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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1246화 (1,247/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1246화>

“특급 헌터 누나가 있었어?! 장민 언니…… 앗! 혹시 친척 누나?!”

한경석이 깜짝 놀라 외치는 순간.

특급 헌터는 휙휙 고개를 가로저으며 단호히 외쳤다.

“아냐! 전혀 아냐! 난 원래 누나 없어! 그런데 갑자기 누나가 생겼어!”

“갑자기? 혹시 누나가 아니라 사촌 동생 태어난 거?”

“누나라니까! 없었던 누나가 갑자기 생기고! 막막 같이 놀았던 기억까지 생각난단 말이야! 그래서 내가…….”

특급 헌터는 빠르게 일어난 일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

천문석은 특급 헌터의 목소리가 하나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장철 헌터가 사라지고 원래 없던 누나가 나타났다. 가능성은 하나뿐이다!

“잠깐! 특급 헌터, 잠깐만!”

천문석은 말을 끊고 바로 질문했다.

“혹시 그 갑자기 나타났다는 누나 이름 알아?”

“당연히 알지! 가짜 누나 이름……!”

천문석과 특급 헌터의 입에서 동시에 이름이 나왔다.

“장세린.”

“장세린!”

“으앗! 알바 어떻게 알아?!”

특급 헌터는 깜짝 놀라 반문했다.

그러나 이 놀람은 순식간에 환희로 변했다.

“그렇지! 알바는 알바였지! 역시 알바야! 벌써 알고 있었구나! 그럴 줄 알았어! 카카카캌-”

특급 헌터가 웃음을 터트릴 때.

천문석의 머리는 빠르게 돌아갔다.

과거를 바꿔 현재를 변화시킨 최종 목적.

특급 헌터의 누나이자 장철 헌터의 딸, 장세린이 나타났다!

“특급 헌터! ‘장세린’ 만났을 때 처음부터 말해 줘!”

특급 헌터는 공방을 달리는 냠냠이를 힐끗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할머니 국숫집에서 500원 내고 국수, 조기구이, 요구르트 먹고 오랜만에 장민네 집에 갔단 말이야!”

500원에 뭘 먹었다고?

오랜만에 장민네 집?

말을 시작하자마자 태클 걸게 줄줄이 튀어나왔다.

그러나 여기서 태클을 거는 순간 언제나처럼 엉뚱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샌다!

천문석은 질문을 꾹 참고 추임새를 넣었다.

“……그래서?”

“내가 장민네 집 문을 열고 들어가서 언제나처럼 인사를 했단 말이야. ‘오랜만!’ 그러니까 갑자기 처음 보는 누나가 나타나서 고개를 까딱하면서 인사하는 거야! ‘왔냐?’ 이렇게! 모르는 사람이 집에 있으니까 내가 어떻게 했겠어?!”

“당연히 싸워…….”

“아니지! 장민 손님일지도 모르잖아! 장민한테 가르쳐 줘야지! 그래서 바로 장민 사무실로 파파팟- 달려갔단 말아! 그러니까 누나도 파파파팟- 엄청 빨리 쫓아왔어!”

“잡힌 거야?!”

“당연히 아니지! 난 특급 헌터잖아! 계단 난간을 잡고 주르륵 내려가 사무실로 뛰어 들어가서 제임스랑 황 비서 누나한테 알렸어! 모르는 누나가 쫓아 온다고!”

“그런데?!”

“제임스랑 황 비서 누나가 힐끗 보기만 하고 안 도와준 거야! 그래서 장민 사무실로 뛰어 들어가서 말했단 말이야! ‘장민 큰일 났어! 이상한 사람이 집에 있어!’”

“그래서?!”

“장민이 누나라잖아! 난 누나가 없는데! 분명 처음 보는 사람인데! 쫓아 온 누나가 장민 오빠의 딸이라는 거야! 막 강제로 인사시켰어! 그래서 내가…….”

더 들을 것도 없다.

장민 대표의 오빠는 장철 헌터!

장철 헌터의 딸이라면 장세린이 맞다!

“……!”

이 순간 한가지 깨달음과 함께 일말의 불안이 날아갔다.

장민 대표에게 걸었던 전화를 받은 사람!

사근사근 여상한 목소리에 긴장한 게 무색하게도 전화를 받은 사람은 장세린이었다!

남일도 던전, 세기말 대한민국의 난장판에서 구른 이유. 장철 헌터의 기원이자 자신의 천문은 이뤄졌다!

남일도 던전 행은 성공했다.

과거를 변화시켜 미래가 생겨났다.

장세린이라는 미래가!

“그렇지! 이럴 줄 알았어! 하하하-”

마음속 안도의 한숨과 함께 통쾌한 웃음을 터트리는 순간 흘려듣던 특급 헌터의 외침이 귓가로 스며들었다.

“……레고였어! 그렇게 레고 덕분에 간신히 도망쳤어!”

“레고? 블록 장난감 그 레고?”

“맞아! 그때 레고 없었으면 잡혔어! 알바 돌아와서 다행이야! 사람들 전부 속고 있다니까!”

“뭔 소리야? 사람들이 속고 있다니?”

“내가 다시 잘 설명해 줄게!”

특급 헌터는 손가락을 하나하나 꼽으며 말했다.

“난 누나가 없어!”

“장민 오빠의 딸은 한 번도 못 봤고!”

“그런데 갑자기 누나라고 ‘장세린’이 나타났어!”

“장민, 제임스, 황 비서 누나, 세연까지 전부 다 장세린이 누나라고 하는 거야!”

“계속 말을 듣고 있으니까! 분명 누나가 없는데 누나랑 놀았던 기억이 나는 거야!”

“혹시 꿈꿨나 해서 삼촌한테 물어보려고 했는데 삼촌도 없는 거야! 그래서……!”

“여기로 도망쳤구나?!”

“당연히 아니지! 특급 헌터는 적 앞에서 도망치면 안 돼!”

특급 헌터는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친구들이랑 같이 가짜 누나 정체를 밝히려고 기습 공격했단 말이야!”

친구들!

기습 공격?!

가짜 누나!!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자신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왔다.

“잠깐! 가짜 누나, 장세린을 누구랑 공격했다고?! 친구들이면 설마……?!”

“친구네 놀러 간 퐁퐁이, 잠자는 휘잉휘잉 빼고! 내 친구들 전부다!”

“……!”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충격과 함께 특급 헌터가 외치는 이름 하나하나가 뇌리에 박혀 들었다.

“사슴이!”

“반짝이!”

“탱탱이!”

“거복이“

“냠냠이!”

“니케……!”

“…….”

순간 눈앞이 깜깜해지고 누군가 목을 조르는 듯 숨을 쉬기 힘들었다.

-사슴이, 거대 괴수도 1초 컷인 초거대 사슴벌레!

-반짝이, 기이한 마법을 쓰는 황금 풍뎅이!

-탱탱이, 한강에 얼음 다리를 놓은 재앙급 마수 서리 늑대!

-거복이, 열사의 사막 오아시스의 별갑 거북이!

-냠냠이, 짧은 다리로 공방을 달리고 있는 뽀미의 새끼!

-니케, 다른 동물 친구 전부를 압도하는 깡패 하늘다람쥐!

귀여운 이름과 달리 특급 헌터의 동물 친구들은 하나하나가 재앙급 마수 이상의 등급외 각성 동물이다!

동물 친구 모두가 공격했다면 결과는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거대한 난장판이 벌어지고 대참사가 터졌을 거다!

특급 헌터는 난장판을 만들고 도망친 거다!

질끈 눈을 감는 순간 생각지도 못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런데 졌어!”

“뭐?!”

생각지도 못한 외침에 번쩍 눈을 뜨는 순간 이어지는 비통한 외침.

“휘잉, 휘이잉- 빨간 비단 바람이 불고 친구들이 잡혔어! 특급 로봇! 내가 특급 로봇만 깨웠어도 이길 수 있었는데! 간지럼을 못 참고 데굴데굴 굴렀어! 나는 바보 멍청이야! 내가 참았어야 했는데! 으아이잇-!”

“……!”

머리를 부여잡고 괴로워하는 특급 헌터를 보는 순간 팟- 머릿속에서 깨달음의 불꽃이 튀었다.

특급 헌터는 처음 봤을 때부터 계속 말했다.

‘친구들을 구해야 한다고!’

즉, 동물 친구 여섯이 공격했는데도 역으로 잡히고 특급 헌터는 냠냠이와 도망쳤다! 그 말은…….

“잠깐만! 그럼 누나는 무사한 거야?!”

“나, 누나 없다니……!”

“가짜 누나! 장세린 무사하다는 거지?!”

“당연히 완전 무사하지! 알바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냐! 내 친구들이 잡혔다니까! 얼른 구하러 가야 해! 냠냠이! 힘을 내! 우리 친구들 구하러 가야 해!”

냠, 냐아암-!

공방을 달리는 냠냠이가 대답하듯 울고 짧은 다리를 더 열심히 움직였다.

천문석은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럼 여기로 도망친 이유가?”

“내가 계속 말했잖아! 전부 이상하다니까! 누나가 없는데 누나랑 놀았던 기억 나고! 영동 대교가 염동 대교가 되고! 광화문 광장! 우리가 날다람쥐 옷 입고 날았던 광화문 광장이 갑자기 염동 광장이 되더니……!”

“……!”

이 순간 천문석은 깨달았다.

염동 광장, 염동 대협.

철수형, 임옥분 여사님, 장세린…….

과거를 바꿔 현재가 변화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바뀐 현재를 현실로 알고 있었다.

남일도 앞바다에 대기하고 있던 김태희 대령도 그 변화에 휩쓸렸다.

그러나 지금 자신 앞에 있는 꼬맹이는 그 변화에 휩쓸리지 않았다.

그렇다! 특급 헌터는 변하기 전 과거의 기억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   *   *

변하기 전 과거의 기억이 있다는 게 가능한 건가?!

특급 헌터 이 녀석 정체가 뭐야?!

“친구! 설마 여기?!”

한경석의 외침을 듣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정보가 부족한 지금은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

지금 필요한 건 생각이 아니라 행동이다!

“우선 장철 헌터님부터 깨우자!”

“삼촌? 삼촌 사라졌는데?”

“같이 왔어! 내가 데려올게!”

한경석은 한달음에 달려가 인공 사막에 놓아둔 지게를 메고 왔다.

“삼촌! 돌아왔구나! 잘됐어! 이제 가짜 누나! 장세린의 정체를 밝힐 수 있어!”

“우선 깨울게!”

천문석은 바로 장철 헌터의 어깨를 흔들었다.

“장철 헌터님! 장철 헌터님! 긴급 상황입니다! 일어나세요!”

그러나 아무리 흔들고 내력으로 자극을 줘도 장철 헌터는 일어나지 않았다.

‘뭔가 있다!’

이상을 직감하는 순간 외침이 들려왔다.

“알바! 내가…….”

들을 필요도 없이 이어질 말을 알 수 있는 특급 헌터의 외침이!

“특급 헌터! 바로 해!”

타타탓-

특급 헌터는 번개같이 지게에 올라 손을 번쩍 들었다.

“하늘을 잇는다!”

따악, 따아악-

딱밤이 이마에 떨어지고 통렬한 타격음이 울렸지만, 장철 헌터는 깨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특급 헌터는 포기하지 않았다.

“삼촌 일어나!”

따악-

“초특급 대사건이야! 어서 일어나!”

따악, 따악-

“가짜 누나 나타났어!”

따아악-

“장민, 제임스, 황 비서 누나, 외숙모! 전부 속고 있다니까!”

따악, 따아악-

……

목탁을 두들기듯 쉴 새 없이 울리는 딱밤 소리!

그러나 장철 헌터는 깨어나지 않았다.

“니케! 니케라면 깨울 수 있는데! 앗! 잠깐 나도 니케랑 비슷하게 할 수 있을 거 같아! 아아앙-.”

특급 헌터는 한껏 입을 벌려 장철 헌터의 팔을 물려 했다!

천문석은 재빨리 특급 헌터를 낚아챘다.

“야, 그만! 정지! 우선 장민 대표님부터 만나자!”

“앗! 그렇지! 알바가 장민 설득하면 되지!”

“장민 대표님 사는 곳! 타워팰리스 맞아? 혹시 변했냐?!”

“그대로야!”

“좋아! 바로 이동하자! 특급 헌터 냠냠이 챙겨. 경석이는 짐이랑 특급 헌터 챙겨 주고. 지게는 내가 멜게!”

“알았어. 친구!”

천문석이 지게를 메고 일어서고 한경석이 벽으로 달릴 때 특급 헌터의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

“냠냠이가 길 열고 있어! 거의 다 열었어! 조금만 기다리면 돼!”

천문석은 바로 고개를 저었다.

“순간이동? 순간이동으로 성채 빌딩 보안 마력회로 못 뚫어! 그냥 오리온 길드 지나서 엘리베이터로 내려가는 게 빨라.”

“앗! 초장거리 순간이동?!”

한경석의 비명 같은 외침을 듣는 순간 머리를 스치는 장면이 있었다.

방금 전 특급 헌터가 외치자 냠냠이는 스마트폰에 스파크를 날렸다!

다중 각성!

냠냠이는 그냥 각성 동물이 아니다.

초능력 랭킹 1위 북한산의 수호자 뽀미의 새끼다.

그리고 뽀미의 특기가 바로 마력 폭풍조차 뚫는 초장거리 순간이동이다!

‘뽀미의 초장거리 순간이동 능력을 물려받았다면?’

“……!”

“……!!”

천문석과 한경석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뽀미의 후손!

성채 빌딩의 보안 마력회로를 뚫고 단숨에 목적지로 이동할 초장거리 순간이동 능력을 펼칠 각성 동물에게로!

냠냠이는 분홍색 혀를 내밀고 헥헥- 거리며, 당장이라도 픽 쓰러질 듯 힘겹게 비틀비틀 공방 가장자리를 달리고 있었다.

*   *   *

“…….”

“…….”

초장거리 순간이동과는 너무나 먼 모습에 말문이 막혔다.

이때 특급 헌터는 외쳤다.

“냠냠이 잘하고 있어! 거의 다 됐어! 마지막 전력 질주! 출발!!”

냐, 냐아앗-!!

마지막 힘을 끌어내는 울음소리와 함께 전력으로 달리는 냠냠이!

탓,타탓, 타타타탓-

그러나 일곱 걸음이 한계였다.

냠냠이는 픽- 쓰러져 파르르 작은 몸을 떨었다.

“냠냠이! 지금이야!”

특급 헌터가 외치는 순간.

냠냠이는 작은 머리를 번쩍 들고 모든 힘을 쥐어짜 내 울었다.

[냐아아아아암-]

물결치는 듯한 각성력의 울림이 단숨에 공방을 지나 성채 빌딩의 강화 외벽을 통과해 사라졌다!

그리고 특급 헌터의 외침이 들려왔다.

“잘했어! 냠냠이! 성공이야! 알바! 경석 형 빨리 준비해! 이제 곧 길 열려! 난 배낭 가져올게!”

번개같이 구멍으로 기어들어 가 배낭을 가져오는 특급 헌터.

천문석은 배낭과 지게를 다시 확인했고, 한경석은 잽싸게 공방 벽 패널을 열고 긴급 배낭을 꺼냈다.

“여기야! 알바, 경석 형! 빨리 와서 내 몸 잡아!”

특급 헌터는 어느새 배낭을 메고 쓰러진 냠냠이를 양손으로 안은 상태.

한달음에 달려가 특급 헌터의 양어깨에 손을 올려놓았다.

“……!”

“……!”

바짝 긴장해 기다리길 10초, 20초, 30초…….

그러나 1분이 지나고 2분, 3분, 5분이 될 때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

“…….”

“……특급?”

“쉿! 왔어!”

특급 헌터가 외치는 순간 바람이 불어왔다.

휘이이이잉-

강화 강철과 콘크리트, 보안 마력회로로 막힌 성채 빌딩 외벽을 아무렇지도 않게 통과하는 바람이!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전신에 전율이 흐르는 순간.

팟-

섬광과 함께 바람이 흩어지고 너무나 낯익은 모습이 나타났다.

흰색, 검은색, 노란색! 삼색 고양이가 허공을 밟고 냠냠이 앞에 섰다.

천문석과 한경석은 한눈에 알아봤다.

초능력 각성자 랭킹 1위!

게이트 전쟁에서 백만 단위로 사람을 구한!

남일도 던전, 세기말 대한민국에서 만났던 각성 고양이!

“북한산의 수호자!”

“뽀미!”

냐아-?

뽀미가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할 때.

냠, 냠아암-!

냠냠이는 파르르 떨리는 앞발을 내밀며 힘겹게 울었다.

“냠냠이! 편지 주러 갔던 집 기억하지! 거기로 가야 해!”

특급 헌터가 외치는 순간.

냠냠이의 앞발이 뽀미에게 닿았다.

팟-

이 순간 거대한 섬광이 터져 나와 공방 전체를 하얗게 물들였다.

하얀 섬광이 사라졌을 때 뽀미와 냠냠이, 특급 헌터, 천문석, 한경석은 흔적도 없이 재금 빌딩 13층 공방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이 사실을 모른 채 남아 있는 것들이 있었다.

-텅 빈 공방과 이어진 인공 사막에 우두커니 서 있는 거대한 선인장.

-공방 앞 복도에 마수용 바리케이드를 쌓고 공방 문을 감시 중인 오리온 길드 타격대.

-김철수 사무실에서 임옥분 여사에게 붙잡혀 선볼 날짜를 잡은 김태희 대령.

-5층 카페에 앉아 타깃이 들어간 재금 빌딩을 감시하는 CIA 요원 제이나 김.

휘이이잉-

그리고 어디선가 불어온 붉은 비단 같은 바람이 인공 사막 위를 크게 한 바퀴 돌아 텅 빈 공방으로 쏙 빨려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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