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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1197화 (1,198/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1197화>

김철수!

짭천마의 입에서 튀어나온 생각 하지도 못한 이름!

‘뭐야,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아?!’

김철수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드는 순간 머릿속에선 방금 전 장면이 빠르게 재생됐다.

무아지경에 빠져 영맥에서 마력을 쥐어 짜낼 때 돌연 날아온 돌멩이!

뽀미와의 격전에서 마력을 모조리 끌어써 로브의 자동방어 마법 회로는 해제된 상황!

돌멩이는 아무 저항 없이 마력이 끊어진 방어 마법 회로를 지나 이마를 깨뜨렸다!

피가 철철 흘러내리는 건 아무것도 아니다.

무아지경이 깨져 애써 모은 마력은 날아가고. 자신을 이 세계에 붙잡아 두던 인력, 명운이 흩어지고 있다!

이대로면 마력 폭풍을 터트릴 마력을 모으기도 전에 이 세계에서 튕겨 나갈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

짭천마가 자신의 이름을 아니 가명을 불렀다!

‘김철수’라는 이름은 기억을 잃고 돌과 철을 찾아 서울 폐허를 헤매고 다닐 때 우연히 만난 발명가의 이름!

자신의 가명이 김철수라는 걸 아는 사람은 발명가 김철수뿐이다!

게다가 지금은 2000년 1월 2일!

발명가 김철수를 만나기도 전이다!

당연히 짭천마가 자신의 가명을 아는 건 불가능하다!

‘뭐지, 짭천마 이 녀석 정체가 뭐야?!’

“너, 어떻……?!”

자신도 모르게 질문하는 순간 이성이 아닌 직관으로 느껴졌다.

압도적인 불길함!

지구로 돌아온 직후 터진 사고로 기억을 잃은 후 제대로 되는 일이 없었다.

그러나 이상한 숲에서 깨어난 후 오늘 하루는 그야말로 사건과 불운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자신의 직감이 말하고 있었다.

오늘 하루의 모든 사건과 불운은 지금 자신 앞 짭천마 때문이라고!

짭천마와 얽히는 순간 상상도 하지 못한 사건과 불운이 닥칠 거라고!

이성적으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하지만 하는 일마다 모조리 엉망진창이 되는 것도 말도 안 되는 건 마찬가지!

‘더는 엮이면 안 된다!’

짭천마가 이름을 외치고 김철수가 마음의 결정을 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3초 남짓.

김철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단호히 부정했다.

“사람 잘못 보셨습니다!”

“뭐? 아니 뭘 잘못 봐! 너 김철수 맞잖아?! 얼굴이 완전 김철수인데 뭔 소리야?!”

“아니라니까! 내 이름인데 누가 더 잘 알겠어?! 하늘에 맹세코 내 이름은 김철수가 아니…….”

김철수는 딱 잡아떼려는 순간 번쩍 정신이 들었다.

“잠깐! 너 어떻게 여기에 있어?!”

짭천마는 분명 뽀미랑 싸우고 있었다!

그런 녀석이 어떻게 여기에 있는 거지? 설마 뽀미가 당한 거라면?!

“뽀미?!”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는 순간 흩어지던 마력이 저절로 움직여 원경 마법이 펼쳐졌다.

마치 망원경으로 보듯, 허공에 생겨난 렌즈에 백여 미터 너머 공간의 모습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곧 렌즈가 멈추고 뽀미의 모습이 투영됐다!

“뽀미! 너 무사했……!”

쓰윽, 쓰윽-

작은 몸을 비비며!

핥짝, 핥짝-

사람의 얼굴을 핥는!

애정 넘치는 새끼 고양이의 모습이!

“……뽀미? 쟤가 뽀미라고? 뽀미가 애교를 부리고 있다고?! 뭐지, 지금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걸까나?!”

자신도 모르게 눈을 비비는 순간 짭천마에게서 흘러나온 한숨 소리.

“하아- 쟤 뽀미 맞아. 아니 이제 감귤이라고 해야 하나…… 하여튼 쟤 이제 우리 편이다.”

“그게 무슨 말이야?!”

김철수는 믿을 수 없는 현실에 메시지 마법을 던졌다.

[야, 뽀미!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복수한다며! 짭천마 냅두고 거기서 뭐 하고 있어?!]

…… -

힐끗 시선을 한번 주더니 데굴데굴 구르고 폴짝폴짝 뛰는 새끼 고양이, 뽀미!

더럽게 말 안 듣는 새끼 고양이 뽀미가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계속 애교를 부리고 있었다!!

자신이 말리는데도 복수하겠다고 달려갔던 짭천마는 그냥 버려둔 채로!

그 결과 짭천마의 돌멩이에 이마가 깨지고! 마력이 날아가고! 명운이 흩어지고 있다!

그렇다!

무책임한 어린 고양이 뽀미 때문에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됐다!

뱃속 깊은 곳에서 용암처럼 뜨거운 열기가 끓어 올랐다.

당장이라도 달려가 눈물을 줄줄 흘리도록 쥐어박고 싶지만, 뽀미가 삐지기라도 하면 백만 단위의 인명 피해가 난다!

아니 애초에 지금 몸 상태로 다시 싸우면 아까처럼 자신이 쥐어박힐 뿐이다!

마도 제국의 절대자!

보석과 강철의 마도 황제!

빛의 길을 걸어 살아서 승천한 마도의 신!

김철수는 당장이라도 터질 듯 끓어오르는 분노를 입으로만 외칠 수밖에 없었다.

“뽀미! 미친 뽀미! 으아악-”

하아아-

순간 어깨에 놓이는 손과 깊은 한숨 소리.

문득 고개를 들자 뽀미를 바라보며 고개를 젓는 짭천마가 보였다.

“나도 뽀미 녀석 때문에 개고생해서 네 마음 다 알아. 각성 동물들은 왜 다 이 모양이냐? 우리처럼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람들은 이해할 수가 없다니까!”

“그러니까 내 말이!”

“내가 분명히 말했어! 뽀미, 너 어차피 까먹을 거다!”

“지금은 복수할 때가 아니다! 우리 얼른 불꽃놀이 가자!”

“그런데 복수하겠다고 달려가더니 지금 저 모습을 봐봐! 복수? 복수?! 저게 복수하는 모습이냐?!”

“맞아! 나도 당했다니까! 그렇지! 와! 너도 그랬어?! 진짜 빡셌구나!”

지음(知音)이라 했던가?

더럽게 말을 안 듣던 뽀미와 다르게 말끝마다 감탄하고 탄성을 터트리며 호응하는 이세기.

양손이 마주쳐 짝, 짝- 박수 소리가 울려 퍼지듯.

뽀미와는 불가능했던 정상적인 대화가 이어지고 있었다!

사람은 과연 사회적 동물이었다.

대화가 된다는 것만으로도 용암처럼 들끓던 가슴속 울화가 녹아내리고 분노로 잔뜩 굳은 얼굴이 풀렸다.

이때 은근한 목소리가 귓가에 스며들었다.

“와! 그래서 마력이 날아갔다는 거네! 그건 진짜 뽀미가 잘못했네! 자세히 좀 말해 봐. 마력으로 뭘 하려고 했던 거야?”

“그러니까 마력으로…….”

김철수는 문득 깨달았다.

‘어, 지금 이걸 왜 다 말하고 있는 거지?’

고개를 들자 보이는 짭천마.

마스크에 가려진 얼굴에서 사근사근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야, 김철수 왜 중간에 말을 끊어? 궁금하니까 빨리 말해 봐. 그래서 마력을 모아서 뭘 하려고 했다고?”

마치 10년은 된 친구처럼 어깨를 툭 치며 묻는 짭천마와 자신도 모르게 술술 대답을 한 자신!

“너 지금 뭐 하는 짓이야?!”

“쳇, 걸렸구나. 그래도 너 김철수란 건 인정한 거지?”

“아니라니까!”

“김철수란 말에 꼬박꼬박 대답해 놓고 뭐가 아냐! 형, 나쁜 사람 아냐, 좋은 사람이야. 자, 얼른 뭘 하려던 건지 털어놓고, 우리 같이 고민해 보자!”

“누가 형이야?! 내가 몇 살인데?!”

“그래 몇 살인데? 한 열 살쯤 됐냐? 풉-”

“내가 게이트 전쟁 때부터 개고생한 걸 모두 합치면……!”

발끈해서 대답하는 순간 느껴지는 싸한 느낌.

문득 고개를 들자 눈을 번뜩이는 짭천마가 보였다.

‘또 낚일 뻔했다!’

“너 어디서 개수작을……!”

“뭐 말해 주기 싫으면 어쩔 수 없지. 그럼 이만 안녕이다!”

“……뭐?”

김철수가 생각지도 못한 대답에 반문하는 순간.

천문석은 피식 웃으며 몸을 돌렸다.

경악과 놀람으로 굳어 있는 초월자!

중간에 눈치를 채서, 마력을 모아 무엇을 하려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초월자 김철수와의 대화에서 얻으려는 정보는 모두 얻었다!

처음부터 이름, 나이, 목적 같은 건 관심도 없었다.

천문석이 진짜 알고 싶었던 건 초월자의 말투, 행동, 생각, 사고 전개 방향!

김철수가 ‘어떤’ 사람인지였다!

인성이 닳아 버려 인륜을 저버린 마인!

감정부터 사고, 행동까지 모든 게 사람과 다른 요괴!

인과에서 도망치기 위해 역천을 행하고 천륜마저 거스른 마불과 괴선!

김철수는 이들과는 달랐다.

정명한 법과 도리에 따라 아득한 천의에 닿은 초월자였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인성과 감성이 살아 있는 정명(正命)한 초월자다!

그것이면 충분했다.

더 물을 것도, 애써 제압할 필요도 없다.

어떤 인연으로 이 세계에 오고 뽀미와 얽혔는지 알 필요도 없다.

2004년 부산, 서울보육원의 김철수.

2000년 세기말 대한민국의 초월자 김철수.

김철수가 어떤 사람인지 알았으니까.

2000년에서 해야 할 일은 ‘마력 폭풍’을 제외하고 모두 끝냈다.

마력 폭풍은 실마리조차 찾지 못했지만 더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마혁진의 말대로 일행 중에는 마력 각성자가 없었으니까.

완벽하지는 않지만 괜찮은 결말이다.

이제 후회 없이 2020년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정명한 초월자 김철수는 걱정할 것 없고.

등급외 각성 동물 뽀미, 아니 감귤이가 마력 폭풍이 터질 때까지 사람들을 지켜 줄 테니까!

“전부 내 계획대로 실현됐다! 카캬카카캌-”

천문석은 웃음과 함께 김철수를 등지고 발을 뻗었다.

“너, 진짜 그냥 간다고?”

김철수가 홀린 듯이 말할 때 번쩍 머리에 떠오르는 의문이 있었다.

백운대 암반에서 장철, 마혁진을 상대할 때 김철수가 썼던 기술들!

“아, 깜빡할 뻔했네! 너 백곰권은 어디서 배웠냐?”

“……!”

김철수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고 다급한 외침이 튀어나왔다.

“네가 백곰권은 어떻게 알아?!”

천문석은 피식 웃으며 질문으로 답했다.

“너 워커 실트랑 같은 종족이지?”

“……!”

뭐라 말을 잇지 못하는 김철수.

표정만 봐도 생각이 짐작됐다.

“잠깐 오해가 있어서 싸웠는데. 친구 먹기로 했다.”

“워커 실트! 워커 실트랑 싸웠다고?! 그런데 멀쩡하다고?!”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자신을 훑어보는 김철수!

이번에도 눈빛만 봐도 생각이 짐작됐다.

말로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다.

“증거를 보여 줄게.”

천문석은 잡낭에 손을 넣었다 꺼내 활짝 펼쳤다.

손에 놓인 자동줄자.

김철수는 바로 알아봤다.

“너 그 줄자 설마……?!”

주룩 줄자를 뽑아내자 모습을 드러내는 검은 금속!

“현철 줄자!”

“무한맹타!”

김철수와 천문석은 동시에 외쳤다.

*   *   *

백곰권!

워커 실트가 만든 정신 나간 무공!

거기에 현철 줄자가 나오고 무한맹타까지 알고 있다!

‘진짜 워커 실트를 만났다!’

확신하는 순간 김철수는 정신없이 말을 쏟아 냈다.

“워커 실트가 지구에 왔구나!”

“그렇지! 이 난장판! 사상 최악의 노움! 워커 실트가 아니라면 지구가 이런 난장판이 될 리 없지!”

“됐어! 타이탄 마스터 워커 실트만 있다면 모든 게 해결된다!”

“사고를 수습하고! 다시 한번 강철의 폭풍으로 모든 걸 갈아엎을 수 있다!”

하하하하하-

김철수는 미친 듯이 웃음을 터트렸다.

이때 웃음을 깨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워커 실트, 이 세계에 없다.”

그 순간 웃음이 뚝 끊기고 의아한 시선이 날아왔다.

“……그게 뭔 소리야? 너 워커 실트와 싸웠다며?!”

“나비 효과 때문에 말해 줄 수는 없고. 워커 실트랑 같은 종족 맞냐? 맞으면 안부는 전해…….”

이때 마혁진의 외침이 들려왔다.

“야, 거기서 뭐 해? 우리 계속 기다려?!”

“다 끝났어! 금방 갈게!”

천문석은 대답과 동시에 어깨를 으쓱했다.

“하긴 이름만 전해 줘도 되지…… 하여튼 잘 있어라. 난 이제 갈 테니까.”

“잠깐, 잠깐만! 너 말하다 말고 어딜 간다는 거야?! 제대로! 알아듣게 설명해 봐! 워커 실트 어디에 있어?!”

묻고 답하는 사람이 역전된 상황.

천문석은 피식 웃으며 몸을 돌렸다.

“나비 효과 때문에 극비다. 그럼 진짜 안녕이다. 잘 지내라. 몸조심하고.”

김철수는 다급히 앞을 막아섰다.

“안 돼! 사고 쳐 놓고 어딜 도망가?!”

“사고? 도망? 내가 무슨 사고를 쳤다고 그래? 나비 효과 때문에 말하진 못해도 내가 친 사고 전부 해결했어!”

“뭔 나비 효과야! 너, 뽀미 이마를 딱밤으로 깨트려 놨잖아!”

“그 딱밤 덕분에 뽀미가 각성한 거야!”

“뭔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딱밤 맞는다고 각성하는 게 말이 되냐?!”

“하늘에 맹세코 진실이다!”

천문석은 한 점 거리낌 없이 하늘을 걸고 맹세했다.

순간 김철수는 머리카락을 걷어 내고 이마를 내밀었다.

철철 흐르던 피가 말라 굳은 이마를!

‘아차! 깜빡했다!’

그리고 양심을 찔러 오는 날카로운 말이 날아왔다.

“내 이마는 왜 깨트려 놨는데?! 내 이마에 돌멩이 던진 것도 각성시키려고 한 거냐?!”

“……!”

천문석은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혔다.

돌멩이를 던진 것은 사고다!

그러나 진실을 말할 수는 없었다.

여기서 진실을 말하면 자신이 사고를 쳤다는 걸 시인하는 게 되니까!

“사고 쳐 놓고 어딜 도망가려고! 전부 수습하고 가라! 우선 워커 실트가 어디 있는지부터 말해 주고!”

‘팩트로 싸우면 진다!’

천문석은 얼굴에 철판을 깔았다.

“돌멩이? 무슨 소리 하는지 전혀 모르겠는데? 그 돌멩이 내가 던졌다고? 증거 있냐? 내 지문이라도 나왔어? 사람을 막 의심하면 안 돼. 그럼 난 이만…….”

“야, 야! 멈춰! 방금처럼 하늘에 아니라고 맹세해 봐!”

들은 척도 안고 성큼성큼 걸어가는 짭천마!

‘이 녀석 철판을 깔았다! 말로는 설득이 안 된다!’

김철수는 직감하는 순간 외쳤다.

“워커 실트 어디 있는지 말해 주면, 대가로 금괴 10톤 준다!”

금괴 10톤!

이미 들었던 이야기다.

그러나 직접 육성으로 듣는 건 완전히 달랐다!

귀가 솔깃하고 마음이 움직이는 동시에 자신도 모르게 발이 멈추고 몸이 돌아갔다.

“금괴 10톤?!”

그러나 두 눈이 김철수를 훑는 순간 머리를 스치는 의구심이 말로 튀어나왔다.

“금괴 10톤? 그 금괴 어디 있는데?”

“……여기 금괴 10톤보다 귀한 게 있다!”

당당히 주머니에서 꺼내 내미는 종잇조각!

종이를 보는 순간 머리를 스치는 기억!

무림 던전에서 주호에게 받아 냈던 지급 문서!

“그거 혹시 지급 문서거나 각서 그런 거냐?”

“……!”

김철수는 움찔하더니 버럭 외쳤다.

“야, 이건 각서, 지급 문서하고는 차원이 다른 거야! 직접 봐라! 보는 순간 바로 고개를 끄덕일 거다!”

천문석은 종이를 받아 펼쳤다.

[회사 지분 10% 주겠음.]

김철수가 당당히 내민 종이는 한 줄의 문장으로 된 지분 양도 계약서였다.

“어때 솔깃하지? 회사 지분을 10%나 주는 거야! 이거 엄청 대단한 거야!”

“…….”

천문석은 김철수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 물었다.

“혹시 재벌 3세?”

“아닌데?”

“혹시 이미 세워진 회사?”

“아니 앞으로 세울 회사 지분인데?”

김철수가 당당히 대답하는 순간.

천문석은 황당한 얼굴로 말을 쏟아 냈다.

“와, 어이없는 녀석! 있지도 않은 회사 지분을 주는 건 말도 안 되잖아! 스타트업 90%가 1년도 못 버티고 망하는데! 뭐? 회사를 차려?! 너 당장 주위를 돌아봐! 서울이 개판이 됐는데 회사를 차린다고?! 너 지금 회사 차리면 99.999% 망해! 망할 게 확실한 회사 지분으로 딜을 한다고?! 와! 이 녀석 완전 둘리 같은 날강도잖아!”

“내 회사는 다르다! 성공이 예정된 완벽한 계획이 있어!”

“새캬! 세상일이 계획대로 됐으면 난 벌써 건물주 됐어!”

“나는 다르다니까 그러네! 자 얼른 이 계약서 받고 워커 실트 이야기하자!”

“나비 효과라니까! 안 돼! 안 돼! 하여튼 안 돼! 난 이제 집에 갈 거니까! 네가 알아서 찾아!”

천문석은 계약서를 김철수의 손에 돌려주고 단호히 몸을 돌려 성큼성큼 걸었다.

“지금 한국, 아니 세계가 엄청난 위기다!”

김철수의 절절한 외침이 이어졌다.

“마력 폭풍! 서약의 불꽃으로 마력 폭풍 터트려야 되는데! 짭천마 네가 던진 돌멩이 때문에 마력이 없다고! 마력 폭풍 못 터트리면! 워커 실트 못 찾으면 끝장이라고! 게이트 전쟁에서 패배한다!”

발걸음이 멈추고 몸이 돌아가는 순간 질문이 튀어나왔다.

“너 방금 뭐라고 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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