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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1237화 (1,238/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1237화>

일등석 천장 위 승무원 휴식 공간 벙커.

CIA 대만 비밀지부 제이나 김 팀장은 모니터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지금 뭘 하고 있는 걸까?’

문득 고개를 돌리니 급하게 밀어 넣은 장비와 초췌한 얼굴로 그 앞에 앉아 있는 팀원들이 보였다.

자신과 팀은 서울행 비행기에서 이유도 모른 채 1등석 승객을 감시하고 있었다.

CIA 전체가 남중국 연방 선거로 난장판이 된 지금!

1년 전, 아니 올 초만 해도 모든 정보기관과 씽크탱크, 동북아 연구소는 남북 중국의 통합은커녕, 남중국의 통합도 불가능하다는 보고서를 쏟아 냈다.

게이트 전쟁 당시, 남중국 12개 대도시에 게이트 안정화 장치를 동시에 설치한 게 신의 한 수였다.

해안에서 내륙으로 하나씩 게이트 안정화 장치가 설치됐다면 처음 설치된 지역의 군벌이 남중국을 통일했을 거다.

그러나 12개 대도시에 동시에 게이트 안정화 장치가 설치된 순간 남중국에 12개의 나라가 동시에 생겨난 거나 마찬가지였다.

게이트 안정화 장치 영향권인 안전지대로 사람이 모여들며 안전지대 사이에 텅 빈 지역이 생겨났고.

이 텅 빈 지역은 균열, 던전이 발생으로 마경이 되어 자연스럽게 안전지대 사이의 국경이 됐다.

지역을 점령한 군벌이 확장하기 위해 움직이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 다른 지역의 군벌이 등 뒤를 찔러 왔다.

남중국 전체가 수십 개로 갈라져 서로의 등을 노리는 절묘한 균형이 이뤄진 것이다.

남중국은 사실상 수십 개의 섬, 나라로 쪼개진 상태.

북중국은 일원화된 정치 체계를 유지했지만, 게이트 전쟁을 거치며 자치구가 반독립하고 남중국이 떨어져 나가며 경제력이 완전히 주저앉아 버렸다.

북중국은 어떻게든 남북 중국의 통합을 추진했지만, 남중국이 수십 개로 갈라진 상황에서는 협상 상대를 정하는 것조차도 힘들었다.

그 결과 평화가 찾아왔다.

내몽골, 영하, 신강, 서장, 광서 자치구.

한국, 일본, 몽골, 필리핀, 베트남, 홍콩, 대만 같은 주변국.

이들 모두와 CIA에서 가장 할 일 없는 대만 비밀지부의 자신까지 모두가 평화로워졌다.

올해 초까지만!

천검 이세기!

갑자기 하늘에서 툭 떨어지듯 나타난 각성자 한 명이 모든 것을 바꿨다!

‘뭐? 100년이 걸려도 남중국 통일이 불가능하다고?’

천검 이세기는 몇 달 만에 남중국 군벌을 12개로 정리 절대 권력을 손에 넣었다!

CIA, NSA, 각성력 연구소, 동북아시아 협력재단.

정보 부서와 연구소, 씽크탱크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

전략 자산과 휴민트 대부분이 초거대기업 재금 그룹 본사가 있는 한국에 집중된 상황.

다급히 인력과 장비, 전략 자산을 대만 지부에 보충했지만, 다시 한발 늦었다.

천검 이세기는 남중국 연방 성립을 선포하고, 연방 총선 일자까지 확정했다.

바로 다음 달로!

헌터 군벌 제압, 남중국 연방 성립, 연방 총선 실시!

실행은커녕 이해 당사자 조율에만 몇 년은 걸릴 일들을 1년도 안 돼 모두 밀어붙여 통과시켰다.

천검은 절대 권력을 손에 쥐는 순간 다시 놓아 버린 것이다.

연방 선거일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한 달!

한 달 후면 군벌들로 찢겨 나갔던 남중국이 연방의 이름 아래 하나로 합쳐진다.

남중국 연방이 이름뿐인 연방이 아닌 진정한 연방으로 인정받는 순간 뒤이어 찾아올 미래는 하나뿐이다.

북중국과의 통합!

북중국 내부에서는 이미 대의를 위해서 남중국 연방에 가입하자는 말이 나오고 있었다.

남북 중국이 하나가 되는 순간 최악의 악몽이 시작된다.

21세기는 각성자라는 이름의 초인의 시대.

한 사람의 초인이 수천, 수만 명의 일반인을 압도하는, 각성자의 수와 질이 곧 국력이 되는 시대였다.

10억이 훌쩍 넘는 인구와 이세계와 연결된 수십 개의 게이트!

광대한 대륙에 생겨난 균열, 던전, 마경에서 쏟아지는 자원들!

하나가 된 중국의 잠재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긴급회의가 열리고 예상과는 완전히 다른 천검 이세기의 행보에 회의는 난장판이 됐다.

‘천검이 절대 권력을 포기한다고?’

‘당연히 쇼다! 권력을 놓일 리가 없다!’

‘북중국이 남중국에 숙이고 들어간다고?!’

‘불가능해! 절대 숙이고 들어갈 리 없어!’

‘혹시 천검이 세뇌 능력자일 가능성은?’

‘어떤 이능력으로도 세뇌는 불가능합니다!’

‘천검을 지워 버린다면?’

‘불가능합니다. 얼굴, 체형, 능력, 행적까지 뭐 하나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인공위성, 정찰기가 몇 대가 떴는데 아직 확인이 안 돼?!’

‘2, 3일에 한 대꼴로 기능 고장이 일어나고 있어…….’

……

제이나 김은 난장판이 된 회의를 보며 예전에 올린 보고서를 생각했었다.

동북아시아, 한·중·일 삼국은 ‘왕, 황제, 쇼군’ 이름은 달라도 같은 정서를 공유했다.

천명(天命)!

천명을 받은 사람이 나타나는 순간 모든 힘과 권력이 집중되고 혼란은 빠르게 사라진다.

그러나 직접 보고서를 올렸던 제이나 김도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했다.

‘천명을 받았다는 걸 어떻게 증명한단 말인가?’

최초의 게이트가 열리고 각성자가 탄생한 지 20년, 수많은 강자가 나타났다.

철벽 이태성.

염동 대협 마혁진.

흑기사 에드워드.

나이트 워커 루시아.

……

그러나 ‘천명’을 받았다고 말할 정도로 압도적인 각성자는 단 한 명뿐이다.

검은 폭풍 이세영.

홀로 게이트 전쟁의 흐름을 돌린 전투 예지, 아니 현실개변 능력자!

거기에 지금 한 명이 추가됐다.

천검 이세기!

누구도 직접 말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한국계 미국인으로 CIA 대만 비밀지부에 발령받은 지 몇 년!

제이나 김은 대만과 남북 중국의 정보원, 주요 인사들을 만날 때마다 미묘하게 달라진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달뜬 얼굴과 한 톤 높은 목소리, 활력이 넘치는 행동!

지금 중국 문화권에선 너무나 거대해서 오히려 알아채기 힘든 거대한 열망과 인력(引力)이 생겨나고 있었다.

직접 말하지 않아도 일개 헌터에서 군벌 수장까지 모두가 느끼고 있었다.

‘천검이 천명을 받았다!’

천검의 이름 아래 남중국뿐만 아니라 북중국, 대만의 모든 사람의 뜻이 하나로 모이고 있었다.

바로 지금이 중국의 미래와 미국이 거머쥔 세계 패권의 향방이 정해지는 결정적 순간이었다!

“그런데 뭘 하고 있는 거지?”

자신도 모르게 말하는 순간 시선이 몸으로 훑고 내려갔다.

하얀 블라우스, 하늘색 스커트, 하이힐 승무원 복장.

그 결정적 순간에 승무원으로 위장하고 꼬맹이에게 우유를 서빙하고 있었다!

본사에서 내려온 최우선 명령으로!

제이나 김은 모니터를 바라봤다.

모니터 속, 자신이 우유와 얼음물을 서빙 했던 7살 꼬맹이와 20대 청년이 ‘놀고’ 있었다.

[보리보리보리, 쌀!]

[잡았다! 자 딱밤 맞자!]

[으아악-]

딱밤을 맞고 머리를 잡고 괴로워하는 꼬맹이.

[카캬카카카캌-]

딱밤을 날리고 비열한 웃음을 터트리며 웃는 청년.

……

자신이 감시 중인 꼬맹이와 청년은 쌀보리 놀이를 하며 진짜로 ‘놀고’ 있었다!

혹시 변조된 영상과 음성, 사념파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몇 번이나 확인했다.

아니었다!

1등석에 박아 놓은 23개의 스파이캠과 마이크에서 보내온 영상과 소리를 분석한 결과 진짜였다.

두 눈으로 직접 확인했는데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실제와 분간할 수 없는 완벽한 3차원 입체 홀로그램이라도 개발된 게 아니면 저게 진실이다!

남중국 연방의 탄생을 앞둔 이 중요한 시기에.

쌀보리 게임이나 하는 꼬맹이와 청년을 추적하라고 ‘천검 이세기’를 분석하고 있던 자신의 팀을 붙인 거다!

비행기 목적지인 한국에 재금 그룹을 감시 중인 수십 개의 CIA 현장팀이 있는데도!

“본사는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자신도 모르게 외치는 순간 벙커 안쪽에서 퀭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팀장님 부르셨습니까?”

연이은 철야에 당장이라도 쓰러질듯한 몰골의 팀원들이 노트북과 장비 앞에서 자신을 보고 있었다.

“행적 확인됐냐? 안면 인식 프로그램은?”

“위성 기록은 신청했고, 신원 파악은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안면 인식 한 시간이면 끝난다며?”

“저 꼬맹이가 없었으면 그랬죠. 하아-”

깊은 한숨과 함께 내민 노트북 화면에는 에러 메시지와 함께 형태가 깨진 얼굴들이 있었다.

곰 같은 덩치의 헌터.

군인 분위기의 각성자.

후드를 깊게 눌러쓴 여자.

가부좌를 틀고 앉은 검사.

쌀보리를 하는 꼬맹이와 청년의 일행들!

모두의 얼굴에는 삐뚤빼뚤한 안경, 고양이, 콧수염, 강아지가 그려져 있었다.

“낙서? 이 사람들 얼굴 왜 이래?! 화면은 왜 또 깨지고?”

“하아- 낙서가 맞습니다.”

“저 빌어먹을 꼬맹이 녀석 짓입니다.”

“무슨 펜인지, 안면 인식 프로그램이 완전히 맛이 같습니다.”

“공항 CCTV 영상은? 대만 지부에서 분석 중일 거 아냐?”

“대만 쪽에서는 작동 오류로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고 하는데…….”

“대만 상황 아시잖아요?”

팀원들의 한숨 소리가 이어졌다.

제이나 김도 절로 한숨이 새어 나왔다.

남중국 연방 성립과 총선 실시로 대만까지 들썩이고 있었다.

공공연하게 남중국 연방 가입을 이야기하는 정치인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

예전 같은 전폭적인 협력을 기대하기는 힘들었다.

그리고 천검 이세기가 있는 이상,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될 게 뻔했다.

‘지금은 꼬맹이 뒤를 쫓을 때가 아니라 최대한 빨리 천검 이세기를 분석하고 대응책을 세울 때다!’

결심하는 즉시 명령했다.

“천검의 분석을 다시 시작한다.”

“팀장님……?!”

제이나 김은 손을 들어 팀원들을 멈추고 바로 말을 이었다.

“한국에서 추적은 나 혼자, 현지 용역을 고용해서 한다. 팀원 전원 천검 이세기를 분석한다.”

제이나는 이견은 받지 않겠다는 듯 단호히 자르고 1등석을 감시하던 모니터에 다른 영상을 띄웠다.

폭풍을 휘감고 돌진 몬스터 웨이브를 반으로 쪼개놓는 천검 이세기.

인공지능 보정을 했음에도 이목구비도 확인할 수 없는 이 영상이 최선이었다.

제이나 김은 화면 속 천검 이세기의 모습을 바라보며 질문했다.

‘넌 누구냐?’

‘어디서 왔지?’

‘이계인? 지구인?’

‘각성 계통은?’

‘연방을 세운 목적이 뭐지?’

‘진짜 권력을 포기할 생각이냐?’

‘가족은? 친구는 어디에 있지?’

……

두 눈으로 영상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질문을 쏟아 내자.

마음속 천검 이세기의 상이 점점 또렷하게 맺히기 시작했다.

사이코메트리 능력자 제이나 김은 혼신의 힘을 다해 천검 이세기의 생각과 모습, 상을 마음속에 그려냈다.

천검 이세기의 절친 천문석이 있는 1등석 좌석 바로 위 벙커에서!

흑전의 인과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뻗어 나가고 있는 지금.

천문석 일행과 제이나 김 요원의 팀이 탄 비행기 창문 너머로 인천공항이 보이기 시작했다.

*   *   *

2020년 대한민국 인천공항.

천문석은 워커 실트와 작별하고 있었다.

“빠르면 1주, 늦어도 2주면 밑 작업 끝날 거야. 변동사항 있으면 전화할게!”

“그래 전화해라.”

천문석의 영혼 없는 대답.

워커 실트는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먼저 간다. 네 친구들한테 준 내 선물은 3일쯤 갈 거다. 내 매직펜은 아무리 문질러도 안 지워지니까! 힘 빼지 말라고 전해 줘!”

그런 펜으로 내 얼굴에 낙서하려던 거냐?

황당한 얼굴로 바라보자 깜빡했다는 듯이 이어지는 외침.

“앗! 내가 어그로는 끌고 갈게!”

“어그로?”

“로켓 가속! 부아아아앙-.”

말이 끝나자마자 빙글 몸을 돌려 입으로 로켓 발사음을 내며 미친 듯이 공항을 질주하는 워커 실트.

“앗, 아앗!”

“이 꼬맹이는 뭐야?!”

“야, 위험해! 걸어 다녀!”

……

워커 실트는 수많은 사람의 시선과 함께 순식간에 공항의 인파 속으로 파묻혔다.

이 순간 문득 시선이 마주쳤다.

얼음물을 서빙 했던 승무원과.

“…….”

“…….”

아무렇지도 않은 듯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 인파 속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는 승무원.

‘뭔가 있다!’

수많은 사건과 불운, 난장판에서 구른 촉이 움직였다.

그러나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다.

태풍이 밀려왔는데 발 좀 젖는 게 대수일까?

어차피 워커 실트의 준비가 끝나는 2주 후에는 초거대기업 재금 그룹 본사를 난장판으로 만들러 가야 하는데!

그것도 무보수로!

“으으윽- 괜히 친구 소리는 해서는!”

머리를 부여잡을 때 외침이 들려왔다.

“야! 짐 다 실었어! 얼른 뛰어와!”

서울까지 타고 갈 헌터용 콜밴 옆에 선 김태희 대령.

수건으로 얼굴을 감싼 김태희 대령을 보는 순간 불현듯 깨달았다.

어차피 터진 일이다!

지금 고민해 봐야 답도 없다!

“바로 갈게!”

천문석은 한달음에 달려가 헌터용 콜밴에 탔고 차는 바로 출발했다.

“야, 빨리빨리 움직여!”

미친 듯이 수건을 문지르는 김태희 대령 뒤로 동료들이 보였다.

여전히 정신을 잃은 장철.

미어캣처럼 연신 주위를 살피는 한경석.

좌석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명상에 잠긴 파티마.

세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얼굴에 그려진 멋진 안경, 고양이, 강아지 그림!

그리고 김태희 대령의 입가에는 비틀려 올라간 콧수염이 그려져 있었다!

“풉!”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삼키는 순간.

김태희 대령은 얼굴을 문지르던 수건을 집어던지며 분통을 터트렸다.

“안 지워지잖아! 왜 나만 콧수염인데?! 꼬맹이! 낙서한 악마 꼬맹이 어디 갔는지 너 진짜 몰라?!”

천문석은 손을 들어 올리고 맹세했다.

“하늘에 맹세코 꼬맹이 어디로 튀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그 낙서 3일 후에 지워진다고 힘 빼지 말라고 전하래.”

“미친 꼬맹이 녀석! 아아아악-!”

김태희 대령은 괴성을 지르며 물티슈로 미친 듯이 얼굴에 그려진 콧수염을 문질렀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란 말이 맞았다.

재금 그룹과 척을 진다는 생각에 우울했던 것도 잠시!

김태희 대령의 콧수염을 보는 순간 긍정적 마인드가 쑥쑥 자라났다!

다행이다.

이제 곧 류세연과 특급 헌터 두 꼬맹이를 만날 텐데 콧수염 낙서는 생기지 않아서!

그 두 녀석이라면 1년, 12달은 콧수염 이야기로 놀렸을 거다!

‘카캬카카캌-’

천문석은 내심 웃음을 삼키며 툭 던지듯이 물었다.

“꼬맹이는 왜? 멋진 콧수염에 감사 인사라도 하려고?”

“야 이! 잡아서 눈물, 콧물이 줄줄 흐르도록 엉덩이를 때려줄 거다!”

분노로 이글거리는 눈으로 맹세하듯 외치는 김태희 대령.

그러나 김태희 대령의 바람은 이뤄질 수 없었다.

힘, 권력, 재산, 인맥, 영향력 그 무엇도 이길 수 없다.

역으로 당해 얼굴 낙서가 몇 배로 늘어날 가능성 99%다.

김태희 대령의 얼굴에 콧수염을 그린 악마 같은 꼬맹이는 워커 실트, 초거대기업 W. S. 인더스트리의 오너였으니까!

천문석은 마음속으로 웃음을 삼키며 창문 밖을 봤다.

영종 대교 너머로 바다가 보였다.

마침내 2020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파멸적인 내일이 기다려도 오늘 놀 수 있는 게 사람이었다.

워커 실트가 준비를 끝낼 때까지 1, 2주!

적당히 내공을 회복하며 옥탑방 소파에 누워 빈둥거린다!

천문석은 좌석 깊숙이 몸을 묻으며 결심했다.

그러나 이 순간 자동차 한 대가 천문석 일행이 탄 콜밴을 따라오고 있었다.

CIA 요원 제이나 김을 태운 택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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