

#제16화. 깃발 뽑기 (3)

11F, 영화관

영화관이 넓다는 특징을 사용해 잠입한 진재희는 희미한 빛 사이로 청 팀을 주시하며 생각했다.

자신이 시온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 것인지.

단지 그 곁을 지키며 그의 일을 돕는다.

그리고 그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도와준다.

물론 그것도 있겠지만, 중요한 건 시온의 성장이었다.

시온의 성장에 방해되는 요소들은 모조리 제거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K’가 시온의 성장에 자꾸 훼방을 놓는다면.

진재희로서도 참을 수 없게 되어 버리는 것이다.

재희는 13층에 잠입해, 그들의 동태를 살피고 있었다.

그녀는 무려 2일 동안이나 잠입해, 적의 왕이 누군지 살피고 있었다.

숨을 죽인 채.

욕구를 참아 가며.

묵묵히 정찰병의 임무를 수행했다.

왕이 누군지만 알 수 있다면 곧바로 그를 죽이고 게임을 끝내기 위해.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K의 목소리가 11층 가득 울렸다.

“자, 특별 게임입니다. 빌어먹을 정도로 여러분들이 안 싸우니까. 제가 개입을 해야겠어요.”

K는 전생에 만났던 관리자 중에서도 가장 게임에 개입이 많은 관리자다.

하필 시온이 속한 에리어의 관리자가 K였다.

진재희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제 조금이면 되었는데, 후보가 3명 정도로 좁혀졌는데, K가 그것을 방해한 것이다.

“자. 이해하셨죠? 그럼 바로 시작해주세요. 질문은 일절 받지 않겠습니다.”

K의 말이 끝나자, 청 팀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진재희 역시 그들을 따라 움직였다.

* * *

9층, 홍 팀의 목표 깃발 출몰 지역.

방어 전력으로 분류된 10명의 청 팀 인원이 이곳을 지키고 있었다.

마른 체형의 남자가 깃발 몬스터를 가리키며 물었다.

“형님, 저건 도대체 뭘까요?”

“글쎄, 그냥 우리는 저놈을 지키면 될 일이야.”

“저런 괴물 놈을 지키라니까 뭔가 묘해서요.”

“지금은 저 김동길의 말을 따를 수밖에.”

김정팔은 웃으며 말했다.

그는 181cm, 130kg의 육중한 몸을 소유한 남자였다.

전직 조폭 출신으로 팔과 등에는 문신이 가득했다.

그를 중심으로 9명의 남자들이 에워싸고 있었다.

이미 그 무리를 중심으로 김정팔을 리더로서 추앙하는 존재들이었다.

청 팀 안에서도 그들은 저들끼리 똘똘 뭉쳐, 무리를 이뤘던 것이다.

그들은 청 팀에서도 가장 체격이 뛰어난 정예 부대였다.

김정팔은 깃발을 바라보며 웃어 댔다.

“괜찮아. 어차피 이 쇼핑몰만 나가면 보상금 세 배로 달라고 할 테니까.”

“저놈이 쉽게 줄까요? 1억도 큰데 말이죠.”

“다 수가 있지.”

김정팔은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었다.

신호가 터지지 않아 인터넷이나 전화가 되지 않았지만, 카메라 기능은 가능했다.

김정팔은 동영상을 재생했다.

동영상은 ‘김동길’이 사람들에게 갑질하는 영상이었다

“이걸로 협박하는 거지. 천하의 지점장이라는 사람이, 재난 상황 속에서 갑질한다? 제가 안 주고 버틸 수 있겠어?”

“이런 생각까지 하시다니, 정말 대단하신데요. 형님?”

“이 정도는 약과야. 너희도 배터리 아껴 놔. 찍을 것이 많아질 테니까 말이야.”

김정팔은 낄낄 웃어댔다.

그 곁의 사람들이 그를 따라 멋쩍게 웃었다.

그때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것보단 네 영정 사진을 찍는 게 어때? 셀카로 말이야.”

김정팔은 눈을 가늘게 떴다.

여자 목소리였다.

김정팔은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페트병을 쥔 진재희가 서 있었다.

졸졸졸.

그녀가 쥔 페트병에서 액체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잠입하기 전 쟁여 두었던 기름이었다.

김정팔은 그녀에게 말했다.

“너, 지금 나한테 한 말이냐?”

“그렇다면?”

진재희는 페트병 안에 있던 액체를 남김없이 바닥에 털어 냈다.

그리고 김정팔에게 페트병을 던졌다.

통, 통, 두르르…….

페트병은 김정팔 앞에 떨어져 굴렀다.

김정팔은 인상을 찌푸리곤 진재희를 위협했다.

“혓바닥 조심해라. 죽인다.”

진재희는 듣는 채도 안 하곤 호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물었다.

칙-.

어둑했던 매장 안에 동그란 라이터 빛이 켜졌다.

“후우.”

그녀는 10명의 청 팀 정예 대 앞에서 태연하게 담배를 태웠다.

그때까지 김정팔은 진재희가 청 팀 정예 대 인원 중 한 명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정예 대는 모두 남자였다.

김정팔은 그제야 허리춤에 차고 있던 사시미 칼을 꺼내 들었다.

“너 홍 팀이냐?”

“그런데?”

“푸흐흐, 계집년이. 겁대가리 X나 상실했네.”

김정팔은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났다.

문신이 드러난 왼손은 주머니에 넣고, 오른손은 사시미 칼을 쥐고 있었다.

김정팔은 천천히 진재희에게 다가갔다.

두 사람의 신장 차이는 명확했다.

김정팔 앞에 진재희는 초라했다.

김정팔은 진재희의 얼굴을 살피곤 입꼬리를 올렸다.

“너 반반하네?”

“고마워.”

덥썩-.

그때, 김정팔은 진재희의 턱을 손으로 쥐고선 이리저리 돌려 보았다.

감탄이 나오는 외모였다.

도저히 일반인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미인이었다.

김정팔이 그녀의 턱을 어루만질 동안, 진재희는 묵묵히 담배를 태웠다.

그는 말했다.

“너, 내 X새끼 해라. 그러면 목숨만은 살려 줄게.”

“X새끼?”

“어, X새끼. 매일 예뻐해 줄게. 어때? 우리 목줄부터 찰까?”

피식-.

진재희는 그 말에 웃어 보였다.

그녀가 웃자, 김정팔은 인상을 죽였다.

“웃어?”

김정팔은 목소리를 깔고선, 그녀를 위협했다.

진재희는 담배 연기를 내뱉었다.

자욱한 담배 연기가 그의 얼굴 가득 부딪히며 퍼져 나갔다.

김정팔은 이빨을 뿌득 갈며 다시 위협했다.

“이, X발 년이.”

그때. 재희는 쥐고 있던 담배를 손가락으로 튕겼다.

빙글- 빙글-.

담배는 허공을 맴돌다, 그녀가 뿌려 놓았던 액체로 떨어졌다.

그 순간이었다.

화르르르르르르르륵-!!!!!

“어엇……?!”

“어?!? 뭐야!!!”

액체를 따라 불이 타오르기 시작하더니, 이내 일대에 불이 차올랐다.

순식간에 청 팀 정예 대와 진재희는 이곳 불구덩이 안에 갇힌 것이다.

어두컴컴했던 9층이 완전히 밝아졌다.

타오르는 불꽃이 내는 붉은빛 속에서 진재희는 검을 빼어 들었다.

찬란한 진검날이 빛을 받아 붉게 빛났다.

“이 X발 년이! 쳐 돌았나!”

김정팔은 소리쳤다.

그 순간이었다.

서걱!

그의 코가 잘려 나갔다.

잘려 나간 코의 단면이 흉측했다.

“어?”

인간의 속도가 아니었다.

인간이 눈으로 따라갈 수 있는 속도도 아니었다.

쿠당!

김정팔은 그대로 땅바닥에 쓰러졌다.

근처에 있던 정예 대는 일제히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야!!! 죽여 버려!!!”

사시미 칼을 쥔 10명의 정예대가 달려들었다.

진재희는 검을 쥔 채로 정예 대를 맞이했다.

우선 한 놈.

“X발 년아!!”

막무가내로 칼을 휘두른 남자의 공격을 가볍게 피하곤 옆구리를 베어 냈다.

서걱!

아직 ‘육체 갑옷’의 개념이 확립되지 않아 검날이 닿을 때마다 살을 손쉽게 잘라 냈다.

두 번째로 달려드는 남자.

진재희는 자세를 낮춰, 빠르게 치고 나간 뒤, 남자의 다리를 걸었다.

쿠땅!

넘어진 남자를 두고 세 번째로 달려드는 남자의 심장에 칼날을 꽂아 넣었다.

푹!

쉬지 않고 다시 칼날을 빼내, 넘어진 남자의 등에 칼을 꽂았다.

푸욱!

순식간에 세 명.

당황한 청 팀의 정예 대가 우물쭈물거렸다.

네 번째 남자가 달려들었다.

“너, 시, 시, X발!!!”

힘으로 밀어붙이려던 남자를 역으로 제어했다.

방향 전환을 해 손쉽게 피한 뒤, 역시나 옆구리를 베었다.

네 번째까지 아웃.

진재희는 검을 바로 잡았다.

이 정도로는 아직 몸도 풀리지 않았다.

“저거 완전 미친년 아냐?!”

“야! 야! 한꺼번에 덤벼!!!”

“우아아아아!!!”

미친년.

그 소리에 진재희는 교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전생에서 꽤 적지 않게 들어 본 말이었다.

맞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자신은 정말 알아주는 미친년이었다.

그리고 그 미친년을 건든 새끼들은 하나같이 피를 보았다.

바로 지금처럼.

서걱-! 서걱!

다섯 번째, 여섯 번째까지.

손쉽게 목을 베어 낸 진재희는 쉬지 않았다.

그녀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일곱 번째와 여덟 번째가 보이지 않았다.

와락-!

그 순간, 등 뒤에서 나타난 일곱 번째가 진재희를 뒤에서 안아 들었다.

“잡았다, 이 쥐새끼 같은 년……!”

여덟 번째가 정면에서 식칼을 들고 달려들었다.

진재희는 일말의 당황도 하지 않은 채, 일곱 번째에게 속삭였다.

“나, 꽤 무거운데.”

“뭐……?”

그 순간, 진재희는 몸을 뒤로 누웠다.

쿠땅!

순간적으로 몸의 중심을 잃은 일곱 번째는 진재희와 함께 뒤로 넘어졌다.

지면에 머리를 세게 부딪힌 일곱 번째 남자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고, 그녀는 자신에게 달려오던 여덟 번째 남자를 손쉽게 베어 냈다.

“어억…… 어어억……!”

여덟 번째는 그대로 앞으로 쓰러져 일곱 번째와 포개어졌다.

진재희는 검을 포개진 일곱 번째와 여덟 번째의 몸을 동시에 찔렀다.

일곱 번째 남자도 죽었다.

그리고 그녀는 손에 묻은 피를 털어 내며 앞을 바라보았다.

남은 놈은 하나였다.

“히이이익……!”

아홉 번째는 소스라치게 겁을 먹었다.

“아아……! 이야!!!!”

그러다 아홉 번째는 괴성을 내지르며 진재희에게 다가갔다.

진재희는 몸만 돌려 그의 몸을 피했다.

아홉 번째는 그대로 불구덩이에 몸을 던져 불타기 시작했다.

“아아아아아아아악-!!!!!”

비명 소리와 함께, 이곳에는 어느새 문신남과 진재희뿐이었다.

그녀가 아홉 명의 사람을 죽이는데 걸린 시간은 겨우 9분이었다.

진재희는 피로 얼룩진 손으로 이마를 쓸었다.

그녀의 머리칼이 피와 땀으로 버무려져, 자연스레 올려졌다.

그리고 천천히 다가가, 김정팔의 옆구리를 툭툭 찼다.

“깨어 있는 거 알아. 안 죽었잖아?”

김정팔은 슬쩍슬쩍 눈치를 보았다.

그러자 진재희는 녀석의 몸 위로 검을 반듯이 고쳐 들었다.

단숨에 찌르기 위해서.

그러자 김정팔은 넙죽 일어나선 무릎을 꿇었다.

“사, 살려 주세요!!!”

“내가 왜?”

그녀는 진심으로 궁금해서 되물었다.

왜 살려 줘야만 하는지.

그러자 김정팔은 전형적인 패턴으로 움직였다.

“뭐, 뭐든지 할게요.”

김정팔은 두 손을 싹싹 빌며 고개를 조아렸다.

그런 그를 두고 진재희는 교묘한 미소를 지었다.

“그럼 개처럼 짖어 봐.”

“네, 네……?”

“뭐든 한다며. 너 오늘부터 X새끼 해라. 그럼 내가……”

그녀의 목소리에 김정팔은 활짝 웃었다.

“아, 네! 네네! 왈왈왈! 왈!!! 뭐든 시켜만 주세요! 왈!”

김정팔은 곧장 개 짖는 흉내를 내었고, 그런 그를 두고 진재희는 눈동자를 신발로 내리며 말했다.

“핥아.”

“네! 왈! 왈!”

김정팔이 바닥을 네발로 기어 와, 진재희의 피 묻은 신발을 핥아댔다.

마치 신발이 케이크이라도 되는 것처럼 정성스레 핥았다.

그의 잘려 나간 코의 단면에서는 피가 계속 흘러내렸다.

김정팔은 결국 자신의 피를 핥는 꼴이었다.

진재희는 그를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그의 명품 트레이닝복 하의로 검은 엉덩이 골이 보였다.

그러자 진재희는 인상을 찌푸리곤 말했다.

“징그러워, 파양할래.”

“와, 왈왈……?”

푹!

진재희는 그의 뒤통수에 칼을 꽂아 넣었다.

김정팔은 비명도 없이 그곳에 쓰러졌다.

그녀는 그의 육중한 몸을 발로 치워 버렸다.

9층이 불타고 있었다.

이제 이곳을 탈출할 때였다.

진재희는 김정팔의 시체를 끌어다가 불길 위에 놓았다.

그걸로 불길을 막을 수 없어, 두세 구 더 시체를 얹었다.

그리고 그 시체를 지르밟곤 불길을 건넜다.

반대편 상점가에 깃발 몬스터가 활보하고 있었다.

진재희는 고민도 않고, 목표 몬스터를 죽였다.

몬스터는 쉽게 죽었다.

곧 방송음이 울려 퍼졌다.

[홍 팀이 목표 몬스터를 처치했습니다!]

목적을 이룬 진재희는 계단 층으로 유유히 발걸음을 옮겼다.

진재희가 불을 지른 이유는, 청 팀의 주둔지를 완전히 궤멸시키기 위함이다.

불은 위로 향하니까.

* * *

청 팀의 주력 부대.

그들은 서둘러 에스컬레이터를 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오감을 자극하는 뜨거움이 그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김동길은 서둘러 8층을 넘어 9층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두 눈이 밝도록 층이 불타오르고 있었다.

“이, 이게 대체.”

김동길은 불길 속에 죽어있는 자신의 정예 대를 바라보았다.

그들은 모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몇몇은 목숨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아, 도마 위의 활어처럼 몸을 부들거렸다.

동시에 청 팀이 지켜야 했던 홍 팀의 목표 몬스터도 죽어 있는 상태였다.

김동길은 그 절망적인 상황 앞에서 처절하게 소리쳤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이 멍청한 새끼들이!!!”

그 순간, 천장에 달려 있던 스프링클러가 작동했다.

취짓, 파사사삭!

곧 불타는 9층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 절망 앞에서 김동길은 무릎을 꿇었다.

또한 강한 분노 역시 차올랐다.

김동길은 세상이 이 지경이 되었더라도 항상 왁스로 머리를 깔끔하게 올렸다.

하지만 그의 깔끔한 두발도 곧 스프링클러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에 흩어져 내렸다.

절망과 마주한 순간이었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상태 창을 열었다.

[인원 53명]

89명에서 단숨에 53명.

이번 전투로 무려 36명이나 잃었다.

게다가 홍 팀은 전력 중 단 한 명도 잃지 않았다.

타격이 컸다.

그 앞에서 김동길은 절망했다.

동시에 복수를 계획했다.

“전부…… 전부…… 죽여버리겠어. 한 놈도 빠짐없이…… 전부……!”

흐느끼는 김동길을 두고 청 팀 인원들이 둘러싸기 시작했다.

“지점장님……! 우선 재정비를 하는 것이……”

“맞습니다. 저희 측 부상자도 꽤 있고……”

“지점장님, 지점장님……!”

“닥쳐봐-!!!!! 이 벌레 새끼들아!!! 나 지금 생각 중이잖아!!! 아무런 도움도 안 되면 그냥 입이라도 닫고 있어! 버러지 놈들이!”

김동길이 소리치자, 모두가 침묵했다.

그들은 주먹을 말아 쥐며 필사적으로 감정을 숨겼다.

김동길은 머리를 쥐고선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 남자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어선 안 되었다.

그 남자는 어떤 경우를 맞이하더라도 대응할 것이다.

앞선 여러 전투에서 이를 증명했다.

그 남자가 생각하는 순간, 청 팀은 패배하게 된다.

김동길은 결단했다.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단 한 가지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바로 강시온이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는 것.

아직까지는 청 팀의 사람 수도 많고, 무기도 석궁과 총을 빼면 유리하다.

다시 생각해 보니, 그 총에 총알이 들어 있지 않을 수도 있던 것이다.

또 그저 장난감 총일 수도 있었다!

김동길은 자기가 유리한 쪽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곧 그 생각들은 근거 없는 자신감을 만들었다.

“푸흐흐흐. 푸하하하하!!!”

김동길은 한참을 그곳에서 웃더니 곧 몸을 일으켰다.

그리곤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와 시선을 마주한 청 팀의 사람들이 고개를 떨구었다.

그런 그들을 두고 김동길은 말했다.

한껏 진정된 차가운 말투였다.

“전부, 1층으로 이동한다.”

모두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김동길은 이대로 시합이 끝나게 내버려 둘 수 없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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