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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1281화 (1,282/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1281화>

이세기는 거대 악어 주위를 돌아봤다.

뒤에선 엄청난 규모의 마수가 따라오고.

앞으로는 수평선에 솟은 섬이 서서히 가까워지고 있다.

제주도. 자신이 가고 있는 목적지다!

이 정도 규모의 마수가 제주도에 들이닥치면 대참사가 터진다.

그렇다고 싸울 수도 없었다.

천공의 눈을 떼어 내고 바람에 몸을 숨긴 채 바다를 건너면서 내력의 9할 이상을 사용했다.

남은 내력은 1할 남짓!

정면 승부는 불가능,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세기는 단단한 암석 갑각 위를 천천히 걸으며 기감을 펼쳤다.

그리고 곧 이상을 느꼈다.

“이 악어 괴수 뭐지?”

기감을 펼치고 등 위를 걷는데도 아무 반응이 없다.

게다가 이 악어 괴수의 반발장은 그동안 싸웠던 괴수들과는 전혀 달랐다.

깊은 물 속에 들어간 듯 몸을 짓누르는 압력이 아니라, 물결치듯 밖으로 퍼져 나가는 파문이 느껴졌다.

오행이 뒤섞인 기처럼 서로 다른 힘이 합쳐져 하나의 파문을 만들어 냈다.

주요한 힘은 둘!

육감으로 느끼는 기척을 지우고, 눈으로 보는 모습을 가린다!

콰아아앙-

바다에서 치솟은 촉수가 파문이 지나가는 허공을 꿰뚫었다.

‘파문을 쫓아 움직이고 있구나!’

깨달음의 순간 바다에 들끓는 마수 무리를 해결할 방법이 떠올랐다.

이 악어 괴수는 바다에 들끓는 수많은 마수의 등불이다.

등불을 향해 날벌레가 모여들 듯, 악어 괴수에게서 흘러나온 파문을 쫓아 바다에 가득한 마수 무리가 움직이고 있다.

즉, 이 악어 괴수의 방향만 틀면 그 뒤를 쫓는 마수 무리의 방향도 같이 움직인다.

어디로 방향을 틀지는 이미 정해져 있다.

황해를 반으로 가른 거대한 바닷물 장벽!

바다의 재앙 용용이의 영역으로 이 엄청난 규모의 마수라도 순식간에 해결할 수 있다!

계획을 세우는 순간 두근- 발밑에서 느낌이 왔다.

여기가 맥이다!

1할 남짓 남은 내력으로 이 산과같이 둔한 거대 괴수를 움직여야 한다.

이세기는 십자검을 뽑아 원을 그렸다.

휘이이잉-

설핏 강기가 맺히는 순간 그대로 내리찍었다.

까아아앙-

암석 갑각을 때리는 순간 생명체가 아닌 강철을 때리는 반동과 굉음이 터져 나왔다.

본능적으로 느껴졌다.

이 두꺼운 갑각을 뚫고 내부에 제대로 된 충격을 주지 않으면 이 악어 괴수는 움직이지 않는다!

이세기는 검에 마음을 두고 내력을 담아 원을 그었다.

휘이잉-

한 줄기 바람이 검신으로 빨려 들어오는 순간 십자검에 담긴 검혼이 울었다.

이 순간 십자검을 내리찍었다.

쿵, 쿵, 쿠우우웅-

거대한 망치를 내리찍듯 거대 괴수의 산 같은 육체가 진동하고, 강철 같은 암석 갑각이 서서히 바스러지기 시작했다.

이세기는 무아지경에 빠져 연속으로 십자검을 내리찍었다.

이 순간 악어 괴수 내부 선실에선 비명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미친 쟤 뭐야?! 오러?!”

“아리엘 님. 오러가 아니라 강기 같습니다!”

“강기, 무공? 무인이 여기서 왜 나오는데?!”

하늘에서 떨어지듯 갑자기 나타난 무인이 악어 로봇의 암석 갑각에 강기를 쏟아붓고 있었다!

케인 이사는 다급히 외쳤다.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냐! 저 미친놈 공격에 외장갑 비틀리고 있다! 균열 생겨서 바닷물 쏟아지면 끝장이야!”

“방어 마력회로! 아니 스피커! 외부 스피커는 살아 있을 거 아냐?!”

“안 돼! 오너가 스피커도 락 걸어 놨어! 지금 이 선실은 감옥이나 마찬가지야! 천장 두들겨! 당장 저거 안 멈추면 기밀 격벽 깨진다!”

“빌어먹을 젠장! 남일도에서 육지로 도망쳐야 했는데! 으아아악-.”

깡깡, 깡깡깡-

아리엘과 에코는 책상에 올라 미친 듯이 천장을 두들기며 외쳤다.

“안에 사람 있어! 당장 멈춰!”

“기밀 격벽 깨진다고! 미친놈아! 멈춰!”

“이거 거대 괴수 아냐! 로봇이라고!”

“그만 때려! 침몰한다고!!”

……

아무리 외쳐도 암석 갑각에 올라선 무인은 멈추지 않고 검을 찍고, 찍고, 다시 내리찍었다!

쿵, 쿵, 쿠우웅-

검이 아닌 굴착용 중장비로 땅을 파는 굉음과 함께 악어 로봇 전체에 충격파가 밀려왔다.

꽈드드드드드득-

강화 강철 골조가 뒤틀리고 내부 장갑에 균열이 생겨 완충 슬라임이 삐져나와 뚝뚝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통제 패널에 달라붙은 케인 이사는 사색이 됐다.

“미친! 충격량 이거 뭐야?! 밀폐도 계속 떨어진다! 이대로 10분이면 기밀 격벽 뚫리고 바닷물 쏟아져!”

“야, 워커 실트한테 연락해! 비상 연락망 있을 거 아냐?!”

“오너가 통신도 락 걸어 놨어! 너희 마력 각성자라며? 마법으로 안 돼?!”

케인 이사가 외치는 순간.

에코와 아리엘의 시선이 마주치고 처음 악어 로봇에 삼켜졌을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깨끗한 침구가 깔린 침대.

뜨거운 물이 콸콸 나오는 욕실.

음식이 가득 채워진 냉장고.

TV, 컴퓨터, 콘솔 게임기까지.

……

이 거대한 악어 로봇 선실에는 모든 게 있었다.

하지만 이 거대한 악어 로봇의 본질은 워커 실트의 원격 죄수 수송 마차!

당연히 죄수의 탈주를 막기 위한 ‘이능력 교란 파문 발생기’가 설치돼 있었다.

마력, 내력, 각성력!

모든 종류의 이능력을 교란하는 파문이 선실 안에 가득했다.

하지만 에코와 아리엘은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아리엘은 마탑 전쟁 승리 직전까지 갔던 마도왕 무겐다흐이다.

체력과 마력을 회복한 후 이능력 교란 파문 발생기를 파괴하고 마법으로 구멍을 뚫고 탈출하면 되니까!

그러나 씻고, 잘 먹고, 푹 자고 일어나 파문 발생기를 찾는 순간 알게 됐다.

워커 실트는 모든 것을 대비했다는 것을!

이 악마 같은 노움은 파문 발생기를 숨겨 놓지도 않았다.

악어 로봇 선실 최하층 한가운데, 은폐 마력 회로가 새겨진 강화 유리벽 중앙에 이름표까지 달아서 박아 놨다!

[마개]

그렇다! 이능력 교란 파문 발생기는 ‘마개’였다!

파문 발생기를 파괴하는 순간 강화 유리벽이 깨져 바닷물이 쏟아지고, 은폐 마력 회로가 멈춰 주위에 가득한 해양 마수와 몬스터의 타깃이 된다.

“안 돼. 강화 유리벽, 손상 없이는 해제 불가능해.”

아리엘의 대답에 에코와 케인 이사의 얼굴이 사색이 됐다.

가만히 있으면 정체불명의 각성자의 공격에 기밀 격벽에 균열이 가고 침몰한다!

그렇다고 파문 발생기, ‘마개’를 박살 내면 마법으로 구멍을 뚫기도 전에 은폐 마력장이 사라진 채 더 빨리 침몰한다!

‘끝장이다!’

‘외통수에 걸렸다!’

“으아악- 저주받을 워커 실트!”

“로롤로 의장 거지꼴 봤을 때! 그때 튀었어야 했는데!”

아리엘과 케인 이사가 분통을 터트리는 순간.

에코는 불현듯 드는 생각에 번쩍 고개를 들었다.

“강기! 강기에 암석 갑각 뚫리고 있잖아요?! 이겁니다!”

“무슨 당연한 소리를! 그것 때문에 이 꼴 됐잖아?!”

“이 안에서는 저거 못 막아! 마력장 교란으로 마력 결집이 안 된다니까!”

“아뇨 막는 게 아니라! 같이 뚫죠!”

“어?”

“……뭐?”

아리엘과 케인 이사가 반문하는 순간.

에코는 슬라임이 뚝뚝 떨어지는 천장을 가리켰다.

“밖에 무인이 뚫고 있는 부위를 안에서 같이 뚫어서 탈출로 만들고 튀는 겁니다!”

“안 돼. 선실 전체에 보안 마법 깔려 있어. 파문 발생기 해제하지 않으면 구멍 통과하는 순간 각성력 억제된 채로 전격에 지져진다!”

“파문 발생기 박살 내면 되죠!”

“박살 내면 침몰한다니까!”

“어차피 탈출로 뚫린 후잖아요? 침몰하기 전에 탈출하면 되죠!”

“……!”

“……!”

더 이상 말은 필요 없었다.

아리엘, 케인 이사, 에코는 잽싸게 공구를 가져와 바닥에 고정된 책상 위에 올라 움직였다.

쾅쾅, 콰드득-

강철 패널 가장자리를 우그러트리고 스패너를 욱여넣어 비틀어 뜯어내고.

퍽퍽, 퍼퍼퍽-

미친 듯이 곡괭이를 휘둘러 완충 슬라임을 파냈다,

쿠우웅-

선실이 무너질 듯 요동치고.

콰드드드-

강화 강철 골조가 부러질 듯 비틀릴 때.

파슥-

섬뜩한 강기가 천장을 뚫고 책상에 박혔다.

‘뚫렸다!’

세 사람은 혼신의 힘을 다해 외쳤다.

“사람 있어요!”

“사람 있어요!”

“사람 있어요!”

끝없이 울리던 진동이 멈추고 천장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에 누구 있습니까?”

“사람 있어요!”

“3명, 갇혀 있습니다!”

“구멍 뚫고 있습니다! 바로 구멍 넓혀서……!”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뒤로 물러나세요. 한 번에 뚫겠습니다.”

“잠깐만!”

“이거 강화 강철 복합장갑,!”

“그냥은 못 뚫는……!”

휘이이잉-

다급히 외치는 순간 구멍으로 섬뜩한 바람이 쏟아졌다.

“……!”

“……!”

에코와 아리엘은 반사적으로 케인 이사의 옷을 낚아채 몸을 날렸다.

쿠우우웅-

원기둥 형태로 잘린 천장이 책상에 떨어지고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에 괜찮습니까?!”

지름 1미터 남짓, 원형으로 뻥 뚫린 천장에 햇살이 쏟아지고 마스크를 쓴 청년이 나타났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정말로 고맙습니다!”

벅찬 감동에 감사를 쏟아 낼 때 청년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제 곧 제주도입니다. 주위에 들끓는 괴수들 당장 황해로 유인해야 합니다. 우선 들어가겠습니다!”

“네?!”

“잠깐……!”

그리고 뭘 어떻게 하기도 전에 청년, 이세기는 뻥 뚫린 구멍으로 뛰어내렸다.

이능력 교란 파문이 가득한 악어 로봇 선실, 감옥 안으로!

이세기가 구멍을 통과해 선실에 떨어지는 순간 두 가지 일이 동시에 일어났다.

이능력 교란 파문이 얼마 남지 않은 내력을 억제하고.

보안 마력회로에서 쏟아진 새파란 전격이 몸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득한 천공의 인공위성 17개를 떨어뜨리고, 수백 km 바다를 날아와 거대 악어 로봇의 복합장갑마저 깨뜨린 이세기는 허수아비처럼 그대로 픽 쓰러졌다.

“…….”

“…….”

“…….”

생각지도 못한 사태에 말을 잊고 멍하니 보기도 잠시.

에코는 다급히 외쳤다.

“제가 ‘마개’ 제거하겠습니다!”

아리엘과 케인 이사는 에코가 무슨 말을 하는지 바로 감을 잡았다.

빠져나갈 구멍이 뚫렸고 제주도는 지척!

마개를 제거해 이능력 교란 파문을 무력화하고, 뚫린 구멍으로 빠져나가, 지척인 제주도로 튀면 된다!

“긴급 배낭 가져올게!”

“난 보안 마력 회로 우회시킬게!”

케인 이사가 선실 안으로 달려가고.

아리엘은 천장에 달라붙어 보안 마력 회로에 마석을 박아 넣었다.

준비는 순식간에 끝났다.

“30초다! 우회로 작동하고 30초 안에 전부 빠져나가야 한다!”

“이 헌터는 내가 챙길게! 준비되면 말해라!”

아리엘이 마석에 손을 올리고.

케인 이사가 기절한 이세기를 업는 순간.

에코는 ‘마개’, 파문 발생기에 망치를 겨누고 외쳤다.

“셋에 깨뜨립니다! 하나……!”

파아아아아-

이 순간 뻥 뚫린 구멍으로 엄청난 바람이 쏟아졌다.

“어?”

“갑자기?!”

“이게 무슨?!”

반사적으로 외부 감시 스크린으로 고개를 돌린 세 사람은 봤다.

휘몰아치는 바람과 솟구치는 파도!

줄줄이 하늘로 솟은 수십 개의 용오름!

용오름에서 튀어나와 허공을 유영하는 가오리, 돌고래, 상어, 날치, 오징어……!

바닷물 생명체들!

너무나 유명한 광경이라 에코, 아리엘, 케인 이사는 보는 순간 알아챘다.

‘용용이!’

바다의 재앙 용용이가 나타났다!

미친 폭풍우를 이끌고!

“미친!”

“이 타이밍에?!”

“용용이가 나타난다고?!!”

넋 나간 얼굴로 스크린을 보기도 잠시.

파아아아앙-

뻥 뚫린 천장에서 쏟아진 바람과 빗물에 번쩍 정신이 들었다.

“나가면 안 돼! 휩쓸리면 끝장이야!”

“뚫린 구멍 막고 버티죠!”

“구멍 막아도 용용이 공격받으면 어차피 끝장이야!”

“각성 동물은 인간은 공격 안 합니다! 용용이가 해양 마수 처리할 때까지만 안에서 버티면 됩니다!”

‘다른 방법이 없다!’

에코, 아리엘, 케인 이사는 책상에 올라 원기둥 형태로 잘려 나간 복합장갑을 들어 올려 천장 구멍을 막았다.

이 순간 복합장갑을 받치는 손으로 느껴졌다.

미친 듯이 휘몰아치는 바람과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빗물과 파도의 진동이 점점 강해진다.

콰카카카카쾅-

용용이가 끌고 나타난 폭풍이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

“구멍은 괜히 뚫어서는!”

“뭐가 이렇게 재수가 없어! 으아악-.”

이세기가 정신줄을 놓은 악어 로봇 선실.

아리엘과 케인 이사는 연속된 불운에 분통을 터트렸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죠! 버티기만 하면 됩니다! 용용이가 주위 마수와 몬스터 처리할 때까지만 버티면! 이 안에 있는 물자 모조리 가지고 튈 수 있습니다!”

에코는 희망을 담아 외쳤다.

그러나 세 사람의 불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   *

물방울에 휩싸인 채 바다 속을 이동하는 퐁퐁이와 용용이 앞에서 돌연 섬광이 터졌다.

팟-

섬광에서 튀어나온 별갑 거북이는 찰싹 퐁퐁이게 달라붙는 즉시 명령을 전달했다.

기이, 기이이잇-!

‘대두목이 악당 악어 잡아 오래.’

악당 악어!

퐁퐁이와 용용이는 동시에 휙 고개를 돌렸다.

화난 마수들을 끌고 달리는 커다란 악어가 보였다!

퐁퐁이는 그대로 가속!

거대 악어를 따라 질주하는 해양 마수와 몬스터 무리 아래로 파고들어 같은 속도로 질주했다.

히잇, 히이잇-?

구으, 구으으읏-!

용용이가 고개를 갸웃하는 순간.

퐁퐁이는 당당히 고개를 끄덕였다.

구으으으으으으-

그리고 숨구멍을 통해 념(念)의 안개를 뿜어냈다.

물질과 비물질의 경계에 걸쳐 있는 념의 안개가 물감이 퍼져 나가듯 바닷물 속에 퍼져 나갔다.

념의 안개는 순식간에 크기를 키워 해양 마수와 몬스터, 거대 악어를 통째로 집어삼키고 바닷속을 질주했다.

퐁퐁이는 가슴지느러미로 짝- 박수를 쳤다.

순간 념의 안개는 거대한 공기 방울로 변화해 뚝 떨어졌다.

바닷물에 떠 있을 수는 있어도 텅 빈 허공에 뜰 수는 없는 법!

마수와 몬스터는 바닷물의 부력이 사라지는 순간 공기 방울에 휩싸인 채 그대로 아득한 심해로 추락했다.

추락의 충격이 바글바글한 해양 마수와 몬스터를 덮치고, 거대한 공기 방울은 그대로 수면을 향해 떠올랐다.

공기 방울이 사라지는 순간 엄청난 압력의 바닷물이 사방에서 밀려와 심해 바닥에 처박힌 마수와 몬스터를 덮쳤다.

한계를 넘은 물리력은 반발장을 찢어발기고 마수와 몬스터의 강철 같은 육체를 으스러트렸다.

대만해협을 가득 메웠던 해양 마수와 몬스터를 처리하는 데는 1분도 걸리지 않았다.

포아아아앙-

퐁퐁이는 공기 방울 속을 날아 추락하는 거대 악어 로봇에 찰싹 달라붙었다.

이 순간 거대한 물기둥 촉수가 사방에서 날아와 악어 로봇을 낚아채 새총에 걸린 탄환처럼 발사했다.

포그르르르르-

용용이의 몸에서 쏟아진 물방울이 악어 로봇을 통째로 감싸고 가속하기 시작했다.

용용이가 사라지자 모든 것을 집어 삼킬듯한 폭풍은 순식간에 흩어지고.

바다에 가득했던 해양 마수와 몬스터는 흔적도 없이 깊은 심해에 처박혔다.

제주 앞바다에 남겨진 것은 사라진 해양 마수를 찾는 제주 함대와 거대 거북이.

제주도를 향해 날아가는 붉은 바람과 은밀하게 그 뒤를 쫓는 황금빛 줄무늬의 다람쥐뿐이었다.

퐁퐁이, 용용이, 별갑 거복이.

암석 갑각에 구멍이 뚫린 거대 악어 로봇.

그 안에서 사력을 다해 천장을 받치고 있는 에코, 아리엘, 케인 이사.

그리고 내력이 바닥나 정신줄을 놓은 이세기까지.

모두는 엄청난 속도로 바다를 가로질러 나아갔다.

악당 로봇을 잡아 오라고 지시한 특급 헌터와 천문석이 있는 서울을 향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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