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1268화>
커피를 마시고 과일을 먹으며 대화 한지도 한참.
어느새 노을이 사라지고 하늘에 별과 달이 떴을 때.
임옥분 여사님은 슬쩍 시계를 보고 몸을 일으켰다.
“벌써 9시네. 이제 슬슬 내려가 봐야겠네.”
“할머니 지금 내려가게? 나 졸업식, 입학식 금방인데? 할머니 자고 갈 줄 알고 방도 치워 놨는데.”
손녀의 아쉬워하는 표정에 빙그레 웃는 임옥분 여사님.
“걱정 말렴. 졸업식 날 올라올게.”
다정한 손으로 쓱쓱 등을 쓸어 주고 툭- 김철수의 어깨를 두들겼다.
“지금 공항으로 출발할 건데 괜찮겠어?”
“네. 짐도 챙겼고 바로 출발할 수 있습니다.”
“공항으로 데려다줄 차 올 때 됐으니까 슬슬 내려가면 되겠네.”
임옥분 여사님과 철수형을 선두로 모두는 옥탑방을 나와 건물 입구로 내려갔다.
건물 입구에는 공항으로 갈 콜밴이 기다리고 있었다.
“할머니 잘 내려가.”
“안녕히 가세요. 여사님!”
“다음에는 저도 내려갈게요.”
류세연, 김태희 대령, 한경석 뒤로 특급 헌터의 인사가 이어졌다.
“제주도 할머니 안녕. 다음에 봐!”
“아유 우리 강아지 보고 싶어서 어떡해. 할머니랑 제주도 안 내려갈래? 엄마한테는 할머니가 말해 줄게.”
“아쉽지만 안돼. 새 친구 도와줘야 하거든. 그리고 나 할 일 완전 많아. 이제 매일매일 완전 바빠!”
“매일매일 뭐가 그렇게 바쁜데?”
특급 헌터는 힐끗 주위를 살피며 비밀을 말해 주듯 작게 속삭였다.
“판사 할머니가 퀘스트 줬거든. 가짜 누나 때문에 미뤄 뒀던 판사 할머니 퀘스트 시작해야 해. 약속했어!”
임옥분 여사님은 특급 헌터의 등을 쓱쓱 문지르며 다정하게 말했다.
“어쩜 이렇게 의젓할까. 맞아. 약속은 꼭 지켜야지. 퀘스트 다 끝나면 꼭 할머니 집에 놀러 오는 거다? 아주 맛있는 고기 구워 줄게.”
“에휴- 언제 시간 날지 모르겠어. 임무 다 끝나면 꼭 놀러 갈게.”
빙그레 웃는 임옥분 여사님의 시선이 천문석에게 향했다.
“너도 휴가라고 하지 않았니? 철수랑 같이 제주도에서 쉬는 게 어때?”
“전 서울에서 꼭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럼 어쩔 수 없지. 다음에는 꼭 세연이랑 같이 내려와. 지난여름에는 고생만 했잖니.”
아쉬움 가득한 정이 묻어나는 목소리.
하지만 눈빛은 먹이를 노리는 호랑이 같았다.
“최대한 노력해 보겠습니다.”
바짝 마른침을 삼키며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씩 웃으며 시선을 옆으로 움직이는 임옥분 여사님.
“태희 처자. 맞선 약속 기억하고 있지?”
“넷! 여사님. 1번 내일 11시 청량리 롯데 백화점 2번…….”
김태희 대령이 군기가 바짝 든 신병처럼 외칠 때.
천문석은 잽싸게 콜밴에 짐을 싣는 철수 형에게 다가가 속삭였다.
“철수 형. 제 말 기억하시죠? 호랑이 굴…….”
“제주도 안전하다니까. 제주도 수호자 거대 거북이도 돌아왔어. 그리고 우리 여름 휴가 때 제주 사태 터지고 주변 바다 싹 정리돼서 몬스터 씨가 말랐다더라. 어때 너도 같이 내려가지 않을래? 남중국에서 힘들었다며? 너도 좀 쉬어야지.”
힐끗 특급 헌터를 눈짓하며 의미심장하게 웃는 철수 형!
‘철수 형이랑 같이 제주도에 내려간다면?’
스스로에게 묻는 순간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당연하단 듯 류세연, 특급 헌터가 따라붙는다!
여기에 철수형이 더해지면 제주 사태가 터졌던 지난여름 휴가 때와 같다!
그리고 방금 전 임옥분 여사님의 호랑이 같은 눈빛까지!
수많은 위기, 난장판에서 구른 직감이 말했다.
이번에 제주도에 내려가면 돌이킬 수 없는 ‘사건’이 일어난다고!
게다가 자신은 서울에서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대환단 낚시질!
무영신투 한경석이 가져온 대환단으로 주호를 낚아야 한다!
천문석은 바로 고개를 저었다.
“전 서울에서 할 일이 있습니다. 철수 형. 절대 잊으시면 안 됩니다. 호랑이 굴!”
천문석은 다시 한번 강조했고.
김철수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다. 호랑이 굴. 꼭 기억할게. 길어야 2, 3일? 금방 올라올 거지만, 혹시 급한 일 생기면 언제든 문자 보내라. 하아- 정말 얼마 만의 휴식인지 모르겠다. 아아앗-”
언제나처럼 사람 좋게 웃으며 크게 기지개를 켜는 철수형.
이때 긴 이야기를 마무리 지은 임옥분 여사님이 다가왔다.
“그럼 나는 이만 갈게. 모두 밥 잘 챙겨 먹고, 필요한 거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는 거다. 알았지?”
임옥분 여사님이 콜밴에 오르고.
“그럼 모두 다녀와서 보자!”
뒤이어 해맑게 웃는 철수형이 콜밴에 탔다.
철수형과 임옥분 여사님을 태운 콜밴이 공항을 향해 출발했다.
“잘 가 철수 형! 꼭 무사히 돌아와!”
특급 헌터의 의미심장한 인사를 뒤로하고!
콜밴이 멀리 도로 너머로 사라지는 순간 천문석은 외쳤다.
“드디어 휴가 시작이다!”
그리고 빙글 몸을 돌려 달렸다.
“나 먼저 올라간다!”
“앗! 알바 같이 가야지!”
특급 헌터가 잽싸게 따라붙을 때.
류세연은 손을 흔들었다.
“나는 언니들 잠자리 봐 주고 올라갈게. 경석 언니, 태희 언니 저 따라오시면 돼요.”
천문석과 특급 헌터는 한달음에 계단을 달려 옥탑방에 도착했다.
“내가 1등이야!”
한발 먼저 현관문을 통과한 특급 헌터가 손을 번쩍 드는 순간.
짝짝짝-
천문석은 박수와 함께 외쳤다.
“훌륭하다! 특급 헌터! 1등 상품은……!”
“1등 상품은?!”
초롱초롱 반짝이는 눈빛이 쏟아질 때.
천문석은 욕실을 가리켰다.
“먼저 이빨 닦고 씻을 수 있는 권리! 씻는 것도 특급 헌터가 1등이야!”
“특급 헌터가 1등이다!”
특급 헌터는 다다닥- 한달음에 욕실에 달려가 옷을 벗어 던지고 이빨을 닦고 씻기 시작했다.
천문석은 잽싸게 거실을 정리하고 설거지한 후 떨어진 현관문까지 경첩에 고정했다.
“알바! 다 씻었어! 머리도 감았어!”
“좋아! 그럼 터치!”
짝-
씻고 나온 특급 헌터와 손바닥을 부딪쳐 터치!
천문석은 욕실로 들어가 양치하고 머리를 감고 샤워하고 나왔다.
특급 헌터는 커다란 수건으로 젓은 머리를 쓱쓱 말리는 중.
천문석은 머리카락 물기를 털어 내며 성큼성큼 거실을 가로질러 체감상 몇 달 만에 소파에 누웠다.
흐어어어-
소파에 몸이 실리는 순간 뻣뻣하게 굳은 관절이 스르륵 풀리고 자신도 모르게 탄성이 터져 나왔다.
황제의 비단 금침도 부럽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에는 이 오래된 소파가 최고였다!
천문석은 편안하게 누워 손짓했다.
“특급 헌터. 내가 머리 말려 줄게. 그렇게 말리다간 하루 종일 걸리겠다.”
“앗! 알았어!”
천문석은 한달음에 달려온 특급 헌터의 머리카락을 수건으로 파파팟- 털어 내며 창밖을 봤다.
거실 창밖으로 어느새 별이 가득 떠오른 서울 밤하늘이 보였다.
소파에 누워 꼬맹이의 머리카락을 털어 주는 지금, 긴 이야기는 마무리되고 마침내 집에 돌아왔다는 실감이 들었다.
그리고 긴 휴가가 시작된다.
워커 실트의 의뢰가 기다리고 있지만, 그건 빨라야 다음 주.
즉, 자신에게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쉴 일주일의 시간이 있었다.
아니 할 일이 하나 있긴 했다.
장민 대표가 전해 줄 정보와 한경석의 대환단을 미끼로 단혈철검 주호를 낚는 것!
이 낚시의 보상은 금자 천만 냥 or 초절정의 무인이었다!
이 낚시가 실패해도 상관없었다.
마공의 업을 벗은 이상 초인경에 오르는 건 시간문제였으니까!
일기일원공은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무공!
갈수기 하천처럼 말라 버린 기경팔맥에 내력이 가득 차오르는 순간.
쾅-!
하늘을 놀라게 하는 일성과 함께 초절정 그리고 그 너머의 경지로 나아갈 수 있다!
21세기 대한민국은 힘이 곧 돈이 되는 헌터의 시대!
자신의 오랜 꿈이 손에 잡힐 듯이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건물주 천문석.
카캬카카카캌-
천문석은 통쾌한 웃음과 함께 탁- 수건을 멈췄다.
“자 끝! 머리카락 뽀송뽀송하지?”
“앗! 물기가 하나도 없어?! 알바! 이번에는 내가 알바 머리카락 말려 줄게! 나 할 수 있을 것 같아!”
“좋아! 특급 헌터 부탁한다!”
파파파팟-
작은 손에 들린 수건이 젖은 머리카락을 털어 내는 것을 느끼며 천문석은 스르륵 눈을 감았다.
정신없던 하루가 끝나고 늦은 가을밤이 깊어 간다.
내일은 정말 오랜만의 휴일이었다.
그다음 날도 또 그다음 날도.
“아, 편안하다. 간만에 운이 좋네…….”
천문석은 소파에 누운 채로 잠들었다.
* * *
비제우 검공과 바라카스 발도는 소리 없이 숲을 걷다 문득 멈췄다.
어느새 풀벌레 소리가 사라지고 전신에서 따끔따끔한 느낌이 왔다.
숲의 어둠 너머에서 밀려온 살기에 몸이 반응하고 있다!
“이번엔 내가 처리할까?”
비제우는 이번에도 고개를 저었다.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대답과 함께 왼손에 오러를 일으켜 흔들었다.
파슥, 파스슥-
손에 맺힌 오러가 파문이 되어 물결치듯 돌, 수풀, 나무를 훑고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이 물결이 부러진 나무에 닿는 순간.
쾅-
흐릿한 그림자, 늑대 마수 수십이 수풀에서, 나무에서, 낙엽 속에서 튀어나왔다.
비제운 검공은 흔들던 왼손을 휘둘렀다.
손과 거대한 늑대가 충돌하는 순간.
콰아앙-
굉음과 함께 철벽에 충돌한 듯 튕겨 나가는 거대한 늑대!
이 순간 성큼성큼 전진하며 검격을 뿌렸다.
거칠고 투박한 검격을!
쾅, 쾅, 콰아앙-
검이 아닌 해머를 내려치는 듯한 굉음이 터질 때마다 마수의 단단한 뼈가 으스러지고 두꺼운 털에 감사인 육체가 짓뭉개졌다.
순식간에 거대 늑대 다섯 마리가 바닥을 굴렀다.
평범한 늑대라면 바로 꼬리를 말고 도망칠 압도적인 힘!
그러나 상대는 소형차 크기의 거대 늑대 마수 수십 마리였다.
크아아앙-
박살 난 동료를 방패 삼아 멈추지 않고 돌진했다.
비제우 검공은 멈추지도 피하지도 않았다.
강대 강!
왼 주먹을 철퇴처럼 던지고.
오른손의 검을 해머처럼 내려찍었다.
주먹이 닿는 순간 수백kg의 거체가 공깃돌처럼 날아가고.
검이 때리는 순간 마수의 강철 같은 육체가 푹푹 꺼졌다.
30미터.
비제우 검공이 30미터를 전진하는 동안 37마리의 늑대 마수가 숲 곳곳에 나뒹굴었다.
우오오오오-
이 순간 하울링이 터지고 끝없이 밀려들던 늑대 마수와 바닥을 구르던 늑대들이 일제히 몸을 돌려 도망쳤다.
두드드드득-
꼬리를 말고 도망치는 거대 늑대 사이사이 수풀이 흔들리고 땅이 진동했다.
압도적인 힘에 늑대 무리가 반 토막이나 도망치자 매복하고 있던 마수와 몬스터들이 타깃을 바꿨다.
비제우와 자신에서 더 쉬운 먹잇감 도망치는 늑대 무리로!
우오오오-
크아아앙-
마수와 몬스터의 포효와 하울링이 뒤섞여 빠르게 멀어지고 있었다.
바라카스 발도는 진심으로 감탄했다.
비제우 검공은 마수와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 제대로 알고 있었다.
압도적인 힘으로 늑대 마수 무리를 짓뭉개 숲의 어둠 속에 매복한 다른 마수와 몬스터의 타깃이 되게 서로 싸우게 했다.
이런 식으로 매복한 마수, 몬스터를 쫓아낸 게 벌써 5번!
바라카스는 새삼 감탄했다.
비제우 검공가는 타대륙의 2강!
제국의 최고위 귀족, 제국 황제 선출권을 가진 다섯 대공 가문 중 하나였다.
그런 명문가의 후손이란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전투와 진흙탕 개싸움에 능숙했다.
그리고 이 능숙한 개싸움에서 기시감이 느껴졌다.
마치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는 듯한 기시감이!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이 산만 넘으면 바다가 보일 겁니다.”
비제우 검공은 낙엽을 주워 검에 엉겨 붙은 털과 기름을 쓱쓱 닦아 내고 산을 올랐다.
바라카스 발도는 재빨리 그 뒤를 따라 걸으며 머리를 굴렸다.
‘뭐가 이렇게 비슷하지?’
비제우 검공과 자신은 타대륙과 원대륙으로 출신이 달랐다.
당연히 근원이 되는 힘도 마나심법과 내공심법으로 계통이 달랐다!
그런데 비제우 검공의 개싸움에서 자신이 배운 무공의 느낌이 물씬 풍겼다.
일기일원공!
비제우 검공의 마나심법과 자신의 내공심법, 시동이 걸리지 않은 일기일원공은 너무나 비슷했다.
같은 뿌리를 가진 둘로 나뉜 나뭇가지처럼!
“그럴 리는 없지.”
바라카스는 피식 웃으며 몇 번이나 했던 질문을 다시 했다.
“비제우. 배운 마나심법 이름이 뭐라고 했지?”
“부자 되는 호흡법입니다.”
검공가에 대대로 내려오는 마나심법이자, 비제우 검공이 천공탑을 오른 이유.
비제우 검공가의 ‘부자 되는 호흡법’은 자신이 익힌 ‘일기일원공’과 너무나 비슷했다.
투박함에 담긴 신묘함!
심법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자연스러움!
그리고 결정적인 무언가가 빠져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는 것까지!
마치 하나의 줄기에서 갈라진 나뭇가지처럼 비슷했다!
하지만 그럴 리는 없었다.
마나심법, 내공심법.
이름과 계통은 달라도 그 본질은 같다.
심법(心法)에는 무공의, 문파의 정신이 담겨 있다.
일기일원문의 시작이자 끝. 정신이 담긴 심법이 ‘일기일원공’이다.
일기(一氣), 일원(一元)!
심법의 이름을 바꾼다는 것은 정신을 바꾼다는 뜻!
전설적인 일기일원문의 제자 검성, 강철의 황제조차 감히 할 수 없는 일이다.
일기일원공을 타대륙의 마나심법으로 변형해 ‘부자 되는 호흡법’이란 이름으로 가르칠 수 있는 일기일원문의 제자는 없다!
아니 2명 있기는 했다.
일기일원공을 창안하신 일기일원문의 개파조사.
둘로 나뉜 일기공과 일원공을 하나로 합친 중시조.
숨 쉬고, 밥 먹듯 자연스레 무공을 만들었다는 두 분이라면 가능하다.
‘만약 비제우 검공의 선조가 일기일원문의 개파조사나 중시조에게 부자 되는 호흡법을 배웠다면?!’
그렇다면 이 모든 게 설명된다!
“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바라카스 발도는 피식 웃었다.
선조의 책으로 익힌 일기일원공의 시동을 걸어 줄 일기일원문의 제자를 찾아 세계의 나무를 걷고 또 걸었다.
그런 자신 앞에 똑같이 시동이 걸리지 않은, 그것도 타대륙의 마나심법 형태로 변형된 일기일원공을 익힌 사람이 나타난다고?
그 사람이 자신이 천공탑으로 가는 길을 가르쳐 준 비제우 검공이라고?
그런 우연이 일어날 리 없었다.
일기일원문의 개파조사를 이미 만났는데 알아보지 못했다는 게 오히려 가능성이 더 컸다.
“그럴 리가 없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젓는 순간 비제우 검공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시가 보입니다.”
어느새 산 정상, 문득 고개를 들자 보였다.
하늘의 별을 압도하는 지상의 별!
문명의 빛이 환하게 밝혀진 도시와 그 너머에 펼쳐진 바다가 모습을 드러냈다.
비제우 검공과 바라카스 발도의 시선은 한곳에 꽂혔다.
성채를 띄운 듯 거대한 배!
보는 순간 알 수 있었다.
저 거대한 배가 목적지로 가는 배다!
두 사람은 주저하지 않고 배를 향해 걸었고.
여명이 밝아 올 때 두 사람을 태운 화물선은 출발했다.
꼬맹이에게 머리카락을 맡긴 채 낡은 소파에 잠든 일기일원문의 개파조사가 있는 대한민국을 향해서.
지구, 원대륙, 타대륙.
일기일원공을 익힌 세 사람은 자석에 끌리듯 같은 장소로 모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