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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1332화 (1,333/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1332화>

으아아아악-

워커 실트는 하늘을 향해 괴성을 지르다 픽 널브러져 미친 듯이 웃었다.

“망했어! 우리는 전부 망했다고! 카카카카카캌-.”

“워커, 뭐야? 무슨 일이야?! 웃지만 말고 설명해 봐!”

천문석은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다급히 외쳤다.

이 순간 격벽에서 대답이 돌아왔다.

“천문석 소협?!”

“알바 씨?!”

“…….”

여기서 들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호칭!

반사적으로 돌아간 고개에 보였다.

빡빡 민 머리에 어른도 깜짝 놀랄 험상궂은 얼굴의 스님!

평소와 달리 초조한 얼굴로 쉴 새 없이 주위를 돌아보는 장민 대표!

한 자루 검날 같은 기도를 안으로 갈무리한 채 자신의 검에 시선을 고정한 남자!

“발도 스님? 장민 대표님!? 무명인?!”

가장 먼저 반응한 건 장민 대표였다.

주위는 보이지도 않는지 한달음에 달려와 옷자락을 붙잡고 외쳤다.

“내 아이 어디에?! 문자! 특급 헌터가 여기 있다는 문자! 세연이가 보여 줬는데! 특급 헌터, 철수 씨랑 이쪽으로 달려갔다고 했는데! 어디에?! 특급 헌터 어디에 있나요?!”

반쯤 정신이 나간 장민 대표.

그러나 단어만으로도 상황을 확인하기 충분했다.

“특급 헌터가 철수 형이랑 이곳으로 왔다고요? 잠시만 전화부터!”

“통화가 안 돼요! 하늘이 어두워지고 헌터용 시계와 연결도 끊겼어요! 참석하는 게 아닌데. 집에서 한우 등심 구워 주는 건데…….”

전화는 통화권 이탈!

“워커! 스마트폰! 안테나 살릴 수 있냐?! 전화번호로 추적 가능해?!”

“하하하- 망했어! 우린 망했다고! 이 세계는 망했어! 보이지? 빛의 나무가 부러진다! 세계의 나무가 부러지는 거야! 수천 개의 나뭇가지가 동시에! 닫힌 세계 전체가 혼돈의 바닥에 처박힌다! 하하하하.”

“그럴 리가!”

“설마, 설마!”

순간 사색이 된 에코와 아리엘이 세계의 나무로 달렸다.

“워커 새캬! 당장 망하는 거 아니잖아! 사람은 어차피 다 죽어! 애는 찾고 죽어야 하잖아!”

“받아라.”

휙 날아오는 워커 실트의 전화기를 낚아채는 순간 바로 말이 이어졌다.

“위상 속이라 연결하는 데 더럽게 느릴 거다.”

“받으세요. 대표님!”

천문석은 바로 장민 대표에게 전화기를 넘기고 워커 실트에게 천천히 걸어갔다.

이제 워커 실트를 설득할 차례다.

세계가 망한다고?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모든 사람은 자신을 중심으로 세계와 소통한다.

그렇기에 죽는 순간 그 자신의 세계는 망하는 거다.

그렇지만 누군가의 죽음에도 일을 하고, 밥을 먹고, 잠을 잔다.

모든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간다.

세계가 망하면 그뿐이다.

중요한 건 언제 올지 모르는 미래, 끝이 아니라 지금이다.

장철 헌터가 마침내 장세린을 만나고.

장민 대표가 잃어버린 특급 헌터를 찾고.

자신이 건물주라는 꿈을 향해 매일매일 나아가듯이.

모든 사람은 과거, 미래가 아닌 현재를 살아가니까!

아이처럼 널브러진 워커 실트 앞에 우뚝 멈춰 서는 순간.

천문석은 마음속에 몰아치는 생각과 감정을 모두 담아 입을 열었다.

“사람은…….”

이 순간 김철수 발명가의 목소리가 한발 먼저 울려 퍼졌다.

“포기하긴 빠르다!”

“안 빨라. 망한다니까. 차원 도약으로 튀지도 못해. 도약할 차원도 같이 망했어. 천공탑, 김돌철, 원대륙의 상이라도 있지 않는 한, 우리 다 망했…….”

‘지금이다!’

“사람은…….”

다시 한번 입을 여는 순간.

김철수 발명가가 또다시 잘라 들어왔다!

“오너! 재금 그룹 오너가 오고 있다!”

“아니 잠깐만! 저도 설득 좀! 지금 감정 잡고 끝내주는 거 하나 뽑아 놨는데……!”

“오너?!”

워커 실트는 눈을 번쩍 뜨고 벌떡 일어나 외쳤다.

“오너! 재금 그룹 오너! 마도 엔진 이상 현상이 일어날 마지막 조건!”

[-저 짭 전능 옥좌의 정체불명의 마도왕이 돌철 황제여야 한다!!]

재금 그룹의 오너이자!

지구의 짭 전능 옥좌의 정체불명의 마도왕!

타대륙의 전능 옥좌를 날려 버리라고 메시지를 보내 자신을 테러리스트로 만든 김돌철!

99.99999% 확실하다!

재금 그룹 오너는 김돌철 그 새끼다!

오너가 김돌철이 맞다면 방법이 있다!

휙 고개를 돌리는 순간 마도 엔진실의 모든 게 머리에 박혀 들어갔다.

중요한 건 셋!

[세계의 나무 - 빛의 나무 - 마도 엔진]

세계의 나무를 모사한 빛의 나무!

빛의 나무와 공명하는 마도 엔진!

[세계의 나무 -> 빛의 나무]

이 상태를 역으로 바꾼다!

[세계의 나무 <- 빛의 나무]

‘방법은?!’

마도 엔진 출력을 끝까지 올려 공명하는 빛의 나무의 마력압을 끌어올린다!

세계의 나무와 빛의 나무를 동기화시키고!

부러지기 직전인 나뭇가지를 하나로 합친다!

마도 엔진 출력을 끌어올리는 건 자신과 마도사, 마력 각성자라면 할 수 있다!

하지만 빛의 나무를 세계의 나무와 동기화하는 건 신위를 얻은 존재라도 불가능하다!

세계의 나무에 마법을 새긴 마도의 신!

보석과 강철의 황제, 김돌철이라면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마음으로 외치고 번쩍 눈을 뜨는 순간, 천문석의 진지한 얼굴이 보였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하지만…….”

“야, 뭔 헛소리야! 지금 급해! 빨리 움직여!”

“뭐? 너 좌절하고 있던 거?”

“좌절조차 우리에게는 사치다! 결자해지! 우리는 반드시 이 난관을 헤쳐 나갈 거다!”

워커 실트는 버럭 외치고 빠르게 명령을 쏟아 냈다.

“에코, 아리엘, 거기 둘 재금 그룹 마력 각성자까지 우리 다섯은 마도 엔진에 붙는다!”

“천문석, 넌 나머지 전부 데리고 저기 저 빛의 나무 때려! 막 때려! 안 먹히는 것 같아도 계속 두들겨! 차원압 뽑아내고 거기에 마도 엔진 마력 집어넣어야 한다!”

‘뭐지, 이 기분은? 끝내주는 리포트를 준비했는데 발표가 취소된 듯한…….’

“뭐 해, 안 움직이고!”

“알았다! 발도 스님! 옆에 동료! 거기 워커 부하! 빛의 나무로!”

워커 실트, 에코, 아리엘, 김철수 발명가, 추이린 수석 연구원이 마도 엔진에 달라붙었다.

“출력을 줄이는 게 목적인가요?!”

“아니 출력을 올린다! 목표는 오너가 오기 전에 91%까지 올리는 거다!”

“네 출력을 올려요?!”

“차원 도약을 막아야 한다고?”

“마도 엔진 때려 부숴야 한다면서요?!”

“상황이 변했어! 어차피 나뭇가지 부러지면 세계는 끝장이야! 오너가 와서 뒤엉킨 나뭇가지 합치는 것만이 살길이다!”

우으으으으응-

마도 엔진의 엔진음이 점점 크게 울려 퍼질 때.

천문석, 발도, 비제우 검공, 케인 이사, 손에 스마트폰을 쥔 장민 대표는 빛의 나무에 붙었다.

강기와 오러.

내력과 검이 떨어졌다.

쾅쾅, 콰아아앙-

빛의 나무가 그려진 강화 콘크리트 벽은 단숨에 박살 났다.

그러나 빛의 나무는 멀쩡했다.

스크린에 투영되는 영상을 자르듯이 공격이 그대로 통과한다!

하지만 워커 실트 말대로 효과가 있긴 했다.

바닷물을 찻숟가락으로 퍼내는 정도의 효과가!

“계속 공격해라!”

천문석은 한 걸음 물러서 영육과 혼백 사이 심상 공간에 검을 세웠다.

흡(吸)자결의 극의!

빛조차 빨아 드리는 공허를 담는다!

손끝이 검신을 훑는 순간 츠츠츠- 검게 물드는 검신.

천문석은 그대로 검을 빛의 나무에 찔러 넣었다.

팟-

숟가락으로 케이크를 떠내듯이 빛의 나무에 담긴 차원압이 빨려 들어왔다.

거대한 빛의 나무에 비하면 미약한 상처!

그러나 지금까지와 비교하면 100배는 효과적이다!

“된다!”

“먹힌다!”

“계속! 쏟아부어!”

천문석은 섬전 같은 공격을 쏟아부었다.

비제우 검공의 시선은 검게 물든 검에 꽂혔다.

하이브리온 시조의 검!

이 능력, 기술, 미친 듯이 요동치는 마나 심법!

‘설마, 이 사람이!’

아직 아니다! 확인할 시간은 많다!

비제우 검공은 아쉬움을 눌렀다.

정신없이 움직이는 다른 모든 사람처럼!

이때 누구나 눈치채지 못한 변화가 일어났다.

포그르-

천천히 지상에서 날아오른 투명한 물방울이 위상 공간에 자리한 천공의 섬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포그르르-

역장 매트릭스를 그대로 통과해 우뚝 솟은 수많은 마천루와 거목을 지나 시가지 뒤쪽 카페 건물로 떨어져 내렸다.

포그르르르-

투명한 물방울은 아무렇지도 않게 천장, 벽과 기둥, 통로, 땅을 지나 마침내 통과했다.

강화 강철 합금으로 만든 거대한 돔, 마도 엔진실을!

그리고 내려앉았다.

무성하게 가지를 뻗은 빛의 나무 위에!

‘드디어 도착했다! 이제 대두목이 오는 것만 기다리면 된다.’

진동으로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걸 깨닫는 순간.

동물 친구들은 물방울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고 깜짝 놀랐다!

무성한 나무 아래로 얼핏얼핏 보이고 소리가 들려왔다.

사람들이 잔뜩 모여 대두목이 그린 빛의 나무를 때리고 있다!

구으으응-??

‘막아야 하는 거 아냐??’

디디딛디디-?

‘대두목 사람 공격하지 말랬는데?!’

왕, 왕왕-

‘졸려, 난 더 잘래.’

기이이잇-?

‘대두목 곧 와서 알아서 하지 않을까?’

구으, 구으응-?!!

‘그 전에 빛의 나무 시들면 어떡해?!!’

퐁퐁이가 가슴지느러미를 파닥이며 외치는 순간 반짝 모두의 머리를 스치는 생각.

‘그럼 빛의 나무가 시들지 않게 하자!’

모두는 투명 물방울에서 쏙쏙쏙- 다리, 발, 지느러미를 내밀어 빛의 나무를 잡고 힘을 불어넣었다.

차원압을 깎아 내는 사람과 불어 넣는 동물 친구들의 대결이 시작했다.

“마도 엔진 출력 80% 올렸다! 차원압 어때!?”

“계속 줄고 있다!”

우와아아아아-

천문석이 대답하는 순간 환호성이 터졌다.

그러나 천문석의 얼굴은 밝지 않았다.

차원압이 줄어드는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

‘무언가 있다! 확인해 보자!’

빛의 나무를 올려다보고 결심 순간 외침이 들려왔다.

“장민 언니! 오빠?! 특급 헌터는?!”

격벽 입구를 지나 한달음에 달려오는 류세연!

“류세연?! 너 어떻게 여기에?!”

“세연아! 특급 헌터 없어! 여기 오지 않았어! 전화가 아직도 연결 안 돼…….”

“언니 걱정 말아요! 특급 헌터 오고 있어요! 금방 도착할 거예요.”

류세연은 확신을 담아 말하고 천문석을 봤다.

“오빠. 오랜만에야.”

“류세연…….”

천문석은 알 수 없는 직감에 자신도 모르게 한 걸음 다가가며 입을 열었다.

이때 장민 대표는 외쳤다.

“전화 발신됐어요!”

반사적으로 장민 대표를 향해 고개를 돌리는 순간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카페 지하에 이런 게 있었다고? 완전 비밀기지잖아?! 몇 번이나 왔는데 이런 설비 있는 거 처음 알았네? 너 여기에 이런 거 있는 거 어떻게 안 거야? 아, 그렇지. 비밀이랬지. 약속대로 저 안에서 엄마 기다리는 거다. 하하하-.”

하하, 하하하-

어쩐지 사람 좋은 청년의 얼굴이 떠오르는 웃음소리 뒤로 벨 소리와 대답이 들려왔다.

띠리리리리리리-

“알았어! 앗! 안 받아도 되는 전화다!”

벨 소리와 목소리는 활짝 열린 격벽 너머에서 가까워졌다.

그리고 곧 크고 작은 두 사람이 나타났다.

“마침내 특급 헌터가 왔다!”

“어? 뭐야? 왜 다들 여기에 있어?!”

당당히 외치는 특급 헌터와 벙찐 표정의 김철수가!

이 순간 마도 엔진실의 모두가 움직였다.

“특급 헌터!”

한달음에 달려가는 장민 대표.

“아앗! 엄마, 엄마가 왜 여기에 있어?!”

깜짝 놀란 특급 헌터.

“철수 형, 특급 헌터! 위험하니까 가까이 오지 마!”

손을 휘젓는 천문석.

“워커 님 마력이……!”

“……고갈되려고 해요!”

당장 쓰러질듯한 에코와 아리엘.

“버텨! 근성! 근성으로 버텨! 야! 오너 아직이야? 언제 오는 거야?!”

다급히 외치는 워커 실트.

“…….”

말없이 김철수 발명가를 보는 추이린 수석.

“……!?!”

갈등 어린 눈으로 마도 엔진실에 가득한 사람들을 돌아보는 김철수 발명가.

“이 느낌! 천기가 뒤틀리고 있다!?”

경악한 얼굴로 하늘을 보는 바라카스 발도.

‘이 자리에 마도 황제 폐하가 있다!’

날카로운 눈으로 모두를 훑는 비제우 검공.

……

서로 다른 목적과 생각을 가진 사람과 존재들.

모든 인과의 조각이 마침내 한자리에 모였다.

‘바로 지금이다.’

류세연은 소리 없는 빛처럼, 보이지 않는 바람처럼 한 걸음 내디뎠다.

어느새 류세연은 특급 헌터 앞에 서 있었다.

“세연?”

장민 대표에게 꼭 안긴 특급 헌터가 고개를 들어 올리는 순간.

“…….”

류세연은 말없이 손을 뻗어 특급 헌터의 머리, 어깨, 등, 허리를 쓱슥 문지르며 말했다.

“잡았다! 이상한 꼬맹이!”

[@ㅁ@!!]

특급 헌터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드는 순간.

류세연은 손을 뻗어 김철수를 짚고 마음으로 외쳤다.

[연속으로!]

팟, 팟, 팟-

세 번의 황금빛 섬광이 터지고 류세연과 김철수, 바라카스 발도, 비제우 검공은 그대로 공간을 뛰어넘어 마도 엔진 앞에 나타났다.

마도 엔진에 달라붙은 마법사와 마력 각성자는 반사적으로 마력을 움직이고.

강제로 공간을 이동한 발도와 비제우 검공이 양쪽에서 협공했다.

휘이이이잉-

한 줄기 붉은 바람이 이 모든 것을 비틀었다.

마력과 내력이 소용돌이를 그리며 서로에게 날아가고.

팟팟, 팟팟팟팟팟-

황금빛 섬광이 마도 엔진실 곳곳에서 터지는 순간 그 빛에 스친 사람들이 쓰러졌다.

추이린, 김철수 발명가, 에코, 아리엘.

바라카스 발도, 비제우 검공.

케인 이사.

그 누구도 예외는 없었다.

빛에 스치고 버틴 사람은 단 한 명!

스치는 동시에 리클레 가루를 입에 털어 넣은 워커 실트뿐이었다.

“끄어어억- 차원 용병! 고유능력! 아프게 물기! 할 수 있다! 근성! 근성으로 버틸 수 있다! 으아아악-.”

그러나 결과적으로 마찬가지였다.

“매워! 목이, 몸이 타오른다! 물, 물 좀! 커어억-.”

리클레 가루를 털어 넣은 워커 실트는 데굴데굴 바닥을 구르며 무력화됐으니까.

류세연은 가볍게 손을 휙 저었다.

순간 쓰러진 김철수 발명가, 추이린, 워커 실트가 작은 기척 하나 없이 달려오던 사람에게 날아갔다.

천문석!

와드드득-

텅 빈 왼손이 만든 와류로 세 사람을 받아 내고.

쿵-

땅을 밟는 순간 30미터 거리를 지우고 불벼락 같은 일 검을 찔러 넣었다.

크르르르르륵-

그러나 검은 류세연에게 닿기도 전에 허공에서 튕겨 나왔다.

“커억- 역장 매트릭스! 컥- 매워! 공간 축약! 한 장에 10km! 그냥은 안 닿는다! 물, 물 좀! 크어억- 내 입이 불타고 타고 있다!”

천문석은 류세연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워커 실트에게 물을 던지고 물었다.

“너 누구냐?”

대답은 앞이 아닌 뒤에서 들려왔다.

“붉은 마녀!”

류세연은 빙그레 웃음을 머금은 채 시선을 움직였다.

자신 앞의 돌멩이 오빠.

깜짝 놀란 이상한 꼬맹이.

이상한 꼬맹이를 등 뒤에 숨긴 장민 언니.

리클레 가루를 털어 넣고 눈물 콧물을 줄줄 흘리는 워커 실트.

그리고 마지막 한 명에서 시선이 멈췄다.

역장 매트릭스 안.

멍하니 자신을 보고 있는 20대 청년.

“세연이, 너 왜?”

“철수 형! 속으면 안 돼! 세연 아냐! 붉은 마녀야!”

딱-

손가락 튕기는 소리와 함께 셔츠와 청바지는 사라지고 붉은 비단옷이 전신을 감쌌다.

“적예입니다.”

적예는 양 무릎을 꿇으며 이름을 밝히고, 깊이 허리 숙이며 고했다.

“깨어나 떠나실 시간입니다.”

양손을 받쳐 올리며 불렀다.

“보석과 강철의 황제 폐하.”

적예의 양손에는 돌멩이와 돌을 꿰어 만든 펜던트가 있었다.

“……!”

“……!”

“으아앗! 내 강철이랑 10점짜리 돌멩이!”

침묵 속에 특급 헌터의 비명 같은 외침이 울려 퍼질 때.

김철수는 홀린 듯이 손을 뻗어 쥐었다.

마침내 돌아온 마도 황제의 보석과 강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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