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1290화>
“이야아압- 엄청난 힘이 솟는다!”
특급 헌터는 양손으로 번쩍 악어를 안아 들고 비틀비틀 리어카로 걸었다.
“강태공 꼬맹이 도와줄까? 너 지금 엄청 힘들어 보여!”
“으악- 엄청난 힘!”
“아아악- 괜찮아!”
“으악- 특급 쌩쌩이!”
“아아악- 좀 잘생긴 형 좀!”
“특급 쌩쌩이? 좀 잘생긴 형 좀? 뭔 말이야? 알아듣게 설명…….”
뜰채를 등에 꽂은 오러 각성자 낚시꾼이 반문하는 순간.
긴 낚시대를 쥐고 있던 마력 각성자 낚시꾼이 리어카로 달려가며 외쳤다.
“리어카! 기절한 헌터!”
“아! 그렇지! 치워야 악어 싣지!”
두 낚시꾼은 리어카에 실린 기절한 헌터를 번쩍 들어 올렸다.
순간 악어가 휙 날아와 쿵- 리어카에 처박히고.
특급 헌터는 쓱쓱 땀을 닦고 리어카 손잡이를 잡았다.
“휴우- 무거웠어. 낚시꾼 형, 누나 그럼 안녕!”
“야, 잠깐! 네 형!”
“형 데려가야지!”
“아! 그렇지!”
“어떻게 할래? 경찰에 전화해 줄까?”
“아님 집에 연락해서 어른 오라고 할래?”
“뭐?! 당연히 안 되지! 우리 삼촌 와서 악어 보면 가지고 도망간단 말이야! 좀 잘생긴 형은 악어 옆에 실어 줘, 내가 데려갈게!”
특급 헌터는 리어카를 탁탁 두들겼고.
두 낚시꾼은 기절한 헌터를 악어 옆에 조심조심 내려놨다.
“고마워 낚시꾼 형, 누나!”
“낚시 자리 넘겨줘서 우리가 더 고맙다.”
“잘 가라 강태공 꼬맹이!”
“낚시꾼, 형 누나 진짜로 안녕!”
“아! 잠깐 물고기는?! 물고기 잡은 거 가져가야지! 아이스박스 가져올게!”
“앗! 그렇지! 잠깐만 줄 거 있는데 깜박했어!”
특급 헌터는 허리춤에 묶어 둔 비닐봉지와 주머니에서 꺼낸 종이를 내밀었다.
“내가 만든 물고기 미끼! 내 자리, 잡은 물고기, 이 미끼 낚시꾼 형, 누나 전부 줄게! 그리고 이건 내 명함! 힘든 일 있으면 연락해! 나 우리 동네 완전 잘 알아! 그럼 안녕안녕!”
[특급 헌터 – 무엇이든 도와드립니다!]
삐뚤빼뚤 크레파스로 이름만 그린 황당한 명함에 말문이 막히는 순간.
강태공 꼬맹이는 리어카를 끌고 휭- 하니 달려갔다.
“알바! 조금만 기다려! 내가 악당 악어 가지고 가고 있어! 카카카카캌-.”
신나는 웃음소리와 함께 빠르게 멀어지는 리어카와 강태공 꼬맹이.
마력 각성자 낚시꾼은 이 모습을 한참을 바라보다 문득 말했다.
“……아무리 친형제라고 해도 꼬맹인데, 따라가 봐야 하는 거 아냐?”
“스캔했는데 괜찮다며? 아까 얼핏 보니까 저 청년 곧 정신 차릴 거다. 그리고 우리 비밀임무 중이잖아? 안 그래 여원 소위?”
흠칫 놀란 여원 소위는 잽싸게 주위를 살피고, 어이없어 하는 얼굴로 자신 앞에 선 동료를 봤다.
낚시 조끼에 방수 장화, 등에 꽂은 낚시대에 뜰채, 손에 쥔 미끼까지!
중랑천에 모여든 낚시꾼들과 전혀 위화감 없이 섞이는 20대 남자.
그러나 실제 정체는 상급 오러 각성자이자 국가 헌병대의 수사관, 남일국 소위였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남일국 소위는 이번 임무에서 자신의 파트너였다.
“비밀임무? 중랑천에서 낚시하는 게? 내가 받은 명령은 김태희 대령님 찾아서 부대 복귀하는 건데…… 남일국 소위, 넌 나랑 다른 명령 받았냐? 지금 이게 다 뭐 하는 거냐? 하아-.”
남일국 소위는 씩 웃으며 대답했다.
“야, 여원 소위 생각해 봐? 우리가 김태희 대령님을 찾는 게 가능하겠냐? 아니, 만약에 찾았다고 쳐. 어떻게 부대로 모실 건데? ‘충성! 김태희 대령님! 당장 부대로 복귀하셔서 징계 받으시랍니다!’ 이럴까? 그럼 무슨 일이 생길 것 같냐?”
생각할 필요도 없다!
김태희 대령의 별명이 왜 미친 치와와인지 다시금 알게 되리라!
헌터 업계에서 미친개로 불리는 국가 헌병대 내에서도 내놓은 지휘관이 바로 미친 치와와 김태희 대령이다!
승진, 좌천, 대기 발령!
상부에서는 김태희 대령을 국가 헌병대에서 치워 버리려 수없이 시도했다.
그러나 사라지는 건 잠시일 뿐!
뒤에 어마어마한 거물이 있다는 소문처럼.
김태희 대령은 연어처럼 매번 국가 헌병대로 돌아와 대형 길드, 헌터 그룹, 이태성 길드장, 염동 대협 등등 생각만으로도 살 떨리는 헌터 업계의 거물을 향해 미친 듯이 짖었다!
미친 치와와처럼!
그런 김태희 대령을 설득한다고?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갑갑하고 눈앞이 깜깜했다!
‘하, 시바! 마력 각성 떴을 때 그냥 대기업 연구소 아무 데나 들어가는 건데! 뭔 영화를 누리겠다고 국가 헌병대에 자원입대해서!’
여원 소위가 수없이 반복한 후회를 다시금 곱씹을 때 턱- 어깨 위에 손이 놓이고 은근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원 소위. 상부 의도 모르겠냐? 상부에서는 김태희 대령님 찾을 생각 없어.”
“어? 그게 무슨 소리야? 대령님을 찾을 생각이 없다고?! 우리 임무가…….”
생각지도 못한 대답에 반문하는 순간 툭 말을 자르고 들어오는 남일국 소위.
“생각해 봐. ‘전투 예지 능력자’가 대놓고 숨었는데. 나 오러, 너 마력 각성자가 어떻게 찾냐? 상부에서 진짜 찾을 생각이 있었다면 ‘사이코메트리’ 각성자를 팀으로 보냈지. 우리를 보냈겠냐?”
‘남일국 소위의 말이 맞다!’
여원 소위는 번쩍 정신이 들었다.
김태희 대령은 검은 폭풍의 뒤를 잇는 한국 최고의 전투 예지 능력자!
위기 상황에서 그 직감은 차라리 예언에 가깝다!
그런 김태희 대령이 숨었다!
찾기 위해서는 압도적인 물량으로 경우의 수 자체를 지워 버리거나, 사이코메트리 능력으로 체스를 두듯 수 싸움을 해야 한다!
그런데 정작 명령을 받은 건 자신과 남일국 소위다.
오러, 마력 각성자 팀이 김태희 대령을 찾을 가능성은 한없이 낮다.
게다가 찾는다고 해도 설득은 불가능!
즉, 상부에서 내린 김태희 대령을 찾아서 복귀하란 명령은 처음부터 말도 안 됐다!
“왜 이런 명령을……?!”
여원 소위는 말하는 순간 깨달았다.
‘보여 주기, 명분 쌓기 구나!’
여원 소위는 남일국 소위의 멱살을 잡고 버럭 외쳤다.
“야, 그럼 우리 중랑천에서 낚시는 왜 한 건데? 네가 중랑천에서 낚시하면 대령님 찾을 수 있다며?!”
“맞아! 상부는 우리를 버림패로 썼지만! 난 진짜로 찾을 생각이다! 낚시하면 찾을 수 있어! 게다가 강태공 꼬맹이 때문에 일이 더 쉬워졌다. 보이지?”
남일국 소위는 다리 아래 중랑천 수변 구역을 가리켰다.
“왔다!”
“월척이다!”
“또 잡았다!”
……
강태공 꼬맹이가 낚시하던 바위에는 정신없이 낚시줄을 던지고 물고기를 낚아 올리는 낚시꾼들로 바글거렸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우르르 몰려오는 사람들의 외침이 들려왔다.
“미친! 진짜로 물고기가 쉴 새 없이 올라오잖아!”
“저기 저 바위가 명당이다!”
“달려! 얼른 가서 자리 잡자!”
……
“보긴 뭘 봐? 낚시꾼이랑 구경꾼들 사방에서 모여드는 거? 아니 소문이 어디까지 난 거야? 동네 사람 전부 다 오겠네…….”
“그렇지! 동네 사람! 바로 그게 내가 말하려는 거야!”
“뭐?”
여원 소위가 반문하는 순간.
남일국 소위는 말을 쏟아 냈다.
“생각해 봐! 사이코메트리 스토밍 결과, 김태희 대령님은 ‘휘경동, 이문동, 중화동, 묵동’ 중 한 곳에 숨어 있다!”
“이 동네의 공통점은 중랑천과 접한다는 것!”
“경찰, 국가 헌병대가 들쑤시고 다니면 바로 눈치채고 튀겠지만.”
“지금 저기 모여드는 낚시꾼이나 구경꾼……!”
남일국 소위는 방금 받은 명함을 흔들었다.
“방금 명함을 준 강태공 꼬맹이와 같은 동네 사람의 눈을 피할 수 있을까?”
“……!”
여원 소위는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그렇지! 아무리 전투 예지 능력자라도 현지인! 동네 사람의 눈을 피할 수는 없지! 와 이 새끼! 적당히 시간만 때우려고, 중랑천에 온 게 아니었구나! 처음부터 계획이 있었어!”
“당연하지! 나한테 야망이 있다! 상부에서 실패하라고 보냈다고 실패할 생각은 조금도 없어! 우리는 반드시 대령님을 찾아서 복귀하고 특진할 거다!”
“잠깐, 찾은 다음에 설득은 어떻게 하려고?”
“그건 걱정하지 마. 나한테 방법 있으니까. 이제 뭘 해야 할지 알겠지?”
남일국 소위는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중랑천을 턱짓했다.
“내가 낚시꾼에게 정보를 얻는 동안……!”
“난 주위의 구경꾼들, 동네 사람에게 정보를 얻을게!”
이심전심!
남일국 소위와 여원 소위는 한달음에 계단을 뛰어내려 낚시꾼과 구경꾼이 바글거리는 중랑천을 달렸다.
“야, 모두 나와! 이 바위 내 자리야! 아까 강태공 꼬맹이가 나한테 이 자리 넘겨주고 가는 거 봤지?!”
“뭐야? 너 아직 있었냐?!”
“어, 잘 왔다! 그러잖아도 사람 너무 몰리는데 정리 좀 해라!”
“아까 내가 강태공 꼬맹이 도와준 거 봤지?”
“자릿값 얼마야?! 100만 원? 200만 원? 얼른 불러!”
“돈은 됐고 혹시 이 사람 본 적 없냐?”
남일국 소위가 김태희 대령의 사진을 돌릴 때.
여원 소위는 주위에 몰려든 구경꾼들에게 외쳤다.
“자 모이신 동네 분들 물고기 받아 가세요! 잉어, 숭어 잔뜩 있습니다! 공짜니까! 한 마리씩 받아 가세요!”
* * *
특급 헌터는 리어카를 끌고 중랑교를 건너며 탄성을 터트렸다.
“역시 하늘님이야! 진짜로 악당 악어랑 약간 잘생긴 형 떠내려왔잖아! 훌륭해! 땅님 아니라 하늘님 믿기를 잘했어!”
번쩍 하늘로 손을 들고 엄지를 척 치켜세우는 순간 문득 잊고 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런데 퐁퐁이, 용용이, 거복이는 어디 간 거지?”
악당 악어는 좀 잘생긴 형이랑 같이 떠내려왔다.
하지만 거복이, 퐁퐁이, 용용이는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한국 동물은 언제나 빨리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도!
“하늘님! 거복이, 퐁퐁이, 용용이 어디 있는지 아직도 몰라? 잘 좀 찾아봐!”
하늘에 다시금 묻는 순간 휭- 바람에 커다란 낙엽이 날아왔다.
반사적으로 낙엽을 낚아챌 때 휘잉- 목덜미를 빙글빙글 도는 간질간질한 바람!
우헤헤헷-
간지럼에 몸을 비트는 것과 동시에 파팟- 벼락 같은 잔영이 심상에 떠올랐다!
특급 헌터는 깜짝 놀라 바람을 봤다.
“앗! 편지 쓰면 전해 준다고? 잠깐만 기다려!”
잽싸게 배낭에서 펜을 꺼내 낙엽에 쓱쓱 글자를 쓰고 하늘로 휙 던졌다.
휘이, 휘이잉-
낙엽은 바람을 타고 둥실둥실 떠올라 중랑천 하류를 향해 날아갔다.
“바람아 부탁해! 꼭꼭! 전해 줘!”
크게 손을 흔들고 리어카 손잡이를 잡고 기합을 질렀다.
“이야아압-! 엄청난 힘이 솟는다!”
그르르륵-
무거운 리어카는 끌고 중랑교를 건너는 이 순간.
특급 헌터의 입가는 당장이라도 웃음이 터져 나올 듯 꿈틀거리고 있었다.
아침에 알바는 외쳤다.
‘증거 없으면 구라다! 악당 악어 어디 있냐? 진짜면 가져오고 말해! 카캬카카카캌-’
알바의 외침대로 증거, 악당 악어를 실은 리어카를 끌고 가고 있다!
경희 슈퍼 앞 놀이터에 들려 잘생긴 형을 도와주고!
바로 알바가 기다리는 옥탑방으로 가면 오늘의 승부 결과가 나온다!
승리!
특급 헌터는 참을 수 없는 희열에 웃음을 터트리며 악어와 이세기를 태운 리어카를 날 듯이 끌었다.
“알바! 내가 이겼어! 카카카카캌-!”
* * *
특급 헌터가 중랑천을 떠나고 있을 때.
중랑천 급류 속에서는 다급한 외침이 울려 퍼졌다.
구읏, 구으으읏-?!
“없어! 악당 악어 없어졌어?!”
히이잇, 히이이잇-?!
“바닥에 박혀 있을지도 몰라!”
퐁퐁이와 용용이는 중랑천 상류와 하류를 정신없이 헤엄치며 사라진 악어를 찾았다.
포그르르르-
념을 담은 공기 방울을 뿜어내고!
삐잉, 삐이잉-
초음파를 사방에 쏘아 보냈다!
하지만 아무 반응도 돌아오지 않았다.
하천 바닥과 휘몰아치는 급류를 아무리 훑어도 사라진 악당 악어는 보이지 않았다!
…… -!!
…… -!!
7번 중랑천을 훑고 우뚝 멈춰 서는 순간.
퐁퐁이와 용용이는 마침내 현실을 인정했다.
악당 악어는 중랑천에 없다!
그리고 범인이 누군지도 바로 알 수 있었다!
퐁퐁이의 지느러미에 걸려 있는 배낭!
폭풍을 불러온 인간이 메고 있던 배낭이다.
배낭 주인, 인간이 대두목에게 가져갈 악당 악어를 훔쳐서 도망쳤다!
히잇, 히이잇잇-!
‘도둑놈을 찾아야 해!’
구으, 구으으읏-??
‘도망쳤는데 어떻게 찾으려고??’
퐁퐁이가 고개를 갸웃갸웃할 때.
용용이는 광기마저 번뜩이는 눈으로 외쳤다.
히리릿, 히잇히이잇-!
‘대두목 말대로 계속 쥐어박으면 범인이 나올 거야! 힘! 힘이 필요해! 친구 빨리 나한테 힘 좀!’
용용이의 가슴지느러미가 퐁퐁이의 몸에 착 달라붙는 순간.
포그르르르르-
사방으로 흩어지던 퐁퐁이의 념의 공기 방울이 용용이의 몸으로 빨려 들어갔다.
기원을 현상으로 바꾸는 힘.
하늘 고래의 념이 바닥난 각성력의 자리를 채웠다.
급속 충전하는 배터리처럼 쭉쭉 차오르는 각성력!
100, 200, 300, 400, 500미터……!
쪼그라들었던 지배력이 폭발하듯 뻗어 나가고 뒤엉켜 몰아치던 급류가 단숨에 잔잔해졌다.
각성력이 뭉친 핵으로 몽글몽글- 강물이 모여들어 압축돼 형체를 이루기 시작했다.
날치, 오징어, 상어, 고래, 가오리, 크라켄……!
1km에 달하는 중랑천 강물에서 수천의 초고압의 물 생명체들이 동시에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용용이는 결심했다.
‘악당 악어를 가지고 도망친 인간이 나타날 때까지 모조리 때려 부수고, 모두 다 쥐어박는다!’
우이산 경비 초소 군인들의 예상이 맞았다.
어선, 컨테이너선, 이지스 구축함, 항공모함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용용이의 분노가 폭발한 지금 미증유의 재앙이 일어나려 했다!
이 순간 멀리 강가에서 번쩍번쩍번쩍- 현란한 빛이 터져 나왔다.
퐁퐁이와 용용이는 바로 알아봤다.
별갑 거복이!
다른 길로 간 거복이다!
한달음에 급류를 헤치고 다가가자 예상대로 별갑 거복이가 있었다.
그리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낙엽과 거기에 쓰인 글자도 보였다.
[특급 헌터는 완전 실망했어!]
[약속 시간을 지키지 않다니!!]
[빨리빨리빨리! 집으로 돌아와!!]
…… -!!
…… -!!
‘대두목이 분노했다!!’
초고압의 물 생명체들은 흐물흐물 강물로 돌아가고.
착 엎드린 퐁퐁이 등에 용용이와 거복이가 찰싹 매달렸다.
퐁퐁이는 커다란 물방울을 만들어 몸을 가리고 단숨에 하늘로 날아올라.
포아아아아앙-
전력을 다해 옥탑방을 향해 날아갔다.
거짓말처럼 잔잔해진 중랑천에 남은 건…….
“또 잡았다!”
“오늘 진짜 날이네!”
“한 마리 잡았으면 나와! 기다리는 사람들 안 보여?!”
……
바위에 길게 줄을 선 채 낚싯줄을 던지는 낚시꾼들과 구경꾼들.
“야, 바위 올라가기 전에 사진 좀 잘 봐봐. 이 사람 어디서 본 기억 없어?!”
“자, 원하시는 물고기로 가져가시고 사진 한 번씩만 봐주세요!”
동네 사람에게 김태희 대령을 수소문하는 남일국, 여원 소위.
“헌터님?!”
“오러 각성자 헌터님?!”
“마력 스캐너는 먹통입니다!”
“한강까지 수색 범위를 확대해야 합니다!”
천외천의 능력을 보여 준 오러 각성자를 찾아 중랑천을 수색 중인 우이천 초소 헌터 부대원들.
“이 녀석 어디까지 떠내려간 거야?!”
미친 듯이 중랑천 수변구역을 달리는 엠마뿐이었다.
그러나 이들 모두의 수고는 헛수고였다.
숨어 버린 김태희 대령.
천외천의 오러 각성자 이세기.
도둑맞은 악당 악어.
모든 것의 답을 가진 특급 헌터는 이미 중랑천을 떠나 리어카를 끌고 신나게 골목길을 달려가고 있었으니까!
“승리, 승리! 승리!! 카카카카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